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 기반
기숙사로 올라가니, 신기한 것 투성이였어. 처음에는 말하는 초상화 아줌마-분홍색의 실크 드레스를 입은 뚱보 여인을 가리켰다.-가 암호를 말해야만
안으로 들여보내준다는 것이 문화충격이었다. 도겸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하기로는, 유령도 있어! 라는 말에 승관은 속으로 겁을 먹었다. 기절하면 어쩌지 같은.
남학생 기숙사로 통해 들어가니 꽤 아늑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어.
대충 정리를 하고, 저녁을 먹기 위해 연회장으로 가는 길이었어. 그새 도겸과 호시는 승관에게 이름이 신기하다며 자신들에게도 한국식 이름을 붙여달라 했어.
승관이는 꽤 깊게 고민하다가, 도겸에게는 '이석민', 호시에게는 '권순영'이라고 지어주었어. 사실 초등학교 때 그나마 저를 잘 데리고 놀아주던 친구들의 이름이었지.
뒤늦게 버논이 자기는 안 지어주냐는 듯, 눈치를 주었지만 승관이는 나중에 지어주겠다는 말을 하곤 슬쩍 넘어갔지. 사실 버논의 외모는 전혀 한국식 이름이 떠오르지 않게 만들었거든.
가는 도중에, 슬리데린 학생들 중 키가 작지만 차가운 인상을 가진 학생에 대해 물었어.
슬리데린은 전부 순혈이야?
응. 거의. 머글은... 기록된 것도 없어. 아마 없었겠지. 근데 이따금 혼혈은 있던데.
그렇구나.
그럼 버논, 어쩌면 슬리데린 갔을지도 몰랐겠네.
oh, 그런 끔찍한 말 하지마. please. 난 차별하는 애들이 제일 싫어!
호시의 말에 버논은 인상을 잔뜩 구긴채 손을 휘저었지. 그 모습에 도겸, 호시, 승관은 웃었어. 승관이 다시 슬리데린 학생들에 유난히 관심을 갖자, 도겸이 신신당부했어.
Boo, 저 놈들과 눈도 마주치질 않길 바라. 쟤들은 잡종 냄새 난다면서 숨도 참는 애들이거든.
정말? 근데 저 사람... 선배야?
shit. '우지'라는 선배야. 정말 혐오하는 수준이더라고. 신입생 때 길 잃어서 슬리데린 기숙사 앞까지 기웃거렸다가, 욕을 한바가지 먹었거든.
저 옆에는 '조슈아' 선배고, 슬리데린 기숙사장이지. 신기하게도 머글한테도 잘해주셔. 아마 돌연변이가 아닐까 싶다.
도겸은 진저리가 난다는 듯이, 몸을 부르르 떨었어. '머글을 혐오한다'라는 말을 들으니 승관도 더불어 가까이 가고 싶어지진 않았어. 연회장에 도착해서, 저녁 만찬을 즐겼어. 음식은 한국에서 먹었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지. 저녁 만찬을 먹고, 함께 기숙사로 올라가려고 하는데 해그리드가 승관과 버논을 불렀어. 승관은 해그리드를 보자마자 반가움에 활짝 얼굴이 펴졌지.
해그리드!
어때, 호그와트는?
정말 좋아요. 그런데 어쩐 일로 부르셨어요?
음, 너희가 13살이라 3학년 수업을 받거든. 그래서 1,2학년 과정을 남는 시간에 배워야 한단다. 그리고 지팡이도 아직 사지 못했지?
네에.
그래, 좋아. 날 따라오렴.
그렇게 해그리드가 선물로 지팡이를 사 주었어. 승관의 것은 버드나무로 만들어진 지팡이었고, 버논의 것은 밤나무 지팡이었어. 둘 다 썩 좋은 모양인지 서로의 것이 좋다고 우겼지. 해그리드는 그럼 나중에 보자고 했지. 승관이가 지팡이를 갖게 됨으로써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시선이 지팡이에만 꽂혀있으니, 버논은 웃기기도 했어.
hey, Boo. 좋아?
당연하지! 내 지팡이잖아. 이런 거 처음이야.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텐데 뭐.
그래두... 아 맞다. 버논, 너희 어머니가 호그와트 출신이셔?
어? 응. 지금은 마법부에서 일하시고 계시지.
우와! 마법부? 졸업하면 거기에 들어갈 수 있는거야?
아마 자격 시험을 본다는 걸로 알고 있어. 그리고 졸업하면 마법부 뿐만이 아니라 그린고트 은행이라든가.
승관이는 무언가 열정이 가슴 속에서 활활 피어오르는 것 같았어. 나도 졸업하면 마법을 쓰면서 살아가겠지? 싶은거야. 그러다가 문득, 원래 잘하던 그림은 언제 그리지하는 잊고있던 것에 미안함도 갑자기 살아났어. 혼자 표정이 확확 바뀌는 걸 지켜보던 버논은 웃음을 참지못하고 폭소했어. 왜 웃어, 왜 웃어! 네 표정이 정말 엽기적이야, fantastic! 너 이리 안와! 풋풋한 소년들의 활기참이 울렸어.
순영의 이마에 핏대가 세워졌어. 순영의 거친 생각과 불안한 석민이와 그걸 지켜보는 버논... ...
승관이는 그걸 보고 바짝 긴장하고 눈치를 봐야만 했지. 다름이 아니라, 1,2학년 과정을 단기간에 배우기 위해 휴식 시간도 줄여가며 친구들에게 배우고 있었어. 버논은 어머니 라일리의 재능을 이어받았는지 하나를 가르쳐주면 금방 습득하고 응용까지 할 수 있었어. 에스쿱스는 빗자루를 타고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버논을 보며, 잘하면 올해 퀴디치에 나갈 수 있겠어!라고 소리치며 다른 이들의 부러움을 받았었지. 그런데 무슨 일인지, 그 음침한 마법약 담당 선생님께도 칭찬을 받을 정도로 마법약을 잘 제조하였지만, 1학년 때만 배운다는 비행술을 3일이 지났는데도 못하고 있는 것이었지. 그래서 지금 호시의 이마에는 희미하게 시푸런 핏대가 보였던 거고.
Boo... listen to me, please. ok?
예...예스..
오른손을 빗자루 위로 나오게 하고, up!이라고 외치라고!
up!
애석하게도 약 일흔다섯번째 시도는, 승관이의 빗자루가 버논의 이마를 때림으로써 실패를 거듭했어. 결국 순영은 참지못하고 으아악! 괴성을 지르며 어디론가 뛰어가버렸어. 도겸이와 버논도 긁적이다가 한숨을 쉬었고, 밥 먹으러 가자고 했지만 승관이는 애써 서글픔을 감추고 좀 더 연습하겠다며 남았지.
자존감이 낮았던 승관이는, 호그와트에 오고나서 처음으로 다시 우울증이 올라오는 기분이 들었어. 혹시 내가 머글이라 못하는 걸까? 따위의.
up! up! 아야, up!
곧 백 번을 채울 기세였고, 자신의 허벅지를 둔탁하게 때린 빗자루가 얄미웠어. 대체 뭐가 문제인가 싶은거지. 자세가 문제인가, 혹시 up이라고 외치는 저의 발음이 문제인가 싶기도 했고. 아흔 한번째, 설상가상 빗자루가 휙 올라가더니 바로 옆에 있던 나무에 걸려버린거야. 이런 미친! 다른 남자아이들과 달리 몸 쓰는 걸 못했던 승관이는 나무에 올라갈 수도, 그렇다고 소중한 빗자루를 버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 발만 동동 거렸어. 어떡하지...
Carpe Rectractum.
갑자기 나무에 걸린 빗자루가 달달 거리더니 제 앞으로 내려왔어. 들렸던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려보니, 보이는 녹색. 머글한테도 친절하다는 슬리데린 돌연변이,조슈아였어. 그 옆에는 잘은 모르겠지만 굉장히 키가 큰 선배가 있었고. 얼떨떨하지만 빗자루를 내려준 건 감사한 일이기에 더듬거리며 고맙다고 말했지.
그리핀도르 머글은 빗자루도 못 잡나보지?
민규, 그만해.
그렇게 하다가는 날 새겠어. 잡종 냄새나니까 얼른 가요.
먼저 가.
조슈아의 친절과는 달리, 옆에 있던 민규라는 4학년 선배는 얼굴을 잔뜩 구기고 비아냥거렸지. 호그와트에 와서 처음 당해보는 비웃음에 승관은 뭔가 억울하기도 한 거지만 뭐 별 수 있겠어. 아무 말 못하고 있다가, 민규는 가버렸고 조슈아는 가지 않고 승관의 옆으로 가까이 갔지. 어어...
..나도 빗자루 못했거든.
아... 네...
이걸 이렇게. 손을 쫙 펴고, 집중해. 내 손 안에 빗자루가 딱 잡힌다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
그리고, 그 다음에, up!
up! 어...어, 어! 됐어요! 와아!
놀랍게도 조슈아가 가르쳐준 방법은 약 백번을 채워가던 무식한 방법과는 달리, 한번에 성공했어. 승관이는 방방 뛰며 좋아했지. 그리고 또 한번 감사인사를 했어. 슬리데린에도 이렇게 친절한 선배가 있었다니! 절이라도 하고 싶은 지경이었어. 사실 고작 빗자루 잡기인데도 말이야. 조슈아는 쿡쿡 웃었어.
난 Joshua. 넌?
부승관이라고 해요. Boo라고 부르시면 되요.
귀여운 이름이네. 늦기 전에 밥 먹어.
네! 선배두요!
승관이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느낌으로 가볍게 저녁을 먹으러 갔어.
*가야 할 산이 많습니다...ㅁ7ㅁ8 아직 연애선은 1도 나오지 않았어요 흑흑ㅠㅠ
부총 흥해라!~3~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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