BGM: D.ear_ Love 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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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생이 고딩 전남친이랑 재회하는 썰
<3>
'생각 좀, 해 볼게요.'
그 날은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날씨는 추웠고, 눈이 왔다.
그 이외에는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괜히 고백했나.
일단 고백을 하면 속이 시원해질 줄 알았다.
끝을 내더라도 말은 해보고 끝내자는 심정이었다.
하지만 화장실 들어가기 전과 나온 후가 다르다고, 후회가 되는 건 어찌할 수 없다.
거의 밤을 샜다.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던 것이다.
그냥 이어폰을 꽂고 침대에 가만히 누워 계속 그 순간을 생각했다.
고백하기 전에 해왔던 상상의 잔상들이 머리에 둥둥 떠다닌다. 이제는 감히 하지도 못할 그런 것들.
내가 뭐라고 했더라.
좋아해. 이 한 마디밖에 하지 않았던가.
사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다. 정말 많았다.
하지만 그 순간에 그 말들을 모두 꺼낸다면 그건 지어낸 말과 다를 바 없었을거다.
준비한 대사를 꺼내는 건 연기자들이나 하는 거지, 고백의 상황에선 해야 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또 그 말들이, 날더러, 왜 자기를 꺼내주지 않았냐고, 그렇게 아우성치는데.
울고 싶다.
말 안하려고 했는데.
너 때문에 아무 것도 못하겠더라.
나 너 얼굴 안 볼 각오하고 왔어.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는 모르겠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아무것도, 아무것도 모르겠어.
나에 의해 풀어져야 했던 이 모든 말들을 차마 입 밖으로 꺼내주지 못했다.
문득 예전에 이런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눈물이 날 때까지는 못 잊고 있는 거고, 그 다음부터는 미련이다.'
눈물이 그치면 이 마음도 미련으로 남겠지.
새벽 4시가 넘었다.
여전히 잠은 오지 않는다.
* * *
"그래서, 뭐 먹고 싶은데?"
일단 행선지는 없고 그냥 무난히 학교 근처 식당들이 모여 있는 쪽으로 걸었다.
그런데 이거 원. 팔짱을 끼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뭐, 옛날처럼 손을 잡을 수도 없고.
그래서 그냥 한 손에 휴대폰만을 꽉 쥔 채 어색하게 걸었다.
"나 뭐 먹고 싶은지 맞춰봐."
"그걸 내가 어떻게 알어."
"예전에는 잘 맞추더니."
잠깐 움찔했다.
이것도 기억하고 있구나, 싶어서.
기억하고 있는 게 나 혼자만은 아니라는 생각에 마음이 조금 놓인다.
"그건 예전이고."
"지금은?"
"……."
"지금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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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잊어버렸나…?"
저건 네가 할 말이 아닐텐데.
왜 그런 말을 네가 하는데.
괜히 억울해진다. 내가 묻고 싶은 말이다.
완전히 잊어버린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접근하고, 찾아와놓고 너를 잊었냐고 묻는다.
조금은 화가 난다.
"야, 오세훈."
"응?"
"나 왜 찾아온건데."
"……."
"번호는 왜 알아내려고 하고, 우리 학교 앞에는 볼 일도 없으면서 또 왜 찾아오냐고."
반 년동안 쌓아놓았던 말이 구멍 난 풍선 속의 바람마냥 질주한다.
사랑해서 하지 못했던 말들이.
"막말로, 우리 좋게 헤어진 사이는 아닌 걸로 기억하는데."
"……."
"안 그래? 네가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간 거 아니었어?"
네 표정이 굳어가는 걸 알면서도 말을 멈출 수 없다.
네가 눈을 내리깔고 한숨을 쉬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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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언제 헤어지자고 했어."
"뭐?"
"잠깐 떨어져 있자고 했지, 내가 헤어지자고 했냐고."
'누나.'
'…응?'
'누나 수능 한 달밖에 안 남았잖아.'
'…….'
'그래서 하는 말인데.'
'…….'
'잠깐 떨어져 있자, 누나.'
"나 참,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
"너 나 사랑해?"
그러자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못한다.
거 봐, 아직까지 사랑하고 있는 건 나뿐이라니까.
"니가 날 사랑했으면 넌 수능 끝나자마자 나한테 왔어야 했어."
"……."
"근데 너 안 왔잖아."
이제 마지막이다.
이제 너와의 인연을 완전히 끊어내려 한다.
병신같이 반 년동안 나혼자 지켜온 이 지옥같은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눈물이 날 때까지는 못 잊는거고, 그 다음부터는 미련이야."
끝나겠지.
"다시는 오지 마."
끝은, 나겠지.
* * *
"제가 생각을 좀 해 봤는데요."
크리스마스 날, 정말 의미없을 거라는 걸 알고 있지만 어쨌든 너의 부름에는 응했다.
이왕 시작한 거, 확실히 끝내고 쐐기를 박아버리려는 작정이었다.
"한 번도 누나랑 사귄다는 상상을 해 본적이 없는데."
"……."
"어제 상상이 좀 되더라구요."
쓸데없이 서론이 길어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이왕 찰 거면 그냥 어제 좀 잘라내줬으면 좋았을텐데.
이틀이나 고생하게 만드는 심보는 도대체.
"해보니까, 뭐."
"……."
"나쁘지 않았어요."
"…어?"
"좋아요."
한 귀로 흘리려 애쓰던 중, 저 말이 귀에 못 박히듯 내다꽂힌다.
좋아요.
좋아요.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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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좋다고요."
……오 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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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곰입니다!
후.. 작년에 마지막으로 글을 썼는데... 정말 오랜만이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암호닉 신청해주신
시카고걸님 / 까꿍이님 / 부인님 / 트윙귤님 /랭거스님 / 스누피님
/연잎님 / 해피님 / 이콩님 / 러블리님 / perfume님
모두 감사합니다!!!!!
암호닉은 항상 받고 있습니다 ㅎㅎㅎㅎㅎ
댓글로 그냥 [○○]으로 신청합니다! 라고 남겨주시면 돼용 ㅠㅠㅠㅠㅠ
독자님들 2015년에도 힘내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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