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꽃미남
< A동 >
- 골목길을 들어서 꺾어가 보면 시내가 나오는데 공원을 들어서 슈퍼가 나오고 그 근처에 오피스텔 하나가 있음. 그 오피스텔에 '남자 형제 두명-준면종인' 거주 중.
- 둘다 멀쑥한데 행동거지가 조금 독특함.
종종 분리수거를 하면서도 남들이 버린 헐거워진 옷들을 주워 잘 기워입고다님. 워낙 핏이좋아서 제옷같다는게 함정. 퇴근길에 늘 병들을 들고다니는데 알고보니 병이라던지 폐품을 모아 팔았음. 공병보증금도 귀이여기는 살뜰하고 똑부러지는 남자. 워낙이 성실하고 일밖에 모르는 첫째.김준면
졸린 눈을 하고 머리엔 언제나 까치집, 늘 같은 추리닝을 입고 슬리퍼를 질질끌며 집근처에 배회하다 슈퍼에 눌러박힘. 세상 만사가 다 귀찮은 듯. 경찰인줄 모르고 백수인 줄 아는 이웃도 있음. 사람심성은 착한데 무뚝뚝하고 워낙이 표현할 줄 모르는 둘째.김종인
- 몇년을 살면서 형제 둘이서 여자와 같이 있는적을 못봄. 세간에는 형제 둘다 게이라는 소문도 돌고있음(소근소근). 기자인데다 성실하고 넉살좋은 준면에게 종종 선자리를 알아봐주는 이웃분들도 계시는데 늘 그 답엔 만류하고 피함. 가끔 외국인 친구 크리스가 놀러 ㅡ준면에게 반찬구걸하러ㅡ 토요일마다 오곤하는데, 준면과 크리스가 서로 연인인줄 오인하는 분들도 많음. 게다가 외국에서 살다와서 그런지 포옹이든 뭐든 행동이 큰 크리스와 받아주는 준면에 게이로 낙인찍임. 정작 둘은 모르는듯.
김준면 (29)
연예부 기자
- 맏아들
연예부기자 X 연예인
“ 연기파 선배님들 사이에서 부담되시지는 않는지? ”
“ 워낙 '제가' 잘해서요.그닥. 그분들이 메인은 아니잖아. ”
제 예상답안은 이것과 전혀 달랐다. 제 예상답안을 철저히 벗어난 답변에 한숨을 쉬고서 타자만 이어나갔다. 근 2시간동안 한참 진땀을 빼고있었다. 요즘 한창 잘나가는 배우라지만 너무 막나가잖아. 거만한 태도에 욕지기가 터져나오려는걸 참고 부장 생각에 억지로 웃어보였다. 그래 준면아.. 어떻게 잡은 000인데. 얘만 잡으면 빠듯하게 밥벌이 안해도 된다고!! 워낙 이미지도 좋았다. 과거든, 남자관계든 너무 깨끗하기도 하고 연기력도 좋고.. B급,C급 연예인이면 몰라. 안티한명 없는 A+ 연예인이라서 인터뷰 분량은 제 기대만큼 많이 불려왔고, 안일했다. 무려 000가 A사도,B사도 아닌 별다른 특종하나 잡지 못하는 ㅡ뒷북만 치는ㅡ 우리 잡지사에 먼저 발자취가 닿았다. 반 포기상태로 한번 해보자 싶어 일말의 기대 없이 보낸 한번의 연락만에 말이다. 그런 제기대를 방금 단한번에 날려버렸지만. 당장이라도 한면에 '000, 알고보니 성격 개같아'...라고 쓰고 싶은 마음을 누르며 제 감정을 실어 하나하나 제 분량값못하는 인터뷰만 애꿎은Backspace로 날려버렸다. 아, 거좀 담배 끄면안되나!! 피우지도 않으면서, 게다가 쥐는 폼이 어설픈데다 저 스스로 켁켁거리곤했다. 여전히 태우는 필터에 괜히 저가 아쉬웠다. 몇대를 피우면서도 입한번 안댄다. 돈지랄이지 저게. 짧은 치마에 다리를 요염하게 꼰 채 인터뷰 내내 후후 하고 타들어가는 담뱃재를 엿먹으라는 듯 은근히 제 쪽으로 불어대는 00에 얼음을 씹는다는 명목으로 이를 와드득 씹었다. 바쁘다면서 두시간 그냥 날려먹는 대단하게 이상한여자네.
000를 앞에두고서 번번히 쓰지 못할 까대는 인터뷰들을 대충 그럴싸한 말로 낑겨두고서 마지막 남은 이상형을 물었다. 순순히 눈을 반짝이며 협조하려는 태도에 이때다 싶어 30문항 맨 위로 스크롤바를 올리고서 생글생글 웃어보였다.
“ 이름 적어요. ”
“ 네. 누구?? ”
“ 김준면. ”
누구지? 아이돌인가? 연예부기자임에도 생소한 이름. 내이름 흔치 않은데. 준면이라는 이름을 여기서 듣게되다니. 저와 같은이름에 신기해하며 신인인가봐요~라고 여유롭게 스무디를 들고 마시며 허허실실 웃어보였다. 달았다. 제 기분처럼. 이거 맛있네! 후배에게 어디서 사왔는지 물어봐야겠다. 아무튼.. 이거 하나만 물으면 됀거야!! 물론, 그 여유로운 기분은 그녀의 대답전까진그랬다.
“ --연예부 기자 김준면.”
푸풉!!! 목에 걸렸다. 켁켁거리며 조크죠? 확인사살을 하는데 방금전까지만해도 끌줄 모르던 담배를 바닥에 던져 짓누르고서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한숨을 쉬었다.
“ 나기억안나요? ”
“ ..응? ”
“ 놀이터 초딩 000. ”
-
면도한지 오래된건지 지저분하게 뾰족뾰족 남아있는 수염하며, 덥수룩한 머리칼, 예뻤던 눈을 감추는 갈색 뿔테안경까지. 제 기억속 '김준면 오빠'는 늘 제게 변함없는 이상형이었고 어린 마음에 그리어왔던 첫사랑이었기에 그의 '아저씨화'는 로망을 깨트리기 충분했다. 교복을 입은 멋있는 고등학생오빠에서 9년 건더뛴 시간동안 대체 무슨일이 있었던거지!! 나온 발걸음을 뒤로할까 하다 전화 받는 목소리를 듣고 몇년이나 제 심장을 우려먹은 그 빌어먹을 콩깍지에 고민없이 자리에 앉았다. 늘 제게 입지말라던 짧은 치마를 입고, 절대 피지말라고 누누히 말하던 담배를 챙겨오고서 그의 반응을 기대했다. 제가 앞에 앉아도 다른 기자들처럼 입발림만 할뿐 별다른 언급을 안해서 제 얼굴을 모르는건가 싶어 선글라스를 거두고 그에게 보였더니 눈이 참예쁘다며 외모 칭찬을 이어가기만했다. 잊은건가? 나를?!!
“ 연기파 선배님들 사이에서 부담되시지는 않는지? ”
...하..
“ 워낙 '제가' 잘해서요.그닥. 그분들이 메인은 아니잖아. ”
좋은말이 이어져 나오지 않았다. 진심과 다르게 툭툭, 말이 튀어나왔다. 제 첫키스도 가져갔으면서 어쩌면 저렇게 천연덕스러울 수가 있지?! 몇년 순정을 구깃구깃 우겨넣은 채로! 당장이라도 담배 연기를 그의 코앞에 불어버리고 싶지만 참을 인을 새기고 재만 툭툭, 그의 모니터로 날렸다. 표정구겨지는걸 보고서 흐뭇하게 남몰래 웃어보였다. 흘긋, 그의 모니터를 바라보는데 제가 했던 29문항 모두 저를 감싸주는 말이었다. '선배님들한테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하거든요.'. 쓰는 얼굴은 짜증이 묻어나는데 저를 챙겨주는 모습에 조금,앙금이 풀렸다. 마지막 그의 질문에는 최대한 밝게 웃어보였다.
“ 이름 적어요. ”
그의 어둡던 얼굴이 급속도로 밝아지는게 티가 났다. 단순해.
“ 김준면. ”
“ 저도 이름이 김준면인데! 신인인가봐요~ ”
여유롭게 스무디를 마시는 그의 모습에 체증이 밀려오는것만 같았다. 어이구 답답아!! 너에요..
“ --연예부 기자 김준면.”
김종인 (27)
경찰
- 둘째
경찰 X 여대생
“ 문을 여,열었더니! 창문으로 나가고 있더라니까요!! ”
잔뜩 격앙된 목소리로 앵앵거리는 여자의 목소리에 멍멍해진 귀를 살짝 문질렀다. 많이 놀라셨으리라. 그래.. 애써 웃어보이며 그녀의 말에 대충 동조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집안을 둘러보았다. 열려진 창문의 커텐은 조금 튿겨나가있었고, 문턱엔 옅은 발자국이 남아있었다. 오후 8시 30분쯤 침입, 신고를 받고 도착한건 8시 45분. 피해자는 23살 여대생. 사건장소는 서울 대치동 원룸. 우리집에서 조금만 가면 나오는 주택가 근처였다.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 들어오는데 누군가 창문으로 도망갔고, 범인의 행색은 어두워서 잘 못봤지만 비니를 눌러쓰고, 반팔의 차림이었음. 가죽장갑을 끼고있었으니 지문은 글러먹었고. 의아한건 잔뜩 옷가지따위가 널려있것과 같이 너저분한 집안과 다르게 서랍이라던지, 옷장은 열려져있지 않았다. 남은거라곤 미세하게 찍힌 발자국 두개를 사진으로 찍어두고서 나중에 근처 가로등 옆 CCTV를 확인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뒤를 돌아보이며 정황을 물어보는데
“ 집이 상당히 너저분한데.. 사라진건 없어요? ”
“ ..집은 딱히 달라진 건 없는데.. ”
집에 대한 답변에 수줍은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사라진 것에 대해 말끝을 흐리고서 머뭇거렸다. 그..그게.
“ ...ㄹ..”
“ ..네? ”
“ ...브..브래지어요. ”
“ ....아.... ”
영혼없는 탄성과 함께 밑도 끝도없이 예상치도 못한 답변에 멎쩍게 뒷통수를 긁적였다. 속옷이라고 하면되지 굳이.. 한숨을 쉬고서 그러면 다른 재물적 피해는 없으신 거구요, 라며 말을 일축하니, 그거 라에르바껀데..두쌍이나 사라졌어요..라고 (...) 민망한 듯 푹 떨군 고개로 '라에르바'를 강조하며 조목조목 내뱉었다.
아....네..
“ 저, 저기!! ”
라에르바 속옷 두쌍.. 수첩에 대충 적고서 나갈 채비를 하며 혹시나 무슨일 생기면 연락 주시구요,라며 나오는데 대뜸 그녀가 제게로 휴대폰을 들이민다.
“ 무슨일 생길지도 모르니까.. 이웃이기도 하고.. 112에 전화하는 편보다 이쪽이 빠를것같기도... ”
순간 당황했다가 일리있는 말이기도 하고, 싶어 대충 동조하며 휴대폰을 건네 받았다.
-
“ 아저씨!! ”
피곤해. 하루종일 오는길까지 버스에 사람들과 부대껴 도착한 나는 녹초였다. 힘들어.. 찌뿌등한 팔을 주무르며 슈퍼를 지나가는데, 익숙하고 기다란 그림자에 반가워 그에게로 소리쳐버렸다. 그의 퇴근 후마다 몇번째 보는 모습인데 늘 세상 만사가 다 귀찮다는 듯한 얼굴을 하고 여전히 똑같은 추리닝 차림으로 막 깐듯한 아이스바를 물고 저에게로 느릿하게 고개를 돌린다. 졸음에 쩔어있는 나른하게 꿈벅이는 눈을 보면 늘 그의 입술에 제 입술을 짓누르고싶은 발칙한 충동이 든다. 아,물론 생각으로만. 제 앞에서 등을 벅벅 긁는 모습도 설레어 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겠다. 그의 사소한 습관마저도 사랑스럽다.
“ ...왜요. ”
“ ...요즘 덥죠. ”
패기돋게 이름 불러놓고 쭈뼛쭈뼛 그에게 가 두서없이 덥냐고 말을 건넸다. 그는 아이스크림 사달라는 걸로 오인했는지 말하기도 귀찮은 듯 고개를 끄덕이고 아이스크림 냉장고 제일 아래를 뒤져 제게로 던지듯 아이스크림을 건넨다. 어? 그와 같은 아이스크림이다! ㅡ사실 다른건 40%였는데 그것만 60%할인중이었다ㅡ 특별한 무언가를 공유한 것처럼 또 망상이 피어오른다. 상어바.. 좋아하게 될 것같다.
“ 고맙습니다! ”
활기찬 목소리에 귀가 멍멍했는지 귀를 손바닥으로 문지르고서는 끄덕. 고갯짓 하고서 늘어지듯 파라솔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서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그 옆에 살짝 의자를 빼 앉아 같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제가 열심히 보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눈을 꼭 감고있다. 요즘 사건사고가 많나보다. 살짝 그을린 얼굴에 자리잡은 볼까지 내려앉은 그의 다크써클을 바라보며 남몰래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갑자기 들리는 목소리에 그에게로 시선을 황급히 떼 괜히 아스팔트바닥에 뉘인 그의 강아지 몽구에게로 시선을 돌리고, 당황한 나머지 아이스크림을 크게 베어물어버렸다.. 이시려..ㅠㅠ..
“ ..더워요. ”
“ ...!!..네? ”
“ 가리지 마요.. 바람. ”
.....아.....
그의 진심어린 말에 멎쩍어 선풍기의 바람이 오는 쪽을 빗겨가 선풍기를 최대한 그에게 가까이 끌어당겨주었다.
만남~신혼썰까지 풀어갈게요!!
다음편엔
박찬열 (옆집누나X고딩)
-> (옆집누나 X 대딩)
변백현 (10년지기 친구X친구)
->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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