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클첸]천식 환자 종대,주치의 크리스 썰(부제:숨이자꾸멎는다) “ 너 자꾸 약 빠뜨린다. 내 말 안들어? ” “ 일부러 그런것도 아니ㅈ-... . ” “ 핑계대지마. 그럼 더 혼나. ” 내게로 손이 뻗어져 따끔거릴 꿀밤을 먹일줄알아서 눈을 질끔 감아버렸는데,내 앞머리칼을 마구 헝클어놓았다.다시 눈을 떠서 크리스쌤과 눈을 마주하니 누가 먼저라할것없이 얼굴에 웃음을 지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크리스쌤한테 꾸지람을 듣고있었다.시내를 한참 벗어나서 도착하는 이 병원에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다녀온다.버스를 여러번 갈아타고 왔다갔다하는게 성가실 법도 하지만 막상 병원에오고 크리스쌤 얼굴을 보면 내 몸의 피로감도 싹 씻겨져내려가는 기분이였다. 내가 앓고 있는 병은 천식이였다.감기가 두달 이상 지속되었고 초조한 마음으로 병원을 찾아갔고,검사를 통해 나온 결과는 조금 나를 심란하게 만들었다.그러니깐,제가 천식이라고요?의사쌤한테 되물으면서도 나는 기침을 해대었었다.평소 목에 가래가 걸린것만같아서 목이 찝찝하고 컬컬했었다.밤엔 기침을 하고 가슴의 미세한 통증을 해소하느라 잠도 제대로 못 청했었다.눈을 뜨고있는 낮이면 나는 거침없이 기침을 했었다.그리고 특히 강아지뿐만아니라 애완동물들,향수,담배 등 내 기관지를 자극시키는 것들은 죄다 질색하고 싫어하게되었다.그게 다,그 모든것이 다,천식이라는 병 하나때문이였다는것을 알게되는순간,나는 시한부가 된것마냥 하루하루를 불안에 떨며 초조해하면서 살아갔었다. 기침할때마다,가슴에 무게감이 느껴질때마다,항상 두렵고 무섭기만 했다.언젠가 이런 고통도 못느낄정도로 단숨에 심장이 멎는다거나,기침을 너무 해서 목소리조차 나오질않을까봐,나는 늘 어두운 생각뿐이였다.하지만 나는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다. 천식을 앓다가 심한경우는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없지않아있으니깐... .그래서 나는 몸관리뿐만아니라 음식조절,주변 환경요인에도 꼼꼼하게 신경쓰고있고, 부주의한 일은 최소한으로 줄여나갔다.전부 내 담당 의사선생님이신 크리스덕이 컸었다.크리스쌤이 의사라서 그런것보다는 나는 병원을 다녀오고도 크리스쌤과 메시지를 주고받는다든지 자주 연락을 한다. 또,크리스쌤은 내겐 특별한 존재이기도 했다.나는 학교에서 내 주변에 둔 친구가 없었다.급식소갈때도 제일 구석진 곳으로 찾아가 앉고,이동수업이라든지 체육수업이라든지 늘 옆에 짝을 두지도않고 혼자 움직였었다.계속 기침을 하고 천식 환자들은 굉장히 예민한 면이 많기도해서,옆에 같이 있는사람조차 감당해주기엔 벅차도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그게 내가 혼자인 이유중 하나이기도 했다.내가 기침을 할때쯤 애들은 알아서 피해가주고,마치 내가 무슨 바이러스를 지닌것처럼 대해주었다.나에게 동정심으로 대해줄때가 더 내가 비참해졌으니깐 날 불쌍하게 바라보는 연민의 시선보단 훨씬 낫다고 생각이 들었다.나는 천식을 앓는다는걸 숨긴거랍시고,평소 기침을 달고살아서 반애들이 눈치를 채기시작하던것이였다.내가 곧 죽을병에라도 앓은것처럼 수없이 애들의 입속에 들락날락거렸고 다들 호들갑을 떨기도했었다.그냥 마치 내게 있어선 바퀴벌레같은 존재였다.천식환자들은 특히 집안 구석구석을 막아두며 피해야 할 바퀴벌레,조심해야한다.그렇게 생각하며 어느새 모든 사람들을 경계하게되고 대인기피증까지 생겨나버렸다. 힘들다,지치고 힘겹기만하다.라면서 내게 기가 남아나지않았을때쯔음,크리스쌤을 만나게되었다.친절하고,내게 하는 모든 언행들에는 다 진심과 정성이 묻어나는 아주 솔직한 크리스쌤이셨다.나보다 공부를 잘하는 내 형에게만 신경쓰시고 나는 그저 천식환자라고 관심이나 제대로된 시선조차 던져주지도않는 부모님이 계셨다.내 부모님과 비교하자면,크리스쌤은 내가 다시만나게된 친형같은 존재처럼 느껴지기도한다.그만큼 다정다감하고 소중하니깐. ‘ -놓지마요... ... . ’ ‘ 그래,절대 이 손 놓지않을게. ’ ‘ ... 절대... 손 놓지마요... ... . ’ 내가 처음 쇼크를 경험했을때 정말 세상이 뒤흔들릴때,내가 마치 절벽으로 떨어질것처럼 내 정신이 무너져내리고있을때,손을 꽉 잡아줘서 온기를 전해주던 크리스쌤을,나는 평생 잊을 수가 없을것같았다. 부모님께 관심을 받고싶기도하고,나의 10대를 방황하는 마음으로 한참 담배를 폈던적이 있었는데,그땐 크리스쌤한테 내 귀가 앵앵 울릴정도로 꾸지람을 들었고,처음으로 혼이라는것도 나보고,아,그때 마냥 좋아서 웃었더니 크리스쌤한테 미쳤다라는 소리도 들었었다.나를 걱정해주고 정색을 하고있던 크리스쌤에게 미안함도 느껴졌다.술취했냐고 물으면 울적해서 딱 한잔만 했다고 하는것처럼,나는 그냥 담배한모금만 빨았다고 크리스쌤한테 봐달라고 아양을 떨기도 했었었다. “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 “ 아,아무것도... ... . ” 내 회상은 여기까지 해두기로했고,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마주앉아있던 크리스쌤도 나를 올려다보았다.쌤에게 황급히 허리인사만 하고 진찰실에서 나와버렸다.쿵쾅쿵쾅,평소보다는 몇배 더 빨리 뛰어대는 심장을,내 가슴부근을 어루어달랬다.정말 이러다가 숨이라도 멎겠어... ... . ‘ 너 나 못 믿어? ’ ‘ 아뇨. 저 쌤만 믿어요. ’ ‘ 너 반드시 낫게 해줄테니깐,나만 잘 따라주면 돼. ’ ‘ 알겠어요,크리스. ’ 어,저는,크리스 뿐인걸요. 쌤을 짝사랑하고있는데,처음엔 “사랑하나봐”이러면서 벙쪄있었지만,지금은 또 많은 시간이 흘렀다.사랑도,사람도 나이를 먹으면서 성숙해져야했다.아직은 때가 아니였다.아직 크리스한테 고백도 못하고 내 마음을 숨기는 중이다. * * * “ 넌 스탠딩석에 얌전히 앉아 있어. ” 나는 주저하지않고 쪼르르 걸음을 옮겨 스탠딩석의 제일 가장자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굳이 다른 아이들처럼 체육시간때 땀빼지않고 한자리에만 앉아있느니 편하고 좋았었다.하지만 체육수업에 임하면서도 슬쩍슬쩍 나를 돌아보는 아이,길을 지나가면서도 고개를 틀어보는 아이,다들 금방 나와 눈이 마주치고는 그만 시선을 떼었지만,나한텐 자꾸 잔상이 남아 지긋지긋하게 들러붙는다.거머리처럼,잊을래야 잊을 수도 없고 자꾸만 내 머릿속에 아른거리는 것 처럼.나는 서커스의 광대가 아니고,동물원의 원숭이도 아니잖아. 난 다르지 않은데 날 다르게 바라보는 시선들이 내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또 다른 천식을 앓고있다,나는. 급우울해지고 기분이 울긋불긋 울적해질때면은 어김없이 내 머릿속에 찾아오는 단한명의,크리스가 있었다.보고싶네요,쌤... ... .굴러다니던 아무 나뭇가지를 주워와 운동장 바닥에,크,리,스 이름을 새겨나갔다.수업이 끝났다는 종소리가 울려퍼졌고 애들이 우르르 모여서 운동을 빠져나갔다.체육쌤도 이쪽으로 걸어오고있다.나는 급하게 땅에 신발을 비벼 ‘크리스’이름을 지워버렸다.아,그렇다고 절대 사라지지말아요,크리스!마음속으로만 외쳤다. 조금은 난잡해진 머릿속을 정리하고 정신을 가다듬기로하였다.교과서에 열심히 필기중이였다가 어김없이 샤프는 내 손아귀에서 미끄러져나오고말았다.도저히 집중이 안돼,집중이.딱 오늘 하루만 학교 수업을 빠지는것은 어떨까?크리스쌤이 나를 도로 학교로 보낼것같지만,오히려 나를 달갑게 받아줄지도 몰랐다.나도 크리스쌤이 보고싶다면,크리스도 나와 똑같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크리스를 만나러 가기로 결심했다. “ 무슨 일이니? ” “ 저,몸이 너무 안좋아서... ... . ” “ 언제부터? ” “ 1교시부터 지금까지,계속요... . 아,부모님께는 연락하셔도 안닿을테니깐.. 제가 알아서 병원 갈거예요. ” 내가 갈 곳은 병원이 아닌 크리스의 오피스텔일 뿐이지,나는 결백하게 얘기를 해나갔다.내 부모님은 분명 나의 형에 대한 일이라면 아주 팔을 걷고 나서겠지만 내 일에는 거들떠도 보시지않으셨다.그나마 나와 같은 피가 흐른답시고,나를 한 집에서 먹여주고 재워주고 학교도 보내주는거였으며 병원도 멀쩡히 다니고있었다.형은,나처럼 비약(卑弱)하고 성적도 우수하지못하고 걸림돌같은 존재가 아니였다.나보다는 훨씬 월등하였으며 내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하기엔 나보단 너무나도 우월했다.늘 형과 나는 비교당하기에 일쑤였고,나도 억울하기는 마찬가지였다.괜시리 눈시울이 붉혀져선,나는 얼른 휴대폰을 꺼내들었다.전화번호부에 저장된 연락처라곤 4개뿐이였다.엄마,아빠,형... .그리고 크리스,그의 이름과 전화연결 버튼을 눌렀다.머지않아 들려오던 통화연결음이 끊기고,크리스의 음성이 새어나왔다. “ 여보세요? ” - 아... 종대야? 무슨 이상 생겼어? “ 아뇨. 저 지금 쌤 만나고 싶은데... . ” -... ... . 학교는? “ 당연히 담임선생님께 조퇴받고 나온거죠. ” -그래.병원 옆 오피스텔 말고,내 집으로 와. 툭,전화가 끊겨버렸다.마지막엔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버리더니 내 대답도 안듣고 매정하게 끊겨버린 전화였다.통화하는 동안에도,크리스는 말을 하는데에도 조금씩 뜸을 들인다거나 조금은 말을 버거워하는것같았다.실내에서 운동하는 중인건가?헬스를 다녔었다는 소릴 들었어도,최근에는 잘은 모르겠다.크리스의 잘빠진 몸매를 나도 한번쯤은 보고싶단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금 살풋 웃음을 흘렸다.내가 타고있던 택시가 크리스가 사는 집의,아파트 단지 앞에 멈춰섰다.택시기사님께 택시비를 건넸고,택시에서 내렸다.산뜻하고 가슴을 뻥 뚫어주는 듯한 시원한 공기를 마셨들었고 한번 주변을 둘러보았다.이번으로 정확히 10번째로 와본 크리스의 집인 것 같았다.정확한 호수도 기억하고있으니 아무 문제도 없었고,나는 가벼워진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내려오는 엘레베이터가 가르쳐주는 층수를 보다가,딱 1층에 멈추고는 엘레베이터 문이 열렸다.환한 빛이 비추어지고있던 엘레베이터에는 그 아래에 우두커니 서있던 남자 한명이 보였다.나와 눈이 마주치고는,재빠르게 옷을 추스려올렸다.잔뜩 헝클어진 머리칼과,깨물은듯해 붉은 핏망울을 머금은 입술.엉망인 몰골을 하고있었지만,더이상 내가 바라볼것도 없이 그 남자는 엘레베이터를 빠져나갔다. 그리고 방금전 보았던 그 남자의 목과 쇄골에 새겨져있었던,지금도 잔상으로 남아 내 눈앞에 아르거리는 그 샛붉은 마크가... ... . 왜 이리 초조함과 불안감이 나를 엄습해오고, 크리스에게 향하던 발걸음을 무뎌지게 하는건지.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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