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가 보내진 건 레스토랑 일이 끝나고 나서 알았어.
그날은 또 일에만 집중하고 그래서 오랜만에 셰프님한테 칭찬도 받아서 즐겁게 하루 마무리할 것 같았음.
회식도 해서 늦게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문자가 보내진 걸 봤는데
갑자기 혼자 가는 길이 공허해짐.
평소 때면 집에 가는 그 몇 분 데이트 하려고 항상 데릴러 오던 찬열이가 떠올랐는데
이미 물은 엎질러졌으니 흐르는대로 가자는 식으로 다짐하면서 집으로 갔음.
그렇게 딱 2일을 지냈어.
2일 동안 찬열이에게 아무런 연락도 없었고 얼굴 한 번 비추지도 않았어.
그제서야 내 경솔한 선택이 잘못된 걸 깨달았음...
썸 탈 때 포함해서 연락이 이렇게 안 된 적도 처음이라서 계속 이상한 기분으로 다음 날을 넘겼는데
진짜 내가 정신이 나갔었다는 걸 자각했어.
내가 뭘한 건가 싶고, 미친 건가 싶고...
한 순간의 기분과 감정 때문에 찬열이한테 상처를 줬다고 생각하니까
연락 없는 찬열이가 걱정 되고 보고 싶어졌어, 염치도 드럽게 없어요 참...
연락은 해야 할 것 같은데 차마 할 수가 없더라.
이미 내가 큰 상처를 준 것 같고, 그것 때문에 나한테 정이 떨어졌을까 봐.
항상 날 먼저 생각하고 챙겨주고 그래줬던 애한테 헤어지자고 거의 통보를 한 셈인데 어떻게 생각하겠어.
최소 나쁜 년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음.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토요일을 맞이하고, 나는 그 며칠을 계속 잠을 설쳤어.
밥도 안 넘어가고, 하는 거라곤 찬열이 생각 밖에 안 되더라.
불도 안 키고 하루종일 계속 거실에서 멍하니 있더 저녁까지 정말ㅋㅋㅋㅋ 쾡한 상태로
이렇게 끝이 나는 건가? 대답도 아직 안 들었는데, 나 어떡해야하지.
이것만 계속 머리에 맴돌고...
밖이완전히 깜깜해졌을 때, 혹시라도 찬열이한테 전화가 올까 탁자에 올려둔 휴대폰이
갑자기 진동을 울리는 거야.
혹시 찬열이일까 하고 바로 봤는데 아쉽게도 그 직원 언니였음.
"네 언니."
- 뭐 해 OO아?
"뭐... 그냥 있어요. 왜요?"
- 어? 어, 그게... 할 말이 있어서.
이거 말하지 말랬는데... 해야 될 것 같아서.
언니가 엄청 조심스러운 말투로 그러는데, 왠지 딱 찬열이 얘기일 것 같은 촉이 왔음.
나는 말해달라고 거의 애원하다시피 하니까 언니가 내가 원하던 얘기를 해줌.
- 저번에, 네 남자친구라는 분 있잖아...
"......"
- 목요일에, 너 먼저 가고 나거 레스토랑 클로즈 준비하고 있는데 찾아왔었어.
"...아아."
심장이 쿵 떨어졌어. 나야 당연히 왔는지도 몰랐었으니까...
찡하기도 하고, 진짜 울 것 같고.
- 상태가 그닥 좋아 보이지는 않더라.
"......"
- 그런데, 자기 상태도 별로 안 좋아보이는 사람이 네 안부를 묻더라고.
"......"
- 너 잘 지내고 있냐고. 힘든 일은 없었냐고.
"......"
- 내 일도 아니고 남의 일인데 뭔가 함부로 말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나는 그렇다고 했지.
"......"
- 그랬더니 알겠다고, 감사하다고 하고 갔어.
그때부터 눈물이 막 뚝뚝 흘렀어. 너무 미안한 거야...
맞장구는 쳐야 할 것 같은데 눈물은 나오고 또 이걸 전화로 티 내긴 그렇고.
입술만 꾹 깨물고 있는데 언니가 듣고 있냐면서 묻길래 울음 꾹 참고 대답했음.
- 내가 걱정되기도 하고 그래서 저번에 봤던 네 남자친구냐고 물었어.
"......"
- 그런 것 같다고 말하더라. 그리고 너한테 말하지 말라고 얼버무리고 갔어.
"......"
- 너, 내가 충고해준 날 이후로 영 별로인 거 알아 몰라?
"...알아요."
- 더 후회하기 전에 빨리 남자친구한테 가. 가서 안 받아주면 싹싹 빌어.
"...언니."
- 좋게 끝났다고 소식 안 들리면 나 앞으로 너한테 아무 말도 안 할 거야.
진짜 나 때문에 이게 뭔 일이야...
내가 진짜 고맙다고 몇 번을 말하니까 얼른 찬열이한테 가라면서 재촉하고 끊었어.
전화 끊고나서 나는 당연히 패딩 걸치고 당장 택시 타고 찬열이네로 튀어 갔음.
찬열이 집에 와서 진짜 몇 분 동안 망설이다 용기내서 벨을 눌렀는데 아무런 기척이 없더라.
몇 번이고 벨 눌러보고, 쾅쾅 소리 나도록 노크도 했는데도 조용하고.
아직 안 들어왔을 수도 있으니까 문 앞에 서서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몇 시간을 서 있다보니 지쳐서 아예 털썩 앉아서 기다리고. 기다림의 연속이었지.
이제 막 12시가 넘은 걸 보니까 이젠 안 되겠다 싶었어.
포기하고 내일 당장 만나야지, 하고 마음은 먹었지만 다리는 안 떼어지는 그런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내가 있는 층에서 멈추는 음이 들리고, 누가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어.
복도에서부터 내 쪽으로 걸어오는 사람은 다름 아닌 찬열이었고, 나는 그 모습 보자마자 울컥했어.
애가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약간 중심 못 잡으면서 걸어오는데 술 마신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오랜만에 보는 게 너무 좋고, 너무 마음이 아파서 울기도 미안한 거야. 주먹만 꾹 쥐고 있었음.
거의 찬열이가 문으로 다 왔을 때, 애가 고개를 푹 숙이고 앞도 안 보고 오는 거 같아서 용기내서 찬열이 불렀어.
"찬열아."
"......"
그제서야 찬열이가 고개 들고 나랑 눈을 딱 마주쳤는데
그새 며칠 동안 뭘 한 건지, 얼굴이 헬쑥해져서 더 가슴 아팠음...
서로 아무 말도 안 하고 눈만 마주치고 있다가 찬열이가 내 앞으로 한 걸음 왔는데 술 냄새도 알싸하게 남.
찬열이 헬쑥해 진 것도, 술 마신 것도 다 나 때문인 게 확실하니까 진짜 미안해서 아무말도 못하겠고...
"왜... 이제 왔어."
"...미안해."
"보고 싶었는데 왜 이제 왔어."
"......"
"내가 너, 너 얼마나 보고 싶어했는데, 왜 너는..."
"......"
"이제 와서 나를..."
찬열이의 그 짧은 말에 나는 진짜...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들음.
좀 더 일찍 올걸, 먼저 연락할걸, 잠깐의 권태기에 흔들리지 말걸.
그때부터 눈물이 막 흘러서 내가 할 말 제대로 추스리지도 못하고 말했음...
"미안해 찬열아."
"......"
'내가, 내가 기분이 안 좋았는데, 그걸, 너한테, 막, 말하고ㅠㅠㅠ"
"......"
"미쳤었나 봐 내가."
"......"
"미안해. 쉽게 생각하고 쉽게 말해서 미안해."
"...이리 와."
그러고서는 찬열이가 나 세게 꽉 끌어안는데 엄청 오열했어. 막 그냥 울었음.. 뭘 잘했다고 내가...ㅎㅎ
오히려 울고 불고 할 사람은 찬열이인데 찬열이는 우는 나 계속 토닥여주니까 더 미안해서 폭풍 눈물ㅠㅠㅠ
근데 내가 추운 복도에서만 몇 시간을 있어서 막 덜덜 떨면서 우니까
찬열이도 술이 깼는지 얼어 죽기 전에 안으로 들어가자고 해서 집으로 들어갔음.
들어왔는데도 내가 진정이 안 되고 울음을 안 멈추니까
일단 침대로 데려와서 앉히고 이불로 꽁꽁 싸맸어.
나는 침대에 걸터 앉아있었고 찬열이는 의자 하나 갖고 온 다음 내 앞에 앉아서 계속 휴지로 눈물 닦아줌...
이제 슬슬 울지도 않고 그냥 훌쩍이기만 하니까 정적이 다가오고,
나는 우느라 진을 다 빼서 뭔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는 상황에 가만히 있었어.
"나는 만약에, 정말 만약에 네가 오거나 너를 보게 되면 네가 미울 줄 알았어."
"......"
"너무 보고 싶긴 했어도 조금은 미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
"네가 나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고, 너를 봤을 때."
"......"
"너 없던 일주일 동안 꽉 막혔던게 풀리고, 그냥... 반가웠어."
되게 헛웃음 짓는 거 같이? 허탈하게 웃는 게 되게 씁쓸해 보였음...
간신히 멈춘 눈물인데 또 글썽글썽해지고...
"그냥 반갑고, 그냥 기뻤어."
"찬열아..."
"왜 또 울려 그래."
"......"
"너 좋다고 말하는 건데 내가 잘못한 것 같잖아."
머리 쓰다듬어 주면서 장난처럼 말하는데도 장난 같지가 않아서...ㅠㅠㅠ
또 울 것 같아서 꾹 참고 이불 치우고 찬열이 꼭 안아주니까 찬열이도 내 허리에 손 감고 안았음.
그렇게 오래 있다 시간 늦었다면서 자자는 말에
찬열이 품에 갇혀서 오랜만에 잠 안 설치고 잘 잤었어.
죠 윽 뀰 빽 알매 기화 유휘 라니 제인 체리 크롱 둥이 모카 냉면 뭉이 소녀 열매 소딩 됴롱 한주 바펜 웬디 호두 베가 찬열♡ 계란찜 러블리 스누피 호빵맨 스피커 요거트 사과잼 벤츠남 박도비 바밤바 찬녀리 복숭아 슈웹스 세균맨 됴됴륵 핫초코 코끼리 메리미 거뉴경 꾸르렁 지코밥 솔라씨 됴부기 오지배 찬효세한 타앙슈욱 현실솔로 꽯뚧쐛랣 블루베리 버터사장 한글공부 종대찡찡이 현실중산층 초코아몬드 초코콘더쿠 핑크파우더 구름위에호빵맨암호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