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뭐야.. 기글기글. 배고파 밥먹자
그의 고백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 지 모르겠어서
아무 말이나 해야겠다 싶어 배고프다고 했다.
그가 나를 꽉 안고있던 팔을 풀고 내 눈을 바라본다.
- 빨리 대답해. 나도 꼭 대답 들어야 하고 성격도 무지 급해
나도 한 집착 하는데 그의 집착도 만만치 않은가보다.
우리 둘이 사귄다면 서로의 목을 졸라 질식하지는 않을까..?
- 뭘 대답하라는거야.
- 이 여자가 또 그런다. 돌직구 잘만 날리면서 자기 불리한건 모르는척 하고.
배울만큼 배운 여자가 자꾸 이럴래
다가오란 말도 안할께. 도망가지만 마. 그냥 그대로 서있어.
- ..... 기글 기글
내가 대답할 때 까지 마냥 이러고 있을 것 같아 알았다는 말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손가락으로 내 이마를 튕기면서 입뒀다 뭐하냐고 말로 하란다.
이씨.. 손으로 이마를 문지르며 알겠다는 내 말에 그는 다시 나를 꼬옥 안아 준다.
- 고마워...
쿵쿵쿵.. 아직도 그의 심장이 빠르게 뛴다.
남자 답게 당당하게 말했지만 사실은 엄청 용기내고 있나보다.
항상 자기 감정에 솔직하고 직설적인 기성용.
그만큼 당당하고 자신감이 있다는거겠지.
나중에 내가 싫어졌다고 이렇게 솔직하게 말해주면
나는 좋을까 슬플까 그 때엔.. 눈물도 날까?
꼬르륵... 내 배에서 나는 소리다.
아씨 창피해. 가까이 붙어 있어서 들었을게 분명해.
창피했지만 아닌척 하며 배고프다고 했잖아. 살짝 짜증을 냈다.
사람 좋은 웃음을 짓곤 그는 내 머리를 커다란 손으로 헝클며 귀요미 밥먹으러 가잔다.
- 응? 너 지금 모라고 한거야??
- 응? 귀요미 빨리가자구. 배고프다며.
- 헐. 으아. 대박!! 나 닭살 돋았어!!. 이것봐 이것봐
이거 보라며 닭살 돋은 팔을 들이밀자 뭐가 그리 좋은지 빙구처럼 웃는다.
누가 기글기글 아니랄까봐. 오글거려서 오빠란 소리도 싫다는 그의 입에서 귀요미..
으아 닭살 돋아.
닭살 돋는 다는 내 말은 무시하고 책정리나 빨리 하라며 나를 보채길래
너나 열심히 하세요 하곤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그가 위 아래로 스캔하더니 바지가 짧다고 갈아입고 나오란다.
더워 귀찮아 그냥가자고 하니까 입술을 삐죽 내민다.
-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빨리 가자고오오오오오!!
- 진짜 안갈아 입을꺼야?
내 다리 내가 내놓고 다니는데 니가 뭔상관.
너 안가면 나 혼자 간다고 으름장을 놓으니 나를 째려보며
앞으로 저도 짧은 바지만 입고다니겠다 한다.
- 너 그거 알어? 너의 굵고 탄탄한 허벅지에 수 많은 여성동지들이 밤잠을 설친다는거. ㅋㅋㅋㅋ.
앞으로 짧은 바지만 입고 다니면 여자 팬들 더 늘꺼야.
이게 다 누님 덕이다. 잊지 말고 꼭 결초보은하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뭐야! 변태들.
- 변태라니! 실례라구!!.
남자도 짧은치마 야한옷 입은 여자 좋아하면서. 흥칫뿡이다.
- 오호라~ 우리 귀요미가 내 허벅지에 반했구나~
에이.. 진작 말하지 그랬어~
한쪽 입꼬리를 쓰윽 올리며 음흉하게 웃는다.
닥치고 빨리 나오라고.... 하고 싶었지만 싱긋 웃으며
배가 안고픈가봐. 누님은 배가고파 이만 하고 문을 열고 나왔다.
같이 가자며 강아지마냥 졸졸졸 쫓아 온다.
***
그의 차를 타고 가까운 파스타집으로 들어왔다.
한국 음식을 먹고 싶었지만 근처 한식당이 없어서 fail.
뭐 먹을꺼냐고 물으니 메뉴판을 뒤적거리다 아무거나란다.
- 님 까막눈이심? 아무거나는 없어 바보야.
나는... 음.. 알리오 올리오
그건 또 뭐냐면서 여자들은 왜 스파게티를 좋아하는 줄 모르겠다며
한참을 이 집 메뉴를 전부 외울기세로 메뉴판을 보더니 같은걸로 먹는단다.
- ㅋㅋㅋㅋ 야 너 이거 뭔줄알고 먹게?
- 우리 귀요미가 먹는거라면 다 맛있겠지~ㅋㅋㅋㅋ
- 아 제발. 그 귀요미 귀요미좀 그만해.! 닭살돋아
정색하며 제발 그만하라고 하니까 계속 귀요미 귀요미 노래를 부른다.
때마침 식전브레드가 나오길래 좀 닥치라는 심산으로 빵을 입에 쑤셔 넣어 줬다.
빵을 우걱우걱 씹으면서 눈으로는 레이저를 쏘아댄다.
그런다고 내가 쫄줄 아나. ㅋㅋㅋ
- 누님이 먹여 주니까 맛있지?? ㅋㅋㅋㅋㅋ 우리 기식빵 많이 먹고 힘내렴♡
- 하여간 낭만이 없어. 연애도 해 본 여자가 왜 이리 딱딱해. 그러니까 차이지.
헐...... 이 자식이. 반말해도 오냐 오냐 하니까 누님 무서운줄 모르고 기어 오르네.
넌 지금 건들면 절대로 안 되는걸 건드렸어.. 두고보자 기식빵. 복수할테닷.
- 아하하.... 아니 어떻게 알았대.. 하하하하하
그럼 넌 얼마나 많은 연애를 해봤길래 그런 닭살 멘트가 술술 나오냐?
이거 이거 티비에선 시간 없어서 연애를 하고 싶어도 못한다고 하더니 완젼 뻥쟁이네
또또 입술을 삐죽거린다. 댓발 나온 입술을 손으로 톡톡 치며
입술 집어 넣어 하나도 안귀여워.
갑자기 내 손에 쪽 하며 뽀뽀를 한다. 순간 얼음.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는것 같아 고개를 돌렸다.
- ㅋㅋㅋㅋㅋㅋ 앗싸 이겼다.! 앞으로 더 한것도 할껀데 이걸로 긴장하면 어쩌나~
생긴거랑 다르게 은근 순진하다니까 ㅋㅋㅋㅋㅋ
이 자식 아주 신났네. 여기서 물러설 내가 아니지.
넌 마 오늘 잘못걸렸어. 영혼까지 털어주마.
왼쪽 눈썹을 씰룩거리며 말했다.
- 으흠... 그렇단 말이지? 그래서 뭐 할껀데??? 막 손 한번 잡아볼려고 손금봐줄께.. 이러고,
6.25 전쟁이 왜 난줄 아냐고 물어보고 여자가 모른다고 하면
뽀뽀 하면서 방심해서야. 뭐 이럴꺼냐? ㅋㅋㅋㅋㅋㅋㅋ
그의 표정이 아니 어떻게 알았지? 하는 표정이다. 이겼다. 훗.
마 내가 살아도 너보다 3년을 더 살았어. 계속 헛소리 하지 말고 밥이나 드세요.
- 쳇.
이번엔 진짜로 삐쳤나보다. 스파게티를 먹는 내내 눈도 안 마주치고,
이딴걸 왜 돈주고 먹느냐며 틱틱댄다.
이럴 땐 꼭 철부지 막내동생인데. 진지할 때는 어른남자인척이나 하고... 말이야.
단단히 삐친거 같아 오늘 도와준 것도 고맙고 해서 내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기분 좀 풀어줄까 필살 애교 개드립을 쳤다. 심호흡 한번 하고.
금방이라도 눈물을 뚝뚝 흘릴 것 같은 표정을 짓고 한 것 코맹맹이 소리를 내며
우리 식빵쟈기 삐진고야 응? 응? 응?
이 남자 놀라서 포크를 내려 놓더니 눈이 똥그래 지며 얼굴까지 빨개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 씐나.
- 아 됐어.
되긴 뭐가 됐니. 난 이제 시작인걸. ㅋㅋㅋㅋㅋ
주위에 한국 사람도 없겠다 아주 신명나게 개드립을 펼쳐보이겠어.
- 쟈기 쟈기 쟈기 쟈기 이젠 나랑 말도 안할끄야? 응? 응? 응?
힝... 우리 쟈기 삐치면 익인이는 슬퍼여 ㅠㅠㅠㅠㅠ.
친구들에게 드립쳤다가 이건 정말 못참는 다며 갖은 구박과 쌍욕을 얻어 먹었던 '익인이는여...' 드립.
자 이래도 계속 삐쳐 있을래? 응? 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하..... 너 어디가서 애교 부리지마. 특히 남자들한테.
그리고 다 먹었으면 일어나자.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 재밌어. ㅋㅋㅋ
야 너 왤케 심각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미 없어?
- 내가 귀엽게 굴지 말랬지. 못 참는다고.
- 귀엽긴. 개풀. ㅋㅋㅋㅋㅋㅋㅋㅋ 니가 못참으면 어쩔껀데. ㅋㅋㅋㅋㅋㅋ
으아 내가 드립쳐도 '익인이는여~ ' 이건 진짜 다신 못하겠다. 오글 오글 ㅋㅋㅋㅋㅋ
- 하나도 재미 없어. 이 여자야.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나가는 와중에도 눈물까지 흘리면서 웃고만있으니
그만 웃고 나오라며 팔을 잡아 당긴다.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지갑을 꺼내려 가방을 뒤적거리니 이미 계산 했단다.
내가 낼려고 했는데 왜 니가내냐고 물었더니 지가 더 잘버니까 낸단다.
헐.. 이 남자가 날 무시하네?
당근 너와 나의 연봉차이는 하늘과 땅차이 만큼 엄청난 갭이 있지만
그래도 나도 내 나이대에 적게 버는것도 아니고
너 지금 돈 많이 버냐고 유세떠냐고 그러다 한방에 훅가서
그때 잘 할껄 울지 말고 잘 새겨들으라고 쏘아대자 이제서야 웃는다.
- 어떻게 한 마디도 안져. 너 친구들 한테도 막 지적하고,
남이 상처 받든 말든 충고랍시고 엄청 몰아부치지?
- 아니 어떻게 알았지!!!!
가까운 사이 일수록 독하게 말해줘야 하는거야. 바보야-
간신들이나 듣기 좋게 달달한말 하는거지.
듣기 좋다고 달달한 말들만 골라 듣다 보면 병신 되는건 시간 문제여. 알간?
- 이 여자 진짜 골때린다니까. ㅋㅋㅋㅋㅋㅋㅋ
너 생활 신조가 뭐야?
- 에헴. 잘 받아 적어라.
하나. 이 세상은 나 익인이를 위해 존재한다.
둘. 내가 있어 세상이 돌아간다.
셋. 한 번 사는 인생 후회 없이 막 살자.
넷. 될 놈은 뭘 해도 되고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지는 놈이 있다.
다섯. 근데 난 뭘해도 될 놈.
다 받아 적었어??? 이런 말 해주는 사람 없다.
- 푸하하하하하하. 역시 넌 날 실망시키지 않는다니까. ㅋㅋㅋㅋㅋ
뭐야. 나 지금 엄청 진지한데 완젼 박장대소 한다. 눈물까지 흘려 헐.
왜 웃냐고 흘겨 보니까 아무것도 아니라고 엄지 손가락까지 치켜 세우며 누님 짱먹으셈. 이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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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도 어김없이 망글을 들고 왔습니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 연상연하 쓰기 시작 할 때 성용씨가 스완지시티에 가네 마네 하고있는 상황이라 장소를 걍 런던으로 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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