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뇽토리] 일상
w - 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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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알람소리에 나도 모르게 눈이 떠졌다.
귀에서 울리는 소리에 깬건 나뿐만이 아닌듯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올리며, 나를 덮치는 자세로 내 바로 옆에 있는 알람을 끈다.
“윽, 무거워….”
살짝 째려보며 형을 올려다보자, 뭐가 좋은지 눈을 반쯤 뜬 주제에 입술은 활짝 웃고 있다.
볼에 쪽쪽쪽 소리를 내며 빨아대는 형의 어깨를 치며 나오라고 귀에 소리를 질러대자, 까슬한 수염으로 나를 괴롭힌다.
“악! 수염 좀 깎아요!”
“따갑지.”
“몰라서 물어? 으으, 따가워.”
“수염 밀지 말까봐.”
“키스는 어떻게 하라구.”
“그렇네. 불편하겠지?”
그럼 깎을래. 단순한 표정으로 웃으며 나를 꽈악 끌어안는다. 오랜만의 휴일이 너무 달콤해, 급하게 깬 잠에도 웃음을 짓게 한다.
아니, 오랜만의 휴일이 달콤한게 아니라 내 눈앞의 남자가 달콤한걸지도 모르겠지만. 무튼간에 오랜만에 조용하고도 행복한 하루다.
“씻기 귀찮다.”
“더럽다.”
“어제 너 다 씻겨줘서 힘 다빠져서 그런건데, 미운 소리 한다.”
“어제 형이 너무 무리한거 아녜요?”
“무리한건 너겠지.”
“참나! 형이 짐승처럼 밀어붙이는데 어떡해요, 그럼?”
“짐스응? 짐승이라고 했냐?”
그래 짐승!! 내 배 위로 금세 올라탄 형을 퍽 밀치자, 어이 없다는 듯 픽픽 웃으며 주먹으로 머리를 아프지 않게 때린다.
왜 때려어? 괜히 아픈척 머리를 잡고 씩씩거리며 형을 노려보자, 반대쪽 머리를 다시 또 살짝 밀친다.
“아오. 이게 막 노려보고, 아주 한대 치겠어?”
“완전 나쁘다, 진짜.”
“뭐가 나빠. 어제 내가 다 봐주고, 어? 다 씻겨주고. 이렇게 로맨틱한 애인이 대한민국에 어딨냐?”
“한번만 더 로맨틱 하셨으면 제 허리 박살날뻔 했네요~.”
내 말에 뭐가 웃긴지 소리를 내어 웃더니, 맨 다리로 날 확 끌어안는다.
걸쳐진 무게에 쏠려 침대로 누워버리자, 안그래도 화끈거리는 목에 다시 한번 입술로 도장을 새긴다.
“악! 미쳤나봐! 안그래도 빨간거에 왜 이래요?”
“여기다가 너 문신 안 할래?”
“왠 문신? 내가 형인 줄 알아요?”
“부부는 닮는법이지. 그러니깐 너도 해라.”
몇달전에 아무도 몰래 했던, ‘luvic’ 이라는 문구를 다시 보여주며 내 쇄골을 만지작 거린다.
진짜 안 아프다니깐? 새빨갛게 물들여진 내 쇄골 옆부근을 만지작 거리며, 나를 꼬시는 형의 배를 주먹으로 한대 치고는 침대에서 내려왔다.
“야! 진짜 때리냐? 서운하다 진심.”
“형은 안보여도 나는 다 보이잖아요. 아예 세상에 우리 사귄다고 소문을 내지 그래?”
“그럴까? 진짜 그럴래 승현아?”
대충 바지를 걸쳐 입고, 주방으로 가는 나를 따라오며 방방거리는 형의 입술을 토스트로 막고, 식탁에 앉았다.
그전에 옷 좀 뭐라도 걸쳤으면 좋겠는데. 아무리 난방을 했다쳐도, 겨울인데도 안 추운지 맨몸으로 돌아다니는데 얼굴이 또 괜히 빨게지는 것 같아 부끄럽다.
“왜 훔쳐보냐?”
“내꺼 내가 보겠다는데.”
“그럼 대놓고 보던지. 왜 음흉하게 훔쳐보고 그래?”
막 만지고 싶지? 내 손을 강제로 가슴팍에 올려놓고 실실거린다.
악! 저리 치워~. 괜히 좋으면서 손을 뒤로 빼자 입에 물고 있던 토스트를 내려놓으며 내 입에 입술을 맞춘다.
부끄러워서 괜히 눈을 찌푸리며 쳐다보자, 더 진하게 입술을 마주댄다.
하여간, 심술쟁이.
“좋다.”
“진짜 뜬금없다니깐.”
“승현아.”
“응?”
좋아한다고. 우유를 마시며 너무 담담하게 말하는 터라, 대놓고 놀라지도 못해 그냥 입만 벌리고 형을 바라보았다.
많이 좋아해. 내 언 반응에도 아랑곳 않고, 씨익 웃으며 내 볼을 살짝 잡았다 놓아준다.
너무 오랜만에 듣는 고백에 온몸이 빨개지는 기분이 들어버려, 고개를 푹 숙였다.
그렇게 말 안해도 알아, 나도 그러니깐. 차마 낯간지러워 하지 못했던 고백을 중얼거리며 형을 바라보았다.
요즘은 소소하고 작은 일상 하나, 하나가 너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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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밥을 차근차근 복습하다가, 설레는 이 맘을 감출 수 없어서 그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써보니깐 별로 달달한 건 없지만 .. 그래도 쓰는 동안은 망상에 빠져서 행복했어요 ㅋㅋㅋㅋㅋ 블로그에 놀러오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