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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잃고 내 심장은 멈추어 버린듯 하다. 매일매일 뛰던 심장이 멈추어 버리고, 더 이상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는다. 네가 나를 떠난지 벌써 몇일이 지났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슬픔, 고통, 분노와 그리움. 이제는 그런것마저 무디어져서 그다지 아프지 않다. 가슴 한쪽 묵직하게 내려앉던 고통은 어느샌가 사라졌다. 밖에는 비가 내린다. 그쪽도 비가 내릴까? 추적추적 빗소리가 흘러내린다. 간혈적으로 끊기지 않고 터져나오는 천둥이 내리치는 소리가 들린다. 창밖엔 왠지 니가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없을때 느껴지는 실망감이 두려워 창 밖을 볼 수가 없다. 자리에서 일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지만 끝내, 창을 열어젖히지 못한다. 발에 술병들이 부딫혀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만들어낸다. 다 비어버린 술병들. 비어버린 술병. 나는 아무런 통증도 느껴지지 않는 가슴을 어루만진다. 심장이 뛰질 않는다. 아니-두근거리지 않는다. 머리를 흔들어 정신을 차리려고하자, 너의 얼굴이 흐릿하게 떠오른다. 그러나 야속하게도-혹은 감사하게도 너의 얼굴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흐릿한 안개에 둘러쌓인것만 같은 너의 얼굴. 너는 웃고 잇다. 아니 웃어주었으면. 나는 너에게 손을 뻗는다, 너는 그렇게 사라진다. 참 웃긴일이다. 그렇게 널 잃고 마음 아파하고 슬퍼하고 고통스러워했다. 날 버린 니가 너무나도 미웠다 속에서 치밀어오르는 분노에 널 찾아가 복수라도 하고 싶었다. 그렇게 너에게 복수하고 널 내것으로 하고 싶었다. 몇번이나 문을 박차고 너의 집앞에서 몰래 기다리고 싶었다. 하지만 할 수 없었다. 너를 잃은 지금, 네가 없는 세상에서 살다니. 힘든 일이다. 몇일 전까지만 해도 머리 속을 가득 채웠던 너의 미소가 이제는 생각나지 않는다. 흐릿해진 고통과 슬픔에 너의 얼굴마저 지워진걸까. 넌 나를 잊었을까. 밖에서 들려오는 빗소리가 시리다. 너를 잃고 몇일간이나 믿어지지 않는 현실에 울지도 못하고 술만 마셨던것 같다. 왜인지 눈물이 흘러나오지 않아서 나도 당황했었다. 정확히는 억울한 마음에 눈물도 흘러나오지 않았을거다. 나는 이제서야 이렇게 비어버린 마음 끝에서 진짜 내 마음을 떠올렸다. 나는 너를 사랑했나보다. 많이 좋아했나보다. 잘 떠오르지 않는 너의 모습이지만 그리워하나보다. 많이 그리운가보다. 머리 속을 떠도는 너의 망령같은 흐릿한 모습을, 어떻게든 쥐어보려 애를 쓰고 있다. 이런 나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면, 그렇다면 넌 나를 향한 동정이라도 보내줄까. 잠시 그런 생각을 해본다. 내가 울고있을때 네가 날 안아줄까. 아니면 울지말라고 한마디라도 건네어줄까. 아니면 무시할까. 이런저런 생각을 할수록 비어버린 가슴에 무언가 차오른다. 조금씩 넘실거리는 그 감정이 무엇인지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다. 바닥에 점점히 박히는 눈물. 곰팡이라도 피어오른 것처럼, 전혀 아름답지 않게 바닥에 눈물이 박혀든다. 그제서야 이게 슬픔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눈물이 난다. 그리도 나지 않던 눈물이, 가슴이 비어버리고- 슬픔으로 가득 차 흘러내린다. 흐릿했던 너의 얼굴이 눈물에 젖어 선명히 떠오른다. 너는 날 보고 있다.

하지만 웃고 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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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런 독백류의 글이 쓸때도 좋고 쓰고나서도 읽을때 기분이 좋습니다.
...근데 이런 내용을 보고 기분이 좋지는 않네요.
밖에 비가 끊이질 않고 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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