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우 더워. 택운이 한손으로 교복 와이셔츠 자락을 펄럭였다. 밤이면 어느정도 선선해질 줄 알았는데 선선은 개뿔. 더워 쪄죽겠다. 아니 진짜 하늘이 미쳤나. 이렇게 더우면 어떻게 살라고. 잔뜩 인상을 찌푸린 택운이 교복을 펄럭거리느라 어느새 흘러내린 가방을 다시 제대로 제 등에 매며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얼른 집에가서 땀에 잔뜩 찌든 옷을 갈아입고 씻어야지. 그렇게 걸음을 빨리해 집 주변에 다다른 택운이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왜냐면 택운의 눈에 자신에 집 문앞에 어떠한 검고 커다란것이 보였기 때문. 저게..뭐지? 택운이 살짝 눈을 찌푸려가며 그것이 무엇인가를 확인했고 이내 그것이 건장한 남자인것을 알아체곤 화들짝 놀랐다. 뭐야, 저사람 왜 남의 집 앞에서 저러고있어.
살금살금 그 남자가 알아체지 못하게 가까이 다가간 택운이 확 풍겨오는 술냄새에 인상을 찌푸렸다. 뭐야, 술 쳐먹고 집 잘못 찾아온거야? 왜하필 우리집에.. 인상을 잔뜩 찌푸린 택운이 손으로 남자를 툭툭 치며 말했다. 저기, 아저씨 여기서 자면 입돌아가요. 말해놓고 아, 이렇게 더운데 입이 돌아갈려나. 생각하던 택운이 어느새 눈을 뜬 남자에 다시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정신 차리셨으면 이제 그만 집에 가세요. 그런 택운에 말에도 멀뚱히 택운을 바라보던 남자가 ...지원이? 라며 갑자기 벌떡 일어나 택운을 확 끌어안았다. 예? 지원이는 또 누ㄱ..
지원이? 지원이 맞아?
..아뇨, 전..지원이가 아닌..
지원이 맞구나!
아니 아니라고 이아저씨야!! 택운이 낑낑대며 그런 남자를 밀어내려 애썻다. 하지만 남자는 무슨 힘이 그따위로 쎈지 택운이 미려내려 할수록 더욱더 택운을 꽉 끌어안고선 갑자기 엉엉 대며 울기 시작했다. 헐 뭐야. 갑자기 막 울어. 택운이 당황해 밀어 내던 손을 멈추곤 멀뚱멀뚱 서있었다. 택운이 그러던지 말던지 남자는 뭐가 그리 서러운지 울며 말하기 시작했다. 왜 나랑 결혼을 안해줘 으헝헝..
..뭐야 차였나..? 갑자기 남자가 안쓰러워진 택운이 천천히 남자의 등을 토닥였다. ㅎ..힘내세요..라는 어색한 위로는 덤.
김원식,나쁜놈 으헝.. 나 안까만데, ...아니 진짜 쪼끔 까만데!! 왜자꾸 까맣대 으어엉..
그말을 마지막으로 남자는 갑자기 쓰러지듯 택운에게 몸을 기댔다. 그런 남자에 깜짝 놀란 택운이 하마터면 뒤로 넘어갈뻔할 몸을 겨우겨우 지탱해 남자를 부축했다. 뭐야 갑자기. 뭐 어떡해야하지. 택운이 남자의 어깨를 흔들며 남자가 정신을 차리게 하기위해 애썻지만 남자는 지워나..원시가..라며 웅얼대기만 할뿐 절때 눈을 뜨지 않았다. 헐... 택운이 어쩌지 망설이다 일단 집으로 들어가야겠다. 생각을 마치고는 도어락을 풀고 낑낑대며 남자를 끌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
* * *
부모님은 해외여행 가셨고, 누나들은 집에 아직 안들어온건가. 지금 이렇게 어두운데? 생각하던 택운이 그냥 없는게 더 편할것 같다 결론을 내고선 다시 남자를 힐끔 쳐다봤다. 대충 신발장에 눕혀 놓긴 했는데 아빠구두에 얼굴을 파뭍고는 쿨쿨 잘도 자댄다. 우리 아빠 발냄새날텐데.. 그런 남자를 보던 택운이 거실로 옮겨줄까 하다가 방금전 남자의 무게를 생각하곤 그만두었다.
깨어나려면 한참 걸릴거같은데 우선 찝찝한 몸부터 씻자 생각한 택운이 욕실로 걸음을 옮겼다.
* * *
확실히 씻으니까 기분이 개운해졌다 생각하며 수건으로 머리를 털던 택운이 옷을 입으려 하다 옷을 안갖고 왔다는걸 깨달았다. 뭐, 밖에 아무도 없고 아까 집에 끌고온 그남자는 아직 자고 있을거 같고. 그냥 나가도 되겠지 싶었던 택운이 대충 수건으로 아래를 가리곤 욕실 밖으로 나섰다. 그럼 그렇지. 아직 아무도 안왔고 남자는 신발장에 있던 그 자세 그대로 퍼질러 자고 있었다. 택운이 그런 남자를 보고 혀를 끌끌 차며 상판때기 멀쩡하게 생겨서 왜저러고 다닌데. 하며 방으로 향하려다 걸음을 멈췄다. 그래도 신발장에 던져 놓은건 심했나...생각하며 택운이 몸을 돌려 남자에게로 향했다. 그러곤 남자의 팔아래로 손을 넣어 낑낑대며 남자를 거실로 옮겼다. 겨우 목적지에 다다른 택운이 남자의 옆에 풀썩 주저앉아 숨을 몰아 쉬었다. 무겁긴 엄청 무겁네. 그러곤 아직도 꿈나라를 여행중인 남자를 위아래로 훑어보기 시작했다. 나름 양복도 제대로 차려입었고 얼굴도 반반했다. 그러던 택운에 눈에 띄인것이 있었으니, 바로 사원증. 택운이 손을 뻗어 남자에 목에 걸려있는 사원증을 낚아채 확인했다.
팀장 차학연. 꼴에 팀장이야? 나이도 어려보이는데. 의외로 능력있네. 회사 잘다니는 회사원같은데 밖에선 왜이러고 돌아다닌데. 자신은 나중에 이러지 말아야지 하며 고갤 설레설레 젓던 택운이 정신이 든 듯 움찔대며 몸을 일으키는 학연을 빤히 바라봤다. 그래도 누나들 오기전에 깨서 다행이다 빨리 집에 보내버려야지 생각하며 택운이 학연에게 말을 걸었다. 깼어요?
학연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손으로 짚고선 자신에게 말을건 택운을 빤히 바라보다 갑자기 으아악- 소릴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그러더니 갑자기 엑스자로 자신에 몸을 가리는것이 아니겠는가. 이새끼 뭐야. 하는 표정으로 학연을 바라보던 택운이 곧 자신이 옷을 안입고 있단사실을 기억해내곤 얼굴이 쌔빨게지며 후다닥 방으로 달려들어갔다.
* * *
저기, 그렇게 부끄러워요?
......
아까 소리 질러서 미안해요, 상황 파악이 잘 안되는바람에..
택운이 밖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문 바로 앞에 쭈그려앉아 쪽팔림에 발을 동동굴렸다. 자신이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아주 자연의 상태라는것을 깨닫자 마자 택운은 바로 방으로 도망쳐 옷을껴입었고 급하게 밀려오는 쪽팔림에 밖으로 나가지도 못한체 방안에서 머물렀다. 왠지 오늘밤 택운의 이불이 사정없이 뻥뻥차일것만 같았다. 미쳤지 미쳤어. 자신을 자책하며 머리를 퍽-한대 때린 택운이 아우씨 아파. 하며 다시 머리를 문질렀다. 그러면서도 머릿속으론 아까 그장면이 계속 리플레이. 엉엉 쪽팔려 죽을거같아. 택운이 그러고 있을 동안 자신이 왜 택운의 집안에 있는지 상황파악을 끝낸 학연이 감사인사라도 해야겠다 싶어 택운의 방 문앞에 다가와 방문을 똑똑 두들겼고 택운이 그소리에 화들짝 놀라 문을 잠가버렸다. 문이 잠기는 소리를 듣던 학연이 그런 택운이 귀여워 순간 픽- 웃곤 택운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여태까지 밖에 있었으면 진짜 더워 죽었을지도 모르겠네, 정말 고마워요.
......
택운학생, 그렇게 부끄러워요?
자신에 이름을 부르는 학연에 어떻게안거지 하며 또 깜짝 놀라던 택운이 욕실 문앞에 아무렇게 나 벗어논 와이셔츠에 달려있던 명찰을 떠올렸다. 으으 눈썰미도 좋아서, 그건 또 언제봤대. 몸까지 보여줬는데 이름까지 알아버렸어.. 혼자 머리를 쥐어뜯으며 자괴감에 빠져있는 택운을 아는지 모르는지 학연은 계속 말을 이었다.
제가, 언제 밥한번 살게요.
......
여기, 방문앞에 명함 놓고 갈테니까 언제든지 연락해요.
내가 미쳤냐. 창피해죽겠는데 연락을하게 택운이 속으로 중얼거리며 학연이 빨리 나가기 만을 빌었다.
혹시 창피해서 연락안하고 그러는건 아니죠?
뜨끔. 택운은 괜히 찔렸다.
잘자요. 오늘은 정말 미안했어요.
그말을 마지막으로 더는 학연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얼마지나지않아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간..건가?
택운이 문을 살짝 열곤 고갤 빼꼼-히 내밀자 학연의 모습대신 학연이 놓고간듯 보이는 명함한장이 보였다. 차 학 연. 그 세글자를 멀뚱히보던 택운이 그옆에 자그맣게 쓰인 학연의 글을 보곤 얼굴이 새빨게져 명함을 던져버리곤 다시 방으로 쌩 하니 들어갔다. 택운이 던진 명함이 나풀나풀 휘날리다 다시 택운의 방문앞에 안착했고 학연이쓴 글이 보였다. -택운학생, 아까 꽤 섹시했어요.-
* * *
껄껄 오늘도 역시 껄껄 이상한글을 싸고가네여 허허허헣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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