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는 말에 백현이는 가만히 나를 쳐다보다가 물었다. 우리가 얼마나 사겼지? 그 물음에 3년이라고 대답하니 백현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오래 사겼네 우리 라고 말했다. 백현이는 아무렇지도 않아보였다. "친구로 지낼까?" 백현이의 물음에 나는 지금 선택을 후회할수도 있겠다 생각하면서 고개를 저었다. 잘 지내, 인사 정도는 하자. 권태기 W, Aau 이거슨 조각글 이다 시간은 느리게 흘렀다 처음 삼일간은 밥도 못먹고 울어댔으나 그것도 삼일간이었다 4일 부터는 밥을 먹기 시작했고 일주일이 지나고 나니 물건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이주가 되니 멀쩡하게 쓰고있는 핸드폰이 자꾸 거슬렸다 그래서 핸드폰도 번호도 다 바꿨다 옆에 있던 백현이의 흔적을 모두 지우고 나니, 그제서야 숨을 쉴 수 있게 됐다. 그렇게 한달을 살았다 친구들에겐 구태여(일부러 애써) 헤어졌다는 사실을 말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말하지 않았다 변백현도 그랬는지 종종 친구들에게 백현이랑은 잘 지내냐는 안부가 들려왔다 그럼 그제서야 말하곤 했다 헤어진지 좀 돼서 잘 모르겠다고 오늘도 그런 전화가 걸려왔다 헤어졌다는 내 말에 친구는 미안하다고 괜찮냐 물어왔고 안 괜찮을게 뭐냐는 내 말에 오늘 술 한잔 하자는 말을 했다 "넌 헤어진 애 맞냐? 좋아보인다 기집애" "거봐 나 진짜 괜찮았대두" 술이 한 잔, 두 잔, 세 잔, 그리고 한병을 넘어 주량을 넘어서니 이게 웬걸 평소엔 잘 기억나지도 않던 백현이의 얼굴이 또렷하게 떠올랐다 목소리 마저도 너무 또렷하게... 그래서 나도 모르게 핸드폰을 집어들어 익숙한 열 한자리의 번호를 눌렀다 근데, 이상하다, 받으라는 백현이는 안 받고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라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갑자기 백현이 얼굴도 목소리도 기억이 나질 않았다 눈물이 툭 하고 떨어졌는데 닦아 줄 백현이가 없다는게 슬퍼져서 그냥 울었다 앞에 있던 친구가 당황했는지 급하게 내 옆으로 다가와 꼭 끌어안아줬는데 넌 백현이가 아니잖아 라며 더 울어버렸다 집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기억도 안난다 울려대는 폰에 눈을 뜨니 방이었고 전화를 받으니 친구가 준비 다 됐냐며 물어왔다 그래서 뭘? 이러니까 오늘 소개팅 하기로 한 거 잊었냐며 타박을 했다 내가 어제 그런 약속도 했구나... . 지끈 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준비 다 되는데로 나간다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변백현이 아니어도 괜찮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꼭 그럴 거였다. 우연인지 아닌지 공교롭게도 약속장소는 백현이와 내가 헤어졌던 장소였다 앞에 앉은 남자는 이름이 도경수라고 했다 금방이라도 도르륵 굴러 떨어질듯한 눈이 매력적이라고 자기 입으로 말했다 그게 귀여워서 웃었다 이 남자면 괜찮겠다 생각했다 통성명을 하고 영화를 보고 뻔한 데이트였지만 그래도 중간 중간 설렜다 집에 오는 길 경수가 계속 볼 수 있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뒤로 경수를 자주 만났다 아직 사귀는 건 아닌데 사귀는 기분이 들어서 싱숭 생숭 했다 오늘도 그랬다 아직 사귀는 것도 아닌데 경수가 낮에 대뜸 전화 하더니 자기 친구들 한테 보여주고 싶다며 나와줄 수 있냐고 물었다 내가 뜸을 들이니 역시 아직 좀 그렇지? 라며 우울해 하길래 아니야! 갈게!라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렇게 오게 된 곳이 이 곳이었다 "오 도경수~ 여자친구?" "아직은 아니고, 곧 여자친구 되실 분이다!" 들떴는지 연신 싱글 벙글인 경수가 안주를 자꾸 내 쪽으로 밀었다 OO아 넌 술 마시지마라는 다정한 목소리에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경수, 너도... 내 말에 앞에 있던 세훈이라는 애가 이야 도경수 미래 여자친구 벌써 내조 들어갔다! 라며 소릴 질렀다 그에 다시 왁자지껄, 근데 그게 너무 불편했다 바로 앞에서 한번도 시선 떼지 않고 나를 쳐다보던 백현이 때문에. 원래 이 쯤에서 끝날 글이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서 백현이 번외도 쓰렵니다ㅜㅜ 댓글 남겨주신 분들 너무 감사해요! 백현 번외 이거슨 조각글 이다 W, Aau 백현은 OO과 헤어진 이후로 이상하게 저기압 이었다 뭔가 있어야 할게 갑자기 없어진 느낌이었다 그래서 시도 때도 없이 핸드폰을 켰다 껐다 했다 연락을 해볼까 해도 자존심이 내키지 않았다 마지막 헤어짐을 고하던 OO의 모습이 자꾸 떠올랐다 처음은 제가 더 좋아했지만 끝은 OO이 더 좋아했으니 조만간 연락이 올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연락은 커녕 모습조차 보이지 않아서 자꾸 애가 탔다 중간 중간 들려오는 OO이와 잘 지내냐는 친구들의 물음은 독이었다 자꾸 속에서 애가 타는듯 근질 거리는 이 마음에 백현은 화가났다 이게 무슨 기분인지 알 수 없었던 백현이 핸드폰 사진첩에 유일하게 있던 저와 OO이 같이 찍은 사진을 보고 OO을 만나야만 이 기분이 뭔지 알 거 같다고 판단했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 이므로... .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백현이 핸드폰을 집어 던졌다. 그 뒤로 백현은 유흥을 즐겼다 보이지도 않는 기집애 때문에 속을 앓는건 폼에 죽고 폼에 사는 제가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에 매일 밤 늦게 까지 술을 마시고 다녔다 하지만 그렇게 퍼 부우면 부울수록 오히려 백현은 OO이 더 생각나곤 했다 귀찮기만 했던 잔소리까지도 이젠 해주기만 하면 참 좋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며 OO의 이름을 부르며 술에 취해 잠들곤 했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친구가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다며 보여준다고 술 집으로 부르길래 냉큼 나갔던 백현이었다 아까부터 앞에서 싱글 벙글 웃던 도경수가 징 징 거리는 핸드폰을 보더니 왔나보다 데리러 갔다온다 새끼들아! 이러면서 나갔다 사내새끼가 자존심도 없어선.. 백현이 궁시렁 거리며 술을 들이켰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백현은 자신 앞에 앉아서 경수쪽에서 한번도 시선을 돌리지 않는 OO을 보고 멘붕이 왔다 그것도 존나 멘붕. 세훈이 도경수 미래 여자친구가 벌써 내조를 시작한다! 라는 말에 핀트가 나갈 뻔 한걸 간신히 붙잡고 OO을 죽일듯이 쳐다보던 백현이 옆에 앉아있던 세훈의 술을 원샷했다 야 이 씨발라마! 시끄럽게 소리치는 세훈을 가볍게 무시하던 백현이 OO이 잠깐 화장실 간다며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이때가 기회다 하고 같이 따라 일어섰다 "야" "..." "야, OOO" 무시에 이런 개 무시도 없다 빠른 걸음으로 백현에게서 멀어지던 OO이 씨발 야! 라며 손목을 잡아 세우는 백현에 의해 멈춰섰다 그리고 그제서야 둘의 시선이 닿았다 "너 내 말 안들리냐?" "들리는데" "근데 왜 무시하냐?" "...너 지금 이런 말 하려고 나 세운거니?" 백현의 손에 땀이 찼다 생각보다 OO의 시선이 차갑다고 백현이 생각했다. 할 말 없으면 놔주라 경수한테 가야해. "뭐?" "경수한테 가야한다고" OO의 말에 백현이 어이없게 코웃음을 쳤다. 갑자기 존나 빡이 쳤다. 그래서 되도 않는 말을 막 내뱉었다. 너 도경수랑 잤냐? 씨발 잤지? 그 새끼가 그렇게 잘 해? 아니면 나 엿먹이려고 지금 이러는거냐? 그런거면 존나 성공했네 그러니까 좀 꺼지면 안되겠냐? 백현의 말에 OO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인상을 구기고 잡힌 손목을 빼내려는 OO의 손목을 더 세게 잡은 백현이 입을 열었다 "경수랑 사귀지마" "..야, 너..." "헤어지자고 하지마"
![[exo/백현] 권태기(2/2)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2/1/221fdf4cb0c691666f06eff5aa9400a4.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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