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MOS, COMPLETE
- 내 작은 우주가 가득 찰 때까지-
-3.5-
다행히도 윤오와 나의 역사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그러나, 확연히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나는 성인이 된 후 집에서 나와 오빠와 함께 살게 되었고,
덕분에 부모님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
예전보다 더 편안한 마음으로 지낼 수 있었다.
오빠와 함께 지낸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큰 의미가 있었다.
더 이상 나는 윤오가 내 소매를 잡아 이끌어주던
그 손길, 그 해방의 느낌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다.
윤오와 나는 같은 대학, 심지어 같은 단과 대학 안에 속해 있었지만
전공 학과가 다르다 보니 자주 마주치진 못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덕분인지
나도 나만의 세상을 만들고, 많은 인연들을 채워갔고,
다른 방법으로나마 내 우주를 넓혀가게 되었다.
어느덧 대학에서의 첫 학기는 끝을 향했고,
나는 윤오가 이번 학기를 마치고 곧바로 군대에 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앞으로 윤오를 자주 볼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에
섭섭한 감정이 먼저 차올랐지만,
그래도 한 학기 동안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오빠와도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덕에
그럭저럭 차분한 마음으로 윤오를 배웅할 수 있었다.
사실 윤오가 근무하는 부대는 너무 먼 곳이어서 한 번도 가보지는 못했다.
1학기를 마치고 2주도 채 되지 않았던 그 무더운 여름에 입대한 윤오를
나는 알게 모르게 계속 걱정하고 있었다.
이제 한여름이 되었는데 뜨거운 볕 아래에서 고생할 윤오의 모습은 자꾸만 눈 앞에 선연하고,
혹시 뭐든 열심히 하려 하는 그 아이가 무리하는 건 아닐까 싶어
한동안은 문득문득 떠올라 걱정이 되었다.
평소 괜한 걱정도 사서 하는 나는
아니나 다를까, 걱정이 자꾸만 끊이지 않았고
그러다보면 생각이 많아지기 쉬운 밤이 될 때마다
누워서는 말똥말똥. 계속 그 아이 생각을 했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걱정을 떨쳐내기 위해
나는 매일 밤 윤오에게 인터넷 편지를 쓰고 나서야 잠에 들었다.
(이 모습을 본 한빛 오빠는 본인의 군생활 동안의 내 모습을 떠올리며 본인에게는 소홀했던(?) 내 모습에 대해 적극 어필하기도 했다!)
그리고 윤오는 아주 느리지만 꼬박꼬박 내 편지에 답해주었는데
나는 그 편지를 몇번이고 곱씹어 읽어가며 불안함에 지새우는 밤들을 꾹꾹 참아냈다.
-4-
윤오가 첫 휴가를 나왔을 때,
내 예상과는 다르게도 다행히(?) 윤오는 내가 기억하던 하얀 피부의 맑은 얼굴부터 나를 보면서 웃는 모습까지
모두 그대로였다.
단지 짧아진 머리와 사회를 조금 낯설어하는 것 말고는.
뭐, 그 모습도 나름 귀여웠다.
이제는 내가 윤오의 소매 자락을 끌어줄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도 나쁘진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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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새 찾아왔네요! 그저 분량 개념없이 쓰다가 이렇게 나누어져버린(?)..
다음 편에서 아마 과거 시점이 마무리 될 것 같습니다!
분량 조절 잘 하여 다음 편에서 과거 시점 서술을 꼭 마무리 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다음 편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