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고 우는 이승현을 난 애써 달랬다. 괜찮아, 승현아. 돌아왔잖아? 그럼 된거야.
들썩이는 어깨를 숨죽여 토닥여주자, 조금씩 떨림이 멈춰간다.
“형 진짜 정리했어, 나….”
“알아. 그럼 된거잖아. 그만 울어.”
“아니 그냥…. 형한테 너무 미안해서.”
“괜찮아, 괜찮아.”
머리를 끌어안고 한참을 더 달래주자, 이승현은 금방 샐쭉 웃으며 내 목을 확 끌어안았다.
얼마나 안고 싶었는지 모를꺼야. 소매로 눈물자국을 닦으며 내 입술을 찾는 이승현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얼마만의 접촉인지 헤아릴 수 없다.
“형. 사랑해, 진짜로.”
누가 보면 멍청하다고 욕을 할 상황이였지만, 난 이승현을 믿었다.
작은 어깨가 움직이며 나를 끌어안았고, 끊임없는 새된 신음이 내 귀를 자극시켰다.
아프다고 빼지도 않고, 꾹꾹 참아내는 이승현의 입술을 미친듯이 햝으며 사랑을 속삭였다.
*
“응, 소라야.”
나두 사랑해.
내 침대에 앉아, 내 티셔츠를 입고 통화를 하는 이승현의 뒷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빨리자~. 피곤하지? 표정을 알 수는 없었지만, 아마도 이승현의 표정은 사랑에 빠진 표정이 아닐까 순간 생각했다.
끝났다고, 정리했다고 말을 내뱉었던 시간이 불과 3일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역시 거짓말이였을까.
분노에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나를 몇번이고 속이는 이승현을 어떻게 해야 할까, 감이 잡히지 않아 머리가 어지러웠다.
“이승현.”
“어? 형 언제 왔어? 응 준택아. 나중에 통화하자?”
내 얼굴을 보고 바로 이름을 바꾸는 이승현의 표정은 너무 태연했다.
여태까지 이렇게 속였던거니? 뒷말은 애써 삼키고, 부들거리는 손을 뒤로 감추며 얼굴은 애써 웃었다.
방금왔지. 생글거리며 웃는 이승현의 목에 키스를 하며, 지난날 보았던 여자를 눈에 그렸다.
“소라는 완전히 정리된거…. 정말 맞지?”
“아이, 형도 참. 그런걸 또 왜 물어? 진짜라니깐?”
못 믿겠으면 내 번호부 뒤져봐! 자랑스럽게 핸드폰을 내밀며 통화기록을 보여주는 이승현을 빤히 쳐다보다 핸드폰으로 이내 시선을 돌렸다.
‘준택’ 이라는 이름이 1번부터 50번까지 꽉꽉 차 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며 웃는 이승현을 바라보았다.
승현아, 네가 정리를 못 하면 내가 해주면 되는 일이야. 걱정말아. 뒷말은 애써 삼키고, 이승현의 뒷통수를 곱게 정리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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