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생긴 일
뜨거운 태양열에 땀으로 샤워를 했다해도 믿을 판이었다. 진녹색의 군복이 땀에 젖어 쫙 달라붙는 무더운 여름에도 삽질하라 하면 삽질 해야하는 것이 군대였다. 자고로 군인에게 삽질이라 하면 여름에도 삽질 겨울에도 삽질로 요령 하나 없어 흙 조금도 못 파내던 사람마저도 삽질의 고수로 만들어주는게 아니었던가. 그러나 그것도 막 입대한 이등병에게나 해당하는 거지, 어느 정도 짬밥이 쌓여 막대기 3개 단 상병이 되면은 삽? 그건 뉘집 개 이름이던가? 할 정도로 쉴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 케이스가 바로 백현이었다. 나무 그늘 근처에 앉아 오지게 굴리는 이등병들을 보니 이렇게 행복할 수 가 없는거다. 한 2시간 전 쯤에 시작한 것 같은데 이 놈의 삽질은 끝날 기미가 안 보인다. 쉬는것도 노가리 깔게 있어야 재밌지 언제 누가 튀어나와 꼬장을 부릴지 몰라 삽을 든채로 눈치를 보는것도 심심해 죽을 지경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김준면 병장은 아주 즐거워보였다. 도와줄 것도 아니면서 삽을 옆구리에 끼고 이등병들 사이에 가서 놀리는데 저 나이 먹고 하고싶나 싶을 정도로 주책이었다. 뭐라뭐라 놀려대더니 그것도 이제 질린건지 터덜터덜 그늘로 걸어오는데 여전히 입은 히죽 거리고 있었다.
“ 뭐라 그렇게 재밌으십니까? ”
“ 김 이병 하는 짓이 귀엽잖아. 도와줄까? 물으니까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하고 손사래를 치는데, 아 동생 같다. ”
“ 병장님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김 이병은 생긴거와 다르게 귀여운 구석이 있지 말입니다. ”
“ 어벙한게 귀여워서 괴롭히고 싶다니까. ”
“ 에이, 그럼 변 상병이 가만 안 있습니다. ”
입이 닳도록 귀엽다 귀엽다 하는 김 이병은 2달 하고 2주전 새로 들어온 이름이 김종인인 이등병 하나였다. 180을 조금 넘는 큰키와 까무잡잡한 피부에 고거 일 좀 잘하겠다 싶었는데 하는 짓도 어벙하고 의외로 손이 많이 가는게 딱 피곤한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이런 답답한 김종인이 사랑 받는 이유는 딱 하나였다. 무조건 열심히 하는 성실한 태도. 사내놈들 땀 냄새로 찌든 곳에서 잘해야지 열심히만 하면 뭐하냐고 짜증내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김종인은 알게 모르게 예쁨을 받았다.
그런 사내놈이 뭐가 예쁘다고 툴툴 거리던 백현도 빨래 빨아오라면 빨아오고, 커피 나르라 하면 나르는 종인이 퍽 마음에 들긴 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종인에게 딱 꽂힌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 날은 모든 소대 대원들이 삽질을 하던 날이었는데 열심히 삽질하던 김종인을 꼬드긴 최상병이 옆 소대 분대장이 뜨자 이병 하나만 두고 홀라당 토껴 버려 얼차려를 받게 된 것 이었다. 진짜 미안하다고 살살 달램에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하고 대답한 종인이 김 병장과 나와, 최 상병의 빨래를 가지고 가는데 툭 떨어진 속옷 못 보고가서 전해주러 따라가던 참이었다. 따라간 빨래방에는 땀으로 젖은 군복과 민소매를 벗고는 세탁기 시간이 지나 야무지게 빨래를 하는 김종인 하나뿐이었다. 항상 괜찮습니다. 를 달고 다니는 놈이라 한번 골려줄까 싶어 다가갔을 때 였다. 사회에서 무용을 전공했다던 허리가 날씬해서 턱 하니 손을 얹으니 소스라치게 놀라는게 그만 빨래 바구니를 엎어 물이 이리저리 튀었다.
“ 아! 죄,죄송합니다! 변 상병님! ”
그리곤 까만 피부가 목부터 서서히 벌겋게 달아오르는데 얼레? 싶었다. 차렷 자세로 서서 보이는 마른 몸매가 입맛을 다시게 했다. 어깨부터 팔로 떨어지는 라인이나, 쏙 들어간 허리가 남자치고는 너무 고왔다. 그리고 희미하지만 군데군데 잡힌 잔근육까지. 초콜릿색 피부까지 더하니 금상첨화가 없었다. 병,병장님. 옷은 제가 나중에 말려드리겠습니다. 입대한지 이제 한 달이 겨우 지난 놈에겐 이 상황이 무서울 법도 했다. 잔뜩 긴장하고 눈치를 보는 모습이 강아지 같아서 비실 웃음이 났다. 이왕 긴장한거 좀 놀려나볼까.
“ 속옷 떨어졌다고 주러 왔는데 뭘 그렇게 긴장하냐. ”
“ 이,이리 주십시오. ”
손에서 달랑 거리는 제 속옷을 발견하자 더 빨개진 김종인이 손을 내밀었다. 까만피부가 어디까지 더 빨게지나 싶을 정도로 벌겋게 달아오른 김종인이 손을 내밀자 슥 하고 뒤로 뺐다. 군에서 지급되는 속옷이 회색,검정색,군색으로 다 똑같겠지만 놀릴 심상으로 제 손에 들어오니 어찌나 특별한지.
“ 김 이병 이거 빨면은 갈아입을 속옷 있나? ”
“ 어… 없습니다. ”
“ 없어? 어떡하려고. ”
샐쭉 웃으며 김종인의 엉덩이를 두어번 토닥 거리자 움찔 하는게 다 느껴졌다. 진짜 쑥맥도 아니고 이렇게 놀릴 때 마다 원하는 반응을 내보이니 이렇게 재밌을 수 가 없다. 무튼간에 땀 때문인지 엉덩이에 착 달라붙은 군복 덕분에 엉덩이가 더 노골적으로 느껴졌다.
“ 속옷 없으면 내꺼라도 빌려줘? ”
“ 아닙니다! 어떻게 그럽니까. 그냥 이거 입어도 됩니다. ”
“ 땀 때문에 젖지 않았어? ”
“ 괘.괜찮습니다! ”
“ 그럼, 그것도 못 입게 하면 되겠네. ”
“ 예? ”
반나체인 종인의 앞섬을 문지르자 뭐,뭐하시는 겁니까! 하고 빽 소리를 지르는데 까까머리 밤톨이라도 그렇게 예뻐보일 수가 없었다. 기어코 바지 지퍼를 내리고 땀에 젖어 드러나는 앞섬을 콱 쥐자 읏! 이,이러지 마십시오오. 하고 말꼬리를 늘리는데 사나이 답게 곧장 행동으로 옮겼다. 내무반에서 노가리나 까고있을 대원들은 아무도 모를 격렬한 정사를. 그래서 결국은 내 속옷을 빌려 입게 됐다.
그 다음날 부터는 눈만 마주치면 벌게져서 고개를 이리저리 피하는데 놀리는 재미가 쏠쏠했다. 한번 길 튼거 무슨 장난을 못 할까. 보는 눈이 없어 허벅지 안까지 쓸어내리며 장난을 치면 말로는 이러지 마십시오. 하면서 제 군복을 꼭 쥐는데 진짜 미치게 하는데는 선수였다.
“ 변 상병님이 김 이병 얼마나 아끼는지 아시잖습니까. ”
“ 내가 걜 뭐 어떻게 하냐? 그냥 동생 같다는거지. 가만 보면 변백현도 김 이병 엄청 아낀다니까. ”
느긋하게 삽질하는 모습을 구경하는데 까만 피부가 군대에 와서 조금 더 타서 그런지 땀에 젖은 모습이 욕나오게 섹시했다. 삽질을 하다 힘에 부치는지 잠시 숨을 고르다 눈이 마주치는데 또 토끼마냥 놀라서 고개를 홱 돌리는게 귀여워 죽겠다.
“ …김 이병이 어지간히 귀여우니까 그러지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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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구몽구한 니니...♥
조련왕에서 도도하던 니니 맞으세여...?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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