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제 : 두려움
“ 어라, 방금 갔는데 왜 카톡을 씹지. ”
즐겁던 생일이 지나고, 그 다음날인 오늘 성용이가 집으로 갔다. 그런데 금방 간 녀석이 내 카톡을 씹는다. 이제 밀당한다 이거지 기성용. 흥. 이젠 안넘어가.
몇시간 뒤, 인터넷을 켰는데 실시간 검색어는 모두 성용이와 내이름으로 도배되어있었다. 순간 불안한 기운이 엄습해왔다. 그중에 내이름을 클릭해봤다. 그러자 여러개의 기사 중 유독 눈에 들어오는 기사이름. ‘ 이용대-기성용 열애… ’ 그때맞춰 전화가 왔다. 성용이다.
“ 여, 여보세요… ”
- 인터넷 보지마.
“ …어떡해 성용아… ”
나 너무 두려워. 우리 사이가 이렇게 공개되는게, 너무 무섭고 두려워. 우리가… 해결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우리둘은 정말 사랑하지만 주변의 시선은 어떡해. 분명히 욕할게 틀림없어. 성용이가 욕을 먹게하고싶진 않은데…, 차라리 그 욕을 내가 다 먹을수있다면, 정말 내가 다 들을수도 있는데, 맞을수도 있는데.
- 가만히 있어, 금방 갈게.
방안 침대 위에 쪼그려 앉아 이불을 덮었다. 이불을 덮었는데도 몸이 떨려왔다. 전화가 울린다. 엄마. 부들부들거리는 손으로 애써 전화기를 잡아 받았다. 여, 여보세요.
- 용대야, 기사…봤다.
죄송해요, 엄마. 정말, 죄송해요… 내 말에 엄마는 잠시 가만히 있으시더니, 난 널 믿는다 용대야. 니가 어떤 선택을 하던 우린 널 따를거야. 사랑하는 아들. 너무 힘들어 하지 마. 가족이 있다는거 잊지 말고. 일 잘 해결했으면 좋겠다. 사랑해 아들. 흑, 흡… 눈물이 한두방울씩 흐르더니 이내 한줄기가되어 주르륵, 주르륵 흐른다. 엄마에게 너무 죄송하다. 이런 못난아들때문에 속상하게 해서… 정말이지 죽고싶은 마음이였다. 끊을게, 아들. 너무 힘들어하지마. 엄마의 말을 마지막으로 전화가 끊겼다. 끊긴 전화를 붙잡고 엉엉 울었다. 슬프고, 두렵고, 또 미안해서.
거실쪽으로 나가자 바깥쪽의 소리가 들렸다. 기자들의 목소리. 창문으로 조용히 내다본 바깥에는 수많은 기자들과 그 가운데에있는 성용이가 보였다. 아니, 성용이밖에 보이지 않았다. 아무도 보이질 않았다. 뿌연 사람들 가운데 성용이만 선명하게 보이고 있었다.
똑똑.
“ 서, 성용이니…? ”
응, 나야 문열어. 성용이의 말에 놀라울 정도로 마음이 안정되었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들리는 카메라 플래시 소리와 나에게로 가까이 오는 성용이. 그 사이로 사진을 찍으려는 기자들의 발버둥. 재빨리 문을 닫은 성용이가 문을 잠궜다. 성용이가 뒤를 돌자마자 안겨버렸다. 포근하다.
“ 흡… 흑, 우리…어떡해. ”
울지말고, 응? 나 봐봐. 흑, 흐윽. 말을 하고싶지만 울음밖에 나오질 않았다. 말문이 막힌듯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었다. 근데 성용이가 갑자기 무언가를 결심한듯 나에게 말해왔다. 용대야, 잘들어. 우리 그냥 밝혀버리자. 심장이 갑자기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밝, 밝히자고…? 사실 너무나 두려웠다. 밝히면 사람들이 나에게 어떻게 할지 잘 알기 때문에. 인정을 받는데에 걸리는 시간이 걸린다는것 또한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하지만, 하지만 성용이라면…, 성용이와 함께라면 가능할것 같기도 했다.
“ 울지말고, 뚝. ”
“ 으응… ”
“ 부모님하고 얘기는 했어? ”
응, 나만 믿으시겠대. 갑자기 엄마아빠생각에 눈물이 또 흘렀다. 주르륵, 주르륵 흐르는 눈물을 성용이가 조심스레 닦아주었다. 참 따뜻하다, 성용이 손은. 그 따뜻한 손으로 내 손을 잡아주었다. 우리의 손은 둘다 따뜻했다. 용대야, 사랑해. 성용이가 나긋하게 말해줬다. 응, 나도… 내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나, 너라면 될 것 같아.
“ …성용아. ”
“ 응. ”
“ …밝…히자. ”
내 대답에 성용이가 살짝 웃어보였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성용이가 내 손을 더 꼭 잡아준다.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거, 사랑할 사람이 있다는거, 사랑한다는 거. 세가지 모두 나에게 힘을 주고,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 그 모든것의 주인공이 기성용이라서 더욱더. 성용이가 심호흡을 하는 듯 하더니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눈이 부신 카메라 플래시에 눈도 뜨지 못하다가 겨우겨우 눈을 떠 초점을 맞췄다. 수많은 기자와, 나 그리고 성용이가 마주하고 있다.
“ 저희, 사귑니다. ”
카메라 플래시가 더 많이 터지기 시작한다. 기자들의 수많은 질문에 성용이는 추후에 기자회견을 열어 모든 것을 해명하겠다고 했다. 참 듬직했다. 내남자지만 새삼스럽게 멋져보였다. 용대가 가달라고 말하자 의외로 기자들은 순순히 가주었다. 집안으로 들어왔다. 휴우, 한숨을 내쉬었다. 무언가가 떨어져나간 기분. 속 시원한 그런 기분. 방으로 들어가 문에 기대어 털썩, 앉아버렸다. 확실히 아까보다 힘이 많이 빠진 듯 했다.
“ 이제 됐다. ”
“ 응, 한시름 덜긴 했네. ”
큭큭, 처음만난날 갑자기 생각난다. 내가 너한테 무턱대고 번호달라고 했었잖아. 그때 되게 떨렸는데. 근데 너랑 술마시고 나니까 몸이 먼저 반응하더라, 큭큭... 그러고보니, 올림픽이 시작하고 조금 지났을때 즈음, 성용이를 처음보고 가슴이 두근거렸던 기억이 생각난다. 나도모르게 든 이상한 생각에 하루에도 몇번씩 내머리 때리곤 했었는데. 크흐흐. 옛날생각나네. 뭐 옛날이랄 것도 없지만….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동안 많은 추억을 만들질 못했다는 점. 그래도 내옆에 있어준 성용이가 너무 고맙다.
“ 성용아, 고마워. ”
“ 뭐가, 내가 더 고맙지. ”
“ 나같은 애 사랑해줘서. ”
“ 어휴, 이용대 닭살. 너 소설보냐? ”
뭐? 나름 너 생각해서 말했구만. 장난식으로 성용이를 퍽퍽 때렸다. 우이씨, 다신 이런말 안해. 고개를 휙, 돌려버렸다. 그러자 성용이가 고개돌려봐 용대야, 응? 이런 기회 놓칠려고? 기회…? 당연히 놓치면 안되죠. 고개를 돌렸다. 성용이의 입술이 내입술로 파고들어왔다. 여전히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애써 성용이의 어깨에 걸쳤다가, 힘을 내 깍지를 꼈다. 성용이가 날 안아들었다. 으아, 나 무거울텐데.
“ 용대야. ”
“ 응? ”
우리 이제 어떡하냐, 라는 성용이의 말에 그러게, 뭐 어쩌긴 어째. 라며 대충 얼버무렸다. 그러자 성용이가 그냥, 너 나한테 시집오면 안되냐? 란다. 뭐? 무슨소리야. 나도 남자고 너도 남잔데 왜 내가 시집을 가야되는데. 나도 장가갈꺼야 이 기식빵아! 라는 말을 하진 못하고 야, 내가 왜 시집인데! 나도 남자거든? 이라는 말로 짧게 간추려 말을 했다. 그러자 성용이가 애기다루듯이 어휴, 그러셨어요. 성용이가 엉덩이를 토닥토닥했다. 하지마! 할건데. 큭큭. 성용이가 나를 침대에 눕히며 다시 키스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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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편 끗! 용대시점까지 쓰고나니까 속이시원하네용. 흐헝헝 한 12~13화에 확 끝내버리려구요 ㅋㅋㅋㅋ아마 13화쯤? 끝나지 싶은데. 새드일지 해피일지는 여러분의 생각에 맡길게요 전 워낙 변덕이심해서ㅋㅋㅋㅋㅋㅎㅎㅂㅎㅂㅋㅎㅋㅎㅋ 근데 왠지 댓글이 좀 많이 줄어든 느낌...ㅠ_ㅠ..... 읽으시면 댓글 좀 써주세용 댓글에 힘을 얻는 나란여자.....☆★
읽어주시고 댓글써주시는 분들 모두 다 스릉흡느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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