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Fantasy
지훈이 가만히 집을 둘러보았다. 거실 한켠에 차지하고 있는 흰소파위에서 서로 장난을 치는 저와 민규의 모습이 그려지고 그 앞에 앉아 저리가라며 손을 젓는 한솔의 모습도 그려졌다. 피실 웃음을 터뜨리며 시선을 옮긴 부엌엔 피는 먹기 싫다면서도 밥은 잘 넘기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하나둘 손으로 훑으며 기억을 읽어내려가던 지훈이 가만히 한솔의 작업실 문을 바라보았다. 승관이를 보러갔겠지 너는. 중얼거리며 작업실 안으로 들어선 지훈이 책상위를 대충 정리하며 작은 쪽지 한장을 올려두었고 문을 닫고 나와 방으로 들어가 침대 위에 앉았다. 민규야.. 김민규. 잔뜩 떨리는 목소리로 민규의 이름을 중얼거리던 지훈이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너를 잡지 못했어, 너에게 너무 많은 짓을 저질러놓고 나는 널 사랑했어. 미어지는 가슴이 자꾸만 쿡쿡 지훈을 찔러왔다. 침대 옆 작은 탁자 위에 올려져있는 자신과 민규의 사진을 엎어두고 손에 끼워진 반지를 빼 올려둔 지훈이 일어나 방을 나왔고 천천히 지하실로 걸어 내려갔다. 쾌쾌한 냄새가 지훈을 반기고 텅빈 쇠문 만이 시야에 가득찼다. 여기로 들어가면 나는 다시 나올수있을까? 내가 다시 너를 볼수 있을까 민규야. 들리지 않을 질문을 던지다 문고리를 잡아 연 지훈이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궜다. 쇠가 쓸리는 소리가 울리고 가만히 옆에 놓인 상자속 혈액들을 꺼내든 지훈이 침대에 앉아 혈액을 꾸역꾸역 마시기 시작했다.
"우윽"
토끼가 올라왔다. 그대로 눈이 뒤집힐것만 같았다. 당장이라도 저 문을 열고 나가서 속을 개워내고 싶었다. 참으려고 애쓰며 주먹을 꽉쥔 지훈의 옆으로 빈 혈액팩들이 떨어졌다. 웅웅거리며 머리가 울리고 그대로 뒤로 쓰러지듯 누운 지훈이 눈을 감고 손을 펴 이불보를 쥐었다. 속이 타들어가는 고통이였다. 자신과 같은 사람들은 모두 이것을 먹고 살아가는데 유독 지훈은 견뎌내질 못했다. 바들바들 떨리던 지훈의 손에서 힘이 풀리고 눈동자의 초점이 사라지기 시작할즘 지훈은 눈을 감았다.
모든걸, 잊고 잠들고 싶었다. 영영 깨어나지 못할지라도.
* * *
집안으로 기분좋게 돌아온 한솔이 싸한 느낌에 지훈의 방으로 향했다. 이지훈. 문을 열면서 지훈의 이름을 불러도 방안에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음에 고갤 갸웃 하던 한솔이 엎어져있는 사진과 은은하게 빛을 내는 반지를 보고 서둘러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아니지? 아니잖아 지훈아. 중얼거리며 자신의 책상으로 걸어온 한솔이 정리되어있는 악보들과 올려져있는 작은 쪽지 한장에 욕을 내뱉었다. 이게 뭐야 이지훈. 이게 뭐냐고. 미안하다고 적혀있는 쪽지에서 느껴지는 느낌에 한솔이 몸을 살짝 떨었다.
도대체, 넌 뭘 본거야. 니가 뭐가 미안해. 왜 도대체 왜. 한솔이 급하게 방에서 나와 지하실로 내려가는 통로에 섰다 몸을 휘청이며 벽을 짚었다. 피냄새가 올라왔다. 지훈이 억제할수 없을 정도로 많은 피냄새가. 한솔이 자리에 주저앉았다. 또 같은 상황이였다. 30년전 그날처럼 이지훈은 자기 자신을 잠에 묶어버렸다.
"미친 새끼"
허탈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힘들면 말하라고 그렇게 말했건만 너는 왜 내 말을 들어주지 않아? 앞으로 뱉어지지 않는 물음이 입안을 쓰게 만들었다. 띠리릭 익숙한 비밀번호 소리에 고개를 돌린 한솔이 들어온 민규를 보고 표정을 굳혔다. 적응되지 않았던 냄새는 그러니까 지금 김민규한테서 나는 냄새는 전원우의 향이였다. 거기서 뭐하냐. 민규의 물음에 자리에서 일어선 한솔이 성큼성큼 다가가 민규에게 주먹을 날렸다. 살과 살이 마찰되는 소리와 함께 옆으로 엎어진 민규가 화가난 표정으로 한솔을 바라보다 멈칫했다.
집안을 감싼 피냄새와 파랗게 변해있는 한솔의 눈동자 그리고.
"이지훈, 어디있어"
"너때문에"
"...."
"너때문에 그 멍청한새끼가 또"
"...."
"또 잠을 자잖아"
민규가 입을 다물었다. 은은하게 퍼지는 원우의 향에 미간을 찌푸린 한솔이 민규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너 어쩔거야, 어쩔건데 이지훈. 민규의 머릿속이 복잡하게 엉켜버렸다. 사랑했던, 아니 어쩌면 지금까지 사랑하는 사람과 제옆에서 저를 지켜주던 저를 사랑하는 사람. 둥둥 떠다니는 두 사람의 모습에 민규가 고개를 푹 숙이자 한솔이 한숨을 내쉬었다. 너는 끝까지 이기적인 새끼야, 이지훈한테 뭐라 할 자격 없어 너는. 방문을 쾅소리나게 닫고 들어가버리는 한솔의 뒷모습을 허탈하게 보던 민규가 두손으로 제얼굴을 감쌌다. 복잡했고 어려웠으며 힘들었다. 원우의 손을 잡아야하는지 아니면 지훈을 감싸 안아야하는지 자신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 * *
궁궐저택같은 집안으로 들어선 남자가 익숙하게 서재쪽으로 걸어가 문을 두드렸고 들어오라는 소리와 함께 안으로 들어선 남자가 목례하자 앉아있던 승철이 고개를 들어 남자를 바라봤다. 그래, 알아온건? 승철의 말에 승철의 옆으로 다가선 남자가 승철의 손을 마주잡았고 승철이 눈을 살짝 감자 승철의 머릿속으로 모든 장면이 세세하게 피어올랐다. 승관의 손을 잡고 승관과 입을 맞추고 고백하는 한솔의 모습 모두 읽어낸 승철이 손을 떼자 뒤로 살짝 물러선 남자가 말했다.
"이제, 저랑 정한이는 보내주세요"
"그래, 약속한거니까."
승철이 서랍을 열어 비행기 티켓과 여권을 건네자 남자가 또 작게 목례하고 돌아섰다. 걸어나가던 걸음을 멈추고 승철을 돌아본 남자가 조심스레 입을 열어 물었다.
이제, 그아이들은 어떻게 되는거죠? 질문에 가만히 남자를 바라보던 승철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왜 정이라도 들었나보지? 그건 아니고. 고개를 저어보이는 남자를 한번
책상위에 놓인 서류를 한번 보던 승철이 답했다.
"우리 공주님 힘들게 한만큼, 고통스럽게"
"....."
"죽어야지."
먼지하나, 남기지 않도록.
와 와와 안녕해요!!!! 저 오늘 또왔어요 헤헤헤 오늘도 이상한 내용이지만 이해해주셨을거라 믿고 하트하트 솔부영업은 계속 됩니다!
암호닉 ; 화상 윤천사 구피 하리보 망치 뿌뿌뿌
내님들 하트 사랑해요 하트 아낀다 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