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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민] 순정 초식동물 _ 08 

 

 

 

루한X시우민 

 

 

W. 밤사자 

[EXO/루민] 순정 초식동물 _ 08 | 인스티즈

 

 

 

 

* * * 

 

어제 하루 온 종일 루한의 겨울 체육복을 빌려입긴 했다만, 얼굴에 닿았던 찬 공기는 밤사이에 몸살감기를 불러왔다. 모름지기 감기란 자연치유가 가장 좋은 것이라 생각했다. 이미 여러 언론에서도 노출이 된 감기약에는 항생제의 복용으로 인해 면역력만 약해진다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내과엘 다녀와야 했다. 민석에게 있어서 감기란 자주 걸리는 질병이 아니기에 항생제 몇 알이 얼마나 큰 악영향을 끼칠 것인가는 중요하지 않은 사항이었다. 이미 후회해봐야 시간은 흘렀고, 현재 몸 상태는 최악이었다. 보충 쯤이야 하루 빼먹고 푹 쉬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편이 아니었기에 학교로 향하는 발걸음은 무거웠다. 

 

 

교실에 들어서자 여느때와 같이 풀가동이 돼있는 에어컨과 선풍기가 민석을 맞이했다. 평소에 에어컨의 차가운 공기냄새는 좋지만 오한이 드는 몸은 교실의 공기를 격렬히 거부했다. 저절로 찌푸려지는 얼굴을 하고선 교실 문을 닫고 되돌아 나온 민석은 복도 벽에 붙어있는 긴 의자(일명 노인정 의자라고 불린다.)에 몸을 기대었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까진 이러고 있어도 되겠지…. 루한에게 빌린 겨울용 체육복 상의를 든 손에 힘이 풀렸다. 깨끗히 세탁된 체육복이 복도 바닥으로 스르륵 떨어졌다. 그와 동시에 민석이 긴 의자에 상체를 눕히며 쓰러졌다. 신고있던 슬리퍼 한 짝이 스르륵 벗겨졌다. 몸살감기와 졸음이 불러온 아침잠이었다.  

 

 

 

 

 

 

 

 

 

"두고 봐, 내가 박찬열을 뛰어넘어 주겠어!" 

 

 

쩌렁쩌렁 복도를 울리는 소리에 민석이 눈꺼풀을 움찔거렸다. 분주히 계단을 오르던 두 사람의 커다란 터벅거림이 멈췄다. 앞서 걷던 백현이 뒤를 돌아 루한에게 고갯짓을 하곤 발을 내딛자 더 빠른 걸음의 루한이 백현의 어깨를 밀쳐졌다. 고의로 한 것이 아닐테지만 루한의 밀침이 갑작스런 터라 백현이 억소리를 내며 넘어졌다. 그만큼 루한의 놀람은 커다랬다.  

 

 

"민석, 민석! 민석 어떡해…." 

 

 

당황함에 조금 배려 없는 손짓으로 민석의 어깨를 흔드는 루한은 민석의 입에서 신음을 터트리게 만들었다. 곧이어 백현이 루한의 손목을 낚아챘다. 야, 보건실! 루한이 고갤 끄덕이며 등을 가져다대고, 백현이 민석을 안아올려 루한의 등에 안착시켰다. 허둥지둥 1층까지 달려가 보건실문을 여는 루한이 소리쳤다.  

 

 

"선생님! 민석이 죽어요!! 빨리!" 

 

 

자리에 앉아있던 보건교사가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 일어섰다. 뭐니, 뭔 일이니 얘들아? 보건교사의 눈이 갈피를 못잡고 있자 루한이 민석을 침대에 눕혔다.  

 

 

"선생님 빨리요, 빨리!" 

"어, 그래. 왜 이러는 거니?" 

"몰라요!!!" 

 

 

고막을 찢어놓을 듯 소리치는 루한덕에 보건교사가 귀를 틀어 막았다. 데려온 학생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짧게 결론 내린 보건교사가 민석의 몸에 외상이 있는지 살폈다. 

얊은 교복 셔츠의 단추들이 하나씩 풀러지자 루한이 고갤 돌려버렸다. 끔찍한 상처가 있어 보지 못하는 것이라면 이해가 갔을테지만 그런 이유에서는 결코 아니라고, 백현은 생각했다. 보건교사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이마에 손을 대었다. 꽤 오랜시간 고열이 지속되고 있는 것 같았다. 급히 체온계를 가져와 체온을 재곤 짧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보건교사의 눈치를 살피던 백현이 입을 떼었다.  

 

 

"얜 갑자기 왜 이런 거예요?" 

"몸살감기야. 갑자기 쓰러진 건 아니지?" 

"그건 잘 모르겠어요. 교실 앞에 노인정… 아니, 암튼 의자에 엎어져 있었어요." 

"그럼 쉬다가 쓰러졌을 수도 있고…. 빈혈일 수도 있어. 일단 기운 차리면 병원에 다녀오는 게 좋으니까 쉬게 하고, …너희는 반에 올라가 봐도 좋아"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한 반응을 보이는 보건교사를 보던 루한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민석이가 땀을 흘리고 열이 나는데, 그냥 가봐도 좋다니. 

 

 

"민석이 제가 볼게요." 

"응?" 

"이렇게 아픈데 어떻게 두고가요." 

"수업 안 듣니?" 

"…민석이 일어나면 병원도 가야 되는데, 어떻게 혼자 보내요…." 

 

 

수업 땡땡이 치려는 학생들을 많이 상대해 온 보건교사는 루한의 행동이 탐탁치 않았다. 고3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음에도 그것을 망각하는 학생들이 너무 많았다. 보건교사의 눈에도 루한이 별반 다를 바 없는 학생들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제 앞에서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떨어트리는 모습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너는 친구 일어날 때까지 잘 돌봐주고. 너는 반에 가서 선생님한테 자초지종 설명하고." 

"예? 저는 반이 다른데, …아, 뭐, 그럴게요." 

 

 

귀찮은 일이 생겨 회피를 하려던 백현은 루한과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바꿨다.  

루한 너, 눈으로 사람 죽이겠다 야.  

 

 

 

 

 

 

 

 

이마엔 물에 젖은 수건을 올려놓고 곤히 자는 민석이 쌔근쌔근 숨을 몰아쉬었다. 간이 의자에 앉아 침대에 양 팔을 교차시켜 턱을 기대곤 민석의 얼굴을 물끄러미 보던 루한의 얼굴엔 걱정이 서려있었다. 빈혈이든 감기든간에 당장 위험한 것이 아니란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제 교실에서 기침을 해대는 민석을 보며 겨우 체육복밖에 빌려 줄 수 없었던 제 자신이 미웠다. 좀 더 일찍이 대처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민석의 추위에 움츠러든 어깨를 미리 간파했더라면 당장에 교실에 작동되고 있는 에어컨을 꺼버렸을 것이다. 반 아이들의 원성따윈 중요하지 않았다.  

 

 

"민석인 바보야…. 딴 애들 생각하느라 혼자 아프잖아…." 

 

 

계속해서 생성되는 눈물에 시야가 흐려졌다. 그리곤 닦을 새도 없이 눈물방울이 팔뚝에 뚝 떨어졌다. 루한은 애써 내려가있던 입꼬릴 올리며 눈을 꽉 감았다 떴다. 민석이 일어났을 때 멋있는 모습으로 있어야 되는데, 이런 못난이 같은 얼굴은 용서가 안 되었다. 가만히 팔을 뻗어 제 눈 앞에 위치한 민석의 머리칼을 정리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미 가슴께까지 덮여있는 이불도 혹시나 추울까싶어 목을 넘어 턱을 가릴 정도로 올렸다. 어찌보면 루한식의 과한 애정이었다. 루한은 문득 누군가를 이렇게까지 좋아한 적이 있었나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민석의 숨소리를 들으며 피식 웃음을 흘렸다.  

 

중국에서 태어나 십여년을 살아오고, 한국에 온지 3년이 넘었지만 아마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다.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루한에게 있어서 민석은 그런 생각이 들게끔 하는 신기한 존재였다. 학기 초에 민석을 보고는 심장이 쿵- 내려앉는 기분을 느끼고, 이것이 무슨 감정인가를 생각했을 땐 이미 루한의 손은 핸드폰의 카메라를 실행 시키고 있었다. 동급생의 매 순간순간을 눈에 담고싶은 야릇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말 한 번 나눠보지 못한 사이임에도 눈길이 먼저 가는 그런 본능적인 느낌이었다. 몸이 근질거려 견딜 수 없는 그런 느낌. 루한은 잡다한 생각들로 머릿속에 과부화가 일어나자 얼굴이 달아올라 머릴 세차게 털었다. 

민석에게 호감을 얻을 방법을 강구해봐야겠어. 일단, 이상형을…. 민석이 이상형이 뭘까…. 좋아하는 여자애는 없겠지? 자고 있으니까 멋대로 손 잡아도 화내지 않을 거야…. 

이불 속에 감춰진 민석의 한쪽 손에 제 손을 포갠 루한이 침대에 고개를 두며 쏟아지는 졸음을 맞았다.  

 

 

 

 

 

식어버린 물수건이 이마에서 떨어졌다. 딱딱한 의자가 아닌 푹신한 곳에 등을 붙이고 누워있으니 이게 무슨 일인가 고갤 돌렸다. 저의 이마에서 떨어진 듯한 수건과 옅은 갈색의 정수리가 보였다. …루…한? 얼굴을 보지 않았음에도 짐작 할 수 있었다. 잠결에 들린 목소리는 분명 루한이었으니까.  

방금 잠에서 깨어난 것임에도 하품을 하던 민석이 문득 깜짝놀라 상체를 일으키며 자유로운 왼쪽 손을 들었다. 아직 덮혀있는 이불을 걷어내니 자신의 오른손이 루한의 손에 잡혀있는 상태를 보며 식었던 몸의 열이 다시 오르고 있음을 느꼈다. 미동도 없는 루한의 손에 조용히 손을 빼내어 보니 누군지 모를 땀에 흥건히 젖은 손이 왠지 부끄러웠다. 

 

 

"이게 뭐야, …이게 뭐야…." 

 

 

이 상황을 누군가 본다면 왠지 창피해질 것 같아 두리번 거렸다. 하지만 이내 벽과 커튼에 가려 아무도 보이지 않는 다는 걸 깨닫자 안도의 한숨이 내쉬어졌다.  

 

 

"야, 일어나봐." 

"……." 

"일어나라니까, 루…한…. 루한…." 

 

 

문득 저가 루한을 향해, 쏘아붙이는 말투가 아닌 일반적으로 이름을 부른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항상 '너', '야', '네가' 따위의 말로 지칭하거나 '야, 루한'이라 불렀던 것 같았다. 루한은 자신과 친하지 않을 시절에도 '민석아'라며 불러오곤 했었다. 물론, 지금도 친구라 할 수 있는 사이인가는 조금 의문이 들었지만 아마 전보다는 친해진 것 같았다. 루한의 이름을 몇 번 곱씹어본 민석이 조용히 침묵을 유지했다. 이대로 자는 거 두고가면… 나중에 욕 하겠지? 루한은 그럴리가 없음에도 그렇게 결론을 내리곤 어깨를 두드렸다.  

 

 

"일어나" 

"……." 

"빨리, 잠만 퍼질러 잘거세요?" 

 

 

꽤 깊은 잠에 빠진 듯 싶었다. 에잇-! 민석은 오른 손을 들어 루한의 정수리에 약한 꿀밤을 먹였다. 갑작스레 전해지는 아픔에 루한이 경기(驚氣)를 하듯 벌떡 일어났다.  

 

 

"헉, 민석, 언제 일어났어?" 

"방금" 

"이제 괜찮아?" 

 

 

괜찮은 것 같아,대답 하기도 전에 루한의 손이 먼저 민석의 이마에 닿았다.  

 

 

"음, 이걸 뭐라고 하더라? 작게 열이 나는 거" 

"…미열?" 

"응! 미열! 아직 이마에 미열이 덜 떨어진 것 같아." 

"뭐라는지 모르겠네" 

 

 

루한의 이상한 문장구조에 민석이 한숨을 푹 쉬었다. 아직 떨어지지 않은 루한의 손을 차분히 떼어놓은 민석이 신발을 신었다. 본래 깔끔한 성격인지라 침상을 정리하려고 덮고있던 이불을 들자 루한이 다급하게 이불을 잡아챘다.  

 

 

"맞다! 우리 민석이는 몸이 약하니까 이런 거 하면 안 돼!" 

"……." 

"내가 할 게! 내가 지켜 줄 거니까!" 

"시끄러. 누가 약해, 내가 약해?" 

"응. 이 엉아가 지켜줄게. 부둥부둥-" 

"뭐래," 

 

 

곧이어 제 어깨를 꽉 감싸오는 루한의 행동에 저절로 입이 다물어졌다. 딱히 루한에 행동에 반항하지 않았다. 반항 할 힘이 없었다고, 아직 내리지 않은 미열 때문인 것이라 정의 내렸다.  

그리고 민석은 어쩐지 평소와 달리 좀 더 빠르게 두근두근대는 심장박동을 애써 모른 척 했다.  

 

 

 

 

 

 

* * * 

 

기력을 잃을 정도의 몸살감기가 깨끗이 나았음에도 루한은 민석에게 지극정성이었다. 시키지 않았음에도 교실에 공기가 차다 싶으면 교탁 앞까지 달려나가 에어컨의 스위치를 꺼버렸다. 처음엔 여러 아이들의 원성을 샀으나, 루한의 옆에서 세훈이 거들어주어 쉽게 교실의 온도를 민석에게 맞추어 줄 수 있었다. 직접적으로 듣지 않아도 민석은 루한의 독단적인 행동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 욕을 먹어도 다 저를 위해서 에어컨을 꺼버리는 패기에 감동을 받은 건 사실이었지만 고맙다는 답변을 들려주진 않았다. 굳이 하지 않아도 계속 해올 것을 알기에 입 밖으로 내뱉진 않은 것이다. 오직 속으로 '고마운 녀석'이라고 생각하면 된 것이었다.  

 

 

보충 수업을 듣는 와중에도 루한이 계속해서 자신의 동태를 살피는 것이 느껴졌다. 펜이 책상 밑으로 굴러 떨어지면 뒷 자리에 앉아있어도 뛰쳐나와 주워주는가 하면, 공책이나 교과서를 가지러 사물함으로 갈 때면 어디 가냐며 손목을 잡아왔다. 그런 행동에 나는 간단히 손을 떼어놓곤 신경쓰지 말라며 루한을 지나쳤다. 다시 제 자리 가 앉을 때까지도 똘망한 그 눈은 나를 향해 있었다. 예의 주시하는 그 선하게 휜 눈매가 어쩐지 내 등골을 간지럽혔다. 두 다리를 가지고 걸어다니는, 심지어 말도 걸어오는 CCTV였다. 어느새 나는 그런 루한의 행동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변화가 있었다. 점심을 먹을 때면 다른 반에 있는 저의 친구들과 먹던 루한이 내 맞은 편에 앉아 먹게 되었다. 맞은 편이라 함은 곧, 얼굴을 마주보고 먹는 거라 할 수 있겠다. 

급식실에서 배식을 받고 자리에 앉아 조용히 점심을 먹던 나와 경수, 준면은 내 맞은 편에 조심히 올려진 식판을 보고 젓가락질을 멈췄더랬다. 그리고 우리 반에 친구라곤 루한밖에 없던 세훈 또한 그 옆에 자리했다. 아무 말 없이 둘을 번갈아보던 경수는 물고있던 야채튀김을 조심히 식판에 내려놓곤 나를 쳐다봤다. 하지만 날 본다고 원하는 대답을 들을리 만무했다. 나도 경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까.  

 

'이것들은 왜 이러는 거지?' 

 

묵묵히 밥을 퍼먹는 세훈은 친하지 않은 우리들과 먹는 것에 크게 불만이 있는 건 아닌 듯 보였다. 하지만 그런 세훈과 달리 루한은 달랐다. 아무 말 없이 저의 식판에 있는 반찬들을 가끔씩 내 식판에 올려주고는 오물오물 거렸다. 눈이 마주치면 마치 '먹어'라고 하는 듯 했다. 그리고 우리 둘을 번갈아 보던 준면은 어쩐지 킥킥대며 신난듯 젓가락질을 해댔다. 이로써 1학기가 지났을 무렵 3명, 2명의 서로 다른 무리가 합쳐졌다. 또 이따금씩 박찬열 외 그 무리들이 점심시간만 되면 루한과 세훈 옆에 자리하여 조금 시끌벅적한 무리가 되기도 하였다. 물론, 사내아이들끼리의 수다가 길게 지속되진 않았다. 십분 남짓한 시간동안 크게 친해진 것은 아니었지만 몇 마디 주고 받을 땐 모르는 사람이 보기라도 하면 아마 친구처럼은 보였을 것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점심시간은 다섯이 사이좋게 쪼르르 1층으로 내려와 고픈 배를 채웠다. 물론, 루한은 제 식판에 올려진 불고기를 민석의 식판에 옮겨주는 일을 서슴치 않았다. 김준면이나 오세훈은 딱히 신경 쓰지 않았으나 경수는 달랐다. 젓가락을 제 입에 물고는 루한의 왔다갔다 하는 젓가락을 커다란 눈으로 응시했다.  

 

 

"루한" 

 

 

아랫입술에 젓가락 끝을 붙인 채 루한을 부른 경수는 씨익 웃었다. 루한은 제 이름이 불려지자 뜨끔하기라도 한 듯 경수를 보며 화들짝 놀랬다.  

 

 

"으, 응?" 

"불고기를 그만큼 많이 받았으면 나도 줘야지. 민석이만 입임?" 

"…." 

 

 

민석의 식판으로 오던 루한의 젓가락이 방향을 틀어 경수의 식판으로 착지했다. 미, 미안…. 사과를 하는 루한은 경수에게 불고기를 선사했다. 경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불고기를 집어 먹었다. 원래 많이 받던 고기반찬을 앞으론 3배로 받아야겠다, 생각한 루한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너무 민석이만 챙기면 티 날거야. 끄덕끄덕. 물론, 민석은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들을 수록 뼛속까지 더워지는 매미소리를 배경음악으로 졸고있던 루한은 어깨를 두드리는 세훈덕에 졸음에서 헤어나왔다. 다른 아이들과 다를 바 없이 세훈 또한 멍한 얼굴로 루한에게 조용히 입을 열었다.  

 

 

"너 저번에 책 좋아하는 여자애 소개시켜준다며." 

"아- 맞다. 깜박 잊고 있었어." 

 

 

'여자애'라는 단어를 인지하지 못한 루한은 제 이마를 내려쳤다. 민석과 가까워져서 준면과의 거래를 깜박했다. 이미 준면과 세훈이 많이는 아니지만 조금씩의 대화를 하는 터라 서로를 소개시켜주는 게 맞는 걸까, 생각해보았지만 루한의 주위엔 문학소녀가 없었다. 뭐, 아직까지 친한 건 아니니까…. 

 

 

"사실, 널 이상형으로 생각하는 애가 있는데," 

"뭐?!" 

"그래서 소개해주려고 했지." 

"…나, 나를?" 

 

 

검지를 제 가슴팍에 갖다대는 세훈은 누군가가 자신을 이상형으로 지목했다는 사실에 중점을 두었다. 반에서 잠만 퍼질러 자거나 하는 세훈은 어쩐지 여자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편이었다. 큰 키와 호감상의 얼굴이 한 몫했다. 엎드려 잠을 청할 때면 잠버릇 없이 죽은 듯이 자는 터라 급우들에게 피해도 주지 않았다. 가끔 잘 때 친한 여학생들이 사진을 찍어가는 일도 많았다. 그리고 대놓고 세훈에게 들이대는 여학생은 있었어도 루한에게 자신과 엮어달라 말하는 아이는 없었다. 저와 친하지 않은 여학생이 얼마나 수줍으면 그럴까? 책을 읽는 애니까 아마 흰 얼굴에 까만 긴 생머리를 가진 이쁜 여자애겠지?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세훈은 갑작스런 설렘에 괜히 지어지는 웃음에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며 루한을 재촉했다.  

 

 

"전화번호는? 바로 안 알려준대?" 

"…아, 사실 나도 번호를 몰라." 

"뭐야" 

"괜찮아. 오늘 끝나고 약속 잡아줄게" 

 

 

어려운 일 아니라는 듯 손사레를 친 루한은 세훈의 머릴 두드리며 풀고있던 문제지로 눈길을 돌렸다. 세훈은 헝클어진 머릴 정리하며 내가 이상형인 여자애는 어떨까- 많이 이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쓰면서도 뭘 쓰고있는지 모르겠는.. 그런 느낌입니다..ㅎㅎ 

담편엔 번외로 세준이에요.  

세준이 싫다면 그냥 안 읽어도 됩니다ㅠㅠ저는 세준이 좋으니까..깨알로라도..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리고 요번 편은 민석이가 아프니까 브금이 바뀌었어요.  

이걸 알랑라몰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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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ㅜㅜㅜㅜㅜㅜㅜ헐 ㅜㅜㅜㅜㅜㅜㅜㅜㅜ달달해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우와 금손이시네요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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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자
이렇게 이른 시간에 덧글이라니 황송하옵니다..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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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안녕하세요 이번에도 재미있게 보고갑니다ㅠㅠㅠㅠ아이구 제가 계속 생각해봤는데여 루한이 너무 귀여운거아니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취향저격...ㅠㅠ민석이도 은근 츤츤 ??!!?!ㅎㅎㅎㅎ다음편은 세준이라니 기대되네요ㅋㅋㅋㅋㅋㅋ둘다 상대방이 당연히 여자라고 생각할텐데 어찌 엮이게 될지 무척 궁금해요ㅋㅋ 벌써 다섯시 다되어가는데 얼른 주무세요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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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자
안녕하세요 독자2님! 반갑습니다 ㅎㅎ
저의 개인적인 취향으로 츤데레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엑소 중에 가장 잘 어울리는 역은 단연 슈밍이 아니겠어요? ㅎㅎㅎ 안 그래도 곧바로 꿈나라로 갔었어요! 덧글 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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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으아ㅜㅠㅜㅜㅜㅜ이거야ㅠㅠㅜㅜ떡보다보니까뭔가또다른느끼뮤ㅠㅠㅜㅜ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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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자
안녕하세요~독자3님ㅎㅎ 떡..떡..네 저도 가끔 방앗간 픽을 즐겨보는데요..(의심미)
덧글 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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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딸기예요! 쪽지와있길래 설마하고 들어왔는데 진짜 밤사자님이네요ㅠㅠ세준도 행쇼하는건가요..루루진짜 귀여워욬ㅋㅋㅋ나도불고기..ㅁ7 민석이가 빨리 루루받아줬으면 좋겠네요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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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자
딸기님 안녕하세요~~!
민석이가 쉽지 않죠? 저라면 넙죽 절을 하고 두 팔 벌려 환영할텐데...ㅎㅎㅎㅎ 덧글 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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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작가님 소금장미에여 ㅠㅠ 아 진짜 달당하고 조으네요 ㅠㅠ 이제 민석이도 루한의 마음을 알아주는건가요 ☞☜ 이엏게.잔잔하고 달달한거 너무조아여 ㅠㅠ 근데 세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음편에 세훈이하고 준면인 어떻게되는거죸ㅋㅋㅋㅋㅋㅋㅋ루한 바봌ㅋㅋㅋㅋ 아참참 저 작가님 세준소설 모래성 정독하고왔어요 짱♥♥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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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자
안녕하세요 소금장미님~~!!!! 세훈이와 준면인 당근 지지고 볶고 하겠죠 ㅎㅎㅎㅎ 모래성 로맨스 ㅠㅠ 이것도 부족하지만 더부족했던 글을 정주행해주셔서 감사합니당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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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ㅋㅋㅋㅋㅋㅋㅋㅋ루한ㅋㅋㅋㅋㅋㅋ뭐든지다해주려는모습이귀여우면서든든ㅠㅠ경수가불고기달라할때도안싫어하는게진짜착한거드러나는듯여ㅠㅠㅠㅠ세훈이랑준면이도당황스럽겠지만행쇼했으면좋겠네여하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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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자
안녕하세요 독자6님!!
.. 저 생각도 못하고 있던 루한이의 착함을 간파해주셨어요ㅋㅋㅋㅋㅋㅋ(짝짝짝!)
덧글 감사합니다^___^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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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인쇄용지예요! 전 세준이 좋으니까 계속 보겠습니다...ㅎㅎㅎ오늘 내용 정말 길어요!만족만족....ㅠㅠ그보다 아이들이 이제 한 무리를 띄게 되었군요!다른 작품들과 달리 여유있는 진도가 너무 좋아요....ㅠㅠ아 루민 행쇼...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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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자
인쇄용지님 안녕하쎄요!! 저랑 취향 맞으셔서 눙물 ㅠㅠㅠㅠ 저 스스로가 너무 아무 생각없이 써서 여유로워 보이는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루민행쇼!!!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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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토요일이에여
몸살감긴데 루한이 우니까 괜히 먹먹해지네요ㅋㅋ
민석이도 마음이 열리는 것 같아서 너무 좋네요 밥도 같이 먹고ㅋㅋㅋㅋㅋㅋㅋㅋ그와중에 뺏어먹는 경수도 귀엽고
세준이 어떻게 만날지도 기대되네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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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자
토요일님 안녕하세요!!
몸살로 우는.. 맘 약한 루한입니다 ㅠㅠ
불고기.. 저라도 뺏어먹었을 거예요. 저 불고기 덕후거든요^ㅠ^
덧글 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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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아진짜 짱재밌어요ㅠㅠㅠㅜㅠㅜㅠㅠ그래도 민석이가 점점 마음을 여는거 같네요!!!어이구 우리 세준은 어떻게 되려낰ㅋㅋㅋㅋㅋㅋㅋ루한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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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자
독자9님 안녕하세요!!! 마음을 넘 늦게 열어서 이제 시작이여요!!
덧글 감사합니당~~!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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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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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자
안녕하세요 독자 10님~~!!
공공연한 비밀~ 아마 제가 같은 반이었다면 넘 티나서 쯧 혀를 찼을 거예요 ㅋㅋㅋㅋ세준이들 열뛰미 쓸게요!
덧글 감사합니닷ㅎ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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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빵떡이에요!! 새벽에 비와서 머리가 되게 띵한데 마치 민석이인양 작가님글에 감정이입하는 나란징어... 세륜할께요ㅎ* 담편이 기대되요ㅎㅎ세준ㅎㅎ 빨리보고싶네요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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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자
빵떡이님 어서오셔요♥.♥ 새벽에 비 많이 왔나요? 제가 사는 곳은 찔끔 왔어요. 그래도 레펠 생각나드라구요.....hㅏ..
덧글 항상 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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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떡덕후) 민석이 마음이 열리고 이써ㅠㅠ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행복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 민석아 ㅠㅠㅠ어이구 ㅠㅠㅠㅠ좋아라 진짜 아 나 밤사자님한테 할 말 있었는데 까먹었어ㅠㅠㅠㅠㅠㅜ 나란 바보.... 밤사자님 글이 그래여 흡입력이 쩔어서 내 머릿속도 흡입해버리잖아여ㅜㅠㅜㅜ 아 뭔말할라했지..나중에기억나면 쓸게요! 밤사자님짱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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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자
안냐세요 떡덕후님!!! 저 떡덕후님 덧글 읽다가 행복함에 흥분했잖아여...ㅠㅠㅋㅋㅋㅋㅋㅋㅋ글이 쉬워서 그런가 봅니당..ㅎㅎ덧글 감사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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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ㅋㅋㅋㅋ으엉 진짜 꿀잼이네요 ㅠㅠㅠ 달달한 기분때문에 아무것도 못할 것같아요 ㅠㅠㅠㅠㅠㅠㅎㅎ 민서이가 점점마음을 열어 가는게 너무 귀여워요 ㅠㅠ엉엉 둘이 너무 잘어울려요 ㅠㅠㅠ 잘읽고 갑니다 이번화부터 같이 탑승해 갈께열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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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자
안녕하세요 독자 13님! 비회원님 덧글 달릴 때마다 두근거리네요.. 이번 화부터 탑승! 감사합니다. 종착역은 없어요~ 못 내려요^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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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세준 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잼있겠드아!!!!! 민석이는 루한이 익숙해져버렸네여 ㅠㅠ 조으다조으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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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자
독자13님 안녕하세요! 13님 두 분 계시네요 ㅋㅋㅋ가끔 오류가 생기는데..
덧그ㄹ 감사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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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4
미개루입니다! 민석이가 오픈마인드를 했군여ㅠㅠㅠㅠ그래 그렇게 쿵덕대는것은 매우 정직합니다ㅠㅠㅠ 이번편에는 굥수가 눈치가 없어보이네옄ㅋㅋㅋㅋㅋ 굥수짱짱맨! 세준번외라니...세준이라니...번외라니....사랑햐여...제 사랑받으실게요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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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자
미개루님 안녕하세요!!!! 모두가 준면이 같으면 루루가 곤경에 처할 것 같아서 눈치따위 밥말아 먹은 경수가 필요했어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미개루님도 제 사랑 받으실게요..♥♡♥♡알록달록이 하트예요. ㅎㅎ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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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5
헐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재밌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루민달달 ㅠㅠㅠ 세준도 기대되여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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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자
독자 15님 안녕하세요!! 칭찬 감사합니다ㅠ.ㅠ 봐주셔서 감사하고 덧글도 감사해용!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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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6
레어닉이에여 헐머양 나왜여기에댓글안다랏어.. ㅋㅋㅋㅋㅋㅋㅋㅋ할거없어서 자까님 글 재탕삼탕하다가 댓글없는거발견하고 요로코롬답니당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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