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강남사건이라 불리는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오늘 강남경찰서에 출두하여 조사를 받았습니다. 최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강남의 한 남고생이 학교폭력을 참지 못하고 지난 1일 오후 10시 28분께 건물 옥상에서 투신자살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강남경찰서는 오늘 7일 오후 12시 7분께 학교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된 6명의 학생 중 도모(17) 군이 강남경찰서로 출두하여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도군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 및 학교폭력 여부 등에 대해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영진입니다. "저는 잘못한 게 없는데요." 아직도 귀가 먹먹했다. 차에서 발을 내리자마자 기자들이 몰려와 플래시를 터뜨려댔고 테이프로 칭칭 감아놓은 검은 마이크들을 들이댔으며 어깨 위에 꽤 무겁게 걸쳐져 있는 카메라들은 자신의 얼굴을 집어 삼킬기세로 달려들었다. 그러고는 어차피 대답을 듣지도 못할 질문을 마구 뱉어댔다. 왜 그랬습니까? 피해자가 자살할 정도로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는 걸 알았습니까? 잘못을 반성하고 있습니까? 한 말씀만 해주시죠! 그런 사람들을 등지고 걸어가는 도경수의 뒷모습마저 담아냈다. "하 이 새끼 골 때리는 새끼네 이거, 여기 증거가 다 있잖아 씨발! 어디 발뺌하려고 들어 이게." "뒤진 새끼 일기가 나랑 뭔 상관이 있는데, 그 새끼가 내 인생 조지려고 글 싸지르고 뒤진 건지 어떻게 알아요 씨발." "이 새끼가!" 손찌검을 하려는 형사의 손을 뒤에서 누군가 잡았다. "야 놔봐 씨발 이 새끼가 지금!" "구 반장님이 찾으셔 한 형사." "씨발, 야 너 딱 앉아있어라." 자신을 조사하던 형사가 나가고 도경수는 의자를 뒤로 젖히며 휘파람까지 불어댔다. 그런 도경수의 태도를 본 준면은 어이없다는 듯이 웃고는 방금 지나간 형사의 자리에 앉았다. "티비에서만 보다가 실제로 보니까 존나 반갑네." "뭐라는 거야 씨발?" 도경수는 덤덤한 목소리로 내뱉곤 준면을 살폈다. 생글생글 웃으며 말하는 얼굴과 비속어의 만남이란 심히 부조화로웠다. 키도 저만하고 피부도 하얗다 못해 투명한 것이 형사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한 형사보다 만만하다고 생각한 경수는 금세 준면에게서 눈을 돌렸다. "피해자면 모를까 학교폭력 가해자와는 어울리지 않는 얼굴인데, 왜 그런 좆같은 짓을 한 거야?" "아 글쎄 씨발 난 잘못한 게 없다니까!" "앉아." 잔뜩 흥분하여 소리를 지르며 일어난 도경수에 비해 준면은 차분했다. "앉으라는 말 안 들려?" 경수는 혼자 욕을 중얼거리며 의자에 앉았다. "네가 감방에서 몇 년을 썩을까?" "....." "대학은? 아, 꼭 이 일이 아니었어도 못 가겠지만." 저를 무시하는 말투에 기분이 퍽이나 상했는지 눈썹을 꿈틀거리며 앞에 있는 준면을 쳐다봤다. "네가 과연 앞으로 존나게 남은 네 인생을 잘 살 수 있을까?" "존나게 잘 살죠. 왜냐면." 미소를 짓고 상체를 숙여 준면과 더 가까이 하고는 말을 이어갔다. "난 존나게 잘 사니까. 더 잘 알텐데, 과연 내 징역의 열쇠는 형사님이 가지고 있을까?" "....." "검사가 아니면 변호사?판사?" "....." "아마 그 열쇠를 가지고 있는 건" 서에 나오고 처음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경수였다. "우리 집 통장에 있는 0의 개수?" 말을 끝낸 경수가 씨발을 뱉어내고 미친 사람 처럼 허리를 꺾고, 책상을 치며 웃을수록 준면의 표정은 굳어갔다. 웃음을 잠시 멈추고 준면의 표정을 본 경수의 입꼬리가 주체할 수 없이 올라갔다. 형사님, 씨발 이번엔 내가 이긴 거 같네. 서에서 돌아온 경수는 백현을 찾았다. 자취방의 벨을 쉴 틈 없이 누르던 경수는 그것도 모자랐는지 문을 발로 차며 백현을 불렀고 옆집이 신고를 넣을 때쯤 문이 열렸다. "경수 왔어?" 환하게 웃으며 자신을 반기는 백현을 집안으로 밀어 넣으며 문을 닫았다. "많이 힘들었지, 조사는 잘했어?" 피할새도 없이 날아온 경수의 갑작스러운 주먹에 백현이 바닥에 나뒹굴었다. "씨발 내가 애초에 이딴 짓을 한다고 하는 게 아니었어." 꽤나 아팠는지 바닥에 누워 일어나지 못하는 백현은 경수의 말을 듣기만 했다. "존나 좆같아 지금 씨발. 김종인 개새끼. 뒤지려면 곱게 뒤지던가. 너도 존나 또라이고 그 새끼도 마찬가지야." 자리에서 일어난 백현이 경수의 손을 자신의 두 손으로 붙잡았다. "경수야 왜 그래 응? 조사받는 게 많이 힘들었어?" 백현은 경수가 자신을 때린 것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 듯했다. "너 죽여버리고 싶어." "응, 그래. 알아." "하, 미친새끼." "경수야 근데 자꾸 내일 후회할 말 하지 마." 후회? 백현이 말한 단어를 다시 곱씹 듯 말한 경수는 미간을 좁히며 백현을 쳐다봤다. "응. 후회. 너 지금 이러고 내일이 되면 어쩔 거 같아?" "......" "주인잃은 똥깨처럼 문 앞에서 날 찾겠지. 백현아 씨발 나와봐 변백현!" 경수를 따라하는 듯한 말투에 백현은 똑같았다고 만족했는지 작게 웃었다. "병신같아." "......" "너, 존나 병신 같아. 넌 나 없으면 못 살잖아. 도경수는 영원한 변백현의 개. 백현이는 영원한 경수의 주인? 아니면 그 이상?" 자신을 개라고 칭하는 백현을 보는 도경수의 표정은 알 수 없었다. "병신 도경수. 요즘 짖는 횟수가 잦아졌어? 내가 언제까지 널 귀여워해 줄 거 같아?" 생글생글 웃는 얼굴과 비속어의 만남이란 조화로웠다. 경수의 어깨를 잡고 귀에 입술을 가까이 댄 백현이 말했다. "경수야, 사랑해." 경수는 생각했다. 도경수 병신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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