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라는 소설에서는 보라색이 불행을 암시하기도 했었죠? 그렇다는 건 아니고ㅋㅋㅋ 제가 보라색 좋다고 할 때마다 친구사람이 하시던 말씀이에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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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커벨(tinkerbell)
W.오뜨
“‘남우현’이라고 해.” “으, 응. 우현.”
“정말 팅커벨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
우현은 성규에게 추궁하듯 물었다. 성규는 서서히 다가오는 우현에 고개를 푹 숙였다.
“몰라. 진짜, 진짜 몰라.” “그럼. 피터 팬은 뭐야?” “모, 몰라. 피, 피터 팬.”
이거 봐. 말 더듬는 거. 우현은 성규 얼굴 바로 옆 벽을 손으로 짚었다.
“넌.” “…….” “넌 뭐야?”
우현이 성규의 투명한 날개를 살짝 집었다. 성규는 간지럽다는 듯이 날개를 살짝 팔락였다.
“몰라. 성규 몰라.” “아오. 정말.” “하, 하지 마!”
우현이 벽을 퍽 하고 치자 자신을 때리는 걸로 착각한 성규가 작게 날개짓을 하더니 우현의 품으로 달려들었다. 우현은 잠시 당황했지만,그것도 잠시 작은 성규의 몸을 살짝 끌어안고 성규를 안심시켰다.
“야. 아니야. 나 그런 애 아니야.” “무서워. 우현, 무서워.”
성규가 덜덜 떨며 우현의 몸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아마도 자신을 때릴 것 같다는 불안감 때문인 것 같았다.
“알겠어. 미안해. 진짜 미안하니깐 내 말 좀 들어봐.” “…응.”
난 그냥. 우현이 머리를 긁으며 성규가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성규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자신을 올려다보았다.
“우현.” “어어. 왜!” “그러면 딱 한 번만 대답해줄게. 대신에….”
성규는 우물쭈물하며 끝말을 잇지 않고 몸을 배배꼬았다. 우현은 성규가 편하게 말하게 하기 위해 작은 손을 자신의 손으로 덮어 잡았다. 그러자 성규는 처음 우현을 봤을 때처럼 눈이 접히게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응. 뭔데?” “피터 팬을 찾아줘.” “어려운 일이 아니면 괜찮아. 그럼 나 궁금한 거 물어봐도 돼?” “응.” “너는 뭐하는 애야?”
성규는 자신이 예상한 질문인 듯 끙하고 앓는 소리를 냈다. 반면에 우현은 드디어 궁금한 게 풀리겠다며 중얼거렸다.
“팅커벨은 잘못나간 얘기야.” “뭐?” “팅커벨 같은 거 없어.” “성규야. 이러면 안 되지. 내가 물어본 게 아니,” “나야….” “어?”
우현은 갑자기 동문서답을 하는 성규에 화가 나려다 성규의 마지막 말을 듣고는 행동을 멈췄다.
“내가, 그 ‘팅커벨’이긴 하지만. ‘팅커벨’이란 건 애초에 없었다구.” “그럼 이 얘기는 어떻게 된 거야?” “피터 팬을 따라서 이곳에 왔다가 날 발견했던 사람들이 날개만 보고….” “그럼 그냥 사람들이 잘못 안 거네?”
에이 재미없어. 하며 흥미가 떨어진 듯 우현은 그대로 복도 끝 화장실 쪽으로 걸음을 향했다. 성규는 눈을 똥그랗게 뜨며 발을 살짝 들어 힘겹게 날개짓을 하며 우현을 따랐다.
“아 장동우 이놈은 똥을 만들어서 싸나.” “우, 우현. 약속했잖아.”
숨을 고르며 우현의 팔을 붙잡은 성규를 본 우현이 맞다. 하며 멈춰 섰다.
“그럼 피터 팬에 대해서도 말해줘야지.” “…….” “어서?” “피터 팬하고 왔었어. 근데 피터 팬은 잘 돌아다녀. 가끔은 성규 버리고 혼자 다닐 때도 있어. 그런데 화장실을 갔다 오니까 피터 팬은 사라지고….” “그럼 여기는 어떻게 온 거야?” “여기에서 피터 팬에 흔적을 발견했어! 오니까 조금씩 냄새도 나는 거 같고!”
성규가 눈을 반짝이며 소리쳤다. 우현은 성규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손을 갖다 댔다. 우현은 순간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근데 성규야 너. 원래 이렇게 컸었어?” “어?”
언제부터인지 성규의 몸집이 자신의 몸집과 비슷해질 정도로 커져 있었다.
“…….” “피터 팬이 가까이 있다는 거 같아.” “어?” “분명 여기 있어.”
성규는 다행이라며 우현의 손을 맞잡고 콩콩 뛰었다. 성규는 기분이 좋은지 날개까지 펄럭이던 것도 잠시 우현과 눈을 맞추고 말했다.
“우현. 이제 같이 찾아줘!” “아, 그래.”
왠지 모를 씁쓸함이 우현이 눈동자에 담겨 있었다.
“그럼, 이제 피터 팬 찾으면 이대로 가는 거야?” “응. 이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 고마워 우현.”
진심으로 기뻐하며 뛰어다니는 성규를 본 우현은 그래, 뭐. 하며 성규보다 앞장섰다. 성규는 웃음을 잠시 멈추고 우현을 쳐다보았다.
“길 잘 모르잖아. 잘 따라다녀.” “응!”
화장실을 먼저 둘러보러 들어간 우현은 순간 자신의 뒤에 싸한 느낌이 들어 뒤를 돌았다. 분명 우현이 어깨에 손을 올려 뒤를 따라오고 있어야 할 성규가 사라지고 없었다. 성규가 있어야 할 자리엔 반짝이는 무언가만 남았을 뿐. 정작 우현이 찾는 성규는 없었다.
“성규야.”
아무 대답이 들리지 않았다.
“장난치지 말고 나와.”
귓가에는 성규의 까르르하며 웃어대는 소리가 남아있지만, 옆에 웃고 있는 성규는 물론 성규의 그림자조차도 찾을 수가 없었다. 고개를 돌려서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 성규에 불안감이 엄습했다. 한 시간도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신비로운 성규의 모습은 우현의 심장을 뛰게 하기 충분했다. 제발 사라진 게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라지면 안 된다고….
“성규야….”
‘우현!’
성규의 목소리가 우현의 귀를 찔렀다.
“성규야. 나오라고….”
나와. 제발. 홀린 기분이었다. 사람이 아닌 것 때문에, 그것도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 ▒ ▒
사람이 아니었을까? 우현이 오로지 저 생각만 머리에 담고 터덜터덜 집으로 걸어왔다. 동우를 찾고 있었던 것도 잊은 채 성규만 한참 찾아다니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다녀왔습니다.”
아무도 없는 집안에 다녀왔다고 하는 것은 잊지도 않고. 맥없이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순간 동우를 잊고 왔다는 생각이나 휴대폰을 든 우현이 동우의 번호를 찾았다. 맞다.
“이거 장동우 폰이잖아.”
우현이 귀찮다는 듯이 잔뜩 앓는 소리를 내며 침대에서 일어나 불을 켰다. 분명 책장 안에…. 액자가 엎어져 있었다. 엎어진 액자를 다시 똑바로 세운 우현이 문득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이거….”
동우와 우현이 어깨동무를 하고 찍었던 사진에는 동우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있었다.
“말도 안 돼.”
아니길 바랬다. 성규는 그렇다 치고 장동우는 말도 안 됐다. 애초에 성규의 등장은 꿈이라고 믿고 있었던 우현은 설마 하며 아니길 빌었다. 소꿉친구라고 믿었던 장동우는.
“아니야.”
아니야. 절대 아니야.
* * *
‘넌 뭐야?’ ‘어어?’ ‘넌 뭐냐고. 넌 뭔데 피터 팬인지 뭔지 그걸 찾는 데?’ ‘나, 난. 성,규.’ ‘그래. 네 이름이 ‘성규’라는 건 알겠는데, 이 날개는 뭐고?‘
이 모든 것이.
‘말 안 해줄 거면 말고. 난 여기서 팅커벨 기다려야 하니깐 가던 길 가.’ ‘…….’
이게 모두 꿈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럼, 이제 피터 팬 찾으면 이대로 가는 거야?’ ‘응. 이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 고마워 우현.’
성규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했다. 해맑은 아이의 미소를 지니던 성규가.
‘피터 팬하고 왔었어. 근데 피터 팬은 잘 돌아다녀. 가끔은 성규 버리고 혼자 다닐 때도 있어. 그런데 화장실을 갔다 오니까 피터 팬은 사라지고….’ ‘그럼 여기는 어떻게 온 거야?’ ‘여기에서 피터 팬에 흔적을 발견했어! 오니까 조금씩 냄새도 나는 거 같고!’
학교에 있었던 건 분명 동우와 자신뿐인데.
‘피터 팬이 가까이 있다는 거 같아.’ ‘어?’ ‘분명 여기 있어.’
동우가 화장실에 가겠다고 했다. 그리고 성규는 화장실에서 사라졌다. 이 모든 게 맞아떨어지기 시작했다. 자신은 동우와 친구였던 적도, 만난 적도 없었다.
자신은 피터 팬을 만난 것이라고….
우현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모든 게 꿈이다. 성규도 동우도 모두 꿈이다. 꿈이었다.
* * *
“동우. 정말 이래도 돼?” “어쩔 수 없잖아.”
성규의 어깨가 축 처졌다. 멀리서도 우현이 주저앉는 게 보였다. 동우가 성규의 어깨를 토닥이며 그래도 재밌지 않았냐며 장난스럽게 물었다.
“우현, 보고 싶어.” “…….” “가지 말자. 동우.” “성규야….” “가기 싫어. 나, 우현한테 갈래.”
성규가 눈물을 흘리며 동우에게 잡힌 손을 떼어내려 애를 썼다.
“안 돼. 성규야 그만 해. 우리 이제 가야지?” “싫어. 안 가. 동우 혼자가!! 나 우현한테….”
성규의 울음소리가 공중에서 퍼져 나갔다. 동우는 고개를 숙이며 성규를 더욱 꽉 잡고 놔주지 않았다. 동우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눈을 꼭 감고 성규의 볼을 잡아 자신을 보게 했다. 성규는 동우를 보지 않으려 노력했다. 보게 되면 자신과 우현의 짧았던 모든,
“여기 봐 성규야.” “하지 마. 동우 하지 마!! 잘못 했어, 흐으, 나 기억이라도 할래!! 잘못했어. 동우 으으, 우현!!” “미안해." "아으, 흐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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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팬이 말했다. 짧았던 사랑을 잊지 못하고 사는 것이 제일 멍청한 짓이며 팅커벨의 눈물을 뺏는 일과 같다고….
“야, 남우현! 어제 성열이랑 학교 왔다며. 팅커벨은 봤냐?” “미친놈. 팅커벨은 무슨, 이성열 똥 싼다고 화장실 갔다가 걔만 겨우 찾고 그냥 왔다.” “에이ㅡ 뭐야.”
야. 남우현 누가 그거 말하래! 이 씨, 성열이 교실 문을 시끄럽게 열고 들어오자 아이들의 시선이 성열을 향했다. 우현과 호원은 물론 반 아이들 모두가 성열을 보더니 푸하하 하고 터뜨렸다.
피터 팬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들리지 않을 우현에게 말했다. 때로는 잊는 것 보다는 기억하는 게 더 좋을 수도 있었겠다.
“동우! 뭐해?” “어? 아니. 성규야.” “응?” “우리 지상에 한 번 가볼래?” “왜?” “그냥ㅡ 여기 있으면 따분하고 재미도 없잖아.”
너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선물도 줄 겸.” “선물?” “응. 갈래?” “…….” “싫어?” “그러면.” “어?”
성규가 다음 말을 잇자 동우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성규를 쳐다보았다.
‘우현도 볼 수 있겠네.’
- ‘팅커벨’ 마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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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뜨'입니다. 단편이지만 많이 늦었죠..?? 수행평가 기간이고 다음주 월화수는 또 수학여행이네요..ㅠ 토요일은 또 단체 활동이 있구.. 아무래도 다음작은 내일 올려야 맞는 거죠?!!! 그대들..어떤가요ㅠㅠ 맘에 안드시죠ㅠㅠ 갑자기 심오.. 좀 심오했나. 사실 아시는 분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낮에 글을 하나 올렸었거든요.. 다른 필명으로.. 그래서 좀 늦었다고 변명할게여... ㅠㅠㅠ 죄송해요 이제는 정말 늦지 않아요~~!!
저번 화에서 암호닉 신청해주신
뚜러뻥 그대 립밤 그대 찹쌀떡 그대 이코 그대 키세스 그대 ^ㅠ^ 그대 감성 그대
감사합니다!! 정말 정말 사랑하는 거 아시죠?!! 그 외에 신알신과 함께 지켜봐 주시는 분들도 부족한 글임에도. 감사드려요. 제가 생각을 해봤는데요.. 암호닉을 어떻게 할까 하다가 매 작품마다 모집을 하긴 그렇고 이렇게 마지막 완결이 올라올 때마다 끝까지 가주실 분은 댓글을 남겨주세요. 아니면 ... 그냥... ... 기억속에만 남겨두고 글에는 올리지 않으려구....요...ㅠㅠ..실망하고 가시는 분도 있으 실지 모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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