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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ese Dead  

  

죽음이 가까워진 사람은 자신과 인연이 있는 사람 중 가장 사랑하는 이를 부른다. 고개를 자신에게 숙이게 한 뒤, 이마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누른다.   

‘너만은 나를 기억해달라, 부디 나를 잊지 말아달라’  

라는 뜻이다.
  

  

-  

  

툭, 투둑. 사나운 빗소리가 유리창을 울렸다. 분명 비가 내리고 있었다, 창 밖에도 그리고 이곳에도. 창문을 열어둔 것은 아니었으나, 위안의 손등은 물기로 젖어 있었다. 위안의 눈에서 쉴 새 없이 내리는 투명한 빗방울이 그의 손등을 두드리고는 부서져 흩어졌다.  

  

‘왜 이제야 오셨어요, 조금만 더 빨리 오셨으면….’  

  

흔한 이류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말, 그것은 금새 성가신 모기가 되어 위안의 귓바퀴에서 끊임없이 윙윙 울려댔다.  

  

일주일, 그리고 모든 연락을 끊고 혼자 집에 박혀 있던 게 6 일. 위안에게 남은 기간은 길어봤자 하루였다. 미친 듯 울려대던 휴대전화는 제 힘을 모두 써버린 듯 조용해진 지 오래였다. 매일 밤낮을 눈물로 지샌 덕에 위안의 체력 역시 방전된 탓인 건지 조금씩 흐려지는 의식을 따라 눈을 감으려 한 그 찰나, 다급한 노크소리가 어두컴컴한 정적을 깼다.  

  

“위안 형, 거기 있죠. 대답해요, 제발 문 좀 열어줘요. 위안 형, 위안 형!”  

  

...타쿠야. 그의 이름을 조용히 중얼거리는 위안의 미간에 주름이 깊게 패였다. 가장 소중한 사람이기에 참혹한 자신의 상황을 가장 알리기 싫었던 한 사람, 테라다 타쿠야. 이렇게 찾아올 줄 알았다면 무작정 피하지 말고 적당히 둘러댈 걸. 그제서야 위안은 제 어리석음을 탓하며 급히 주변 정리를 했다. 천근만근 무거운 몸을 이끌고 향한 화장실 거울 앞, 그곳에 비친 위안의 모습은 그의 상황만큼이나 처참했다. 푸석푸석 생기를 잃은 머리카락을 대충 정리하고 눈물자욱을 모두 닦아 없앤 후 다시 찾아온 정적을 가로질러 현관으로 향했다. 하나 둘 셋, 현관문을 열자 역시 그 누구보다 보고 싶었던. 그러나 그 누구보다 자신의 상황을 보이기 싫었던 위안의 그, 타쿠야가 서 있었다.  

  

“...형.”  

“….”  

  

억지로 삼켰던 눈물이 타쿠야를 보자 다시 터져나올 듯 위안의 심장을 세차게 두드렸다. 울음 섞인 목소리가 나올 것 같았기에, 그의 앞에서 울 수 없었기에. 그리고 숨길 수 있는 최대한은 숨기고 싶었기에, 위안은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굳어버린 머릿 속을 휘저으며 존재하지도 않는 답을 찾고 있을 때 즈음, 타쿠야가 위안을 끌어안았다.  

  

“무슨 일 있죠. 숨기려 하지 말아요, 어서 말해줘요.”  

  

모든 것을 꿰뚫어본 듯 예리한 그의 한 마디가 위안의 심장 깊숙히 파고 들었다.  

  

“일은 무슨, 몸살 감기가 온 것 같아서. 그래서 며칠 간….”  

“그럼 연락은. 연락은 왜 끊긴 건데요?”  

“몸이 아픈데 그런 거 신경 쓸 겨를이 있겠어? 난 괜찮으니 이만 가봐도 돼.”  

“...믿어도 돼요? 정말, 믿어도 되죠?”  

“…그럼, 믿어도 돼.”  

  

마지막 거짓말, 그리고 그대는 나의 마지막 사랑. 위안은 현관 밖에서 자신을 바라보며 멀뚱히 서 있는 타쿠야를 향해 손을 뻗어 차가운 볼을 쓸었다. 이내 반대 쪽 손도 그의 볼 위에 얹고는 그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까치발을 할 필요는 없었다, 그가 위안을 위해 무릎을 굽혀 높이를 맞춰주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이마에서 천천히 떨어진 위안의 말라 터진 입술에 타쿠야의 입술이 닿았다. 애틋함과 안타까움이 위안의 가슴 속에 씨를 뿌리고, 이내 눈물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미안해... 흐윽, 미안해... 내가 너무 미안해...”  

“...괜찮아, 난 괜찮아요.”  

  

나 사실 너무 무서워, 나 어떡해. 위안의 눈물에도 그는 놀란 기색 하나 보이지 않았다. 정말 다 알고 있었던 걸까, 위안의 얼굴을 제 가슴에 묻고는 괜찮아 괜찮아요를 반복하며 연거푸 위안의 등을 가만히 토닥였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빨리 말할 걸. 위안의 내면에서 후회가 사무쳤다. 나 죽기 싫어, 타쿠야 옆에 이렇게 계속 있고 싶어. 그에게 안겨 아이처럼 엉엉 우는 자신이 낯설기 짝이 없었으나, 이것 또한 오늘이 지나면 다시는 할 수 없는 것이었다.  

  

-  

  

그렇게 우는 위안을 끌어안고 토닥이길 약 한 시간, 위안은 조금 진정된 듯해 보였다. 자꾸 잠이 온다는 위안에 불안한 기색이 역력한 타쿠야를 위안이 6일 동안 제대로 자지 못해 그렇다며 안심시켰다.  

  

잠이 온다는 위안을 번쩍 안아들어 소파로 향했다. 소파에 털석 앉은 타쿠야가 제 무릎 위에 마주보도록 위안을 앉히고는 잠에 취해 칭얼거리는 아기를 달래듯 위안의 등을 토닥였다. 타쿠야의 어깨에 가만히 얼굴을 묻고 있던 위안이 고개를 들어 타쿠야와 눈을 맞췄다.  

  

“타쿠야, 고개 숙여봐.”  

“어? 왜요?”  

“아, 빨리. 숙여봐.”  

  

고개를 숙인 제 이마를 손가락으로 가만히 누르는 위안을 타쿠야는 의아하다는 양 올려다보다 이게 뭐 하는 거냐며 큭큭 웃었다. 웃지 마, 바보야. 그런 타쿠야에 핀잔을 주던 위안이 쩌억, 하품을 크게 한 번 하고는 다시금 타쿠야의 가슴에 제 얼굴을 묻었다.  

  

잘 자, 그 말을 마지막으로 위안은 잠이 든 듯했다. 조용히, 그리고 영원히.  

  

-  

  

저도 모르게 위안을 따라 잠이 든 것 같았다. 천천히 눈을 비비던 타쿠야가 제게 안겨 잠이 든 위안을 내려다봤다.  

잠든 그는 참 조용했다. 숨소리 마저도 들리지 않았다. 숨소리 마저도. 숨소리….  

  

들리지 않는 숨소리.  

  

“형, 자요?”  

“….”  

“형….”  

“….”  

“형... 안 돼, 형...”  

“….”  

“형... 형...”  

“….”  

“아아... 아아, 형...”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대답이 돌아올 리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나, 그는 애타게 위안을 불렀다. 미동도 없는 위안의 정수리 위로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제 막 자정을 넘은 새벽, 한 남자의 애탄 부르짖음만이 메아리쳐 되돌아올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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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ㅜㅜㅠㅠ슈슈ㅜㅠㅠㅜ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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