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말기 판정을 받고, 시한부 선고를 받은 지도 어느 새 6개월이 지났다
왠지, 왠지.. 오늘이 마지막 날이 될 것 같다는 직감이 온다
1 기성용
![[국가대표망상] 선택은 자유 (사랑하는 사람과의 마지막 하루를 보낼 때)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a/e/4/ae48b0900def9b60c44b10cc919bda51.png)
"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쥐는? 나쥐! "
본인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데도 꿋꿋이
생전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애교를 보여주는 오빠
" 왜 평소에 안 하던 짓을 하고 그래, 마지막이라고 그래? "
" 마지막은 무슨 마지막이야 "
아차, 티 안 내려고 했는데.. 표정이 확 굳어버리는 오빠
" 에이 말 실수했어. 또 표정 굳는다! "
" 근데 오빠, 우리 오늘 뭐 특별한 거 없어? "
" 갑자기 왠 특별한 걸 찾아 "
" 아니 그냥.. "
" 진짜 마지막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네 "
그러게. 나도 이런 느낌은 처음 받아봐
그런데 사람이 감이라는 게 있는 거잖아
아마도 우리 오늘 마지막일 거야
그래서 오늘은 오빠랑 마지막 추억을 남기고 싶어
" 특별한 거면 뽀뽀라도 해 줄까? "
내 얼굴을 잡더니 냅다 뽀뽀해버리는 오빠
이 뽀뽀도 마지막이겠다, 이제.
" 뭐야, 울어? "
결국 또 울어버리는 나를 보고 묻는 남자친구
" 요즘 울음이 왜 이리 헤퍼졌어. 내 앞에서 잘 안 울었잖아
진짜 마지막인 것처럼 왜 그래, 나 불안해. 니가 나 떠날까봐 "
" 우리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기로 했잖아, 응? "
" 미안.. "
" 뭐가 미안해. 미안하면 내 옆에 평생 있어주기로 약속해 "
차마 약속을 못 할 것 같아서 가만히 있는 나의 손가락을
기어이 자기 새끼 손가락에 거는 남자친구
" 약속했어, 이제 어디도 가면 안 돼 "
미안, 그 약속 못 지킬 것 같은데..
2 구자철
![[국가대표망상] 선택은 자유 (사랑하는 사람과의 마지막 하루를 보낼 때)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f/5/e/f5e962f483a44c2a06bbe13ac55f4d58.gif)
" 오빠, 우리 여태까지 같이 해 본 일이 뭐가 있었지? "
" 우리 100일 때 서로 이벤트해줬잖아~
같이 놀이공원도 갔었고,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도 했고
우리 집에 맨날 놀러오고 "
" 그것밖에 없나..? "
갑자기 나랑 헤어지자고 해서 내가 너네 집까지 찾아가서 붙잡았잖아.
하고 나를 장난스럽게 째려보며 말하는 남자친구
" 갑자기 왜? "
" 우리가 해 온 일 그냥 정리해보고 싶어서! "
" 왜 갑자기 감수성이 충만해진거야, 안 어울리게 "
" 뭐, 안 어울리게? "
한 대 때려주려고 했는데, 머리가 너무 아프다
이런 나를 눈치챘는지 말을 거는 남자친구
" 어디 아파? 오빠가 약 사올까? "
나를 걱정하는 오빠의 옷자락을 잡았다.
아니 됐어. 난 오늘 오빠랑 있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뺏기기 싫어
" 오늘따라 왜 그.. "
" 무릎베개 해 주라. "
어? 어.. 하며 순순히 자기 무릎에 나를 눕혀주는 오빠
" 오빠, 만약에 내가 죽으면 어떡할거야? "
" 뭐? "
" 만약에 말이야, 만약에 "
" 그런 생각 하지도 마 상상도 하기 싫으니까 "
" 그런 생각 하는 거 보면 머리가 많이 아픈가 보네, 그냥 조용히 내 어깨에 기대고 있어 "
" 오빠. "
" 응? "
" 사랑해 "
오빠. 나 가면 오빠 보고 싶어서 어떡하냐.
오빠도 나 그리워할거지, 그렇지?
3 박태환
![[국가대표망상] 선택은 자유 (사랑하는 사람과의 마지막 하루를 보낼 때)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8/6/2860d5cdcb6c12126f1dcd69ac2a5138.jpg)
" 우리, 헤어지자 "
오빠가 조금이라도 나를 더 빨리 잊게 하기 위해
헤어지자고, 상처주는 말을 하고 말았다
" 무슨 소리야 그게 "
" 나 다른 남자 생겼어 "
충격을 받은 듯한 남자친구
하지만 곧 내 얼굴을 보고는 말한다
" 얼굴에 아니라고 쓰여있는데.
거짓말 하지 말고 무슨 일인지 얘기해 "
나 내일이면 오빠 곁을 떠날 것 같다고
오빠가 빨리 나를 잊고 다른 여자를 만나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
그렇지만 내가 이 얘기를 하면 오빠는 더 힘들어하겠지
" 무슨 일은. 마음이 떠났다고 "
"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
막상 오빠가 정말 헤어질 것 같이 말하니 자신감이 없어진다
어차피 곧 나는 오빠와 헤어지게 될 텐데
혼자 남는 오빠라도 행복해야지 하면서도
나의 미련한 욕심 탓인지, 놓아주기 싫다.
" 봐. 자신 없잖아. 난 너 못 보내
왜 그런 말 했는지 말해줘 "
" 나 진짜 다른 남자.. "
끝까지 거짓말을 하기는 무리였을까
목이 메어서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다
그런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태환이오빠
"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얘기해
이렇게 뜬금없이 헤어지자고 하면 어떡해. 오빠 당황스럽게. "
오빠 품에 안겨서 아예 펑펑 우는 나
약한 모습 보이지 말고 이별 선언을 하고 오려고 했는데. 그랬는데..
이렇게 하면 오빠도, 나도 힘들잖아
미안해, 힘들게 해서..
4 쑨양
![[국가대표망상] 선택은 자유 (사랑하는 사람과의 마지막 하루를 보낼 때)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8/7/7/8775bd97ce8e9f8699376be7dd6f3069.jpg)
" 쑨양씨, 저 할 말 있는데.. "
" 뭐에요? 결혼하자고요? "
쑨양에게 내가 이런 느낌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야 할 것 같다
안 그러면 쑨양은 정말 충격을 받아서 잘못될 것 같다
" 제가 아프잖아요 "
" ..네 "
정말 결혼 이야기인 줄 알았나보다.
밝았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진다
" 근데요. 쑨양씨 이제 곧 저랑 헤어질 것 같아요 "
" 그게 무슨 말이에요? "
" 저.. 곧 죽을 것 같아요 "
" 네..? "
패닉에 빠진 쑨양
얼굴을 푹 숙이고 한숨을 내쉬더니, 내 얼굴을 한참 쳐다보고는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는 일어나서 왠 노트를 가져오는 쑨양
" 갑자기 왠 노트에요? "
" 익인씨, 이거 봐요 "
서툰 글씨로 '우리가 할 일' 이라고 적어놓은 노트
우리가 했던 일에는 줄을 그어 놓았다.
수많은 줄들이 쳐져 있지만, 아직 줄이 쳐져있지 않은 곳도 눈에 띈다.
" 여기서 제가 제일 하고 싶었던 거 하러 가요 "
쑨양이 내 손을 끌고 간 곳은 다름 아닌 오락실..?
" 저, 스티커사진 찍고 싶었어요 "
" 스티커사진요? "
" 네. 익인씨랑 게임도 해 보고 싶고.. "
해맑게 웃는 쑨양의 모습에
오늘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아서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을 접어두고
힘들어도, 마지막 추억을 위해 한 번 해 보기로 결심했다
스티커 사진을 여러 장 찍고, 게임도 여러 개 하고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들어서 쑨양의 덧니가 활짝 보이는 미소도 보고.
" 익인씨. 저도 데려가주면 안 돼요? "
집에 돌아가는 길.
순진한 건지, 진심인지 이런 바보같은 질문을 하는 쑨양
" 쑨양씨는 여기 남아서 행복하게 살아야죠! "
" 익인씨 없이 어떻게 행복해요, 못 해요..
우리 안 해본 것도 많은데.. 가지 마요.. "
울먹이는 쑨양
어쩐지 안 운다고 했다.
눈물왕자 쑨양이 안 울면 섭섭하지..
그래도 오늘은 웃는 모습으로 헤어지길 바랬는데
끝까지 마음 불편하게 왜 이래
내가 다 지켜보고 있을 테니까 잘 살아야 돼, 꼭.
으아아아아아아아아
도저히 슬프게 쓸 수가 없어요
에휴.. 진짜 필력.. 슬프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필력이 더 눈물나네요 허엉ㅇ엉 ㅠㅠㅠ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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