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오세훈 完 (부제 : 세훈 번외)
w. 몌별
일방적인 관계의 끊김은 상대방의 분노를 자극한다. 나는 이 관계가 끝났음을 깨닫고는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여 이것저것 깨부수고 ㅇㅇ에게 여러 번 술에 취해 연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가 나를 돌아볼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고 난 후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걸 구제해 준 것이 종대이고.
그와의 술자리는 담담하면서도 참담했다. 무덤덤하게 풀어나간 내 얘기는 비참하기 그지 없었고 종대도 그저 토닥여줄 뿐이었다. 종대가 나를 본가가 아닌 자취방으로 데려다 주고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갈 택시를 잡을 때까지 그의 말동무가 되어주었다. 그는 친절한 사람이다. 마음이 문이 계속 열려지는 게 느껴진다.
종대가 택시를 타고 떠난 후 말을 듣지 않는 몸을 겨우 이끌어 집 안으로 들어와 대충 양말만 벗어 던지고는 몸을 침대에 맡겼다. 순간 드는 노곤한 느낌에 문득 네 생각이 났다. 관자놀이를 타고 흐르는 눈물은 흘러흘러 내 베개를 적시고 있었다. 보고 싶었다.
가끔 그녀는 내가 외롭다 할 때 우리집에 들러 내 말동무가 되어주고 같이 잠도 잤는데. 그녀와 나는 친구이자 연인이었다.
문득 떠오르는 너와의 추억은 마음을 저리게 아려왔다. 활짝 열어놓은 커튼으로 인해 창으로 대담한 달빛이 쏟아진다. 너무나도 크게 느껴지는 상실감으로 인해 달빛과 눈물은 서로의 손을 맞잡고 빛을 자아낸다. 그 빛은 아픔의 산물일 뿐이다.
사랑과 미움, 그 사이의 감정선은 외줄타기를 하는 듯이 아슬했고 위태로웠다. 누가 건들면 곧 터져버릴 것만 같은, 화산 같이 말이다. 안에서는 상처가 나고 고름이 나오고 썩어들어간다. 겉의 진행 속도는 안의 상처의 부패 속도보다 현저히 느림을 깨달을 수 있다.
내 외향도 많이 부패되었다. 생기 없는 피부색, 푸석푸석한 입술색, 정돈되지 않은 머리. 그 모든 것은 나의 상황을 다 드러내주고 있었을 뿐이다.
셔츠의 깃은 이리저리 구겨저 미관상 좋지 않았고 다리미질이란 것을 잊은 듯 셔츠는 꾸깃꾸깃 접혀져 있었다. 회사의 모든 사원들이 뒤에서 속삭였다.
멀끔하던 오사원이 왜 저렇게 변했대, 여자친구한테 차인 건가.
숙덕이는 사람들의 말은 내 귀에 들려올리가 없었다.
"오사원 업무 태도가 왜이래? 평소에 잘하던 사람이어서 몇 번 지켜봤는데도 진전이 없잖아! 이런 식으로 하면 회사에 있을 자격도 없어!"
나를 향해 큰 소리로 일갈하는 부장님의 따가운 말에도 아무런 느낌조차 받지 못하였다. 무감각한 내 마음은 너 아닌 그 누구도 고칠 수 없나보다, 라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맴돈 뒤 이 상황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뒤이어 들었다. 가볍게 목례를 하고 나와 그대로 화장실로 직행했다.
화장실로 가는 동안 인사해오는 모든 회사 직원 분들을 무시하고 성큼성큼 화장실에 들어갔다.
윽, 소리를 내며 얼굴을 쓸어내렸다. 추한 몰골이다. 이런 몰골로 회사에 출근을 하다니, 양심조차 없다. 넥타이나 제대로 매자, 라는 심정으로 넥타이를 고쳐맸다.
그때 뒤에서 문이 열리더니 종대가 나오곤 나에게 말했다.
"야 너는 갈수록 몰골이 초췌해진다? 내가 밥을 기꺼이 먹여줘도 이러냐."
나를 보고 놀란 기색 하나 없이 손을 가볍게 씻으며 거울을 통해 눈을 맞춰오는 종대는 선생님이 구제불능의 청소년을 쳐다보는 눈빛으로 날 지그시 바라보았다.
"미치겠다, 나도."
전처럼 삶의 의욕이 없는 채로 사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를 원으로 그려보면 반이 동강, 잘려나간 반원의 형태를 하고 있다는 것, 그 뿐이다.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싶다는 생각에 빠듯한 업무를 기계와 같이 처리하고는 일찍 퇴근을 해 미리 잡혀 있던 약속을 빼고 회사 앞 자주 다니는 카페로 왔다. 이곳은 뭐가 맛있었더라...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생각의 기억을 하나하나 조합했다.
종대와 온 기억을 되살려 무난한 아메리카노가 참 맛있었다는 것을 기억해내고는 아메리카노를 시키고는 구석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있었다.
진동벨이 부르르, 울리고는 아메리카노를 찾아왔다. 테이크아웃 할 게 아니었는데 알바생의 실수로 인해 테이크아웃 컵에 담겨진 커피를 빤히 바라보다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는 알바생을 마주했다.
"그냥 마실게요."
무미건조한 목소리를 목구멍을 통해 간신히 내고 있었다.
원체부터 단 것, 신 것은 좋아하지 않는 터라 아메리카노에 설탕, 시럽은 일절 넣지 않았다. 커피의 본연의 맛을 즐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 모금을 살짝 들이켰다. 아, 좋은 원두다. 깊게 퍼지는 향과 입을 통해 들어오는 따뜻한 커피는 그 원두의 품질을 그대로 증명했다. 자주 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커피집이었다. 너와 같이 시간을 나눴을 때 이곳을 왔으면 참 좋았을 걸, 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갈 때,
너를 만났다.
이곳, 너와 오고 싶었던 커피집에서.
그토록 그리워하다 내가 잘못 본 것이 아닐까, 하고 빤히 쳐다보았다. 하지만 정수정과 실랑이를 하는 것은 분명 너가 맞았다. 여전히 반짝이는 눈망울, 내가 좋아했던 길고 찰랑이는 머리, 오묘하게 조합된 너의 이목구비... 다 그대로였다.
바뀐 것은 너의 옆에 내가 없다는 것.
그닥 멀지 않은 거리에서 너를 지켜봤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빈 시간 동안의 너가 어떤 모습이었는지는 대충 예측 가능했다.
귀를 귀울여 너와 수정이 대화를 들었다.
듣자마자 후회가 나를 덮쳐왔다. 매일 너를 그리워하던 결과가 이런 것이라면 자라는 너를 잘라냈을텐데...
너의 입에서 나오는 나는 그저 전 남자친구, 그 이상의 말이 필요 없었다.
무덤덤한 너의 말은 나의 마음을 아리게 했다. 만날 때는 내가 아파하는 것조차도 보지 못했던 너인데 이젠 내가 아프든 말든 너는 내가 안중에도 없나보다.
잔뜩 굳어진 입꼬리와 얄쌍하게 올라간 내 눈이 오직 너만을 주시했다.
그 눈이 공중에서 마주쳤을 때,
난 그곳을 당장이라도
박차고 나가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아프게도 넌, 나와 눈이 마주치고 나서는 누가 볼새라 불시에 눈을 피해버렸다. 그리고는 수정에게 조용히 무언가를 속삭이고는 나가는 너의 뒷모습이 다급해보인다. 꼭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한 너의 걸음을 나는 눈으로 뒤쫓는다. 너가 사라질 때까지, 계속.
왜 나는 너를 우연하게 마주치는가.
마주친 너로 인해 밤잠을 설쳤다. 눈은 점점 피로해지고 이제는 뒤척이는 것마저 지쳐올 때까지 난 너의 생각만 하고 있었다.
출근할 때도, 일을 할 때도, 퇴근할 때도 너의 생각만 자꾸 났다.
너가 희미해지고 선명해지고를 반복하며 겨우 살아가고 있을 때 너를 보았다. 옆에는 남자가 있었다. 키가 훤칠하고 뚜렷하게 생긴 남자였다. 그는 너를 사랑스럽다는 눈빛으로 내려다 보고 있었다. 갑작스레 치미는 욕지거리와 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당장 너에게로 다가가 너의 손목을 붙들었다.
화들짝 놀라는 너의 표정은 나를 불안에 몰아넣었다. 정말 나를 다 잊고 새로운 사랑을 찾았을까봐.
너와 키 큰 남자의 대화를 슬쩍 들으니 사귀는 사이는 아닌 것 같아 속으로 안도했다. 그에게 가라는 표시를 하는 너는 손짓마저 아름다웠고 난 그 손짓에 설레였다. 나를 향한 손짓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카페에 가서 기나긴 이야기를 나누었다. 벌어진 입 사이로 흘러나온 말들은 그동안의 생활을 말해주었고 서로의 상처를 그대로 내보여주었다. 너를 차에 태우고 데려다 주려 주소를 들은 순간 너가 이사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너의 집 앞에서 그렇게 널 불러도 나오지 않던 이유를 거기서 깨달았다.
가로등 밑에서 조심스레 맞춰오는 입을 우리는 그 누구도 피하지 않았고 새로운 만남이 시작됨을 인지했다.
널 만난 것은 아픔이었고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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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송해요 ㅠㅠ |
부족한 글이 이렇게 끝마침을 맺어요. 제가 많이 늦었죠? 저는 글을 잘 쓰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창의력이 넘치는 것도 아니에요. 음, 어쨌든 시작을 한 이상 끝을 맺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두꺼운 낯짝을 들고 다시 왔습니다... ㅎㅅㅎ 다음 작품? 글?은 지금 틀 잡아 놓고 삘 받을 때 몇 문단 쓰는 정도에 있구요.
그리고 분량 용서해주세요ㅠㅠ
다음 글 금방 들고 올게여ㅕㅕㅕㅕㅕㅕㅕ!!!!!!!!!!!!!!!!!!!!!!1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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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기분 불쾌해지는 영화 알려주셈 레옹, 은교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