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면이 나를 잡아 이끈곳은 동네 놀이터였다.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계속 걸어가던 김준면은 그네앞에 다가가서 그네에 앉았다. 그리곤 나를 보며 말하였다. "앉아."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어차피 할일없어 바람쐬러 나온거라 김준면의 말대로 했다. 물론 바람쐬러 나왔다가 저 녀석을 만난건 그리 좋은 일이 아니긴하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한테 말해줄 수 없어?" 오랜 시간끝에 김준면이 다시 입을 뗐다. "알 거 없다고 했잖아." "난 니가 학교를 왜 안나왔는지 알아야해." "이유가 뭔데?" "선생님이 너 걱정하셔." 김준면은 선생님이 나를 걱정하신다고 했다. 솔직히 조금 어이가 없었다. 딱히 몇번 본적도 없는 사람인데. 무슨 내 걱정을. "내일은 꼭 왔으면 좋겠어." "...안가." "너 그러다 중학교 졸업장 하나 못따게 될텐데 괜찮겠어?" "상관없어." "....." 더는 할 말이 없어보이는 김준면을 두고 일어섰다. 계속 듣고있으니 짜증이났다. 왜 자꾸 학교 오라는거야. 가기싫은데. 나는 투덜투덜대며 놀이터를 벗어났다. 아니 벗어나려고 했다. 근데 김준면의 목소리가 내 발걸음을 붙잡았다. "난 니가 꼭 학교에 왔으면 좋겠어." "....." "몇반인지는 알지?" "....." "기다리고 있을게." 기다리고 있을게. 기다리고 있을게. 기다리고 있을게. 기다리... 망할. 자꾸 아까 김준면이 내게 한 말이 떠올랐다. 기다리고 있겠다니? 지가 날 왜? 집에와서 그 말들을 생각하니 아까부터 계속 실없는 웃음이 나왔다. 아마도 어이가 없어서일거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오는 것일거다. 딱히 다른 이유가 있어서 웃는게 아닌 어이가 없어서. 이상하게도 오늘은 눈이 일찍 떠졌다. 시간을 보니 7시였다. 지금 일어나서 씻으면 적당히 학교에 도착할 시간이었다. 아니 잠깐, 학교는 무슨. 내가 학교를 왜 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몸은 저절로 움직여졌다. 절대 내가 가고싶어서 가는게 아니야. 김준면이 오래서. 아니 왜 또 김준면 생각이야? 그냥 날 걱정하신다는 선생님이 나도 걱정은 되서.. 말도안되는 변명들을 머릿속에 내놓으면서 학교로 향했다. 이번 한번만이야. 오늘만 가는거야. 가는 길에 나와 같은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을 많이보았다. 다들 교복을 입고 메이커 가방을 메고있었다. 반면에 나는 교복은 커녕 가방도 메지않았다. 솔직히 조금 쪽팔렸다. 지금이라도 그냥 반대쪽으로 걸어갈까 싶었지만. "와줬네." 어느샌가 내 옆에 서있는 김준면때문에 난 학교로 가야만했다. 교복을 입은 김준면은 새로웠다. 마치 학생회장같은 선망의 대상같아 보였다. 그런 김준면은 교복도 입지않는 나를 보더니 살짝 미소지으며 말했다. "뭐해? 얼른가자. 지각하겠다." 교실로 들어서자 나에게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러더니 곧 교실 전체가 요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조금 놀란듯하였다. 하긴 학교도 안나오던애가 김준면같은 모범생실장이랑 같이 교실에 들어서니. 나같아도 그러겠다. 선생님은 나를 조용히 복도로 불러내셨다. 복도로 나가니 선생님이 다짜고짜 나에게 물었다. "그동안 학교에 왜 안나왔는지 물어봐도 되니?" 나는 김준면을 처음 만났을 때 처럼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사실 하고싶지 않았다. 그런 내 마음을 이해한건지 선생님은 나에게 더 이상 묻지않았다. 그저 나중에 말하고싶을때 그 때 자기를 찾아오라고 하셨다. 나는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다시 교실로 들어갔다. 내가 들어가자 갑자기 교실이 쥐죽은듯이 조용해졌다. 떠들땐 언제고. 김준면은 자리에 앉지 못하고(사실 자리가 어딘지 모른다.) 가만히 서있는 나에게 다가왔다. 그러더니 나에게만 들릴듯한 작은 목소리로 "사복입기 좀 그럴거 같은데 이거라도 입어." 라며 자신의 체육복을 건넸다. 나는 입을 꾹 다문채로 김준면이 건넨 체육복을 받고 누가 볼세라 화장실로 달려갔다. 갈아입은 체육복에는 김준면이라는 세글자가 적힌 명찰이 박혀있었다. 가만히 명찰을 내려다보니 괜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복도로 나가니 김준면이 문옆에 서있었다. 나를 기다린 듯 하였다. 그렇게 나는 김준면과 함께 교실로 돌아갔다. 김준면은 저기가 니 자리라며 내게 안내를 해주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자리에 앉은 김준면은 갑자기 뭐가 생각이 난 듯 다시 나에게로 오더니 손을 내밀며 말하였다. "그 옷들 나한테 맡겨놔. 너 가방 안메고 왔잖아. 내 가방에 넣어둘게." 4교시였다. 나는 4교시까지만 하고 집에 가려고하였다. 근데 4교시 마치자마자 김준면이 내 자리쪽으로 오더니 밥 먹으러 가자고 말하였다. 내가 이래서 4교시만 하려했는데. 나는 김준면에게 이제 집에 가보겠다고 말하였다. 김준면은 모처럼 학교에왔는데 벌써가게? 라며 나를 보내주지 않았다. 그러더니 나를 급식실로 끌고갔다. 나는 앞서가는 김준면을 세우고 말했다. "나 급식 못먹어." 내가 말하니 김준면은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왜냐고 물어왔다. "나 급식비 안냈잖아." 내 말에 이내 아-하고 작은 탄식을 내뱉은 김준면은 다시 나를 이끌고 걸어갔다. 뭐야, 내가 하는 말은 귓등으로도 안듣겠다는 말인가. 김준면이 나를 데려간곳은 급식실이 아니라 매점이었다. 매점에 도착한 김준면은 잠깐 여기서 기다리라 말하고 많은 애들틈을 비집고 들어가더니 라면 두개를 사왔다. 나때문에 여기온건가. 자기 급식도 안먹고 나를 위해 매점까지와서 라면을 사주는 김준면의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한편으론 많이 고마웠다. 내 앞에 앉은 김준면은 열심히 포장을 뜯었다. 그런 김준면을 보고 있으니 왠지 마음이 편해졌다. 알게 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김준면은 항상 나에게 잘해줬다. 태어나서 처음 받아본 낯선이의 친절이었다. ----------- 여주가 조금바뀐게 느껴지시나요? 글쓰다 느꼈는데 준면이 너무 착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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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솔직히 인티 미리 공지했어야하는거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