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용시점(6편 내용의 성용시점 입니다.)***
달칵.
차문이 열리고 그녀가 내린다. 눈치 없는 이 여자 때문에
짜증이 나서 대꾸도 하지 않고 앞만 보고 운전만 했다.
차에서 내려 불이 켜질 때 까지 창문을 올려다 보고 있으니 잠시 후 불이 켜지고 창문이 열렸다.
그녀가 나를 내려다 보고 있다. 웃으면서 손을 흔든다.
뭐가 그리 신나서 웃고 있는거야. 난 당신 때문에 짜증나 죽겠는데.
핸드폰을 꺼내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 여~ 왜 아직도 안가고 있어. 어여 들어가서 쉬어.
이 여자는 진짜 눈치가 없는거야 일부러 이러는거야.
이대로 집에 들어가기엔 답답해서 잠도 안올 것 같아
첫눈에 반한다는 말을 믿냐고 물었다.
나름 엄청 진지하게 물었는데 대답은 하지 않고 피곤하면 빨리 들어가서 잠이나 자란다.
하.. 뭐 진짜 이런 여자가 다 있어.
집에 들어가자 마자 대충 씻고 침대에 누웠다.
만난지 24시간도 안 됐는데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에
설렜다가 두근거렸다가 짜증났다가 화가났다가..
아주 내 마음을 자기 손바닥 위에 두고 쥐락 펴락 한다.
어떻게 짧은 시간에 내 머릿속을 집어 삼켜버렸는지.. 정말 첫눈에 반한걸까.
곰곰히 생각해 보면 그건 아닌거 같기도하고.
그녀가 딴 남자랑 얘기하는 모습에 짜증나는걸 보면 첫눈에 반한거 같고
아 진짜 모르겠다. 일단 자고 내일 멀쩡한 정신으로 생각해 봐야겠다.
으아아아아.
잠을 잘려고 눈을 질끈 감았지만 잠은 안오고 계속 그녀 생각 뿐이다.
내가 이렇게 자기 생각때문에 잠도 못자고 머릿속은 터져버리겠는걸 알기나 할련지.
당연히 아무것도 모른채 세상모르고 자고 있겠지.
이씨.. 나 혼자만 이렇게 끙끙대고, 안달나고...
내일 일찍 쳐들어가서 복수할 생각을하며 자철이에게 전화를 했다.
- 자냐?
- 너 이새끼.. 지금 몇신데 전화 질이야
- 야 넌 첫눈에 반한적 있어?
- 또또 사람말에 대꾸는 안하고 지 할 말만 하지.
왜 또 지랄인데..? 뭐 맘에드는 여자라도 봤어?
- 어....
- 올. 이뻐? 몸매 좋아? 몇 살?
- 어 이뻐. 몸매 좋아. 나보다 세살 연상.
- 대박. 기식빵 이적한지 얼마나 됐다고 연애질야.
- 그게 중요한게 아니야. 겁나 눈치 없는거 같으면서도 행동하는거 보면
나 맘에 들어하는거 같기도 하고. 근데 물어면 헛소리하지 말라고하고 한마디 하면 열마디 해.
여튼 이 여자 엄청 고단수야.
- 뭐?? 너한테 헛소리하지 말라고 한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야~ 패기커플 탄생인거야?
오는 여자 안 막고, 가는 여자 안 잡던 기식빵이 여자 문제로 고민하다
이 새벽에 전화나 하고 어떡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핸드폰 넘어 미친듯이 웃고 있는 구글구글의 소리가 들린다.
이새끼.. 아주 숨 넘어 간다? 아! 나 진짜 심각하다고 소리를 버럭 질렀는데도
한참을 그렇게 웃더니 드디어 입을 연다.
- 자. 형님 말씀 잘 들어. 들이대. 무조건 겁나 들이대.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여자 없다. 이거슨 진리. ㅋㅋㅋㅋㅋㅋㅋ
야 그럼 난 잔다. 너도 그만 고민하고 발닦고 잠이나 자. 안녕- 뿅.
하아.... 그걸 누가 모르냐 병시나..
그니까 어떻게 들이대냐고오......
***
순간 번쩍 눈이 떠져 시계를 보니 일곱시다.
자철이랑 전화를 끊고 어떻게 들이댈지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다가 잠들었나보다.
어기적 어기적 화장실로가 거울을 보니 눈은 토끼보다 더 빨갛게 충혈되어 있고
다크서클은 어깨까지 내려와 있다.
헐.. 이 잘생긴 얼굴 어쩔꺼야. 책임져 이 여자야!
거실로 나와 핸드폰을 들고 무작정 전화를 걸었다.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소리샘으로 연결하오니.. '
출근 전이라고 자유를 만끽하느라 일어나지도 않았네..
다시 통화 버튼을 꾹 눌렀다. 열통을 넘게 전화를 했지만 받지않고 계속 소리샘으로 연결된다.
아직도 자냐고 일어나라고 문자를 보냈지만 한 시간 두 시간이 지나도 지나도 답이없다.
일곱시부터 열시가 다 되어 가도록 전화, 문자, 카톡을 넘나들며 연락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fail.
진짜 잠자고 있는건지 혹시나 간밤에 무슨 일이 생긴건 아닌건지
핸드폰을 들고 엄지 손톱을 뜯으며 거실만 빙글 빙글 돌다가
결국 카톡에 집으로 쳐들어 간다는 선전포고를 남기고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10분 거리를 5분만에 돌파. 대충 파킹을 하고 3층으로 뛰어올라 갔다.
그녀의 집앞에는 택배 상자가 쌓여 있고 택배기사는 신경질적으로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전화를 해봤지만 여전히 받지 않는다. 집안에서 벨소리도 안들리고..
아 미치겠네. 이 여자 어디서 뭘하는거야!!
이렇게 십분 쯤 서 있었을까? 드디어 문이 열리고 눈을 비비며 그녀가 나온다.
도대체 전화도 안 받고 뭐하는 거냐고 화를 낼려고 했는데...
막 잠에서 깼는지 목소리는 잠겨있고 그 큰눈은 살짝 부었는데
어제 본 모습 보다 더 이쁘다...
- 헐.. 어쩐일이야..?
살짝 당황하면서 어쩐 일이냐고 묻는다. 걱정되서 왔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자연스럽게 택배상자를 옮기며 배고프니까 아침밥을 달라고 했다.
그녀는 이런 내 모습이 어이가 없다는 듯 웃으며 아침부터 연락도 없이
여자집에 왔다고 매너 없는 남자 취급을 한다.
하.. 이 여자가 내가 얼마나 전화며 문자며 카톡을 했는데...
연락 씹은 사람이 누구냐면서 째려보니까 핸드폰을 찾는지 두리번 거리다
쇼파 구석에서 핸드폰을 찾아 확인하더니 날보며 헤헤 거리며 웃는다.
그런다고 내가 풀릴 줄 아나. 핸드폰이 어디에 있는줄도 모르고
한번 잠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르게 자고. 기성용 앞으로 고생 길이 훤하다..
나는 한숨도 못잤는데 도대체 이 여자는 얼마나 잘 잔거야.
이씨.. 오늘은 하루 종일 들러 붙어서 괴롭혀 줘야 겠다고 마음 먹고
배고프니까 빨리 밥달라고 노래를 불렀다.
씻으러 간 그녀를 기다리며 집을 둘러 봤다.
아직 정리가 덜 되서 살짝 부산하긴 했지만 그녀를 처음 봤을 때 처럼 단정하고 깔끔하다.
현관 옆 작은 콘솔에는 가족사진과 어렸을적 사진이 곰탱이 액자에 끼워져 있다.
아빠, 엄마, 오빠.. 오빠는 해경인건가? 역시 막낼 줄 알았어. ㅋㅋ
어렸을적 모습은 큰 눈이나.. 오똑한 코나.. 지금이랑 별 반 다르지 않았지만
지금보다 훨씬 더 얼굴에 장난끼가 가득 가득 하다.
귀여워..ㅋㅋ 이 사진 달라고 해야지.
곰탱이 액자 옆에는 똑같은 곰탱이 인형이 앉아 있다. 뭐야 이 곰탱이는.... 그러고 보니까 방안에 어지간한 물건은
죄다 곰탱이가 그려져 있다. 리락쿠마? 이게 곰탱이 이름인건가..?
빨간색만 좋아하는게 아니라 완젼 덕후잖아? ㅋㅋㅋㅋㅋㅋ
곰탱이 인형을 들고 내가 올려다 보던 창문 쪽으로 발을 옮겼다.
내가 앉아도 될 만큼 넓직한 창틀에는 담배꽁초가 소복히 쌓인 재털이가 놓여져 있다.
뭐야 이 여자 담배펴? 하긴.. 프로그래머들 완젼 꼴초랬지..
그래도 우리 얘기 낳으려면 지금부터 끊어야 하는데 큰일이네..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안하고 있는데 혼자 망상이나 하면서 실실대기나 하고..
기성용 너 드디어 미쳤구나.
- 기식빵 밥먹어
밥먹으란 소리에 곰탱이를 제 자리에 올려 놓고 부엌으로 갔다.
차린건 없어도 맛있게 먹으라며 웃는데 화장한 얼굴보다 뽀얀 민낯이 훨씬 이쁘다.
나도 모르게 이쁘다.. 라고 말했는데 다행히 못들은거 같아
얼마만에 먹는 집밥인지 모르겠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먹었다.
아 완젼 맛있어.!! 점심도 저녁도 먹고 간다고 하니까 안바쁘냐고 묻는다.
내 스케쥴이 궁금한거 보니 나랑 있는게 싫진 않은가 보네?
돌아오는 월요일부터 출근이라고 하니까 그녀도 월요일이 첫 출근이라길래
주말에 뭐할꺼냐고 물으니 박물관도 가고 드라이브도한단다.
좋았어 오늘이 목요일이니까 일요일까지 4일 동안 완젼 붙어 있을 수 있겠다. ㅋㅋㅋㅋ
밥을 두 그릇이나 먹으니 배도 부르고 집에 잘 있는 그녀도 확인하고 나니까
긴장이 풀려 슬슬 잠이와 쇼파에 들어 누웠다.
짐 정리 안도와 줄꺼면 집에가서 자라고 칭얼대며 팔을 당기길래
내 몸쪽으로 살짝 당겼더니 내 품으로 쏙 들어온다.
웃으면서 엄청 적극적이냐고 내가 그렇게 좋냐고 물으니까 꺼지란다.
하... 이와중에 꺼지라는 말이 나와? 아 진짜 무드 없게...
어제 대답안하고 전화 끊어서 나 한숨도 못잤으니까 빨리 대답하라고 했지만
한참을 아무 말이 없다.
그녀를 안고 있던 팔을 풀고 일어나 어깨를 잡고 눈을 바라 보니
조금 전 까지 웃고 있던 얼굴이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통 모르겠다.
그녀는 단호하게 안 믿어라고 짧게 말한 뒤 창틀에 걸터 앉아 담배에 불을 붙인다.
왜 안 믿느냐고 물으니까 내쪽은 쳐다 보지도 않고 창 밖만 바라보며
높낮이 없이 무미건조하게 말한다.
어떻게 사람을 처음 보자 마자 사랑에 빠질 수 있냐고..
그건 사랑이 아니라 겉모습 하나만 보고 느낀 호감이라고.
여자들은 운명이니 첫눈에 반한다느니 이런거 다 믿는거 아니였나?
왜 이렇게 보통 여자들과는 다른지.
이 여자의 말이나 행동은 정말이지 예상할 수도 추측할 수도 없다.
창문쪽으로 걸어가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뺏어 꺼버렸다.
뭐하는 거냐며 짜증을 낸다. 몸에 좋지도 않은거 왜 피냐고 물으니
엄마도 상관 안하는데 내가 뭔 상관이냔다.
왜 상관이 없어! 지금부터는 완젼상관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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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연상연하 9편이 왔습니다요.!! 9편 10편 까지는 기식빵 시점이구요 만난지 하루만에 저렇게 초스피드로 진행이 될 수 있는지......... 제가 쓰는거지만 뭔생각으로 써는지 모르겠어요 ... 아하하하하하 여쥔공 생활신조. 제 생활 신조임요 ㅋㅋㅋㅋㅋㅋ 항상 입에 달고 사는데!!!! 역시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저랑 성향이 비슷해요!!!!!!!! 여튼 읽어주시는것 만으로 감사한데 댓글까지 매편 마다 달아주시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럼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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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이 출근때마다 아메리카노 손에 들고 출근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