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1807723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권권 전체글ll조회 10251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점심시간이 끝나자 권순영은 ㅇㅇㅇ의 얼굴을 보는 것 조차 죄스럽다며 전원우에게 특명 (ㅇㅇㅇ의 기분을 파악하라!)을 내리고, 이 사태가 오래 지속될 시 만나질 못 할 날을 대비해 연락 할 수 있는 저의 전화번호를 노란 작은 종이에 적어 전원우에게 쥐어주고 저의 반으로 도도도 달려갔다. 미친 놈. 별 것도 아닌 것 같은 일에 저렇게 소란 피우는 것도 ㅇㅇㅇ 덕분에 처음 보게 되는 광경이었다. 시초는 그저 개양아치냐 물어보는 ㅇㅇㅇ의 말에 양아치가 싫냐며 술 담배를 끊는 것이었지, 아마.

교실에 같이 입성한 나와 전원우는 서로의 자리에 앉았다. 전원우는 1분단, 방금의 말 그대로 ㅇㅇㅇ의 바로 앞자리였고 나는 그 바로 옆분단에서 한 칸 뒤였다. 그러니까, 점심시간에 나는 소음에 ㅇㅇㅇ와 전원우의 목소리의 음절구분은 될 정도의 거리정도라는 것이다. 전원우는 자리에 앉자마자 ㅇㅇㅇ를 향해 뒤로 돌아본다. 아 이제 물어보려는 건가... 근데 저새끼 왜 실실 쪼개지... 이상하리만치 당당한 표정에서 이상한 불안감이 엄습한다.



[세븐틴/권순영] 개양아치 10 (부제 : 큐피드) | 인스티즈

"ㅇㅇ야, 지금 기분 어때?"



...맞다. 저 새끼는 전원우였지.









개양아치 10
w.권권









저 미친!!!!!!!! 누가 봐도 feat.권순영 임을 티내는 전원우의 뻔뻔한 발언을 보고 온 몸에 소름이 돋아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없었다. 탱탱볼이 튕기듯 그대로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 그대로 교실 밖으로 튕겨져 나왔다. 저 지랄을 계속 보고 있다면 폐든 식도든 췌장이든 어딘가에 암이 생겨 뒤질 것이 분명했으니까. 분명 권순영이 원했던 것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감정캐치였을 텐데... 저런 묵직한 돌직구를 던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아오, ㅇㅇㅇ가 권순영한테 꺼지라고 했던 거 보면 이름만 들어도 ㅇㅇㅇ를 감싸는 공기의 온도가 낮아질 텐데... 벌써부터 오한이 돌아 팔을 슥 문질렀다.

교실너머로 작게 보이는 전원우와 ㅇㅇㅇ에게서 눈을 돌리니 분명 자기 반으로 달려갔던 권순영이 우리 반 앞문 옆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 찐따 같이 뭐야, 이새낀.



[세븐틴/권순영] 개양아치 10 (부제 : 큐피드) | 인스티즈

"뭐야 권순영."

"아 깜짝아! 뭐야 넌."

"아니 너 뭐하냐고."

"음... 도청?"

"...지랄도."



점심시간 아이들이 내는 소음 때문에 전원우와 ㅇㅇㅇ의 대화가 절대 교실 밖까지 퍼질 리가 없는데 무슨 도청이야, 그냥 ㅇㅇㅇ 보고 싶었던 거면서. 끝까지 닭살인 권순영에게 다시 한 번 소름이 돋을라 하는데, 권순영이 아련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을 잇는다.



[세븐틴/권순영] 개양아치 10 (부제 : 큐피드) | 인스티즈

"전원우는 잘 하고 있어?"


"..."



정말로 무어라 답해줄 말이 없었다. 지금 전원우님이 미쳐 날뛰고 있다고 말하고 싶은데, 그 사실을 일러주면 그 보다 더한 미쳐 날뜀을 선보일 수 있는 병신이 지금 앞에 찌그러져 앉아 있었기 때문이 이유였다. 차마 바라보지도 못 하겠다는 말은 정말이었는지, 전원우랑 ㅇㅇㅇ가 지금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걸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 하긴 봤다면 이렇게 고요히 있을 리가 없지... 대화 속 내용을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둘은 다정한 우정나눔을 하는 것 같이 보이니까.

권순영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교실 안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그 둘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뭔가 전원우가 허리를 더 숙여 둘의 사이가 가까워 진 것도 같고, 기분 파악을 뭐 저렇게 오래... 호구조사라도 하나... 둘을 다시 지켜보는 내 옷자락을 권순영이 연신 잡아당기며 뭐래, 뭐래? 하는 바람에 시야가 흔들려 둘의 입모양을 보고 대충 대화 내용을 때려맞출 순 없었지만 큰 동작을 빠뜨리지 않고 지켜 볼 순 있었다. 예를 들어 ㅇㅇㅇ가 얼굴을 괴던 팔을 내려 놓는다던가, 그 앞에 덩치 큰 남자애가 지나간다던가, 전원우가 ㅇㅇㅇ의 머리를 두어 번 쓰다듬는다 든ㄱ... 전원우가 ㅇㅇㅇ의 머리를 쓰다듬어? 쓰다듬어?????



"어어어어???????????????????"

"아 미친 뭔데 이지훈!!!!!!!!!!"

"달려!!!!!!!!!!!!"



실수로라도 권순영이 그 광경을 보게 될까 봐 서둘러 권순영의 뒷목을 잡고 냅다 달렸다. 권순영이 뭔데 미친놈아!!! 하면서 끌려온다. 절대 내 힘으로 끌려 올 새끼가 아닌데, 평소보다 컨디션이 다운 되어서인지, 위기의 상황에 내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게 된 건지는 알 수가 없다.

그나저나 전원우 미친새끼 뭐야? 쟤 ㅇㅇㅇ 좋아해? 머릿속에 물음표로 맺는 문장들이 머릿속을 가득 매웠다. 여태 ㅇㅇㅇ를 향한 전원우의 사랑의 화살을 느껴 본 적이 없었는데... 여동생 챙기 듯 구는 태도에 내가 너무 안이했던 것일까? 머릿 속에서 흩어진 사건의 실마리를 잡아 당겼다. 발표 때 긴장한 ㅇㅇㅇ를 옹호하는 전원우, 짝피구 때 필사적으로 ㅇㅇㅇ를 지키던 전원우... 머리에 돌을 맞은 기분이었다. 사실 이런 기분 올해 들어 흔치 않은 경험이었지만 가해자가 전원우라는 게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역겹다. ㅇㅇㅇ를 향한 권순영의 애정행각을 본 것보다 더욱 심한 증상이었다.







*







점심시간에 본 풍경의 내가 내린 해석은, 틈을 보인 ㅇㅇㅇ를 향해 침투하던 권순영과 마찬가지로, 권순영과 틀어져 있는 사이에 전원우가 들이댄 걸로 결정했다. 어쩜 그렇게 영악할 수가 있을까, 우정을 쌓았다던 그 말도 다 구라뽕짝이었겠지? 세상에 저렇게 야비한 놈이 또 어디있을까. 아니 왜 둘 화해시키기 프로젝트에 발 벗고 도와주겠다고 지랄 한 거지? 알고보니 둘 사이 이간질도 전원우가 한 거 아니야? 분노만 쌓여간다. 안타까운 병신 권순영이 이용된 것만 같아 내가 다 열불이 난다. 권순영의 우주적 절망이 머지 않은 것 같다.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학교의 오후 일정도 모두 끝나고 청소를 하고 있었던 참이었다. 내가 맡은 구역은 청소가 다 끝난 뒤 2분단 책상 줄을 맞추는 것이었다. 사실 처음 맡았던 건 비질을 하는 것이었는데, 하기 싫어 욕 몇마디 뱉고 인상을 찡그리니 짝꿍 영수가 바꿔준다기에 바로 덥썩 잡아 얻어 걸린 자리였다. 비질이나 걸레질을 하면서 책상 줄을 심하게 뒤틀어 놓는 일은 거의 없으니까, 쉽게 말해 그냥 명목상 청소당번이었다.



"저 지훈아... 너 벌점 때문에 담임 쌤이 학습실 청소하라는데..."



그 착한영수가 나한테 다가와 저리 말한다. 뭔 시팔 학습실 청소야. 여태 저런 부름은 한두 번이 아니었어서 평소와 같이 가볍게 씹고 가방을 맸다. 그러다 갑자기 어디서 퀴퀴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아 고개를 돌렸는데, 역시나 그새끼였다.



[세븐틴/권순영] 개양아치 10 (부제 : 큐피드) | 인스티즈

"지훈아, 나도 학습실 가야 되는데 같이 가자."




어찌 그런 행각을 펼치고도 저렇게 해맑게 나를 대할 수가 있을까. 비위를 상하게 만드는 전원우의 면상에 금방이라도 욕을 한바가지 쏟아부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장소도 장소고, 때도 때라 뭐라 했다간 반 아이들의 눈치를 살 게 뻔했다. 권순영 따라 조용히 살기는 이리도 힘든 일이구나... 다시금 서있는 위치에 울렁임을 느끼다 정신을 차리고 입가에 경련을 만드는 미소로 화답을 해주었다.




"반장이라는 새끼도 학습실 청소를 다 해?"


"아, 나는 청소 말고 그냥 유인물 가지ㄹ..."


"쌉쳐, 아가리 단내 오져."




힘껏 눈을 부라려 흘기니 전원우가 당황한 기색을 낸다. 왜 그러냐며 팔을 잡으려던 걸 강하게 쳐냈다. 왜 그러냐니? 정말 몰라서 지껄이는 건가? 순간 올라오는 욱함에 욕을 해줄까 싶다가 가운데 낀 영수가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몰라하는 모습을 보고 그대로 화를 삼켰다. 나머지는 학습실에서 해도 되겠지, 가방을 내려놓지 않고 그대로 교실 밖으로 나갔다. 학습실이 몇 층이었더라... 하며 두리번 거리다가 권순영네 반 판넬을 보고 무언가 울컥한다. 권순영 연애사에 껴서 감정낭비까지 하게 되다니... 권순영은 나에게 절을 백 번해도 모자르다.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전원우는 족친다.









학습실 책상 아무 곳에서 아이들이 하는 짓을 좌시했다. 정확히는 학습실 교탁에서 무언갈 열심히 찾아대는 전원우를 세게 쳐다보았다. 저가 말하던 유인물은 다 찾은 것 같은데, 더 찾는 것이라도 있는 것 마냥 교탁과 책상 여기저기를 훑어대는 꼴이 우습다. 뻔뻔히 왜 그러냐 물어오는 걸 보면, 뭐 변명이라도 싸지르려 그러는 것이 분명했다. 더럽다. 더이상은 엮이지 않게 이 곳에서 모든 것을 마무리 지으리라.




"원우야 청소 다 했는데 가도 돼?"


"어~ 가도 돼."




전원우의 허락이 떨어지자 마자 아이들이 하나둘씩 복도로 향한다. 서서히 인원이 줄어들고 마침내 전원우와 나만이 학습실에 남게 되었다. 전원우가 나에게 다가와 걷다 잠시 멈칫한다. 표정엔 역겨운 해사함만이 남아있다. 와중에도 연기를 하는 건가, 연기천재 납셨네. 먼저 소리를 내어 말했다.




"진짜 소름끼치게 대단하다."


"지훈아 난 너가 왜 이러는 지 모르겠어."


"야비한 새끼, 내가 너랑 같은 반이라는 게 좆 같아."


"왜 그러는ㄱ..."


"그 씨발 왜라는 소리 좀 안 나게 싸물어!"




전원우의 얼굴에 억울함이 차오른다. 다시 한 번 뻔뻔한 전원우에게 놀라움에 탄성으로 혀를 내두를 뻔 했다. 권순영 병신 새끼, 좀 알아보고 부탁을 하던가 ㅇㅇㅇ타령만 하다가 이런 사태가 발생한 거 잖아. 아무리 병신이라 욕해도 권순영은 정신적으로 피폐하게 만들진 않았다. 적어도 내 친구 권순영은 말이다. 근데 내 앞에 있는 전원우는 다르다. 속이 어떻게 썩어들어간 건지 가늠도 안 되는 새끼.


책상에서 내려와 전원우를 향해 걸어갔다. 당장이라도 명치를 부셔야 속이 풀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중지를 조금 올린 주먹을 가득 그러쥐고 똑바로 앞으로 향해 걸어갔다. 신체적으로 큰 놈이긴 해도 권순영 옆에서 갈고 닦은 힘이 있으니까, 게다가 어디가 급소인지 잘 알고 있는 나였으니 아무래도 괜찮을 것 같았는데,




[세븐틴/권순영] 개양아치 10 (부제 : 큐피드) | 인스티즈

"아, 한참 찾았네."




갑작스런 권순영의 등장에 힘이 쭉 풀려버리고 말았다. 베시시 웃으며 우리 둘에게 다가오는 권순영이 미치도록 밝다. 우릴 찾으러 우리 반 앞에 서성이다 ㅇㅇㅇ와 눈이 마주쳤다며, 몇 시간만의 아이컨택이냐며 황홀하다 외친다.




"야 권수..."


"마침 둘이 같이 있었네. 다 같이 집에 가자!"


"...뭐?"


"전원우는 오늘 상황을 나에게 보고하도록."




도저히 녀석에게 전원우 일을 일러줄 수가 없었다. 반나절 만에 생기를 찾은 권순영의 모습이 정말 눈이 부시도록 밝아서... 생각해보니 그냥 내 선에서 끝내는 게 맞는 것 같았다. 권순영의 우주적 절망을 피하기 위해, 그 근처에도 다가가지 않게 하기 위해. 이 착한 천사 이지훈이 희생을 한 번 해주는 게 나을 것이다.








*








[세븐틴/권순영] 개양아치 10 (부제 : 큐피드) | 인스티즈

"...이 분위기 뭔지 설명해줄 쟈람...?"




나와 전원우 사이에서 걷던 권순영이 생각보단 늦게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나와 전원우 서로 말 없이 중간지점까지 걸어온 것 같은데, 지금 눈치를 채냐... 사스가 권순영... 하긴 혼자 떠들어대느라 눈치 챌 틈도 없었을 것이다.


권순영 옆에서 평소와 같이 떠들어 댈 줄 알았던 전원우도 예상외로 조용히 걷기만 했다. 간간히 권순영 개그에 영혼 없는 웃음을 흘려주기만 하고 더이상의 활기는 보이지 않았다. 여간 불편해보이는 게 아니었다. 염치는 조금 있나 보네, 그렇다고 해서 혐오감이 해소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됐다. 전원우! ㅇㅇ의 기분은 어떠했지?"


"...뭐 대충..."


"대충 풀린 것 같다고? 어떻게 알아냈어?"


"...물어 보고."


"물어 봐? 아프지 않게 살살 물었지?"


"...아하하..."


"...뭔데 너. 아니, 둘 다 왜 이러는데."




나와 전원우의 어깨를 잡고 흔들며 권순영이 짐짓 진지하게 물어본다. 싸게싸게 화해하라며 억지로 손을 맞잡게 닿으려던 걸 뿌리쳤다. 내 행동에 전원우가 더 축 쳐져 땅을 향해 고개를 숙인다. 영 보기 좋은 꼴은 아니었다. 저 행동마저 연기라고 믿은 내 생각 때문인지, 권순영 못지 않게 맑았던 새끼란 걸 알기 때문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권순영이 표정을 굳혀온다. 진지하게 싸운 거냐며 묻는 말에 침묵으로 응했다. 더욱 미간을 좁혀오며 답답하다고 말하는 권순영의 교복 주머니에서 순간 진동이 울린다. 역시나 진동의 출처는 권순영의 스마트폰이었다. 스마트폰을 꺼내들어 엄지로 꾹 꾹 누르던 권순영이 무표정으로 일관하다 액정 속 노란 빛에 반사되고 끝남과 동시에 권순영이 갑자기 콧바람을 세게 불더니 얼굴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이 빨개져 온다.




[세븐틴/권순영] 개양아치 10 (부제 : 큐피드) | 인스티즈

"...아 시발..."


"야 권순영, 너 어디 아파? 왜 그래?"


"...아 진짜 진짜 죽을 것 같다."


"아니 시발 뭔데 갑자기."


"...아들 개구리야... 이 어미는 꼭 양지 바른 곳에 묻ㅇ..."


"드립 칠 시간에 제대로 말해 새꺄!"


"만병통치약 ㅇㅇ가 보러 가야지!!!!!!!!!!!!!!!!!!!!!!!!!!!!!!!"




권순영이 대뜸 소리를 지르며 앞으로 도주한다. 저 미친새끼...! 점점 작아지는 권순영을 바라보는데 어디선가 음성이 들려왔다. ㅇㅇ가 연락 했나 보네. 전원우의 입에서 흘러나온 것이었다.




"뭔 연락?"


"카톡."


"아니 ㅇㅇㅇ가 뭔 연락."


"...말하자면 긴데."




전원우가 긴 설명을 한다. 모든 설명이 끝나고 입을 닫자마자 나는 곧바로 새끼야!!!! 라고 외치며 전원우를 끌어 안았다. 내 행동에 놀란 전원우가 다시 나사 풀린 바보처럼 헤헤 웃는다.








*








"ㅇㅇ야, 지금 기분 어때?"




원우가 대뜸 물어왔다. 저 말이 끝나자마자 이지훈이 우당탕소리를 내며 바깥으로 뛰어 나간다. 둘의 연결고리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 그리고 금방 물음의 출처를 알아챘다.




"권순영이 시켰지?"


"어? 티났어?"




원우가 수줍게 웃는다. 마치 걸려선 안 되는 치부를 들킨 소녀처럼. ...그렇게 티를 냈는데 모르는 게 더 이상할 정돈데...


권순영이 많이 미안하기는 했던 모양이다. 쉬는시간 때 마다 찾아와 치근덕 거렸어야 하는 애가, 꺼져 라고 말한 뒤로 코빼기도 보이질 않는다. 생각해보니 저리 가란 말은 했어도 꺼져 라는 말은 처음 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권순영이 안 찾아오나?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처음 맞는 경우였다. 반년만에 쉬는시간을 고요히 지낼 수 있었다.




"음, 티 날 수밖에 없었나."




...너무 고요하기는 했다.




"원우야, 안 물어 봐도 돼."


"왜?"


"권순영이 시켜서 한 짓이잖아."


"그렇기도 한데, 아까 너가 발표자라고 애꿎게 너가 제일 많이 혼났잖아. 조장으로서 걱정이 되서 물어 본 거야."


"..."


"물론 나보단 순영이가 더 걱정하지만."




원우가 허리를 더 굽혀 고개를 들이댔다. 알 수 없게 진지한 원우가 살짝은 부담스러워 나도 얼굴을 괴던 팔을 책상으로 내려놓았다. 사실 원우보단 마지막 말이 신경쓰여 더 그랬던 것이 맞는 것 같다.



"그래도 내가 대처를 잘 못했는데..."


"너가 발표 잘한 덕에 우리 점수 많이 안 깎였잖아."

"..."

"게다가 그 발표자료 메일 보낸 것도 나야. 확인 안 한 내가 잘못 한 거지 너 탓이 아냐."

"..."

"그만 좀 털자. 응?"

"..."

"오죽하면 순영이가 얼굴도 안 비치고 있겠냐."



원우가 꼬깃꼬깃한 종이를 내게 건냈다. 그 종이를 받고 펴보려 고개를 숙이는데 갑자기 이상한 손길이 느껴진다. 아니나 다를까 원우의 손이였다. 놀란 눈으로 올려다 보니 ...아니 고개를 숙이길래, 라며 멋쩍게 웃는다. 나도 더 받아쳐 줄 말이 없어 같이 허허 웃었다.

마저 피던 종이를 다시 폈다. 하도 꾸깃꾸깃하게 접혀져 있어 쪼글쪼글해진 종이에 흐릿하게 11자리의 숫자가 적혀있었다. 누구라고 명시되어 있진 않았지만 직감적으로 누구의 것인지 알았다.



"너 이름만이라도 써서 보내."

"..."

"그럼 열공!"



미소를 비치며 원우가 뒤로 돌아 앉는다. 내 손에선 종이가 손톱에 스쳐 바스락거렸다. 오늘 보낸 쉬는시간과는 많이 대조된 모습이었다.

해? 말아? 두 문장만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해야 하긴 하는데, 이미 꺼지라니 뭐니 말은 다 뱉어놨고, 그래놓고 안 하자니.., 오늘 같은 고요함을 며칠 더 맞이하기는 버거울 것 같다. 해야겠지? 아니, 아니다. 뭐라 보낼까-.., 관두자. 나조차도 종 잡을 수 없는 변덕이 계속적으로 일었다.







모든 수업이 끝날 때까지 권순영은 모습을 보이질 않았다. 청소가 끝날 때도, 종례를 할 때도, 창문 너머로보는 복도에선 좀처럼 권순영의 머리가 지나가질 않았다. 내가 심해도 너무 심했던 것 같은 모양이었다. 생존 자체 마저 궁금할 정도로 보이질 않으니... 슬슬 애가 타기 시작했다.

오후시간 내내 쳐다본 탓에 권순영의 번호가 머릿속에서 지워지질 않는다. 뭐라 보내야 할까 자꾸 망설이게 됐다. 좋아졌나 보다. 이래서 밀당밀당 하는 구나, 이런 감정의 시작을 또다시 혼자 맞이하게 되었다. 같은 루트를 밟는 걸까 어깨에 힘이 삐죽 선다. 뭐라 말을 꺼내지 계속 조마조마 하며 복도로 다시 눈을 돌렸다. 권순영이다.

소설에서나 보던 번들거리는 눈빛을 받았다. 잘 보이지도 않는 동공의 움직임이 나를 건드린다. 또 밝게 웃어주겠지 하며 기대를 하는데 입을 앙 물더니 그대로 휙 돌아선다. 부정의 몸짓은 아니었다. 권순영의 죄책감이 나에게로 밀려와 나를 누른다. 원우가 괜찮다했고, 이지훈은 별 신경쓰지 않은 것 같았는데. 나 하나 때문에 권순영이 무너진다. 어딜가서든 밝을 것 같던 아이가 그늘 속에 숨는다. 어서 햇빛으로 끌고 나와야 했다.






-이제 괜찮아 pm 4:42















원우 멋있는 애 만들기 성공...!?

일단 너무 늦어서 죄송해요... 흐으으ㅡㅡㄱㄱ....

변명을 하자면 정말 이번 평일이 역대급으로 바빴어요.. 정말... 컴퓨터로 글을 쓰는 편인데 도저히 컴퓨터를 오래 잡고 있을 시간이 안 났...큽컹.... 하지만 이번 주 일은 모두 끝났답니다!!!!!!!!! 주말은 좀 널널해요!!!!!!!!! 하하!!!!!!!!!! 만세!!!!!!!!!!!!!!!!!!!!!!!!!!!!! 자다 새벽에 일어나서 글 썼어요 칭찬해주뗌므 크흑....


+

연재텀에 제대로 명시할게요 일주일에 2편은 꼭 쓰겠습니다 꼭 꼭 약속 아마 목 or 금 , 토 or 일 이럴 듯 싶네욤...ㅋㄷㅋㄷ...


++

왜 여주시점만 쓰면 글이 축축해질까...

다음편부턴 밝은! 아이! 같이 꾸려갈게요...ㅋㄷㅋㄷ... 어쨌거나 여주가 마음을 확 열엇어요!!!!!!!!!!!!!!!!!!!!!!!!!!!!!!!!!!!!!!!!!!!!!!!!!!!!!!!!!!!!!!!!!!!!!!!!!


+++

순영이 분량이 적다... 다음편 부턴 챙겨줄게... 지훈아... 개양아치 말고 다음 이야기엔 멋있는 역할 하자... 고멤ㄴ나사이...


++++

제가 여태 썻던 거 오늘 한 번 훑어봤더니 오타 문법오류 천국이더라구여.... 틈틈이 수정하겠스빈ㄷ다 제성합ㄴ디ㅠㅠㅠㅠ



아이시떼루~~

세일러밍   일공공사      키우는순영   스쿱   쿱쿱   원우야   취향저격   후니   호시십분   Dhen   형광암컷화장물개   자몽   의얼굴   찬찬   지   데후니데발염    봄봄   샤넬         뿝뿌   뿌뿌      존   덕방아줌마   0526   햄쮸   코딱지팝콘   쿵   국산비누   보라괴물   0609   10분호시   잠깐소녀   살구누나   우주   민규부인   비트   아령쓰   옥수수  무룩   아슈머겅   민트   요맘때   푸   카네이션   최봉구   내일모레   boice1004   민트규   0801   호시   무미니   피치피치   삼다수   된장수박   도   뿌야   사탕   홍홍   잼잼   티버   엉엉   818   아이스크림   한라봉쥬스   구리   홋시요시   자몽자몽   덤덤   블리   권권부장   원우셔틀   호잇   5290      버터간장계란밥   햇살   짱짱뿡뿡   초커   부장권호시   아낌   꼬꼬   한성수   새우탕   냐냐   슈슈   삼다수내놔   쩡   한라   ^   하쮸    내꺼   가마   밍구사랑     태태침침이   음모   티거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12

대표 사진
독자95
속상해 입니다! 지훈이랑 원우랑 오해를 하다뇨.........어떻게하면 학교에서 저렇게 순영이같은 아이를 만날 수 있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윽 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대표 사진
권권
속상해님 안녕하세요! ...그러게요 어느 학굘 가야 순영이를... 하...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10년 전
대표 사진
독자96
으아 지훈이가 순영이 많이 아끼나보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기여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대표 사진
독자97
헐 원우...... 순영아 원우한테 절해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휸이도 정상은아니엇엌ㅋㅋㅋㅋ
10년 전
대표 사진
독자98
헐 지후니도 멋지고 원우도 ㅠㅠㅠㅠ
10년 전
대표 사진
독자100
가마에요!!!100번째 댓글!!!뭔가 뿌듯(?)하네용ㅋㅋㅋㅋㅋㅋㅋ아아 원우 너무 불쌍했었는데 멋진남자였네요ㅠㅠㅠㅠㅠㅠㅠ지훈이 불같아..ㅋㅋㅋㅋㅋㅋㅋ진짜 이 글들의 주인공들은 다 너무 귀여운것같아요 아기자기ㅜㅜㅜㅜ!!!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다음편도 기대할께요!!!
10년 전
대표 사진
독자101
저도 순간 원우가 나쁜 아인줄 알았는데 역시나 ㅜㅜㅜㅜㅜ 우리 워누 ㅜㅜㅜㅜㅜ 그나저나 지훈이 너무 박력도 넘치고 장난이 아니네욯ㅎㅎㅎ 잘 읽고 가용!
10년 전
대표 사진
독자102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원우 이쁘다 원웅우ㅑ우ㅜㅜ엘 워누어ㅜㅇ너ㅜ어누언워누 저너누 만세
10년 전
대표 사진
독자103
지훈이 순영이 챙기는거 정말ㅠㅠㅠㅠㅠ 잘보고있어요
10년 전
대표 사진
독자105
워누 눈치없는 바보캐릭인줄 알았더니...! 장하다 저너누ㅠㅠㅠㅠ
10년 전
대표 사진
독자106
ㅠㅠㅠㅠㅠ정주행햇어요ㅠㅠㅠㅠㅠㅠㅠ아 진짜 재밌달ㄹㄹㄹㄹㄹㄹㄹ
순영이도 좋고 ㅋㅋㅋㅋㅋ
원우도 좋고ㅜㅜㅠㅜㅜㅜㅜㅜㅜㅜㅜ
지훈이는 내껗ㅎㅎㅎㅎㅎㅎ휴ㅠㅠ

10년 전
대표 사진
독자107
아 저너누 진짜 그렇지 않을것같긴했지만 진짜 막 어장같은거 치고 ㄱ런건줄알고 수녕이...수녕이 걱정돼가지고ㅠㅠㅠㅠㅠㅠ 다행이네요 엉엉
10년 전
대표 사진
독자108
정주행했는데 진짜 꾸르잼ㅋㅋㅌㅋㅜㅜㅜㅋㅋㅋㅋ 원우 멋있네여...
10년 전
대표 사진
독자109
대성공이여 ㅠㅠㅠㅠㅠㅠㅠ 아휴 대박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워누 머시똬
10년 전
대표 사진
독자111
오 드디어 원우가 큐피트 역할을 톡톡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우도 도움이 될 때가 있다니!!
10년 전
대표 사진
독자112
와 작가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 순영이한테 입덕할것같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완전 잘보고가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대표 사진
독자113
아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수녀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대표 사진
독자114
원우가 바보같긴해도 착한애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수녕이는 연락한번 ㅂㄷ았다고 저렇게 좋을까ㅠㅠㅠㅠㅠ
10년 전
대표 사진
독자115
아아아아아아앙아 ㅜㅜㅠㅠㅠㅠㅠㅠ원우착해ㅠㅠㅠㅠㅠ괜한 오해를!!!ㅋㅋㅋㅋㅋㅋ아 ㅜㄴ영이 너무 귀엽다ㅠㅠㅠ
9년 전
대표 사진
독자116
원우야 너진짜 멋있는애구나ㅜㅜㅜㅜ지훈이랑 화해해서 다행이야ㅜㅜㅜ
9년 전
대표 사진
독자117
처음에 오해했는데ㅠㅠㅠㅠ 좋은친구였구낭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
9년 전
대표 사진
독자118
헐ㅠㅜㅠㅜㅜ 지훈이 멋있다...저런친구ㅠ
9년 전
12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피어있길바라] 천천히 걷자, 우리 속도에 맞게2
10.22 11: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만큼 중요한 것이 존재할까
10.14 10:27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쉴 땐 쉬자, 생각 없이 쉬자
10.01 16:56 l 작가재민
개미
09.23 12:19
[피어있길바라] 죽기 살기로 희망적이기3
09.19 13:16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가볍게, 깃털처럼 가볍게
09.08 12:13 l 작가재민
너의 여름 _ Episode 1 [BL 웹드라마]5
08.27 20:07 l Tender
[피어있길바라] 마음이 편할 때까지, 평안해질 때까지
07.27 16:30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흔들리는 버드나무 잎 같은 마음에게78
07.24 12:2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뜨거운 여름에는 시원한 수박을 먹자2
07.21 15:4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은 찰나의 순간에 보이는 것들이야1
07.14 22:30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이 필요하면 사랑을2
06.30 14:1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새끼손가락 한 번 걸어주고 마음 편히 푹 쉬다와3
06.27 17:28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일상의 대화 = ♥️
06.25 09:27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우리 해 질 녘에 산책 나가자2
06.19 20:5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오늘만은 네 마음을 따라가도 괜찮아1
06.15 15: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상에 너에게 맞는 틈이 있을 거야2
06.13 11:5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바나나 푸딩 한 접시에 네가 웃었으면 좋겠어6
06.11 14:3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잎클로버 속으로 풍덩 빠져버리자2
06.10 14:2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네가 이 계절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해1
06.09 13:15 l 작가재민
[어차피퇴사]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있지 말 걸1
06.03 15:25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회사에 오래 버티는 사람의 특징1
05.31 16:3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퇴사할 걸 알면서도 다닐 수 있는 회사2
05.30 16:21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어차피 퇴사할 건데, 입사했습니다
05.29 17:54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혼자 다 해보겠다는 착각2
05.28 12:1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하고 싶은 마음만으로 충분해요
05.27 11:0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출근하면서 울고 싶었어 2
05.25 23:32 l 한도윤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