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 SEX PISTOLS
카이디오
종인경수
찬열백현
EXO SEX PISTOLS |
경수가 부르르 떨며 몸을 움츠렸다. 백현이 옆에서 가만히 쳐다보다 아, 하고 작게 탄성을 내지르며 여자아이들이 건네는 수건을 받아들어 경수에게 건넸다. 경수가 작게 땡큐 하고 읊조리며 수건을 받아들었다. 속옷까지 다 젖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학교에 올 때 여분의 속옷을 가지고 오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그 생각까지 마친 경수가 자리에 멈춰섰다. 옆을 따라걷던 백현도 마찬가지였다. 경수가 백현의 옷차림을 훑어봤다. 상체는 다 젖었고, 하체는 비교적… 경수의 시선이 제 하체에 닿아있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백현이 황당스러운 얼굴로 본능적이게 제 하체를 가렸다. 경수가 백현의 하체를 한참동안 쳐다보다 서둘러 하체를 가리는 백현의 행동에 고개를 쳐들며 씨익 웃었다.
" 백현아아. "
" 왜, 뭐! "
다소 신경질적인 백현의 목소리에 경수가 장난스럽게 웃음을 터트리며 대답했다. 볼 것도 없어! 와하하! 하며 자리에서 달려가는 경수를 황당스러운 얼굴로 쳐다보던 백현이 경수의 뒤를 서둘러 따랐다. 얼굴에 열이 확확 올랐다. 도경수 주제에, 볼 게 없어? 요점은 이거였다. 만만치 않으면서 누가 누구보고 볼 게 없대. 개새끼가 맞긴 맞는 모양이었다. 빨빨거리며 잘도 뛰어다니는 걸 보면. 경수의 뒤를 쫓아가던 백현이 어느 지점에 멈춰 서 있는 경수를 보며 발걸음을 멈췄다. 잘못 보고 있는 게 아니라면 경수의 앞은 종인이 분명했다. 나른한 얼굴로 무어라 이야기 하고있는 김종인과 그 앞에서 맞다며 박수치는 도경수. 박찬열이랑 그렇게 붙어있지 말라고 이야기 했는데! 경수의 제스쳐는 어느 순간부터 박찬열을 빼닮아 있었다. 그게 질투가 났다.
지금 도경수 앞에 서 있는 김종인도 질투가 나서 견딜 수 없었다. 백현이 입술을 꾹 깨물고 반 안으로 들어섰다. 순간 백현과 종인의 눈이 마주쳤다. 종인이 씩 웃어보였다. 백현이 인상을 찌푸리며 종인을 쳐다봤다. 종인은 어느새 백현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경수를 어디론가 데려가고 있었다. 백현이 눈을 감았다. 씨발. 작게 욕지기가 튀어나왔다. 마음에 안 들어. 백현 말고도 경수를 좋아하는 사람은 적지 않았다. 오세훈도 그랬고, 준면도 그랬다. 그래도 제일 가까이에 있는 건 나라고 믿었는데. 종인이 나타난 뒤로 모든 일에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김종인은 백현을 슬슬 약올리곤 했다. 어느 순간에라도 마음만 먹으면 경수를 뺏어 갈 수 있다는 그 눈빛으로.
백현이 자리에 앉아 엎드렸다. 도경수,
" 내가 먼저 좋아했는데. "
눈을 감았다. 머리속이 삐걱거리는 것 같았다.
" 으, 종인아 나 춥다. "
경수가 몸을 부르르 떨며 앞서 걸었다. 종인이 한참동안 경수의 뒷모습을 쳐다보다 보건실로 경수를 끌었다. 체온이 그새 낮아져있었다. 여름인데. 아마 개 과라서 그런 모양이었다. 경수는 경수더러 개라고 하는 것을 지독히도 싫어하곤 했다. 자신은 개 과라며 강력히 어필하곤 했지만 종인에게는 그것이 그거였다. 늑대든 늑대개든 종인에게는 맡기 역겨운 냄새인 건 똑같았다. 경수의 경우에는 조금 달랐지만. 뜬금없이 보건실로 자신을 밀어넣는 종인을 의아하게 쳐다 본 경수가 보건실 침대 위에 걸터앉았다. 선생님은 없는 모양이었다. 어디 아파? 잔뜩 새파래진 입술을 달싹이며 물어오는 경수에게 종인이 고개를 저어보였다.
" 너 춥잖아. 온도 올려줄게, 좀 누워있어. 몸 따뜻해 질 때까지. 반에서 교복 가져다 줄게. "
으, 작게 신음성을 터트린 경수가 자리에 누웠다. 그 옆에 연결된 기계를 한참동안 만지작거리던 종인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종인의 팔목을 경수가 잡아챘다. 종인이 밑으로 시선을 돌렸다. 경수가 작게 미소짓고 있었다. 정신이 하나도 없는지 눈이 잔뜩 풀려있다. 종인이 손목을 붙잡은 경수의 손을 다른 손으로 붙잡아 경수의 손을 슬슬 쓸었다. 손에서 느껴지는 체온이 보통 동물보다 높은 편인데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을 보면 역시 개 과가 다른 동물보다 체온이 높은 편은 맞는 것 같았다. 손을 떼어내려 잡은 손에 억지로 힘을 더 주는 경수 때문에 졌다는 표정으로 자리에 걸터앉은 종인이 경수의 입술을 한참동안 응시했다.
새파래진 입술로 가끔 내뱉는 숨. 그래도 종인이 이렇게까지 개 향을 참을 수 있는 까닭은 간단했다. 그 사이에서 느껴지는 페로몬이 너무나도 매혹적이기 때문이었다. 종인이 경수의 머리를 두어번 쓸며 미소지었다. 이때가 딱 좋은데. 애 만들기엔. 종인이 경수의 손을 풀어내고 보건실 탁자 위로 향했다. 종이 위로 가볍게 써져 있는 글씨. 회의하러 갑니다. 종인이 양호실 문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가 문을 닫은 후 잠궜다. 경수가 가늘게 뜬 실눈으로 종인을 쳐다봤다. 안 그래도 체온이 높은 편인데 갑자기 찬 물을 만나서 머리도 아픈 모양이지. 종인이 다가가 경수의 이마를 매만졌다. 열이 조금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물어오는 종인에게 경수는 말 없이 고개만 끄덕끄덕. 젖은 옷 입고 있으니까 더 그래. 옷 가져다 줄게. 좀 기다릴래? 다정스러운 말투에 경수는 아무 말이 없었다. 계속 이 옷만 입고 있다간 감기에 걸릴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겠노라고 선뜻 대답 할 수 없는 이유는, 그것 때문이었다. 계속해서 걱정스러운듯 부드럽게 질문을 던지는 종인의 행동도 그랬지만 계속해서 머리카락을 넘겨주는게 견딜 수 없을 만큼 기분좋았다. 긍정의 뜻으로 알아들은 종인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뭘 하더라도 이런 꼴은 면한 다음에야 하지. 속으로 작게 혀를 찬 종인이 경수를 보며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
" 도경수 물에 젖고나면 항상 낑낑대거든. "
저 눈동자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 저번에 했던 얘기, 진짜야? "
" 뭐가? "
" 도경수가 네 반려라는거. 거짓말 아니야? "
믿지 못하겠다는듯 되물어오는 백현의 행동에 종인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거짓말 아니야. 그렇게 한가하지 않거든. 내가 몇 년동안 반려 찾으러 해외에 나가있었단 이야기는 들었을텐데. 박찬열한테. 그런데 내가 그것 가지고 거짓말 할 것 같아? 종인의 물음에 백현이 입을 꾹 다물었다. 왜 해외에서도 못 찾은 반려를, 하필 여기서. 꾹 쥔 손이 부르르 떨렸다. 왜, 왜 하필 여기서야. 백현이 입술을 깨물었다. 이 때까지 도경수가 자신의 것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김종인을 만나기 전 까지. 모두, 김종인을 만나고 나서 무언가 어긋 난 것 같았다. 실제로 만난 날은 얼마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백현이 멍한 표정으로 종인을 올려다봤다. 종인은 웃고 있었다. 눈은 전혀 웃지 않으면서. 백현이 뭐? 하고 되물었다. 종인이 웃는 낯 그대로 말을 이었다. 너 지금 도경수 좋아하는게 아니라 좋아한다고 믿고 있는 거 아니야? 괜히 쓸데없는 소유욕에 불타올라서 도경수를 네 걸로 만들어야겠다. 뭐 이런거 아니냐고. 종인의 말에 백현이 웃음을 터트렸다. 어이없다는듯 터져나오는 웃음이 아니라, 정말 웃겨서 웃는 웃음처럼. 한참을 그렇게 웃던 백현이 어느 순간 웃음을 멈추고 종인을 쳐다봤다. 얼굴에 표정이 싹 사라져 있었다.
" 본능이지. "
" 돌았네. 네가 뭐라고 해도 네가 도경수를 생각하는 마음보단 내가 더 클 거란거 기억 해 둬. 네가 그런 식이라면, 도경수는 네 애를 절대 가질 수 없어. "
" 그럼 우리 내기할까? "
" 너. "
" 도경수가 누구 애를 먼저 가지는가. "
" 지금. "
" 재밌겠다, 그렇지? "
" 정말 도경수를 좋아하는 거라면 이 제안. "
" …. "
" 너한테도 나쁘지 않을걸? 너도 불안해 하고 있잖아. 내가 도경수를 데려갈까. 도경수가 네 애를 밴다면 난 깔끔히 포기할게. 대신 내 애를 밴다면 너도 마음 접어야 할 거야. 내가 질 일은 없을테지만. "
" 과연 누가 맞는가 해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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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징찡찡이
님들 감사합니다!~
궁금한 점 있으면 말씀 주세요! 다음 땡투때 부터는 궁금한 점 해소 해 드릴게요~
너무 늦었죠 ㅠㅠ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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