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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쉘 전체글ll조회 4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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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뾰족하게 서있는 막대기가 목구멍 앞에 있으니 나는 얌전해졌다.

자연스럽게 항복의 표시로 두 팔이 올라가 있는 채로 막대기만을 바라봤다.

그는 나의 표시를 읽었는지 곧 막대기를 내렸지만 눈의 경계심은 풀지 않았다.



"..ㄴ, 나 떠밀려 온 거에요..."

"......"

"....진, 진짜에요..."




그는 말 없이 나에게 한 걸음 다가와서는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눈을 마주하는 게 어색해서 나는 쪼그라들었다.

시선을 그대로 떨구다가 그의 상반신이 보여서 살짝 움찔인 후, 아예 고갤 돌렸다.

그의 높이 있는 얼굴이 갸우뚱해져서 나를 바라봤다. 내 눈은 제대로 마주치질 못하고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했다.




"...!..."

"......"

"...뭐, 뭐예요...!.."







[EXO/카이/빙의글] PARADISE 02 | 인스티즈



그는 조금 무서운 듯한 눈을 하고 있더니 갑자기 다가와선 입술을 부딪혀왔다.

덕분에 충격으로 얼어붙어 있다가 그를 밀어내며 소리치듯 말했다. 그가 이상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멍하니 내 앞에 가만히 서 있는 그가 어쩐지 조금 무서워져서 다른 곳으로 도망치듯 뛰어갔다.
















그런데 여긴 어디지...

일본 주변의 무인도인 걸까..? 

배가 길을 잃었어서 더 멀리 떨어져 버렸을지도 모른다...

갑자기 세상에 혼자 남겨져 버린 것 같아서 무서워졌다. 


차라리 아까 그 사람...

아니지.

같이 있다간 무슨 일을 당할지도 몰라.


하는 생각으로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나는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정처없이 걷기 시작했다.

젖어있는 운동화가 찝찝했지만, 벗어버리면 다시는 찾지 못할 것 같아서 그대로 신은 채로 좀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해변 주변보다 조금 어두워진 숲이 보였다. 작은 규모의 섬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사람이 없는 곳이라 그런지, 돌덩이나 꺾여진 나무가 곳곳에 널려있어 발 밑을 조심하며 들어갔다.







[EXO/카이/빙의글] PARADISE 02 | 인스티즈


아우, 가려워

무슨 벌레가 이렇게 많담?





"............으아아아악...!!!!!"






나는 내 다리에 기어 올라오던 지네 한 마리 때문에 숲에서 온갖 오도방정을 떨었다.

재빨리 지네를 손으로 튕겨낸 후 황급히 달려나오다가 돌덩이들 사이로 다리 한 쪽이 푹 빠져 부딪혔다.

하지만 이미 벌레 공포에 빠져서, 아파할 겨를도 없이 뛰어나왔다.


나는 곧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해변가 주변 나무 밑에 털썩 주저 앉았다.

내가 돌아오니, 그는 없었다.



"....휴우..."



그래, 내 팔자에 해외 여행은 이런 거겠지...?

눈 뜬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집으로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무릎을 껴안고 기대어 멍하니 있다가 아까의 상황이 떠올랐다.

...왜 키스를 했을까. 내게 작대기를 휘둘...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들이댔던 주제에.

입술을 깨물다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목마르다.

무릎을 모은 채로 앞으로 보이는 바닷물을 바라봤다. 저 물이라도 마시고 싶었다.

나는 번뜩 '아' 하고는 운동화 끈을 풀러, 나무 그늘 옆 햇볕 아래 예쁘게 놓고는 바닷가로 향했다.

물에 몸을 담그니 좀 시원했다.

멍하니 손에 물을 모아봤다가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는 손에 담긴 물을 살짝 혀에 대보고는 바로 뿝!! 하고 뿜어냈다.

역시 이건 아닌 것 같다.

















"...하아........."


...이제 배까지 고프다.

목은 말라 비틀어져 가고, 배까지 쪼그라 들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흐른 건지, 어느 새 조금 어둑해졌다. 역시나 무릎을 껴안은 채로 고갤 옆으로 하고 있었다.

멍하니 있다가 무릎을 감싼 팔에 고갤 푹 숙여 기대고 눈을 감았다.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배가 만약 안 지나가면 난 이대로 굶어죽는 걸까...

우울한 생각에 빠져 있는데 내 머리위에 뭐가 얹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고갤 들어보니



"....!!..."

"......"



아까 그 사람이 내 머리 위에 손을 얹고 있었다.

나는 경계 태세로 뒤로 물러나서 반사적으로 한 팔을 올렸다. 그는 별 표정이 없는 듯 보였다.

그러는 사이,


꼬르륵-


눈치없는 배가 울렸다.

민망한 상황에 내가 빨개져서 들고 있는 팔이 내려갔다.

그는 그대로 내 팔을 붙잡고 날 일으켜 어디론가 향하려 했다.

나는 급하게 옆에 놓여있던 운동화를 집어 그의 리드를 따라갔다.





[EXO/카이/빙의글] PARADISE 02 | 인스티즈



"저, 저기요...!.."

"......"

"..어디가는데요...!..."

"......"




그는 도통 말을 하지 않았다. 

영어권 사람인가?

나는 그 생각에, 나를 끌고 가는 그의 뒷통수에 대고 궁시렁 거리기 시작했다.




"헤... 헬로우...?..."

"......"

"..아, 아닌가.... 그럼.... 곰방와...."

"......"

"그... 그럼 저기...... 니하오마...."

"......"



뭐야... 사람이 아니야...?



".......저기요... 어디 가는데요..."

"......"



그가 끌고 온 곳은 해변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 동굴 같은 곳이었다.

공간은 협소했지만 나름 갖춰질대로 갖춰져 있는 곳이었다. 그는 저녁을 먹으려고 했던 듯, 불을 지필 수 있는 곳 위에 생선이 꽂혀 있었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는 나를 잡은 손을 끌어내려 나를 앉혔다. 그리고 옆에 나란히 앉았다.

그리고는 불을 때려는 듯, 나무에 슥슥 막대기를 문질러 금새 불을 붙였다. 그리고 불씨를 입으로 불어 땔깜 아래에 슬쩍 밀어넣었더니 불이 지펴졌다.

생선이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

"......"



그가 말없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부... 부담스러워....

그는 자르지 않은 머리가 덥수룩해 어깨까지 내려와 있었지만, 이목구비가 뚜렷해서 긴 머리가 꽤나 어울렸다.

그을린 피부에 맞게, 머리와 눈이 아주 새까맸다.

나는 제정신이 든 듯, 그에게 생선 쪽을 가리켜 보였다. 그는 뜨겁지도 않은 듯, 꼬챙이를 꺼내어 내게 내밀었다.

머뭇머뭇 거리다 나는 생선을 받아들고는 손이 뜨거워 어쩔 줄 몰라했다. 

그가 나를 잠시 보다, 꼬챙이에서 생선을 꺼내어 한 손으로 집어 베어 물었다. 어딘가 동물적인 느낌이었다.




"......"

"......"



그가 내 시선을 느꼈는지 돌아봐, 나는 다시 생선으로 시선을 옮겨서 반으로 갈랐다. 

아직 좀 뜨겁지만 후후 불어서 입으로 가져갔다. 정말 눈물나게 맛있었다.

하루종일 굶은 덕에, 나는 걸신이 들린 것처럼 먹어댔다.


[EXO/카이/빙의글] PARADISE 02 | 인스티즈


뜨거운 데도 입 속에 먼저 밀어넣고 식혀 먹다, 그와 눈이 마주쳤다.













"......"

".....아."



그가 내 입가에 묻은 걸 손으로 떼어내더니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다.

나는 굳어져 멍하게 그를 바라보았는데도 그는 꿈쩍않고 다시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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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헣....ㅠㅠㅠㅠㅠㅠㅠㅠ이거 되게 신비로워요ㅜㅜㅠ 원시인 조니니..ㅠㅠ신비하네여ㅛ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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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쉘
감사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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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꺄악!!!다음편 궁금해요 ㅠㅠ종인이가 말을 못해요??종인아 말좀해!!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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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회만에_종인이가_답답한_독자.txt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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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말을 하란말이야 ㅠㅠㅠ ㅈ둘이 행쇼행쇼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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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쉘
ㅋㅋㅋㅋㅋㅋㅋ행쇼행쇼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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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ㅜㅜㅜㅜㅜ왕 ㅜㅜㅜㅜ신선하당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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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쉘
왕감사해요 핳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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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허류ㅠㅠㅠㅠㅠ 말을 못배운건가요?ㅠㅠ되게 동물적인 느낌이ㅎㅎㅎ오...뭔가 끌리네요 행동으로 말하는 니니ㅋ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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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쉘
그런 남자 매력적이죠... 후훟
야생마같은 남자...☆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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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아대박ㄱㄱ이런글♥♥♥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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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쉘
ㅋㅋㅋ감사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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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아우 가려워 사진 넘 귀여워!!!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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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재미써여 ㅠㅠ3편올라온거보고 정주행중이에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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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쉘
ㅋㅋㅋㅋ넘 감사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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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히힛 정주행!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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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쉘
ㅋㅋㅋㅋ귀여우셔라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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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왜말을모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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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쉘
역시 2회만에 답답해하시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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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와 니니야ㅠㅠㅜㅜ와 한마디도 안햇지만 느꺄지는 니니의 뭔가그 니니느낌ㅋㅋㅋㅋㅋ뭔소리하는거짘ㅋㅋ그래서ㅜㅜ니니가좋다구요ㅜㅜㅜㅜ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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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쉘
ㅋㅋㅋㅋㅋㅋㅋ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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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어이고좋구나유ㅜㅠㅜㅠㅡ저기가진짜천국이군요ㅜㅠ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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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쉘
그렇겠죠? 헤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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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니니야 말해줘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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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쉘
그는 답이 없습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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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4
답답하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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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쉘
마, 많이 답답하신가요... (당황)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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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5
말을해말을종인아 !!!!!!!!!!! 휴...그래도너가좋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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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쉘
그렇지만
과묵한 남자도 매력적이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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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6
말하지않아도 알아요ㅠㅠ종인이의 마음을 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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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쉘
몸으로 말해요 (?)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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