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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환 차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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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안 씀




1
학연이는 센티넬이야. 아주 어렸을 때 부터, 학연이는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어. 그리고, 그건 별로 좋은 게 아니었지. 생각해 봐. 다른 사람들이 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바로바로 알 수 있다고. 그게 좋은 얘기기만 하면 또 몰라. 사람들은 센티넬에게 도움을 받으면서도 그들을 자신들과 다르다며 배척했어. 그건 그 센티넬의 능력이 더 강할 수록 심했지. 아이러니하게도. 더 큰 도움을 받을수록, 더 미워했어. 웃기는 일이었지.

학연의 머리가 좀 크고, 저를 이유없이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냉소를 보낼 수 있게 될 즈음에는, 새로운 능력이 하나 발현됐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조종할 수 있게 된 거야. 그렇다고 아주 거창한 건 아니었고, 그렇게 하지도 못했지. 학연이는 제 가이드가 없었으니까. 가이드가 없다고 죽고 못 사는 예전과는 다르게, 발전한 기술은 가이드를 찾지 못한 센티넬도 멀쩡한 정신으로 사는 법을 가르쳐 주었지. GFU, Guide for you 라는 이름의 약이었어. 당연히 다른 약들처럼 오래 복용하면 몸에는 좋지 않다지만, 저만의 가이드를 기다리는 센티넬들은 이걸 심심찮게 삼켰어.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가이드가 없는 대신 약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으니까, 학연은 당연히 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없었다는 거야. 타인의 마음을 읽고, 그 향방을 조절할 수 있다는 S급의 능력은, 그렇게 뜻하지 않은 제약에 걸려 있었던 거지. 기관은 그걸 매우 안타깝게 여겼어. 그래서 센티넬과 가이드들의 인권 문제로 잘 하지 않던 짓까지 하게 되어. 말이 좋아 메이팅이지 짝짓기나 다름 없어. 얘 너랑 상성 맞을 것 같은데, 한 번 자 보기라도 하지? 이런 식인 거야. 그런데 학연이는 택운이가 했던 얘기를 기억해. 택운이는 A급의 센티넬인데, 제 가이드를 비교적 쉽게 찾았거든. 센티넬과 가이드는 본래 한 몸이었던 거나 다름없어서, 딱 알 수 있다는 거야. 아, 저 사람이 내 가이드구나, 하고. 그러니까 기관에서 막 소개해주는 여자나 남자들을, 한번 슥 보고는, 아무 느낌도 안 드는데요? 내 가이드는 아닌 것 같은데. 이렇게 쳐내는 거지.

하지만, 이건 학연이 정확히 스물 셋이 될 때까지 유효한 방법이었어. 왜냐하면, 이 때는 학연이 GFU를 먹기 시작한 지 딱 10년이 되는 시점이었거든. 택운은 늘 학연의 손을 붙잡고 말했어. 더 늦기 전에, 네 가이드를 찾아야 한다고. 오롯이 너를 위한 존재를. 학연도 막연하게 그렇게 생각하긴 했어. 택운과 상혁의 관계는, 완전한 타인과 타인이라기엔 너무 깊었거든. 나도 상혁이 같은 가이드를 만날 수 있을까. 이게 스물 둘이 되는 날 새벽에 한 생각이었지.

그렇게 가끔씩 작은 사건들에 끼어 "저 사람, 사상이 불순해요. 잡아가." 라던가, "그 눈 치워요, 기분 나쁘니까!" 이러던 학연에게, 지금껏 맡아보지 못했던 큰 사건이 내려와. 이야기를 들은 택운이 상사의 책상을 엎어버렸지만, 학연은 그냥 그랬어. 뭐, 이렇게라도 해서 가이드를 찾을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하고. 학연을 부러 무리하게 만들어서, 그 반동으로 가이드를 찾으려는 생각이라는게 뻔히 보였거든.

어쨌든 학연이는 손꼽으면서 그 날을 기다려.



2
재환이는 평...범한... 아니야, 평범하지 않았어. 애가 조금, 뭐랄까.

속을 알 수가 없어. 동생인 홍빈이한테도 "이재환이 어떤 사람이야?" 물어보면 고개를 저으면서 "침착하게 돌아버린 형이 아닐까요?" 이렇게 대답하지. 침착하게 돌아버린 게 뭐냐고? 별 건 아니고, 그냥 좀, 이해할 수 없는 거?

예쁜 여자를 보면 눈이 돌아가야 하는 거 아냐? 하지만 재환이는 안 그래. 홍빈이가 축제 때 여장을 했었거든? 모두들 웬만한 여자보다 예쁘다고 해 줬단 말야. 넘치는 자신감에 형한테 가서 제 모습을 보여줬더니, 한숨을 쉬더니 몸을 돌려서는 가 버리는 거야. 그래. 여기까진 이해할 수 있어. 아무리 그래도 둘은 형제 지간이니까. 하지만 이재환이 좋다는 눈 삔 여자애, 심지어 학교에서 예쁘다고 소문이 자자한 애였어. 걔가 좋다고 쫓아가서 고백을 하는걸 서늘한 눈으로 쳐다보면서 난 너 별로 안 좋은데. 이러는 걸 보고 이홍빈은 진지하게 제 형의 성적 취향을 확인하기 위해 노트북을 뒤져봐야 하나, 고민했어.

또, 노래를 잘 해. 괜찮게 했어. 진로도 이 쪽으로 나갈까, 고민하는 것 같아. 담임 선생님이 "홍빈이 너네 형제는 아주 재능이 넘친다. 나중에 TV 나와서 꼭 나 찾아줘야 된다?" 이러는 걸 보면 말야. 근데 하는 걸 보면, 모르겠는거야. 아니 이 형이 데뷔할 생각은 있는 건가... 그냥 보면서 정말, 아 한 배에서 났다지만 진짜 모르겠네 ㅡㅡ; 이 생각밖에 안 들어. 그래서 홍빈이는 지 형을 포기했지. 넌 너 알아서 사세요, 난 나 알아서 살 거임.

결국 재환이는 모 대학의 실음과로 진학했어. 평가는 좋은 대학이었는데, 재환이가 문제였지. 나이를 먹었으니 아이돌 하기도 그렇고, 인디밴드에서 활동하기엔 본인이 귀찮아. 기타를 조금 다룰 줄 아니까 혼자서라도 해 볼까. 이렇게 결심하고, 겨울 내내 동생 홍빈이를 괴롭혀서 기타 반주법을 좀 더 배우고, 봄이 되고 날이 좀 풀리자마자 등에 기타를 메고서는 사람 많은 곳으로 가. 음... 어디냐면, 좀 넓은 데. 넓고 사람 많이 다니는 데니까 대학가가 좋겠다. 무튼 그쯤으로.

그리고 겨울동안 연습한 기타를 치면서, 여태껏 해 왔던 음악을 하는거야. 제일 좋은 악기는 사람 목이라고 하잖아? 그걸 여실히 보여주는거지.

그리고, 학연이가 그 앞을 지나가는거야. 정해진 운명이지. 서로에게서 눈을 못 떼. 학연이는 그렇다 쳐도, 재환이도 학연이의 조그맣지만 오밀조밀하게 이목구비가 들어차있는 까만 얼굴에서 눈을 떼질 못하지. 학연이는 알아. 아, 쟤가 내 가이드구나. 하고.



3
그런데, 학연이는 재환이를 그냥 지나쳐 가. 왜냐고? 일단 자기는 지금 일을 하러 가는 길이었고, 괜히 제 가이드를 데려갔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떡해. 이런 생각이 컸지. 아주 예-전에 떼를 써서 택운이를 쫓아갔던 상혁이가 다쳤던 기억이 났거든. 그리고, 다짜고짜 찾아가서 "너 내 가이드지?" 이러기 싫은거야. 조금 더 평범하게 만나서, 에이, 그냥 솔직하게 말하면, 재환이가 너무 맘에 들어서. 아 몰라. 부끄러워서 말 못하겠어. 이러는 거야. 미리 현장에 와 있던 택운이는 아니 얘가 드디어 미쳤나... 이런 눈으로 봐. 다시 만날 수 있겠지? 들뜬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는데, 택운이는 한숨밖에 안 나와.

"바보야. 번호는 따 오지 그랬어?"
"뭣하러 그래? 팀장님한테 말하면 알려주실텐데 ㅇ푯ㅇ?"
"그래... 그렇긴 하지... ㅇㅅㅇ;;"

그렇게 얘기하면서, 학연이는 맞은편 건물에 있다는 연쇄살인범에게 집중해. 학연이가 S급이라고는 앞에서 얘기했지? 진짜야. 한계가 없어. 다수의 맘 속을 들여다보는거? 가능해. 한 사람의 마음 속 깊은 곳 까지 읽는 거? 당연히 가능하지. 거리의 제약? 반경 5km 안이면 뭐든지 할 수 있는거야.(feat. 난 모든 걸 다 할 수 있잖아)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 살인자의 마음속은 알 수 없다지만, 생각보다 더, 음... 버티기 힘든거지. 학연이가 아무리 지금껏 수많은 이들의 마음속을 들여다봤다지만, 이런 사람은 처음이었어. 학연이 표정이 싹 굳으니까, 옆에서 택운이랑, 학연이 담당인 서인국 팀장이 옆에서 괜찮냐고 물어봐. 그런데 정말 심상찮아. 학연이 온몸이 덜덜 떨려와. 이런 적은 처음이야. 마음이 안정이 안 되는거야. 옆에서 등을 토닥여주던 택운이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GFU를 꺼내들어. 사후대책 용이라 부작용도 심하다는 건데, 여기서 폭주하면 정말 어떻게 될 지 모르거든. 지금껏 안 해 봤던 거라서, 크게 잘못될 수도 있다는 소리야. 막 학연이 입에 그걸 넣으려고 하는데, 주변이 소란해. 셋(학연, 택운, 인국)을 보호하기 위해 둘러 서 있던 경관들이 막아서는데도, 등에 기타를 맨 어린 남자가 비집고 들어오는거야. 결국은 경관들을 밀쳐내고 들어와서 학연을 붙잡아. 맥없이 감기는 눈을 간신히 떠서 보면, 재환이야.

"어, 아까 버스킹 하던..."
"내 센티넬이죠."

묻는 것 같지만, 말 끝이 똑 떨어지는 게 확신에 차 있는 거야. 옆에서 택운이 고개를 끄덕여. 네 센티넬 맞아.

얇은 몸을 받쳐 안고서, 그대로 키스. 서 팀장은 택운이에게 부탁하지. 죽지 않게만 얼려 오라고. 혐의는 확실하니까. 알겠다 말한 택운은 몇몇 요원들과 함께 이동하고, 서 팀장은 둘을 좀 보다가 "천천히 와. 팀장실에서 보자." 이러고 가. 둘의 키스는, 학연이의 눈이 다시 반짝반짝해질 때 까지 이어졌어.



4
학연이를 진정시킨 재환이는 반질반질, 까아만 눈을 한 학연이를 조심히 안고서 기관으로 향해. 학연이는 공주님 안기를 당한 이 상황이 뭔가 우스웠지만 가만히 있었어.(좋아서 그래 좋아서) 아까 서팀장이 그랬잖아, 팀장실로 오라고. 까라면 까야지, 뭐. 물론 학연이는 곧 다른 명령계통으로 빠지게 될 거야. 이를테면 차 팀장이라던가. 이제는 S급의 능력을 활용할 수 있게 됐으니까 말야.

학연이는 정신이 없어. 예쁘고 멀쩡한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게 뭐야! @.ㅠ... 이런 거지. 그래도 재환이랑 같이 있으니까, 기분은 편하고 좋은거야. 그렇게 애매한 자세로 팀장실로 가. 서 팀장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왔어? 일단 앉아."

그래서 학연이는 눈치를 살살 보면서 앉아. 아직 서팀장한테는 제 가이드를 찾았다고 말해주지 않았거든. 현장에서도 왜 자꾸 방긋거리냐고 물어봐도 고개를 저으면서 별 거 아니라고 했단 말야. 재환이는 그런 학연이의 어깨를 꾹 눌러서 앉혀 주고, 서 팀장을 쳐다봐. 생각보다 훨씬 깊은 눈이라, 서 팀장은 조금 긴장하다가 기분이 나빠져서 일단 말을 꺼내. 내가 여기서 잔뼈가 얼마나 굵은데 쟤한테 저런담;; 이렇게.

"그래... 너가 학연이 가이드라는 거지?"
"예."
"너가 누군지 우리도 알아야 해서. 기록 좀 떼 봤거든?, 이재환. B대학 실음과 3학년."

너 학연이 가이드인 거 알려지면 가수는 못할 텐데, 괜찮겠어?

서 팀장은 재환이를 보고 이렇게 말해. 학연이는 입술을 깨무는 것 밖엔 못 하고. 학연이가 재환이를 보고 그냥 지나갔던 두 번째 이유는 이거였어. 학연이는 얼굴이 알려진 센티넬이었거든. 그런 거 치고는 지하철이나 버스도 참 잘 타고 다니긴 했지만. 그런 센티넬의 가이드인 게 알려지면, 재환이가 지금껏 누려온 안온한 일상이 무너질 수도 있거든. 아니, 무너져. 무너질거야. 지금까지 재환이 이뤄왔던 세계는 완전히 뒤바뀔 거라서, 감히 손을 내밀지 못했단 게 맞겠지. 재환에게서 당연히 나올 부정적인 답을 듣기 싫어서 부러 귀를 막는데, 어라? 재환이 목소리는 되게 평온한 거 있지?



5
"그럼 그러죠, 뭐."

제가 잘하는 게 노래만 있는 것도 아니고. 괜찮아요.

너무 덤덤하게 제 자랑을 하는데, 학연이도 서 팀장도 어이가 없어서 눈만 깜빡거려. 둘이 눈빛으로 대화를 나누는데,

얘 이런 앤데 괜찮겠냐. ㅡ0ㅡ;;
네... 멋있잖아여...? @.♡
맞다 얘네 센티넬 가이드지;;; 빨리 보내버려야겠다;;;

"아... 그래요... 알겠어요... 일단 가이드 수속은 내일부터 안내해 줄 테니까, 가 봐요. 둘이 할 얘기도 있을 테고."
"그럼 먼저 가 보겠습니다. 일어나요."

일어나요, 라고 말하면서 학연이 팔을 잡아서 일으켜 세워. 막 다룬다는 게 아니라 정말 조심히. 인사를 꾸벅, 하고 나가는데 서 팀장은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거야. 아주 만만찮은 상대가 들어왔다고ㅋㅋㅋㅋ 이렇게 침착하게 돌아버린 가이드는 상혁이 이후로 오랜만이라고 생각했어.



6
"아까 들으셨죠? 저는 이재환이에요."
"어, 어. 나는 차학연."
"알아요. 전에 신문에서 본 적 있어."

진짜? 학연의 표정이 환해졌어. 방금 전 까지 재환이의 반듯한 턱선(전지적 차학연 시점)만 쳐다보고 있다가 갑자기 말을 걸어가지고 놀랐었는데 말야. 재환이 다시 말을 이었어. 기분 좋게 낮은 목소리가 학연의 귓가를 두드렸지.

"저보다 두 살 많은 거 맞죠? 형이라고 불러도 돼요?"

재환의 손은 자연스럽게 학연의 손을 맞잡고 있었어. 깍지를 끼면서 그렇게 말하는데, 학연이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어. 그리고 짧게, 생각 하나가 스쳐지나가.

어? 뭐지?

학연이가 깍지 낀 손을 확 당겨서는 재환이를 봐. 안 보여. 안 읽히는 거야, 재환이 생각이. 그게 너무 자연스러워서 몰랐는데, 방금도 읽었거든. 서 팀장이 '맞다 얘네 센티넬 가이드지;;; 빨리 보내버려야겠다;;;'이러는 걸. 그래서 더 이상한 거야. 왜 얘만 안 읽혀? 이런 적은 없어서 더 당황했어. 맹렬한 기세로, 마치 머리라도 박을 듯이 재환이의 가슴팍을 더듬어. 남들은 다 이쯤에 제 생각을 달고 있거든. 그런데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아. 학연이의 이상행동에 제 가슴을 내어주고 있던 재환이 학연의 볼을 잡았어. 그리고 쭉 당겼지.

"나는 안 읽힐 걸요?"
"왜?"

뭐가 그리 억울한지, 볼에 바람을 빵빵하게 집어넣고 있는 학연의 뒤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어.

"얘기했잖아. 센티넬과 가이드는, 본래 한 몸이었던 거나 다름없다고."

근데 뭐 보이고 말고가 어딨어. 너는 네 생각도 니 가슴에서 읽어내?

옆에서 꽃받침을 하고있는(?) 상혁을 외면하면서 톡 쏴붙이는 택운이었어. 어디 갔나 했더니 일을 먼저 끝내고 와 있었던 거야. 상혁이가 옆에 붙어있어서인지 말은 쌀쌀맞긴 해도 어투에서 정이 듬뿍 묻어나와. 학연이 뭐라 말을 이으려는데, 볼을 안 놔 줘서 아무 말도 못 하는거지. 노려보는것도 귀엽다면서 재환이 통통하게 튀어나온 입술에 쵹, 입맞추면 뒤에서 상혁이가 택운이 눈을 가려주다 한 대 맞는 거지, 뭐.



7
조금 늦게 얘기하는 감이 없잖아 있는데, 학연이는 애 같은 면이 있어. 그건 모든 영역에 걸쳐 있어서, 하다못해 평소 입는 옷 스타일이나 스킨쉽 따위에도 영향을 미쳤어. 학연은 대학생도 아니면서(엄밀히 말하면 직장인, 그것도 공무원이었지.) 대학생 같이 발랄하게 옷을 입는 걸 즐겼고, 어린 애들처럼 끌어안고 부비는 걸 되게 좋아했어. 택운은 그것의 선량한 피해자였고 말야. 그런데, 왜 있잖아. 정작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막 베베 꼬고 그런 거. 말도 잘 못하고. 학연이가 딱 그랬지. 그래서 재환이랑 같이 있으면서도 눈도 잘 못 마주치고, 말도 막 더듬고 그래. 그러면서 가끔씩은 저도 모르게 홀린듯이 바라보고 있기도 하고 ㅋㅋㅋㅋ

그에 비해 재환이는 너무 어른스러워. 집에서도 장남 노릇에, 침착하게 돌아버렸다는 평을 받는 이유가 있어. 늘 침착한데, 그 방향성이 좀 맛이 갔거든. 무슨 소린지는 이해할 거라 믿어. 이건 내가 설명한다고 설명되는 종류의 것이 아니야. 그냥 몇가지 포인트를 짚어 보자면, 재환이는 운동을 잘 해. 동생인 홍빈이가 농구에 특출나게 소질이 있어서인지 농구를 좀 못하는 걸 빼면, 축구나 야구도 괜찮게 하고, 테니스나 배드민턴도 잘 쳐. 제 몸 쓰는 것도 잘해서, 태권도로 시작해서 한때 검도도 배웠었고, 지금껏 복싱을 배웠어. 아마추어 대회에 나가서 상도 타온 적 있고. 그래서 저번에 가수를 못 할 수도 있다고 했을때 아무렇지 않게 괜찮다는 소리가 나온 거야. 정 뭐하면 내 센티넬 경호라도 해 주면 되지, 뭐. 이런 생각이었지. 학연이는 다른 센티넬들과 다르게 제 몸을 보호할 무기가 없었으니까. 타인의 마음을 조종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연습이 필요했거든. 적어도 그 때까지는 말야.

재환이는 학연이의 가이드로서 이것 저것 절차를 밟아. 이 나라는 센티넬을 이용하면서 이것저것 규제를 붙여 둔 것도 참 많았거든. 뭐, 센티넬을 진정시키기 위해 가이드가 스킨쉽을 하는 걸 막지 않는 게 어디야. 그게 길거리든, 어디서든. 서류에 제 이름 석 자를 써내려가는 재환이를 학연이는 복잡미묘한 감정을 섞어서 바라봐. 저기에 서명하는 순간, 재환이는 완전히 자기 것이 되어. 물론 지금도 그렇긴 하지. 센티넬과 가이드는 하나니까. 정말 재환이를 자기가 독차지해도 되는 걸까, 잠시 생각해. 학연이가 보기에 재환이는 너무, 너무 멋있거든. 그러는 와중에 이미 지장까지 찍은 서류는 접수계원에게 넘어가.

"형, 그거 알아요?"
"어떤 거?"
"우리 같이 살게 된 거."

재환이가 카드키를 들고 흔들어. 지금 학연이가 사는 집 호수랑 똑같은 거야. 내 동의도 없이? 라고 말하는데, 동의가 필요해요? 묻는 거야. 아아니, 그래도... 말끝을 흐리면, 근사하게 웃으면서 학연의 어깨를 감싸안아. 가요, 집 어떤지 봐야겠어. 침대는 같이 써요?

그러다가 등을 짝 소리나게 맞아도 좋다고 웃어서, 어쩔 수 없이 학연이 입가에도 작게 웃음이 걸려. 학연이가 조금 어리면 어때. 재환이가 다 받아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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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량의 혁택과 랍콩이 보일 수도 있어요...! 스토리 진행 상 등장하는 거니 큰 신경은 쓰지 마세여...
글잡에는 7단위로 끊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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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뭐지...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 다음편보러갈게요ㅠㅠ
8년 전
독자2
헐....신알신하고가요..
8년 전
독자3
이...이거 독방에서 본거같은데...... 내 착각인가... 맞나....... 흡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설정 발린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4
워.... 학연이도 너무 귀엽고 재환이도ㅠㅠ 이런 가이드 좋아요ㅠㅠㅠㅠ 그리고 미량의 혁택과 랍콩 환영합니당^.~
8년 전
독자5
이 다음 글 올라온거 보고 다시 찾아왔어요ㅋㅋㅋㅋㅋㅋㅋ
신선한 주제라 쑥쑥 읽히네요!!시험기간인데도...!!

8년 전
독자6
이거 독방(맞나?)에서 보고 끙끙 앓던건데ㅠㅠㅠㅠㅠㅠ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올려주셔서ㅠㅠㅠㅠ
8년 전
독자7
글 써주셔서 감사해요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8
헐헐.... 이 설정 왜 이리 좋은거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학연이 너무 귀엽잖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9
헐 이세계관처음보는데 진짜 꿀인데요???잘보고가요
8년 전
독자10
아니세상에 센티넬버스켄엔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코ㅎ맙읍이다...코ㅎ맙읍니다........잘읽구가요ㅠㅠㅠㅠ
8년 전
독자11
센티넬 켄엔은 사랑입니다ㅠㅠ 이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어요ㅠㅠㅠㅠㅠㅠㅠ진짜 재밌게 잘 쓰신 것 같아요!! 다음편도 바로 읽으러 가겠습니다ㅠㅠ
8년 전
독자12
헐 핵잼이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런좋은글을 이제야보다니........♥마저보러가겠어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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