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나, 이게 뭐야."
백현이 바닥에 떨어진 종이를 주워들었다.
2013학년도 2학기 제 1회 지필평가 (수학)
지필평가
w 백열등
"박찬열이냐?"
ㅡ어, 할 말 있으면 빨리해. 야 와드 박으라고 저기에 병신아! 대가리 박고 싶냐?
"야 박찬열 빨리. 내 말 들어."
ㅡ그래 백현아, 왜.
"내가 시험지를 하나 주웠거든?"
ㅡ시험지?
"응. 주위에 이거 사갈만 한 애들 없냐?
ㅡ어떤 건데?
"수학."
ㅡ와 변백현 주워도 존나 좋은 거 주웠네. 알겠어 알아보고 문자줄게.
"어, 게임 작작하고 병…."
"아, 씨발 새끼가."
말이 끝나기도 전에 끊어버린 전화에 대고 욕을 하는 백현을 지나가던 초등학생이 힐끗 쳐다보고는 지나갔다.
[우리 반에 박현성이라고 존나 키 작은 새끼 있어. 걔가 산다니까 9시까지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가]
학교에서 돌아와 잠이 든 게 꽤 깊이 빠졌는지 백현은 8시 40분이 다 되어 일어나 문자를 확인했다. 현재 시각은 9시 5분, 문자를 다시 본 백현이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존나 늦네 진짜 구매의 기본이 안 되어있어요 기본이."
"저, 혹시…."
계속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백현에게 말을 걸어오는 한 남학생을 보고 백현은 이 새낀 뭐냐며 욕을 하려다 찬열의 문자를 떠올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작다더니 존나 진짜 나보다 작네.
"맞아, 돈은. 가져왔어?"
"응, 여기. 네 시험지도…."
"여기."
펼쳐 보인 시험지가 수명이 다 닳은 것 같은 가로등에 의존했다.
"미안한데, 시험지를 좀 먼저 주면 안 될까."
자꾸 두리번 거리며 눈치를 보는 남자 때문에 화가 난 백현은 시험지를 던지 듯 넘겨주었다.
"여기, 돈."
백현에게 돈을 건네자 마자 뛰어가는 남자를 보며 백현도 봉투를 열고 돈을 세며 운동장을 빠져나갔다.
"성적표 나왔다."
"아, 쌤! 내일 주말인데 그거 왜 지금 줘요!"
"정신 차리고 공부 좀 해! 내년이면 고3이다 너네도. 1번부터 차례대로 나와서 받아 가."
성적표로 시끄러워진 교실 안, 맨 앞에 앉은 경수가 문제를 풀던 샤프를 내려놓고 일어섰다.
"4번, 도경…. 경수야, 이번엔 1등이네?"
"헐 대박, 도경수 쟤 드디어 1등 함?"
"존나 웬일이래."
성적표에 이어 도경수가 1등 했다는 사실에 관해 아이들은 더 소란스러워졌다. 경수가 조용히 성적표를 받아 와 자리에 돌아가려던 참에 교실 문이 열렸다.
"변백현 왔다."
"씨발, 문 누가 잠갔냐."
존나 앞으로 다시 돌아왔네. 큰 소리를 내며 열린 문에 방금까지만 해도 떠들던 아이들의 말소리가 멈췄다.
"선생님, 저 오늘은 존나 일찍왔죠."
"알면 앞으로 일찍 일찍 좀 다…."
"한심해."
"뭐라고 했냐 지금?"
되묻는 백현을 경수가 한 번 쳐다보곤 자리에 앉아 풀던 문제를 다시 풀기 위해 샤프를 들었다.
"지금 뭐라고 했냐고 씨발."
백현이 경수의 책상을 차며 말했다. 조용한 교실에 조금씩 수군거리는 목소리가 커졌다.
"변백현, 지금 뭐 하는 거야."
"이 새끼가 존나 하는 말 못 들었어요 씨발?"
'변백현!"
"씨발아 뭐라고 했냐고."
"내가 겨우 한심하다고 말한 것 하나 때문에 발끈하는 네가 한심하다고."
다시 한 번 책상을 발로 차고 경수의 어깨를 밀치는 백현을 선생님이 잡고 교실 밖으로 끌었다.
"놔봐요 씨발. 야 미친놈아 뭐라 했는데 지금."
"변백현, 닥치고 따라와. 이 새끼야."
문이 닫히고 수군거리던 목소리는 결국 방금 생긴 일에 대한 가십으로 달아올랐다.
"미친, 변백현 쟤는 왜 괜히 학교 와서 저 지랄이야?"
"아 존나 무서웠네 진짜. 표정 봤냐? 개 살벌 진심."
"야 근데 도경수 갑자기 왜 저래? 원래 아예 신경도 안 썼잖아."
"그니까, 무슨 일이지?"
"근데 1등 한 번 했다고 지 세상 된 거처럼 애들 깔보는 거 아니야? 쟤 원래 변백현 같은 애들 그냥 무시했잖아."
"야, 내가 도경수랑 중학교를 같이 나왔는데…."
떨어진 샤프를 줍고 자리에 앉은 경수가 귀에 이어폰을 꽂았다.
"그래서 화났어요 우리 백현이?"
"하지 말라 했다 박찬열 씨발. 오늘 진짜 한 명만 걸려봐 존나 잡고 팰 거야."
"우리 백현이 무서워서 옆에 가지도 못하겠네!"
"닥치라 했지."
이 새끼는 갑자기 왜 학교에서 기다리라고 해서. 백현의 주먹질을 웃으며 받아내던 찬열이 알았다며 백현의 손을 잡고 내렸다.
"야 근데 너한테 시험지 사 간 그 우리 반에 키 존나 작은 애."
어, 왜. 나보다 작던데. 에이, 백현아 넌 아니…. 미안.
"아 내가 하려던 말 이거 아니고! 내가 그날 마지막 교시에 담임이 하도 전화 전화 그 난리가 없길래 씨발 잠깐 나갔는데 그때가 수학이었나 봐."
"그래서 어쩌라고. 학교 나간 거 자랑하냐 지금?"
"아니 병신아. 걔 안 왔던데."
"누구?"
"너보다 키 작은 애."
"이 개새끼가."
다시 한 번 치려는 백현을 찬열이 제지했다.
"미안 백현아 이젠 진짜 안 할게."
실실 웃으며 말하는 찬열을 째려본 백현이 다시 앞을 보고 걸었다.
"걔 그거 너한테 얼마 주고 샀냐?"
"18만 원."
"18만 원? 쳐 돌았네 시발. 그래놓고 왜 학교를 안 왔대."
"돈지랄이 하고 싶으셨나 보지."
"아, 그거 복사해서 존나 여러 명한테 팔걸."
"박찬열 이 미친놈아!"
"왜, 왜 또. 나 뭐 이번엔 잘못한 거 없잖아."
"그걸 왜 지금 말해. 아 존나 부자 되는 건데."
"어휴 백현이 그랬어요? 형아가 미안해, 다음부터는 일찍 말해줄게."
"진짜 닥쳐라 너."
"알겠음. 야 나 지금 피시방 갈 건데 넌?"
"난 안 가."
"야, 어디 가?"
"교실."
학교 끝난 지가 언제인데 저 병신은 이제야 교실을 가냐며 소리 지르는 찬열에게 가운뎃손가락을 올린 백현이 발걸음을 재촉했다.
교실의 앞 문이 열렸다. 의자를 뒤로 젖히며 장난치던 백현이 귀에서 이어폰을 빼고 걸어오는 경수를 주시했다. 그런 백현의 시선을 무시하며 맨 앞자리에 위치한 자신의 책상에서 문제집 두어 개를 꺼내들었다.
"씨발. 오셨네."
"…."
"딱히 기다린 건 아닌데, 아까 아침에 네가 나한테 꼽준 걸 생각하니 집에 갈 수가 있어야지."
"내가 상관할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하, 이 새끼가. 책상을 앞으로 세게 밀며 일어선 백현이 경수에게 다가갔다.
"야, 씨발. 말 다 했냐 지금."
발로 툭툭 치며 말을 거는 백현이 신경 쓰이지도 않는지 책상 서랍 안에 책을 넣었다 뺐다 하는 경수가 의자에 따로 빼두었던 책을 들고 일어섰다.
"어디를 내빼시려고."
경수의 팔을 잡고 돌리는 바람에 들고 있는 책이 바닥에 쏟아져 경수의 발을 덮었다.
"씨발."
"어? 우리 도련님, 험한 말도 할 줄 아시네?"
"닥쳐. 내가 말했지. 너 같은 새끼들이 제일 한심하다고."
백현의 손을 뿌리친 경수가 쭈그려 앉아 떨어진 책을 줍기 시작했다.
"그, 나한테 시험지 사간 어리바리한 새끼. 그날 학교 안 나왔더라?"
책을 줍던 경수의 손짓이 멈췄다. 발 밑을 힐끗 쳐다본 백현이 말을 이어갔다.
"그럴 거면 나한테 그걸 왜 사 갔을까."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경수가 일어서 백현을 등지고 앞문으로 가 문고리에 손을 얹었다.
"여자애들 떠드는 거 들어보니까, 네가 전교 2등이라던데. 맞냐? 니 대갈빡 위에서 노는 그 새낀 항상 다 맞고 넌 그 지랄 맞은 수학 문제 하나 때문에 밀린다…."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
"이번에 1등 했더라."
"…."
"존나 축하한다 도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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