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Fantasy
한솔의 집에서 살게 된 뒤로 달라진것들이 많아졌다. 매일 아침 한솔이 해주는 밥을 먹고 집을 나서고 야자가 끝날쯤이면 밝은길로 늘 같은 버스를 타고 내렸고 항상 한솔이 앞에서 기다려 집으로 돌아갔다. 민규는 어느순간 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았고 원우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둘의 부재에도 선생님들은 아무런 말조차 묻지 않았다. 그저 마치 걔네가 없었다는 듯 일상은 흘러갔다.
"비오네.."
비가 하늘을 뚫을듯이 쏟아졌다. 물끄러미 하늘을 올려다 본 승관이 습관처럼 입술을 깨물었다. 우산 안가져왔는데. 중얼거리며 손을 내밀었다. 손바닥위로 떨어지는 빗방울들의 움직임을 보던 승관이 손을 옷에 대충 닦아내며 가방을 머리에 쓰고 빗속으로 걸으려 할때 익숙한 우산의 색이 눈에 들어왔다. 어, 한솔? 고갤 갸웃하며 그곳을 응시하던 승관이 이내 자신에게 걸어와 마주서는 한솔에 모습에 의외라는듯 웃음을 지어보였다.
"웬일로 밖으로 나왔어요?"
"비오잖아"
"단지 그이유?"
"아 몰라, 네가 우산만 가져갔어도"
"헤에, 렌즈낀거에요?"
"어 꼈다"
한솔의 말에 눈을 맞추며 눈동자색을 보던 승관이 아 안오냐. 하는 말에 급하게 한솔의 옆으로 뛰어와 팔짱을 끼자 한솔이 너 냄새나 하며 머리를 툭 밀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솔의 어깨에 부비부비하며 당신 보송보송해서 좋단말이에요. 하는 승관의 모습에 픽 웃음을 지어보였다. 승관의 머리를 쓰다듬다 다시 앞을 바라본 한솔이 말을 이었다.
"그래도 오늘은 덜 하네"
"뭐가요?"
"니 냄새"
"왜?"
"비와서"
"아 그렇겠네"
"바보"
아씨 나 바보아니거든요! 빽 소리를 지르는 승관을 보며 푸스스 웃음을 지은 한솔이 우산을 승관쪽으로 살짝 더 기울여줬고 쫑알대며 제 하루 일과를 말해오는 승관을 힐끔힐끔 쳐다보며 맞장구를 쳤다. 집에 돌아와 확인한 한솔의 왼쪽 어깨가 많이도 젖어있었지만, 그 때 그 순간만큼은 더할나위없이 행복했다고 생각했다.
* * *
비밀번호 치는 소리에 민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연히 한솔이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현관앞으로 다가가선 민규가 마주한 승관의 시선에 입을 다물었다. 김민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제이름을 부르는 승관에게 어색하게 웃어보인 민규가 안녕 하며 말했고 그에 승관이 고갤 갸웃했다. 니가 왜 여기.. 누구랑 그렇게 얘기를 해. 우산을 접어 안으로 들어서던 한솔이 승관과 앞에 서있는 민규를 번갈아보다 한숨을 푹 내쉬었다. 어차피 마주할 애들이였지만 조금 빠르다고 생각했다.
"일단, 들어갈래?"
"에, 네"
승관이 안으로 들어오고 민규가 다시 자리에 앉자 승관과 한솔이 마주앉았다. 민규가 왜 여기있어요? 승관의 물음에 그게 하며 입을 열려는 민규를 막은 한솔이 대답했다. 그때 말했던 같이 산다던 애, 민규야. 승관이 멍하니 민규를 바라봤다. 그사람중에 한명이 김민규라고? 아니, 그럼 잠깐만. 빠르게 돌아가는 머리로 생각하던 승관이 눈을 크게 떴다.
"그럼, 쟤도 뱀파이어에요?"
"...."
"..그게 속이려고 한게 아니라"
"어쩐지! 힘이 넘치더라 아주!"
"..어?"
"와, 어떻게 몰랐지?"
너무 밝고 맑게 말해오는 승관의 모습에 한솔이 픽 웃음을 터뜨렸다. 귀여워. 혼자속으로 생각하는 한솔과는 다르게 잠깐 당황한 표정을 하던 민규도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쟨 참 매사에 긍정적이야.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 민규를 보다 박수를 짝 친 승관이 말했다. 그럼, 너도 렌즈낀거야? 그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시선을 맞춘 민규의 눈 색이 살짝 보라빛을 띄는걸 보고 오오하는 소리를 낸 승관이 웃음을 지었다.
"예쁘다, 보라색"
"...."
"나 여기서 신세질거야"
"...."
"잘부탁합니다 민규야"
고개를 꾸벅 숙이는 승관에게 내가 더 잘 부탁해 하고 답한 민규가 옅게 웃음을 터뜨렸다.
셋 모두 너무나 오랜만에 지어보는 웃음이였다. 그리고 그 웃음이 깨지질 않기를 애써 불안한 마음을 가라 앉혀보는 한솔이였다.
드디어 이글을 쓰려고 시작한 부분이 딱 나왔어요, 독방에서도 봤을지도 몰라요.. 하하하하.. 민규랑 마주한 승관이는 여전히 아이같이 좋군요
다들 이렇게 행복할지...끙끙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요 내님들
암호닉 ; 화상 구피 송송이 하리보 밍구리
사랑해요 다들 너무너무 고맙고 아낀다! (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