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diac (조디악)
- 부제 : 수 많은 사람들 속에.
첫눈에 반한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누군가를 한 눈에 보고 반한다는 것 자체가 동화속, 소설속 이야기만 같다고 생각했다. 횡단보도 건너편에 멍하니 서 있는 너를 보지만 않았더라면. 순간 뜨거운 공기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훑고 지나갔다. 쨍쨍한 햇볕에 땀 한방울 흘리지 않은 채로 멀거니 허공에 시선을 고정한채 귀에 이어폰을 꽂고 간간히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그저 넋이 나가 버렸다.
신호등은 아직도 빨간불에 멈춰 있었다. 하나, 둘, 셋, 넷…. 정작 기다릴때는 십분, 이십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것만 같던 신호등의 불빛이 반짝, 하고 바뀌었다. 파란불, 파란불. 내 머릿속은 아직도 빨간불. 위험경고였다. 시선이 움직이질 않았다. 여전히 넋을 빼 놓은채 저 건너편에서 살랑이며 내가 있는 보도로 걸어 오는 네가 보였다. 하나, 둘, 셋, 넷ㅡ. 네 걸음에 맞춰 심장이 울렸다. 숨이 멎었다.
네가 무심한 표정으로 내딛는 걸음 걸음 마다 맑은 빛이 퍼지는 듯 했다. 회색빛 가득한 세상에 너의 걸음이 닿는 곳마다 색색깔의, 밝고 환한 빛이 퍼져 나오는것만 같아 느릿한 손길로 눈가를 문질렀다. 그럴리가, 없잖아. 어느새 너는 내 바로 옆을 스쳐지나가려 하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전혀 생각지 못한 말이 입밖으로 튀어나왔다.
"저, 저기요."
무신경하게 이어폰줄을 만지작거리며 지나가려던 너의 하얀 팔목을 잡아 돌려 세우니 아무 감정을 담지 않은 눈으로 물끄러미 나를 바라본다. 마주친 눈에 시간이 멈춰버린듯 했다. 쿵쾅, 쿵쾅 하고 지속적으로 깊게 울리던 심장마저 멎어버린듯 했다. 연락처 좀 알수 있을까요. 하고 말하려다 입이 일자로 굳게 다물렸다. 찡그려진 미간. 하얀 미간이 구겨졌다. 그에 살짝 힘이 들어갔던 손에 힘을 풀었다. 죄송합니다.
손을 놓자 기다렸다는 듯이 잡혔던 팔목을 만지작거리며 뒤를 돌아 세상을 물들이는 너였다. 연락처 좀 알 수 있나요ㅡ, 하는 말이 뭐가 어렵다고 이놈의 입은 움직여 주질 않는건지. 멍하니 네가 스쳐 지나간 자리에 시선을 던졌다. 내가 못나서, 내가 많이 부족해서. 한마디 말도 건네지 못한거다. 김종대가 못나서, 바보 멍청이라서.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생각이 들자 마자 저 멀리 점이 되어가는 너를 쫓아 걸음을 바삐했다. 수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말갛게 빛나는 네 뒷 모습이 보이고, 여전히 살랑이는 걸음으로 세상을 희게 물들이는 네 모습에 또 한번 심장이 울렸다. 저기요ㅡ! 짧게 흩어지는 말이었다. 여전히 이어폰을 꽂고 있는건지 조금의 미동도 보이지 않은채 그저 앞을 향해 걸을 뿐이었다.
다시 한번 저기요ㅡ, 하고 길게 소리쳤다. 들었을까. 목적지가 있는지, 없는지 지체없이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이어지던 하얀 발걸음 멎었다. 하나, 둘, 셋, 넷…. 빨간불을 기다리는 내 마음이 이랬었다.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뒤를 돌까, 말까 고민하는건지. 한참을 가만히 걸음을 멈춘채로 서 있던 네가 살며시 뒤를 돌았다. 파란불, 파란불.
붉게 빛났던 위험 경고가 살며시 돌아 미소짓는 네 입가에, 푸르게 변했다. 다시 심장이 멎는다. 입가가 자연스럽게 당겨졌다. 시선이 부딪히고, 한참을 저 멀리 서서 나를 마주 보는 네 모습이 벅차도록 아름다워서, 왼쪽 가슴께에 손을 얹었다.
+
원래 길게 쓰는건 젬병이라 짧게짧게 가보도록 하져.
이건 이렇게 단편으로 끝인거예여.. 뒤는 상상에 맡김 (찡긋)
그거 뭐냐 이건 친구로써 하는 얘기니까 너무 심각하게 듣지는 마. 졸라 길어;
는 천천히 오도록 할게여. 기다리는 사람도 없겠지만..ㅠ_ㅠ
업써져님 핸드크림님 조화해님 감쟈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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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인사과의 역대급 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