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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줘 전체글ll조회 1989

[EXO/세준] 사랑합니다 고객님 02 | 인스티즈

[EXO/세준] 사랑합니다 고객님 02 | 인스티즈

 

 

 

 

99년 3월 25일 녹음본입니다. 하는 소리와 함께 오래된 테이프가 카세트에서 작동된다. 누나가 남겨놓고 간 상자를 여니 그 안엔 수십개의 테이프가 차곡히 담겨져 있었다. 

 

 

 

"사랑합니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누나의 목소리였다.  

 

 

"엄마... 하늘 나라 엄마 있어요?" 

 

 

명백한 세훈이의 목소리였고, 난 뜬금없는 질문에 웃음이 터졌다.  

하지만 누나의 대답에 카세트의 정지 버튼에 다가간 내 손을 멈췄다. 

 

 

 

"아,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바로 연결 시켜드리겠습니다." 

 

 

 

대기음과 함께 딸깍, 하고 전화받는 소리가 들렸다. 세훈이는 잔뜩 울듯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엄마...?" 

 

 

 

"우리 세훈이 잘 지내고 있지?" 

 

 

 

온화한 어머니의 목소리였다. 세훈이의 엄마가 있었으면 실제로 저런 목소리를 가졌을 법한 그런 목소리였다. 난 더욱 귀를 기울였고, 세훈이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끄읍, 엄마, 보고 싶어. 세훈이도 엄마 보고 싶어. 엄마 언제 와? 벌써 백밤도 더 잤는데... 준면이 형아가 가르쳐준 이백밤도 더 잤는데 엄마가 안 와. 응?" 

 

 

"엄마는 여기서 세훈이 지켜야지. 천사 알지? 엄만 세훈이 지켜야하는 천사여서 못 가." 

 

 

"으응, 그거 하지말고 여기 와. 응? 엄마아" 

 

 

 

"우리 아들 착하지? 착한 엄마랑, 형이랑, 할아버지 할머니랑 씩씩하게 있으면 엄만 더 기쁠텐데." 

 

 

 

"그럼 엄마 여기 오는 거야?" 

 

 

 

 

세훈이는 전화 통화 내내 여태 들을 수 없었던 어리광과 기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난 알아차렸다. 누나의 목소리가 이렇게 포근했을 줄이야. 누나의 목소리에 안겨 자고 싶었다. 어릴적 날 안아주며 토닥토닥 해주던 그 때로 돌아가고 싶었다. 세훈이의 엄마, 잘 자 하는 소리와 전화는 끊겼다. 그리고 나는 곧바로 테이프를 꺼내 다른 테이프로 교체했다. 곧 치지직하는 소리와 함께 사랑합니다 고객님, 밝은 목소리가 들렸다. 

 

 

 

 

 

추운 겨울, 세훈이 손을 잡고 교복점으로 향했다. 110cm의 아이는 180cm, 내가 훨씬 올려다 봐야했다. 엄마랑 난 가끔씩 세훈이 친부모님이 얼마나 크셨으면 하는 얘기를 꺼냈다. 다부진 어깨에 이젠 날 제 품에 넣고 다닐정도로 컸다.  

 

 

"신현고등학교 남자 교복 보러 왔는데." 

 

 

 

그리고 간혹 이렇게 나갈 때면 더이상 동생이 참 귀엽네 소리의 당사자는 세훈이가 아닌 내가 됐다. 세훈이는 그럴 때면 그쵸? 하고 내 머리를 흐트러트리고, 난 세훈이 등을 내리쳤다. 

 

 

 

"이게 형한테." 

 

 

 

세훈이가 교복을 입고 나오자 그냥 울컥했다. 어릴적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초등학교 입학식, 그렇게 서럽게 울던 아이가 지금 내 앞에 번듯하게 교복을 입고 서있다. 누나의 마지막 소원인 그 모습을. 

 

 

 

세훈이는 멋쩍게 자기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상해? 라는 물음에 난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세훈이는 치수 조정 중에 내 손을 꽉 잡았다. 

 

 

 

"열심히 공부해서 형 먹여 살릴게." 

 

 

 

"어느 세월에 대학까지 보내서 취직하는 거 본데?" 

 

 

 

세훈이 옷깃을 정리해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세훈이는 나른하게 내 어깨에 머리를 얹히고는 형 장가 가도 내가 다 해줄게. 하고 말도 안되는 포부를 드러냈다.  

 

 

 

결제 도와드릴게요 하는 소리와 함께 내 지갑은 열렸다. 세훈이 부모님 사망 보험금, 누나 사망 보험금, 병원측 피해 배상금, 그리고 누나가 남겨놓고간 포스트잇 붙여진 두 개의 통장으로 세훈이는 자랄 수 있었다. 

 

 

 

한 손은 교복을 손에 들고 한 손은 내 손을 꽉 쥐곤 아래로 날 내려다 봤다. 나도 고개를 올려 세훈이를 바라보았다. 

 

 

"어렸을 땐 형이 엄청 컸는데." 

 

 

"네가 너무 큰 거야." 

 

 

 

"뽀뽀 하려면 언젠가부터 숙여야했어." 

 

 

 

"다 큰 애가 뽀뽀하는 것도 징그럽다 이제." 

 

 

 

"진짜? 진짜 징그러워?" 

 

 

 

세훈이가 찡찡거리며 졸졸 따라오고 난 일부러 걸음을 빨리했다. 그리고 180의 아이가 혀엉하고 꽉 끌어안더니 아니나 다를까 뽀뽀를 퍼부었다. 어릴적 누나가 출근할 때 틀어주던 뽀뽀뽀의 폐혜였다. 어리니까,애기니까 하고 아침마다 형아한테 뽀뽀 하던게 열일곱까지 이어질 줄이야. 

 

 

 

"아, 아 그만해. 밖이잖아." 

 

 

 

"밖이 어때서? 우리 형인데?" 

 

 

 

확실히 사람들 시선은 이상했지만, 우리는 누구보다 즐겁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 우린 점심을 밖에서 챙기고 집에 들어갔다. 부모님이 강원도 코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이라 간만에 저녁을 거하게 차렸다. 세훈이는 옆에서 잡채를 조금씩 깨작깨작 먹으며 시시콜콜한 얘기를 꺼내고 있었다. 

 

 

 

"할머니, 할아버지도 나 교복 입은 거 보면 좋아하실까?" 

 

 

"그럼. 우리 손자 벌써 이만큼 컸냐면서 우실 지도 몰라. 그 땐 세훈이가꼭 안아드려." 

 

 

"당연하지. 내가 의사 되면 다 내가 치료 해야지. 형도,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나도 평생 같이 살게." 

 

 

 

나는 그래, 그래 하며 전을 붙이던 손을 내려두고 요란하게 울리는 전화벨을 받아 들었다.  

 

 

 

"예, 김용하씨 댁입니다. 예, 아들인데요. 어디신데요?" 

 

 

 

자리에서 일어날 힘이 없었다. 수화기가 바닥에 툭 떨어지고 세훈이는 나를 바라보았다. 아이의 눈가가 다시 붉어지고 몸이 떨린다. 죽음에 대한 감각이 누구보다 더욱 두드러졌고, 더욱 예민한 아이였다. 죽음은 모두 자기 때문이라고 그 자리에서 세훈이는 또다시 발작을 일으켰다. 13살의 소년이 다시 8살의 소년을 보듬었다. 아직은 모든 성숙을 거치지 못한 두 어린 소년이 몸을 떨고있다. 

 

 

 

 

초등학교 입학 후 부모님 참관 수업이 있었다. 젊은 부모님들이 제 아이들을 찾기 바빴고 세훈이는 내 옆에서 재잘재잘 떠들었다. 주위 아이들이 부럽지도 않은지 혀엉, 형 하고 오물오물 입을 움직였다. 

 

 

 

"자, 오늘 그린 장래희망을 발표해 보도록 할게요." 

 

 

 

세훈이가 손을 벌쩍 들었다. 저요, 저요 하면서 누나가 사준 파워레인저스케치북을 들고 나갔다. 

 

 

 

"저는요, 커서 꼭 의사가 돼야해요." 

 

 

되고 싶어요가 아닌 돼야해요로 끝나는 문장에 난 솔깃했다. 

선생님은 왜요? 하고 물었다. 

 

 

 

"아픈 사람이 많은데, 다 저 때문에 아프거든요. 그래서 엄마도 죽고, 아빠도 죽고, 착한 엄마도 죽고..." 

 

 

스케치북 색이 조금씩 짙어졌다. 한방울, 한방울 눈물이 떨어지고 의사 가운을 입고 있는 세훈이 주위에 준면이형, 착한 엄마, 착한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라고 적힌 글씨 아래 환하게 웃고 있는 그림이 젖어 들어갔다. 

 

 

선생님은 당황하시고 수업을 참관하고 계시던 부모님들은 소매,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난 세훈이를 데리고 나왔다. 으앙 하고 내 품에 안겼다. 

 

 

 

"끕, 다신 안 울기로 했는데, 또 울었어. 형 미안해." 

 

 

"괜찮아. 그리고 세훈이 탓 아니야. 아니니까 그런 생각 다신 하지마." 

 

 

세훈이는 그렇게 엉엉 울다 형아, 뽀뽀 하는 소리에 난 웃음을 터뜨렸다. 대성통곡 하다 뽀뽀라니. 누나의 교육은 참 뜬금없는 요소를 많이 가졌다. 세훈이 입술에 쪽하고 입을 맞추고 세훈이는 히끅히끅 숨을 내쉬다 다시 반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2학년 장래희망 조사에도, 6학년 장래희망 조사에도, 중학교 3년 내내 의사라는 장래희망은 절대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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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ㅠㅠㅠ너무슬ㄹ퍼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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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줘
감사합니다ㅎㅎㅎ 세준러들에게 홍보 부탁드려요...♥ ㅅㅈㅎㅅ♥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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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어휴ㅠㅠㅠㅠㅠㅠ진짜슬프뮤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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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줘
감사합니다ㅎㅎㅎ 세준러들에게 홍보 부탁드려요♥♥ ㅅㅈㅎㅅ♥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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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ㅠ세휸이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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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줘
감사합니다ㅎㅎ 세준러들에게 홍보 부탁드려요ㅜㅜ♥ ㅅㅈㅎㅅ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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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어어우유ㅠㅠㅠㅠ세훈아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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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줘
감사합니다ㅎㅎㅎ 세준러들에게 홍보 부탁드려요ㅜㅜ♥ ㅅㅈㅎㅅ♥♥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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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세훈ㄴㅇ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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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줘
감사합니다♥ 세준러들에게 홍보 많이 부탁드려요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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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세후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왜이렇ㅅ게 아ㅎ련한지ㅠㅠㅠㅠㅠㅠㅠㅠ마음씨도곱기도하기지ㅠㅠㅠ으휴ㅠㅠㅠ내새기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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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줘
감사합니다ㅎㅎ♥ 세준러들에게 홍보 많이부탁드려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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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아유ㅠㅠㅠㅠㅠㅠㅠㅠ세훈이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안쓰러워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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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줘
감사합니다♥.♥ 홍보 많이 부탁드려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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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세훈이는 줌면누나가 새엄마였던거 다기억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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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세훈이 ㅁ내가엄마해주고싶다 꺄앙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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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줘
네ㅎㅎ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홍보도 많이 부탁드려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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