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민루/카디] 나는 펫 10 W. 냉동만두 크리스와 루한은 퇴근을 했을 뿐이었다. 문제가 있다면, 아니 정확히는 평소와는 다른 점이 있다면 한창 고양이가 굴러다녀야 할 집에는 경수가 있다는 사실과 그 경수가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민석은 식탁에 앉아 경수가 구워준 생선을 씹다 말고 방싯거리며 둘에게 인사했다. 크리스가 어리둥절한 눈빛을 보내자 민석은 경수의 눈치를 슬쩍 보더니 재빨리 크리스와 루한의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갔다. "뭐야, 무슨 일인데?" "그니까 그게에.." 뒷목을 벅벅 긁던 민석이 크리스와 루한의 귀를 살짝 잡아당기고 경수에게는 들리지 않을 만큼의 목소리로 말했다. "경수씨랑 종인씨랑 싸웠나봐.. 아까 막 경수씨 소리지르고.. 우리집 초인종 막 이렇게 누르면서 우는데.... 가라고 할 수도 없잖아.." 민석의 말을 듣는 둘의 표정이 점점 굳어져갔다. 그도 그럴 것이 슬슬 민석의 발정기가 다가올 때가 되어 은밀하게 위대하게 (성인용품점에서)만반의 준비를 갖춰왔건만, 뜻밖의 침입자가 둘의 계획을 방해하고 있었다. 당황한 루한이 더듬거리며 물었다. "왜 싸우셨는데?" "종인씨가 자꾸 경수씨한테...응...그거..지금 주인이 상상하는 그거.." "어, 언제까지 있는대?" "몰라. 아예 작정하고 짐들고 오셨어. 쩌어기~" 민석이 가리킨 곳에는 경수의 것으로 추정되는 '경듀꺼♥' 라고 써진 핑크색 캐리어가 놓여있었다. 당혹감이 잔뜩 어린 둘을 바라보던 민석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경수씨 가라고 할 거야?" "어?" "난 경수씨 우리집에 있는거 좋단 말야.. 맛있는 것두 해주고 또 나랑 같이 얘기도 많이 하고..주인님들 출근하면 난 집에서 심심하니까.." 둘은 말없이 민석을 내려다보았다. 민석은 뾰로통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고양이로 변해버렸다. 막 웅크리고 앉으려는 찰나 크리스가 들어올려 등의 털을 세심히 쓸었다. "미안. 거기까진 생각 못했다. 그동안 심심했어?" "....." "후.. 알았어. 경수씨 가라고 안할게. 너한테 나쁜짓할 분도 아니시고 너한테 맛있는거 해주시고 같이 얘기도 하셨다며." "진짜? 진짜지? 아싸!! 무르기 없기!!" 민석이 다시 사람으로 변해 대롱거리자 졸지에 목이 졸린 크리스가 켁켁거렸다. 그 모습은 안중에도 없던 민석의 머릿속엔 온통 경수한테 가라고 하지 않겠다는 말만 콕 박혀있었다. "저녁 드세요!!" 문밖에서 들리는 경수의 목소리에 민석은 빨리 옷을 갈아입고 나오라며 먼저 방을 나갔다. 남겨진 둘의 시선이 성인용품에, 캐리어에, 다시 성인용품으로 왔다가 눈을 마주치고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크리스... 어떡하지.." "일단 종인씨랑 얘기해봐야겠다." "아으으, 얼마만에 말랑이랑 노는건가 했더니!!!!" "쉿, 밖에 들릴라. 밥부터 먹고 생각하자." 루한은 짜증스럽게 성인용품이 담긴 검은 비닐봉지를 옷장에 쑤셔넣었다. 주방에서 들리는 대화들은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누구랄것 없이 오너들의 머릿속에서는 온통 경수가 제 발로 나가게 할 궁리를 생각하느라 바빴다. 한편 그 시각 종인은 경수의 행방을 찾아 마구 뛰어다니고 있었다.....면 다행이건만, 불행히도 스트레스는 잠으로 풀어야 한다는 종인만의 철칙에 따라 쇼파에 누워 자고 있었다. 드르렁 드르렁 코까지 골며 자는 종인을 한심하게 바라보는 둘, 정확히는 두 마리가 있었다. "왈왈왈..(형, 아빠 자?)" "컹컹컹..(보면 모르냐..)" "끼이잉..(형아 나 배고파..)" 밖에서 놀다가 들어온 두 형제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일이었다. 엄마는 짱아는 첫째 큰아빠 종운에게 맡겼으니 보고 싶으면 가서 보라는 쪽지 한 통만을 남긴 채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몽구는 결연한 표정을 지으며 자는 종인의 옷을 끌어당기며 깨웠다. "몽구야 아빠 깨우지 말고 가서 놀아.." "컹컹컹!(아빠! 엄마 없어!!!!)" "응 그래.. 알아.." "컹...?(뭐...?)" "몽짱구 먹고 싶은 거 없어? 다 시켜!" 종인이 눈만 뜨고 몽구와 짱구를 향해 베싯베싯 말하자 두 형제는 진심으로 아빠가 엄마의 가출로 잠깐 미쳐버린 것은 아닐까 고민했다. 하지만 배달 음식이 오는 순간부터 두 형제에게 경수의 존재는 고이 접어 하늘 위로 날려버렸다. 간간히 몽구와 짱구가 목이 메지 않도록 물을 가져다주는 종인의 입가에는 여전히 미소가 걸려있었다. 종인이 이토록 여유롭게 행동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시도때도 없이 목청을 자랑하며 꼬끼오 하고 울어대는 경수 때문에 루한의 스트레스가 극도로 치솟았다. 결국 민석이 몰래 종대에게 경수가 여기 있으니 데려가라는 카톡을 보냈다. 종대는 왜 이걸 자신한테 말하냐며 차도남st의 흉내를 내려고 했으나 루한이 짤리고 싶냐며 협박하자 꼬리를 내리고 종인에게 연락했다. 일단 종대의 일자리는 매우(별표+밑줄+돼지꼬리땡땡) 중요하니까. 고로 종인에게 경수의 위치가 파악된 이상 걱정할 이유가 사라졌다. "꼮!!!!!!!!!끼오오오오!!!!!!!!!" 선데이 모닝을 상큼하게(라고 쓰고 불만이 가득하게 라고 읽는다.) 일어난 크리스와 루한, 민석은 다크서클이 바닥을 기어다니는 채로 억지로 식탁에 붙들려 있었다. 늘상 졸려보이는 종인의 모습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쌩쌩하고 기운이 넘치는 단 한 명, 바로 셋을 그렇게 만든 도경수 되시겠다. 어쩔 수 없이 아침을 먹고 있긴 한데 이 아침 식사가 입으로 들어가는건지 코로 들어가는건지 도통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루한이 경수 몰래 종대에게 죽고 싶냐며 살기 가득한 카톡을 보낼 때 셋이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초인종이 울렸다. [몽구엄마, 나와.] "여기 몽구엄마 없어요~" [...짱구엄마.] "짱구엄마는 뉘집 아줌마래~?" [하.. 짱아엄마.] "김종인 평신!!!!!!메롱!!!!!!!" 남의 집에서 당당하게 남편을 놀려대는 경수를 막을 자는 역시 없었다. 그는 됴줌마니까. 여차하면 들고 있는 국자로 때릴 기세라 섣불리 설득할 수도 없었다. 계속 초인종을 눌러대는 종인 때문에 결국 크리스가 어쩔 수 없다는 듯(입가에는 잔뜩 웃음을 담고) 문을 열어주었다. 문을 열기가 무섭게 종인이 빠르게 경수에게로 뛰어왔다. 경수도 종인을 피해 도망치다가 민석의 뒤로 숨었다. 민석을 가운데에 두고 부부는 대치하고 있었다. "경수야, 가자." "싫어." "남의 집에서 이게 뭐하는거야. 이리 와." "배 째!!! 나 안 가!!! 아니 못 가!!!!" 푸드덕 하는 소리와 함께 경수는 크리스의 어깨 위로 올라섰다. 종인이 당황하며 경수를 바라봤다. 그야말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고 말았다. 구경중인 루한과 민석은 얼떨결에 지붕이 된 크리스에게 마음 속으로 희망찬 응원을 보냈다. 님 힘쇼. "여보 내가 다 잘못했어." "뭘 잘못했는지 정확히 말해." "일주일 내내 섹ㅅ..컥!!!" "야, 니는 그걸 아는 사람이 그래?!!!" "나는 사람이 아니구 개.." "개소리 하지 말고 아가리 싸물." "여보야.. 경수야. 내가 다 잘못했어요. 응? 그니까 빨리 집에 가자. 애들 기다려. 짱아도 큰형한테 맡겼다며. 데리러 가야지. 내가 사랑해서 그런 거 알잖아." "알긴 개뿔." "우리 여보도 나 사랑한다고? 알았어 알았어~" 개지라..ㄹ... 차마 루한은 입 밖으로 꺼낼 수가 없어 묵묵히 씹어눌렀다. "..김종인." "응?" "나도..." "어?" 아씨! 사.." "뭐라고?" "사랑한다고!!!!!" 어쩐지 이 장면은 일찐짱 남주가 찌질이 여주한테 inso에서 많이 했던 장면같았으나 지금은 됴줌마 경수가 지남편 종인에게 하는 경수 나름대로의 닭털 애정표현이었다.(자매품 루휘혈) 어쩐지 익숙한 기운에 루한이 소오름이 쫙 돋은 팔뚝을 문질렀다. 자기들끼리 싸우고 자기들끼리 화해한 부부를 보내고 난 집안에는 아직도 부부가 남기고 간 여운으로 가득했다. "너도 종인씨 보고 배워 임마." 루한은 여전히 멍한 채로 서있는 크리스의 뒷통수를 두 번 세게 쳐주고는 요즘 유행한다는 노래 뚜시뚜시를 흥얼거리며 방으로 들어갔다. 참 평화로운 아침이었다. ♥이쁜이들♥
루이♥
청강♥
미엘르♥
킁이♥
사진♥
경수♥
이과안소희♥
세하♥
콩이♥
종인♥
시우밍♥
쓔밍♥
경수어깨♥
민트초코♥
허니듀버블티♥
오르골♥
우산♥
세훈♥
펭귄♥
간호사♥
샤미♥
오빠는안되여♥
인쇄용지♥
종대♥
삼걸스♥
오여미♥
굥수꼬야♥
킬힐♥
박찬열♥
지나가던 나그네♥
백현♥
피노키오♥ 엉아♥ 슈밍밍♥ 모히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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