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진짜 궁금해 죽겠는데 정유진은 계속 뜸들이고 있었음
결국 참다참다 못한 내가 아 뭔데!!!!! 하고 소리치려다가 꾹 참음.....ㅎ
정유진 표정이 뭐랄까 진짜 말하면 안 될걸 말해야되나 마음속으로 수 백번 고민중인 것 같았음
그렇게 한 몇 분 지났나?
정유진이 "우리 아빠가..." 하고 입을 떼기 시작함
"김태형 작은아빠야."
"......뭐?"
"김태형 작은아빠가 우리 아빠라고."
"뭔 소리야 그게"
"그니까 나랑 김태형은 사촌이라고! 네가 머릿속으로 하고 있는 상상 그거 다 사실이 아니라니까!"
"너 지금 나보고 그거 믿으라고......"
"그래, 안 믿을 거 알아. 처음엔 너한테 우리집 족보라도 가져다줘야 하나 고민했었어. 네가 태형이랑 헤어졌을 때..
태형이가 얼마나 울었는지 알아?"
"......걔 원래 눈물 많다고 지가 지입으로,"
"내가 말하려는 건 지금 그게 아니잖아. 태형이 그런 애 아니라고! 너 태형이네 집 한 번도 가본 적 없지?
어디 있는진 알아?"
그러고 보니 사귀는 동안 김태형네 집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어
거의 1년 가까이 사겼는데 그동안 내가 가고 싶다고 조를 때마다 집이 엄청 멀리 있다면서 거절했으니까..
"아빠가 매달 태형이한테 생활비를 보내. 걔네 집에는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까."
"......?"
"큰 액수가 아닌데도 태형이는 필요한 만큼만 쓰고 나머지 액수를 우리 집에 매달 주고 가는 거야.
네가 본 날도 태형이가 그것 때문에 잠깐 들른 날이었고."
"뭐?"
"걔가 유일하게 생활비를 다 써서 우리집에 안 들르는 달이 있으면, 너한테 뭔가 챙겨줄 게 있어서 돈이 필요하다든가
하여튼 그런 특별한 달이였어."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 같은 특별한 기념일은 물론 내 생일, 100일, 200일 모두 거하게 챙겨줘서 부담스러웠었는데..
한편으로는 남자친구가 비싼 거 자주 선물해줘서 좋고 그랬다.. 내가 이기적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했었었어
"태형이가 널 얼마나 생각했는데..! 네가 헤어지자고 문자했던 그 날은, 300일이 되기 일주일 전이라고
태형이가 나한테 물어볼 게 있다면서 잠깐 들른 거였었어! 같은 여자니까 뭘 챙겨줬음 좋겠냐고 물어보고 싶었다고,
물어볼 여자가 나 밖에 없다면서 부탁했던건데......"
"자, 잠깐만, 김태형 어딨어 그럼?"
"태형이 지금 학교 안 오잖아. 너 이것도 몰랐어?"
"내가 알리가 없잖아......"
"그래. 그렇지. 둘이 아예 헤어진 거니까. 네가 일방적으로 귀 닫고 걔 연락 다 씹고 그랬잖아.
태형이 말엔 거짓말 하나 없었는데."
"그럼 걔가 뒤에서 내 말 하고 다닌다는 건..?"
"김태형이 그럴 애야? 넌 어떻게 300일 가까이 사겼으면서 그런 것도 몰라?"
아 진짜 복창 터진다ㅠㅠㅠㅠㅠ
나 완전 바보같이 서서 멍하니 정유진 말 듣고 있는데 걔는 날 얼마나 멍청하게 봤을까.....
얘기 다 듣고 나니까 손이 덜덜 떨려서 휴대폰 키기가 넘 힘들었어
"태형이한테 연락해봐야 소용없어. 태형이 지금 학교 왜 안오냐면.."
휴대폰 키자마자 쏟아지는 무수한 카톡들.
[전화 좀 받아줘] 11:06
[김탄소..] 11:10
[폰 키면 연락 주라] 12:10
[할 얘기 있어서 그래..] 1:15
[전화 좀 주라] 1:19
"걔네 할머니 편찮으셔서 병원 입원해 계시는데 언제 돌아가실지 몰라서 태형이가 계속 옆에 붙어있어.
아, 물론 김태형네 외할머니라 우리 쪽이랑은 상관 없긴 한데 아빠가 간병인이랑 여러가지 다 대주고 있는데도
옆에 끝까지 있고 싶다고 하더라."
"......"
"왜냐면 몇 개월에 이미 잘나신 여자친구한테 차여서 태형이한텐 할머니 한분 밖에 의지할데가 없거든.
뭐, 태형이 부모님이 걔 어렸을 때 돌아가셔서 할머니한테 커온 것도 있고."
"나한텐 부모님 두 분 다 자영업 하신다고...... 그래서 김태형 지금 어딨는데?"
"나도 한 번도 안 가봐서 어딘진 모르지만 아마 할머니 입원해계신 병원에 있겠지."
진짜 김태형한테 내가 그동안 했던 짓들, 그 중에서 연락 다 씹은 거랑 실수로 전화받았거나 마주쳤을 때
걔 아무 말도 못하게 몰아세웠던거.. 친구들 앞에서 바람 증거 잡는다고 찍었던 사진들 보여주면서 망신 줬던 거..
이건 친구들이 한 짓이지만 신발 커터칼로 다 찢어놨던 거랑 문자 답장으로 걔가 줬던 선물들 태우는 사진 보냈던 거..
그땐 아무 것도 모르고 너무 화가 나서 했던 행동들이었지만 지금 와서 정유진 말 다 들어보니까
그냥 내가 쌍년이였음.....
태형이한테 미안해서 눈물나는 거야ㅠㅠ 얘는 왜 아무 말도 안 하고 그걸 다 참고 있었나.....
"이제 됐지? 태형이한테 더 이상 지랄하지 마. 그동안 왜 말 안했냐고도 묻지 마, 뭐 결국엔 내가 너한테 말했다는 거 알게 되겠지만.
그래도 걔는 네가 생각하는 만큼 쓰레기는 못 된다는 것만 알아둬."
"아.. 그니까 왜 그걸 이제야.."
"태형이가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나한테 신신당부했던 것들이니까.. 너 진짜, 말하면 안 돼. 아무한테도."
그 말을 하면서 정유진은 한숨을 내쉬었음.
나는 계속 자책중이었고.. 또 멘붕의 도가니였음.
방금까지도 내가 믿는 게 진실이라고 생각해왔는데 현실은 거짓이였잖아
태형이한테 미안하고 또 미안해서 머릿속이 꼬이는 느낌이었음..
그래서인지 태형이한테 당장이라고 사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
손에 익어서 이제는 눈 감고라도 칠 수 있는 김태형 번호를 급하게 입력하고 통화버튼 누른 뒤에 귀에 가져다댔는데
전화기가 꺼져있어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이 음성 들리니까 맥이 탁 풀리는 기분이였음 ㅠㅠㅠㅠㅠ 으 진짜 어떡하지
정유진은 삐딱하게 서서 계속 나 쳐다보고 있고 나 혼자 쌩쇼하면서 발 동동 구르고 있었음
그러는 사이에 갑자기 조용한 화장실에 종소리 울리고 갑자기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야, 체육 쌤이 너 오랬어!""김탄소!""너 계속 화장실에 있었어?" 물어대는 와중에 정유진이 "난 간다"하고 나가버림..
"야 너 정유진이랑 뭔 얘기 했어?"
"......"
"어.. 야, 야, 너 울어?! 헐 김탄소 울어! 야, 왜 그래?! 정유진이 너한테 무슨 짓 했어?!"
지금 정유진 놓치면 영영 태형이 못 보는 줄 알고 화장실 문 밀치고 달려가서 정유진 막 잡음
정유진은 내가 막 울면서 자기 팔 잡으니까 당황했나봐 뿌리치지도 못하고 눈 동그래져서 쳐다보는데
내가 엉엉 울면서 "내 번호 줄게.. 태형이한테 연락오면.. 나한테 연락 줘"하고 눈물 흘리고 ㅠㅠ
정유진은 여전히 당황한 기색 못 감춘 채로 "어어.. 알겠어"하고 내 번호 받아감..
그렇게 친구들한테 둘러싸여서 "왜 울어?!" 질문 폭탄을 수 없이 받았지만 내가 끝까지 말 안하고 엉엉 울었어
아 물론 정유진 때문이 아니라고 둘러대고..! 그러니까 친구들도 나중에 말해달라고 하고 그냥 조용히 토닥여줌
쉬는 시간 내내 울다가 눈이 퉁퉁 부어서 보건실 내려가서 아프다는 핑계로 또 누워있었어
누워서 태형이한테 전화해보고 연락 기다려도 보고 근데 끝까지 연락 안 와서 많이 답답하더라
태형이는 헤어진 뒤에 나한테 수도 없이 연락했었는데 내가 그거 다 씹고.. 얘는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더라고
눈물 날 것 같아서 꾹 참고 그냥 눈 감고 아무 생각 하지 말자 그러고 있는데 갑자기 폰이 막 울리는 거야
화들짝 놀라서 급하게 휴대폰 보는데 아저씨였음..
화면에 수신인 ♥우리 아저씨♥ 뜨는데 기다리던 연락이 아니라 아쉬웠음..
그러다가 갑자기 헐.. 내가 왜 아쉽다는 생각을 하지?
분명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아저씨 연락 기다리며 아쉬워하고 있었으면서..
급하게 메세지 확인 누름
[아직도 삐졌나? ㅋㅋ]
평소 같았으면 좋아서 칼답해줬을텐데 솔직히 지금 심정으로는 어떻게 답장해줘야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닫음..
아저씨는 분명 내가 읽은 거 알텐데 읽씹하기 미안했으나 어떻게 히히거리면서 답장할 수 있겠어ㅠㅠ
그렇게 답장 없으니까 한참 있다가 알림이 또 오는 거야
[제대로 삐치셨네 ㅋ 오늘 안으로 가게 오면 내가 해줄 얘기도 있고]
ㅇㅏ..... 사과한다는 말을 돌려서 표현한 걸거야 분명ㅠ
그렇게 그 문자도 접어서 주머니에 고이 넣어두고 그렇게 좀 잤다가 정규수업 다 끝났을 때즈음 일어나서
담임한테 조퇴 맞고(얼굴 상태 보시더니 걍 보내줌..)
집으로 가려다가 아저씨 생각나서 잠깐 들르기로 했어
태형이 일은 그렇다치고 일단 아저씨 먼저 만나서 풀건 풀어야 겠더라고..
아무 생각 없이 털레털레 걸어서 아저씨 레스토랑 앞까지 갔어
근데 입구에서 물걸레질하던 전정국이랑 딱 마주침
대충 눈인사하고 지나치려고 하는데 걔 표정이 나 보더니 이상하게 굳어있었음;
뭔가 싶어서 잠깐 멈췄다가 다시 들어가려는데 걔가 내 팔 잡고 "지금 들어가려고..?" 이러는 거야
기운 없어서 "응" 이러고 들어가는데 그 뒤로는 안 막았음
그리고 레스토랑 안으로 딱 들어갔는데 아저씨 얼굴이 먼저 보였음
엥..
근데 옆에 그때 꽃구경 갔을 때 마주쳤던 여자가 앉아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땐 정말 웃기지도 않아서 웃음도 안나왔지만 키보드로 실컷 웃고 싶다 ㅠㅠ
나한테 지금 이거 보여주려고 오라고 한 건가 싶었음..
그렇게 아저씨랑 눈 마주치고 내가 가게 빠져나와서 막 뛰어감
더 이상 아저씨 얼굴 보고 싶지가 않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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