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민] 순정 초식동물 _ 12 루한X시우민 w.밤사자 ![[EXO/루민] 순정 초식동물 _ 12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8/4/2/84292f259be4b4977ca240de71da4d57.gif)
* * * 그 날 저녁 씻고 침대에 누워 핸드폰게임을 하던 루한은 계속해서 메세지를 보내오는 민석의 카톡창을 보곤 급하게 홈버튼을 눌러 게임을 빠져나왔다. 높은 기록을 세우고 있던 게임의 스코어따윈 중요치 않았다. 민석의 선톡. 무려 민석의 선톡이라니! 다물어지지 않는 입을 애써 다물곤 카카오톡 어플을 실행시켰다. 빠오즈♥ : [루한] 오후 9 : 12 빠오즈♥ : [루한 루] 오후 9 : 12 빠오즈♥ : [루~한~~] 오후 9 : 12 빠오즈♥ : [루] 오후 9 : 12 빠오즈♥ : [한] 오후 9 : 12 헐, 대박대박. 루한은 자신의 이름을 애타게 불러대는 민석의 메세지를 보며 주먹을 불끈 쥐곤 베개를 퍽퍽 때렸다. 야밤에 기쁨에 환호성을 지를 판이었다. 안 그래도 최근에 민석의 번호를 빠오즈♥로 해놨더니 더욱이 사랑스러워보였다. 빠오즈♥ : [아까 했던 중국말 뭔 뜻이야?] 오후 9 : 13 루한 : [우리 민석이 그게 궁금해요?] 9 : 13 빠오즈♥ : [응] 9 : 13 빠오즈♥ : [쪼끔] 9 : 13 쪼끔…. 쪼끔이래. 귀여워. 헐. 귀여워 쥬금…. 루한이 몸을 베베 꼬다가 폰을 놓칠 뻔 했다. 음, 그게 그게 말이지. 내가 뭔 말을 했더라? 잠깐 기억을 떠올린 루한이 얼굴을 붉혔다. 당시의 민석의 얼굴이 떠올랐다. 새빨갛게 물든 얼굴, 커다란 눈, 자신의 타액으로 번들거리던 입술까지. 선명하게 기억이 되었다. 한껏 몇 시간 전의 회상을 하던 루한은 다시 재촉해오는 민석의 카톡을 보곤 빠르게 손을 움직였다. 루한 : [널 정말 많이 좋아해.] 9 : 14 빠오즈♥ : [고거 하나?] 9 : 14 루한 : [우리 사귀자] 9 : 14 물론, 두 번째 말의 뜻은 개 뻥이었다. 사실은, 키스하고 싶어, 였다. 빠오즈♥ : [그렇군..] 9 : 14 루한 : [응ㅎㅎㅎㅎ] 9 : 14 빠오즈♥ : [발음은?] 9 : 14 루한 : [알려줘?] 9 : 14 빠오즈♥ : [아] 9 : 14 빠오즈♥ : [아니야 됐어] 9 : 14 궁금해하던 민석은 다급히 말을 바꿔왔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은 루한은 음성메세지를 보냈다. 민석의 카톡창에 한 개의 음성이 전달되었다. 조심스레 재생버튼을 누른 민석의 폰에서 듣기좋은 루한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민석아 널 정말 많이 좋아해. 우리 사귈래?' 제 이름 빼고는 뜻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낮에 들었던 그 음성이 맞아 단번에 무슨 의미인지 되새길 수가 있었다. 좋아해, 사귈래. 어쩐지 처음으로 중국어가 굉장히 기분 좋게 들려 한 번 따라해보고는 급히 입을 다물었다. 직접 입 밖으로 뱉어내고 나니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간질거리는 느낌이들어 빠르게 카톡으로 한 단어를 보내곤 머리 끝까지 이불을 폭 뒤집어 썼다. 빠오즈♥ : [잘자라] 9 : 15 * * * 평소 책상에 낙서를 하는 습관이 있던 루한이 더러워진 책상을 지우개로 뻑뻑 지우고 있었다. 일명 지우개 똥들이 루한의 입김을 받아 공기와 함께 날아가다 갑작스레 그 앞을 가로막는 무언가로 인해 물기와함께 달라붙었다. 가로막힌 그 무언가는 차가워 표면에 이슬을 맺히게 된 바나나우유였다. 투명한 플라스틱 안으로 흰 색의 우유가 일렁였다. 옛날 옛적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고 광고하던 무색소의 바나나 우유. 그 하얀 우유 겉 표면에 달라붙은 더러운 지우개가루들을 무심히 보다 눈알만 굴려 위를 보았다. "미, 민석. …왔, 어?" "응. 늦잠잤어, 이거 너 먹어" 그리곤 메고있던 가방을 책상에 걸어놓곤 자리에 앉았다. 의자를 두어번 당겨 앉곤 노트와 교과서, 문제집, 필통을 차례차례 꺼내는 민석의 행동이 부자연스러웠다. 분명 평소와 똑같은 패턴으로 자리에 앉아 책상을 메웠지만 앞 전에 루한을 향해 한 행동과 말은 평소와 달랐다. 먼저 와서 말을 거는 일은 뜨문뜨문 있긴 했지만, 무언가 호의를 베푸는 듯한 행동을 한 건 처음이었다. 그것도 저런 부끄러운 얼굴을 하고선 말이다. 루한은 책상에 올려진 바나나우유 병을 들어 지우개 가루들을 털어냈다. 플라스틱 병 표면메 흐르고 있던 이슬방울들이 통통 튕겨져나갔다. "민석아 잘 먹을게" 말 끝에 하트를 붙여도 될 만큼 달달한 음성을 내뱉는 루한의 입가가 호선을 그리며 기분좋게 말려올라갔다. 루한은 어쩜 민석인 첫 선물도 귀여울까, 생각했다. 그리고 루한에게 있어서 민석은 예상치 못 할 만큼의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 졸음을 못이겨 엎드려 잠을 청하던 루한은 누군가 갑작스레 자신의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해주는 손길에 눈을 떴다. 제 앞머리를 매만지던 작고 가는 손가락들이 뚝 멈췄다. 인형같이 귀여운 손의 팔을 따라 시선이 도착한 곳은 하얀 교복셔츠가 잘 어울리는 작은 어깨, 그리고 적잖게 당황한 듯한 얼굴의 민석이었다. 커다란 눈을 깜박이다 큼큼 목을 가다듬는다. 최대한 어색하지 않게, 당황한 듯한 얼굴을 감추려 안간힘을 써보지만 이미 드러난 표정이 그런 연기따윈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렸다. 천천히 상체를 올려 자리를 바로 한 루한이 양 손으로 턱을 받친 채 사랑스럽다는 눈길로 민석과 마주했다. 시끌시끌한 쉬는 시간이었지만 아무 말 없이 둘이 마주한 시간만큼은 주위의 소음따윈 들리지 않는 듯 했다. "너…. 이마에 땀이 많이 나길래…." "민석아-" "이 더운 날씨에 에어컨을 왜 안 트는 거야. 그 놈의 전력난" "민! 석!" "응, 어어 왜…." "너 왜이렇게 귀여워?" "……." "귀여워 죽겠다 정말." "……너도." 귀담아듣지 않으면 소음에 묻힐만큼 작은 대답이었다. 민석은 더운 교실탓이겠거니 하며 한껏 열이 오르는 얼굴에 손부채질을 하며 자리를 고쳐앉았다. 그런 민석을 보다 장소를 망각해버린 채 키스하고 싶던 충동을 억제시킨 루한은 가슴에 손을 얹고 심호흡했다. 민석의 손길이 닿았던 이마가 불에 데인 쇠붙이마냥 달아오르고 있었다. 민석과 마주하고싶다. 손을 잡고 싶다. 안고 싶다. 뽀뽀도 하고 싶다. 더 나아가 안 해본 것들도 하나하나 해보고 싶다. 뒤죽박죽 민석과의 앞 날을 상상하던 루한은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없는 환호를 외쳤다. 등을 보인 채 두 손을 꼼지락 거리던 민석도 루한과 별다를 거 없이 콩닥대는 제 심장소릴 들으며 고갤 숙이고 뻘뻘 땀을 흘리고 있었다. 자신이 왜 이러는 건지 잘 모른 채 그저 감정에 충실한 인간이 돼가고 있었다. 겨우 어제 입술 한 번 부딪힌 걸로 이런 상황으로 발전한 것이 웃길 법도 하지만,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민석에게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익명의 루팡으로서 다가왔던 때부터 호감은 있었다. 자신을 좋아한다니 당연한 심리로 관심이 갔었다. 단순히 여학생인 줄로만 알고 카톡을 하며 포스트잇 쪽지를 받던 당시엔 어쩐지 썸을 타는 느낌을 받았었다. 하지만 루팡의 정체가 루한이라는 것을, 제 바로 뒤의 동급생이란 것을 알게 되었을 땐 적잖게 충격을 받았었다. 서로 제대로 된 대화 한 번 못 한 상태인데 자신을 좋아해서 한 행동들이었다니…. 혹시나 자신을 놀리는 것인가 지레짐작 해보았으나 루한에게 상처 주는 말로 화를 돋군 날, 화장실 맨 끝 칸에서의 갑작스런 입맞춤(더불어 사진촬영포함)을 당함으로써 그런 생각따윈 접게 되었다. 헐, 그러고보니 어제 뽀뽀가 처음이 아니구나. 벌써 두 번이나 했어…. 멀뚱히 제 입술에 손을 올린 민석이 아랫입술에 혀로 축였다. 지나간 일들을 하나하나 되짚으니 짧은 시간에 평범치 못한 버라이어티한 일들을 겪었다. 민석에게 자연스레 녹아든 루한이라는 존재가 지금은 생각보다 크게 다가왔음을, 누구보다 자신 할 수 있었다. 아마 처음일 것이다. 누군가와 이렇게 간질간질한 느낌을 주고받는다는 건. 민석은 등 뒤에 앉아있을 루한을 떠올리며 히히 웃다가 자연스레 두 볼을 감싸쥐곤 두꺼운 교과서에 얼굴을 파묻었다. "존나 로코물을 찍고 앉아있네" "응? 뭐가?" 우연찮게 모든 걸 보고있던 준면이 끌끌 혀를 차며 말하자 경수가 주위를 두리번 거린다. 넌 몰라도 된다, 아가야. 휘휘 고갤 돌리는 경수의 머리통을 눌러 앉힌 준면이 풀고있던 수학문제를 모나미 펜으로 찍찍 낙서를 했다. 왜 씹어먹어도 시원찮을 오세훈은 쉬는시간만 되면 쳐 나가는 거야. 처음이었다. 다른 친구들을 끼지 않고 단 둘이 마주보고 앉아 점심을 먹는 시간은. 루한만이 원인모를 냉전을 겪은 어제를 제외한다면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민석의 식판에 맛있는 반찬을 올려주는 일은 변함 없었다. 민석은 묵묵히 밥을 퍼 먹으며 힐끔힐끔 루한의 얼굴을 훔쳐봤다. 맞은 편임에도 제대로 마주하기 쑥스러운 모양이었다. 루한이 호감이었다는 걸 인지했다는 게 이렇게 크게 작용 할 줄이야…. 민석을 밥알을 씹으며 젓가락을 쥔 손에 힘을 주다 고갤들었다. 민석과 눈이 마주치자 입을 죽 찢어 웃는 루한은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표정이었다. 방금 아무 말도 안 걸었는데. 아무 행동도 안 했는데. 무조건적인 애정을 주는 루한이다. 루한의 애정으로 식판에 수북히 올려진 갈비찜을 보다가 젓가락으로 가장 큰 것을 들어 올렸다. "…아" 어정쩡하게 든 손을 보는 루한의 눈이 깜박였다. 갑작스런 민석의 행동을 놀라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깜짝 놀라 나자빠질 뻔 했다. 설마, 설마 진짜? 내가 생각하는 그건가? 루한의 심장이 주체못할 만큼 뛰었다. 설마 민석이 저에게 이런 행동을 하리라곤 생각도 못 했다. 민석은 굽은 팔에 힘을 줘 루한의 입 근처까지 쭉 뻗었다. "빨리, 아-" 시선을 피하지도 않고, 부끄러운 기색을 보이지도 않으며, 그저 빨리 먹으라는 듯 팔을 뻗어온다. 가까워진 갈비찜의 크기는 대충봐도 꽤 큰 것임엔 틀림 없었다. 한 입에 먹기엔 버거울 정도의 크기. 하지만 크기와 비례한 민석의 사랑이라 생각한 루한은 눈을 반짝이며 민석의 젓가락에 고이 안겨진 갈비찜을 받아먹었다. 우물우물 대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민석이가 주니까 너무 맛있었다. 비록 너무 커서 당장 입 밖으로 말을 내뱉진 못 했지만. 급기야 양 손으로 엄지를 세운 루한이 날아갈 것 같다는 듯 싱글벙글 웃었다. 겨우 갈비찜 하나로 상큼한 표정을 짓는 루한을 보던 민석 또한 잇몸이 보일 정도로 입을 죽 찢곤 소리없이 웃었다. "보, 복스럽게 잘 먹네…." "당근. 민석이가 주니까!" "…나도 너가 주면 복스럽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럼, 그럴까?" 루한은 식판에 있는 가장 먹기좋은 크기의 갈비찜을 물색했다. 하지만 또 그런 둘을 멀찍이서 바라보던 준면은 들고있던 숟가락을 제 식판에 던졌다. "아, 씹, 밥맛 떨어짐" "뭐, 뭐야, 왜그래…." 두 쇠가 부딪치자 쨍그랑하며 바로 옆 자리에 앉은 경수가 화들짝 놀랐다. 덩달아 맞은 편에 앉은 오세훈과 김종인은 준면을 주시하며 조용히 식사를 끝마쳤다. * * * 여름방학 보충 마지막 날이다. 개학까지 일주일이란 시간이 남았다. 이 기간은 자율학습을 할 것인지, 아니면 열 아홉 살의 마지막 여름휴가를 보낼 것 인지 각자의 선택에 달렸다. 교탁 앞에서 연설을 하는 담임의 표정이 활기차 보였다. 담임은 바다로 피서를 간다며 떠들어 댄 적이 있는지라 교실에 앉아있는 학생들은 부러움에 한숨을 푹푹 쉬었다. 담임은 즐거운 여름방학임에도 학교에 나오는 일이 꽤나 스트레스였을 것이다. 담임은 출석부를 세워 교탁에 두드리더니 일주일이란 기간동안 잠 좀 많이 자고 수능공부도 잘 하라며 사담을 끝냈다. 그럼 개학 때 보자! 커다란 목청으로 종례의 끝을 알리자 각자 담임에게 인사를 하며 교실을 빠져나갔다. 민석은 뻐근한 어깨를 주무르며 자리에 일어났다. 느릿느릿 가방을 메는데 준면이 나가려는 경수를 잡아와 민석의 자리까지 달려왔다. "얘들아, 남은 일주일동안 뭐 할거야?" 한 손엔 경수의 가방을 꽉 쥐어잡곤 제 친구들 무리를 훑어본다. 각자 준면의 질문에 뭐라 대답해야 할 지 생각을 하는 와중에 경수가 말을 받는다. "놀러가잔 말이야?" 준면의 의도를 파악한 경수가 두 눈을 초롱초롱 빛냈다. 준면은 그렇지!하며 손바닥으로 경수의 가방을 세게 내려쳤다. 세훈은 아, 작게 탄성을 내며 긍정적인 얼굴을 보였다. 그 옆에 선 루한이 좋다며 민석의 팔뚝을 잡아왔다. 잡힌 팔뚝을 조심스레 풀어내며 민석이 고갤 끄덕였다. "다 좋은 거지? 을왕리 쪽에 우리집 펜션이 하나 있거든. 내가 너희들 데리고 가려고 생각은 하고 있었어. 우리 수능공부에 지친 머리를 식힐 겸 1박 2일이나 2박 3일 놀러 가자." 준면은 마치 구체적인 계획은 머릿속에 다 짜놓았다는 듯한 말투로 연설했다. 해수욕장은 버스를 타고 가야하지만, 펜션 근처에 물 깨끗한 계곡이 있으니 물놀이는 걱정 없고, 차량은 자신이 알아서 준비한다며 갈아입을 옷만 챙기라하곤 샐쭉 웃어댄다. 그런 준면을 보던 민석은 입이 떡 벌어졌다. 준면을 친구로 둔 것이 자랑스러워지는 순간이었다. 경수 또한 짝짝 박수를 치며 말 나온 김에 종인이랑 백현이랑 찬열이도 데려가자며 큰 눈을 깜박였다. 준면을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좋아, 많을 수록 좋지. "우와! 종인이네한텐 내가 연락할게!" 분명 루한이나 세훈이 더 친한 친구임에도 경수는 자발적으로 종인, 백현, 찬열에게 단톡방을 만들어 알리겠다하곤 교실을 빠져나갔다. 머쓱하게 손으로 머릴 빗던 세훈이 준면의 어깨를 잡아끌었다. "김준면, 나랑 수영복 사러 가자" "응? 굳이 수영복이 필요 있어?" "응. 필요 있어. 내 나이스한 바디를 살려줄 수영복 사야 돼" "나이스한 바디 좋아하시네, 복근은 있냐? …뭐, 전신 수영복?" "까분다-" 세훈은 킥킥대며 비웃는 준면의 배를 가격한 뒤 목덜미를 잡곤 끌고 나갔다. 신음을 흘리며 끌려나가던 준면이 목만 내밀곤 저녁에 단톡하자며 손인사를 했다. "민석, 우리도," "어?" "수영복 사러 갈까? 우린 커플로 맞춰입자." "야, 뭔…. 커플이야…." "힝, 맞춰서 입고 싶은데…." "……." "응? 응? 싫어?" "싫다는 건 아니고…. 음, 티는 괜찮을지도…." 우물쭈물하며 제 생각을 말하는 민석을 보던 루한의 입가가 귀 끝까지 걸렸다. 이렇게 조심조심 의견표출도 하고 귀여워! 루한이 민석의 등을 두드리곤 손등으로 볼을 쓰다듬었다. "야, 너넨 집 안 가냐? 교실 문 잠궈야 되거든?" 교탁에 걸터앉아 출석부에 대롱대롱 메달린 열쇠를 돌리던 종대가 한심한 어투로 말했다. 선생도, 급우들도 다 빠져나간 교실에 저 둘은 왜 저러고 있나. 난 주번이 아니라 반장인데 왜 마지막까지 문단속을 해야하나. 바퀴벌레 한 쌍 같은 둘을 보고 있자니 저절로 짜증이 솟구쳤다. - ( 김 준면님이 회원님과 5세훈님, 도디오님, 박찬열님님, 백혀Nee님, 쫑인님, 루한님을 초대했습니다. ) 김 준면 : [하이] 오후 9 : 24 백혀Nee : [ㅇ] 오후 9 : 24 도디오 : [나 짐 다 쌌음] 오후 9 : 25 루한 : [나도!] 오후 9 : 25 박찬열님 : [뭐가져가지] 오후 9 : 25 백혀Nee : [경수가 옷만 가져오라며] 오후 9 : 25 도디오 : [준면이가 그랬졍] 오후 9 : 25 쫑인 : [ㅋㅋㅋㅋㅋㅋ] 오후 9 : 25 김 준면 : [엉 옷만 가져와. 난 아까 오세훈이랑 수영복 사러 갔다 왔는데] 오후 9 : 25 5세훈 : [참고로 김준면 수영복 아날로그하다] 오후 9 : 25 박찰열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후 9 : 25 김 준면 : [뭐가] 오후 9 : 25 5세훈 : [ㅋㅋㅋㅋ이쁘다곸ㅋㅋ] 오후 9 : 25 김 준면 : [ㅡㅡ] 오후 9 : 25 김 준면 : [암튼 내일 아침 9시까지 ○○역 던킨 앞으로 와~] 오후 9 : 25 도디오: [알았졍] 오후 9 : 25 박찬열님: [오키] 오후 9 : 25 김민석: [난 다 챙겼다] 오후 9 : 25 백혀Nee : [ㅇㅇ] 오후 9 : 25 루한 : [헐] 오후 9 : 25 루한 : [민석이다] 오후 9 : 26 5세훈 : [난 자러 감 빠이] 오후 9 : 26 ( 5세훈님이 퇴장했습니다. ) 도디오 : [과자 가져가도 됨?] 오후 9 : 26 김 준면 : [저새낀 벌써 자러 가] 오후 9 : 26 김 준면 : [응 가져와~~~] 오후 9 : 26 쫑인 : [피부관리 하나벼 ㅋㅋㅋ] 오후 9 : 26 박찬열님 : [미친ㅋㅋㅋㅋㅋ야동보는거 아니곸ㅋㅋ?] 오후 9 : 26 박찬열님 : [폰에 서양물 있던뎈ㅋㅋㅋㅋㅋ] 오후 9 :26 김민석 : [ㅋㅋㅋㅋㅋㅋㅋㅋ] 오후 9 : 26 루한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후 9 : 26 백혀Nee : [빵터졐ㅋㅋㅋㅋㅋㅋㄱㅋ] 오후 9 : 26 루한 : [민석아 카톡 봐봐] 오후 9 : 26 루한 : [꼬고] 오후 9 : 26 쫑인 : [서양물이랰ㅋㅋㅋㅋㅋ] 오후 9 : 26 도디오 : [헐] 오후 9 : 26 김민석 : [??] 오후 9 : 26 루한 : [갠톡] 오후 9 : 26 김 준면 : [ㅁㅊ 저새끼 쭉빵 서양물 봄?] 오후 9 : 26 쫑인 : [다 보지 않나..?] 오후 9 : 26 김 준면 : [갑자기 정 떨어짐] 오후 9 : 26 박찬열님 : [쭉빵이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후 9 : 26 백혀Nee : [알고보니 김준면 외장하드에 초고화질 일본산 야동 1테라 있음] 오후 9 : 26 박찬열님 : [앜ㅋㅋㅋㅋㅋㅋ개웃겨] 오후 9 : 26 김 준면 : [ㅇㄴ변백환 개샛ㄱㄲ야] 오후 9 : 26 쫑인 : [ㅋㅋㄲㅋㄲㅋㅋㅋ] 오후 9 : 26 백혀Nee : [허류ㅠ ㅅ준면이 욕도해] 오후 9 : 27 민석은 시끄러운 단체방을 뒤로 하고 루한의 카톡창을 열었지만 새로운 메세지가 없어 의아함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다시 취소버튼을 누르는데 별안간 시끄럽게 벨소리가 울리며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자는 저장되어있지 않은 숫자만 뜬 번호. 발신자의 정체가 궁금해지기도 전에 민석은 아, 작게 탄성을 내뱉곤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루한?" -응! 쾌활한 목소리에 대답이 루한이라는 걸 확인시켜주었다. 불현듯 민석만이 루한에게 번호를 알려주어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사실이 생각난 것이다. "나 있잖아…. 네 번호 여태 몰랐었어…." -…헐, 진짜? 내가 안 가르쳐줬어? 내가 왜 그랬지? 헐 미쳤나봐! "괜찮아, 지금이라도 알았으니까 됐지. …그런데 왜?" -어- …음…. 스피커를 통해서 무언가 뜸들이는 듯한 루한의 작은 음성이 귀에 박혔다. 민석은 덩달아 숨을 죽이곤 두 손으로 핸드폰을 꼭 그러잡았다. 무슨 말을 하게 되면 놓치지 않고 듣기 위함이었다. -갑자기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 "…뭐야-" 의도완 다르게 싱겁다는 듯이 툭 내뱉은 대답이었다. 하지만 루한의 담담한 어조는 알게 모르게 가슴 한 켠에서 몽글몽글 피어나는 간질거림이 생겨났다. 얼굴에 열이 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핸드폰을 공손히 감싸쥔 손에 금세 땀이 찼다. 다시금 뜨거운 손에 힘을 주었다. "고마워" -응? 뭐가? "나 좋아해줘서. 아, 이런 건 직접 얘기 해줘야 예의인데…." -……민석아 안 졸려? "아, 어? 졸리진 않은데, …자긴 해야겠지." -그럼 자고, 내일 말해주면 되겠다. 그치? "…응. 그럴게." -내일 봐, 쪽- 틀림없이 저와 맞닿았던 입술로 낸 소리임이 분명했다. 대답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짧게 생각하다 응. 이라는 간단명료한 말을 내뱉은 채 급히 통화종료 버튼을 눌렀다. 그대로 툭, 침대 매트리스 위로 들고있던 핸드폰이 가볍게 떨어졌다. 곧바로 민석이 끙- 소릴 내며 베개위로 얼굴을 파묻었다. 으…. 이게 말로만 듣던 썸타는 상황이라는 거구나…. 난 뭔데 이렇게 좋은 거야, 미쳤나봐…. # 안녕하세요 사랑스러운 독자님들, 요번주는 개학, 개강을 하는 주 네용.. 그래도 요즘 학교는 놀토가 아니라 매일 놀토니까 부러워쥬금이요 ㅠㅠ저때는 2째, 4째 주만 놀토였는데....(ㄸㄹㄹ.. 저도 얼마 안 남은 백조생활 알차게 보내야 겠어요. 요번 주만 지나면 시원해진다죠? (간절) 그리고 드뎌 민석이가 맘을 확실히 열었어요. 루한이 노력의 결과물..이지만 이제 그 보상을 받을거예요. 엉엉 ㅜ *요번 편 되게 긴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그리고 카톡 쓰기가 가장 번거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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