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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변백현/오세훈] 괜찮아, 착각이야 12 | 인스티즈

 

​괜찮아, 착각이야 11.


사람의 온도를 느끼는 방법은 다양하다. 체온이 아닌 마음의 온도 말이다.

 그 아이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나 보단 변백현 이라는 마음이었다.

그게 나에게 까지도 느껴진 다는 건 그 만큼 그 애가 변백현을 소중히 다룬다는 것이겠지.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 균열을 통해 빛은 들어왔고, 그 아이는 그 빛을 환영했다.

 

너는 나를 많이 사랑하지 않나봐.’

너는 내가 아닌 빛을 더 오랜 시간 바라보았다.

 

 

지금 너와 나, 변백현을 모두 아는 것은 나뿐이었다.

 너는 나를 만나기 전에 변백현을 사랑했고, 변백현은 너를 오랫동안 짝사랑하는 중이었다.

슬프게도 너희 둘은 그 사실을 몰랐고, 나는 앞으로도 그 것들을 알지 못하길 바란다.

그렇게 되면 정말 그 아이는 빛이 들어오는 균열 사이로 나가버릴 것 같았다.

 

 

 

.”

/.

그러니까 그만 해라 좀.”

그만 둬. 걔랑 자주 만나지 마. 웬만하면 연락도 피해줘라. 나 신경 쓰인다.”

남자친구는 나잖아. 이제 걔 신경 그만 쓰고, 내가 해줄 수 있으니까. 걱정마라. 너도 다시 연애 해야지. 걔 때문에 못하는 것 같아.”

그러니까 신경 꺼라.”

 

너만 조용히 하면 우리 모두 행복해 질 수 있어 백현아. 부탁 좀 하자.

 네가 있는 곳보단 내가 있는 곳이 좀 더 아름답잖아.

 

 

 

우리는 여느 연인들과 비슷했다.

어쩌면 그 아이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나대로 마음에 불안감이 항상 자리하고 있었다.

연애를 막 시작했을 때엔 심장이 뻥! 하고 터질 듯한 설렘 때문에 눈치 채지 못한 변백현이 어느 샌가 균열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눈독들이고 있는 것이다.

 

 ‘오세훈 마음에서 빠져 나와. 나와 함께 가자.’

 몇 번이나 더 속삭여도 그 애가 듣지 못했던 말을 나 모르게 여러 번 우리 사이에 들어와 속삭였겠지.


 

-


 

 

오늘 같은 날은 이제 없었으면 좋겠다. 그 애가 변백현을 홀로 만나러 가려는 날.

가서 화해하자 세훈아.

 

나는 변백현에게 어느 정도 경고를 했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자신의 마음을 내가 알고 있다는 것쯤은 눈치 챌 수 있었을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애를 불러내 얼굴을 볼 생각이라면 내가 걔랑 어떻게 해야 해.

아마 화해 같은 건 변백현도 생각하지 않고 있을 거야.

 네가 있는 한 그건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 갈 여러 가지의 시나리오 어떤 곳에서도 등장하지 않을 것이다.

 

 


 

-


 

 

우리는 함께 변백현이 발목을 다쳐 치료를 받는다는 병원으로 갔다.

한의원의 내부에 각종 약재들을 담은 상자들이 눈에 띄었고,

여러 침대들이 놓인 진료실에서 변백현을 찾으니 간호사가 직접 그 애가 있는 커튼을 열어주었다.

나를 보는 변백현의 표정이 썩 맑지 않다.

 

 

어 왔어?”

저 말투에는 많은 것들이 담겨 있을 것이다.

아마 쟤는 왜 왔어?’ ‘쟤도 같이 있었어?’ ‘너만 오는 줄 알았는데,’ ‘그랬으면 좋았을 걸

 

애잔한 새끼.

그러니까 그만 하라잖아. 내가.

 


 

 

 

많이 다친 거야? 침은 뭐 맞았어?”

. 집에 가려고 부른 건데 오세훈도 같이 오는 줄 몰랐네.”

와야지 같이. 넌 다쳤으면 얘 말고 날 불러야지. 얘가 널 어떻게 들고 가?”

처음은 그 아이, 두 번째는 변백현, 세 번째는 나였다.

정작 그 얘는 우리의 화해를 빌고 나를 이곳까지 데려 온 것이니, 변백현과 나 사이가 전과 같지 못하다는 것을 그 애에게 숨겨야 했다.

나를 위해서. 그럼 아마도 변백현은

 

 

그러게 야. 미안하다. 데이트 방해한 거 아니냐.”

동참하겠지.

 

그냥 종강파티인데 뭐 그게 데이트야?”

데이트는 언제든지 하면 되지. 야 업어 줘? 제대로 삐었나보네.”

그 애의 표정에 문제 하나가 사라진 것 같다.

덩달아 내 문제도 하나 사라졌고, . 잠시 평안한 마음과 색이 비슷한 천에 아래에 감춰 놓은 건가.

아무렴 어떠할까.

 

 

너 먼저 들어가. 내가 변백현 집까지 데려다 주고 갈 테니까. 근처니까 잘 갈 수 있지?”

혼자 보낸다는 것이 또 그렇게 불안할 수 없었다. 그러고 보면 나는 얘 볼 때마다 불안에 떨어 살고 있는 듯 했다.

. 나 집은 잘 간다니까? 걱정 말고 얘 잘 데려다주고 너도 조심히 들어가고.”

그래. 도착하면 전화하고. ?”

알았어!”

 

나에게 업히는 건 죽어도 싫다며 극구 사양하는 변백현을 옆에 끼고 밖으로 나왔다.

그 애를 집으로 보내려 했다. 우리끼리 할 말이 더 남았을 수도 있으니,

 



 

집으로 가는 길. 놀이터 옆에서 변백현을 조금 떨어뜨려 놓았다.

 나는 너이상 너를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이제는 나의 것인데 네가 손을 대려 한다면 나는 당연히 너를 내쳐야 맞는 것이다.

너는 내 어떤 것도 빼앗아가지 못해야 한다.

 

 

 

뺏을 거냐?”

.”

그렇지만 너는 너무 당당했다.

 

 

그래?”

그래.”

 

난 생각 없는데.”

 

넌 중요하지 않아.”

“...”

원래 내 것이었어.”

내 거야.”

“,..”

탐내지 마.”

“...”

거슬려.”

 

세상이 뒤집어 진 것 같다.

 

 

 

나는 무서웠다.

변백현이 너에게 마음을 고백이라도 한다면, 그 말 한마디는 우리의 세상을 송두리째 흔들어 뒤집어 놓을 수 있을 만큼의 파장이 일어날 것 같았다.

 나는 너의 대한 믿음을 확신하지 못했다.

 어쨌든 네가 마음에 품었던 사람이었으니,

 

 

 

-

 


 

나는 그 애에게 바라는 것이 점차 많아졌다.

 전보다 더 많은 사랑을 갈구했고, 변백현보다 조금 더 소중히 다뤄줄 것을 소원했다.

 나는 불안했고, 너는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나의 말투는 부탁에서 명령으로 바뀌어가고 있었고,

 

 

너는 나를 절대 이해하지 못했다.

 

 

 

어디야?”

친구랑 저녁 먹는 중이야. 과제 다 했어?”

. 근데 친구 중 누구? 내가 모르는 얘야?”

. 고등학교 친구야. 너 모를 텐데.”

변백현은 아니지?”

아니야. 너 모른다니까? 연수라고 여자애야. 세훈아.”

그래 알았어. 일찍 들어가고. 들어가면 연락 해.”

응 알았어.”

사랑해.”

. 나도.”

너도 해줘.”

사랑해.”

들어가면 연락 해.”

 

 

 

나는 너에게 사랑을 갈구했다.


 

 

-


 

 

 

세훈의 전화를 끊고 나올 음식들을 기다렸다.

 좀 전에 오랜 시간의 고민 끝에 얻은 메뉴는 샐러드와 파스타였고, 나는 얼음이 동동 띄워진 물을 들이키며 연수의 말을 들었다.

음식이 얼른 나왔으면 좋겠다.

 


 

네 남자친구 너 한데 되게 관심 많은가봐. 그거 조심해야하는데, 나중에 보면 그게 집착이 되는 거야.”

날 너무 좋아해주는 거지.”

얼굴 폈네. 걘 주위에 여자들이 많이 없나? 나 요즘 썸 타는 남자애 주위에 여자애들이 너무 많아서 짜증나는데.”

 

 

그럴 리가. 오세훈이.

많아. 아주 많아. 그런데 걘 나 밖에 몰라.”

난 맑게 웃었다. 확신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세훈이는 나뿐이다.

그런 확신을 줄 수 있는 남자는 세상에 많겠지만 그 중에 오세훈은 으뜸이지 않을까.

 


 

-


 

방학을 맞은 후 처음으로 세훈이와 만나러 가는 길 이었다.

멀리서 넓게 바라보니 길거리의 여자들이 오세훈을 힐끔힐끔 보다가 제 갈길 가는 거다.

그래도 번호 가져갈 생각은 안 하네. 사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나는 가까이 다가가 오세훈을 계속 그 자리에서 기다리게 했다.

 언젠가 번호를 가져가려고 할 여자가 나타나겠지.

오세훈은 그 여자한데 뭐라 말할지 너무 궁굼 했고, 쓸 데 없는 호기심이었다.

이런 거 나만 궁금한가?

 

 

여자들은 오세훈을 힐끔거렸다.

저 멀리서 키 작은 여자애가 눈치를 보더니 우리 세훈이 쪽으로 다가왔다.

너구나.

번호를 가져가려는 여자가.

 

 

 

... 저기...”

오세훈이 그 여자애를 내려다 봤다.

이내 자리를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세훈이였고, 그 여자애는 다시 세훈이에게 다가갔다.

 

 

 

...저기.. 제가 핸드폰을 잃어버렸는데.. ”

아 전화번호 가지러 온 사람이 아닌가?

 

 

.”

죄송한데... 전화 한 통만.. 할 수 있을까요..?”

핸드폰 잃어버린 사람 인가봐.

나는 조금 지나간 약속시간에 세훈의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쟤 번호 가져가려는 여자는 없나봐. 무섭게 생긴 게 도움이 되네.

 

 

 

아니요.”

?”

싫어요.”

 

 

앞의 여자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오세훈은 왜 저렇게 경계하지 핸드폰 잃어버렸다는데 빌려주면 뭐가 어때서.

 

 

 

이거 제꺼 쓰세요. 핸드폰 찾아야죠.”

못난 남친 둔 내가 빌려드릴게요.

제 꺼 쓰세요.

 

 

아니 그게..”

 여자가 머뭇거렸다. 왜 이러지 핸드폰 중요한 거 아닌가.

 

 

야 빌려주지 마. 누군지 알고 그래?”

세훈이가 옆에서 내 핸드폰을 잡아채며 말했다.

 

 

잃어 버리셨다잖아.”

뭐야 봤어?”

.”

근데 왜 진작 안 와?”

아니 난 이 분이 너 번호 가져가려는 건 줄 알고, 너가 어떻게 하나 보려고 그랬는데...”

 

 

 

.. 저는 이만...”

여자가 자리를 피하려 했다. 아니 핸드폰 빌려준다니까?

 

빌려드릴게요! 이거 쓰심 되는데... ”

야 관둬 다른 사람 꺼 빌리겠지.”

 

세훈이가 내 팔을 잡아 채 걸어갔다.

 뭐지 이 꾸리꾸리한 기분은.

 



 

-


 


 

연수는 내 말을 듣고 나를 한심하게 바라보았다.

 쟤는 왜 또 날 저렇게 봐? 나 착한 일 하려 했어. 근데 오세훈이 말렸다니까?

 

넌 바보냐?”

?”

그거 딱 봐도 번호 달라는 거 아냐? 나중에 너 오니까 그냥 간 거구만 어휴 너 같은 애 처음 본다. 진짜. 오세훈은 너 어떻게 만나?”

그게 번호 따려는 거라고?”

! 니 남친 핸드폰으로 지한데 전화 걸려는 거잖아. 걔 고수네.”

 

??? 그게? 진짜? 그럼 나는 세훈이 한데 왜 번호 안 주려는 거냐고 막 그랬던 거네...?

 난 바본가......

 

 

변백현이랑은 친구야?”

. 요즘 매일같이 집에 쳐들어오신다.”

진짜 친구 맞냐? 너 남자친구는 신경 안 쓰인대?”

응 세훈이도 아는 친구야. 세훈이가 날 알기 전부터 변백현을 알고 있었어.”

야 그래도 신경 안 쓰일 리가 없잖아. 게다가 니가 좋아했잖아.”

세훈이도 알아.”

 

그래도 나 밖에 몰라주잖아 오세훈은.

 

 

 

남친이 잘 해주나 보네 부러운 년.”


 

-

 

 


 

연수와의 행복한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귀환하는 길 이었다. 신발으로 땅을 마구 다져가며 걷전 중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변백현이네.

 

 

 

-

 


 

고등학교 때 니 모습을 모른다는 게 참 한이다.”

 


 

우리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과거의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꺼낼 수 있었다

. 너를 짝사랑 한 시절에 나는 몹시 아팠지만, 나에게 빼놓을 수 없는 추억이었다.

 마음속에 여러 가지 추억이 물들어 있다는 것은 미래에 참 좋은 거름과 같다.

그것으로 세훈이와 내가 있는 꽃밭에 꽃을 피운 거지. 우리는 아무렇지 않았다.

 

 

 

 

그게 뭐. 니가 나 쌩 깐 거지.”

그러니까 내 잘못이라고. 내가 왜 그랬지?”

그걸 내가 아냐.”

그때 우리가 사진 좀 찍었어야 했는데, 너 그땐 예뻤어.”

얘가 왜 이러지.

알아 사랑하면 예뻐진다잖아.”

그게 짝사랑인 게 흠이지만.

 

 

지금은 그 때보단 별로다.”

. 지금이 더 예쁘거든? 너 니네 집에 가.”

그러려고 했어. 나 이제 너네 집 안 가려고. 밖에서 만나자. 우리.”

안 나가 인마.

 



 

백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점점 꽃 밭 안의 꽃을 밟고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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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헉 두근두근 드디어 백현이가 여주를 쟁취하기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건가요! 전부터 백현이 시점에서 속마음 표현할때 너무 마음 아팠는데ㅠㅠ 세훈이한텐 미안하지만... 백현이랑 잘됐으면 좋겠네요 힣힣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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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진짜 배켜니랑 잘 되쑤면 조케써여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맘아파서 죽을 것 같아ㅜㅜㅜㅜㅜㅜㅜㅜ백현이두 맘고생 엄청 했을 것 같은데 세훈이한테는 미안하지만 꼭 백현이랑 잘 되쓰면!!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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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백혇이랑잘됐으면좋겟다ㅜ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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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ㅠㅠㅠ백혀니랑 잘됐으면 좋겠네요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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