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인연
하마터면 알아차리지 못할 뻔했다. 곱게 내린 푸른색 머리카락과 예전보단 순해진 인상, 살이 빠진 듯 슬림해진 몸매. 성규는 깜짝 놀랐다. 사진으로만 동우를 봤던 우현마저도 깜짝 놀랐으니까 성규가 어버버거리자 우현이 동우에게 다가가 귓가에 읊조렸다. 돈, 갚으셔야지. 언제나 성규보다 먼저 나대는 우현이었다. 그에 동우가 환하게 웃으며 우현의 귓가에 속삭였다.
"퇴근하고 갚을게요."
"…음? 그러세요 그럼…."
"아직 저녁 안 드셨죠? 쭈꾸미라도 드셔."
누나 , 여기 쭈꾸미볶음 중짜요! 동우가 주방을 향해 시원하게 소리치곤 다시 서빙을 하러 떠났다. …이게 지금 뭐지? 그러게, 뭘까요 형. 이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동우의 친화력과 사채업자에게 잘해주는 천사같은 마음씨에 정신을 못 차렸단게 함정. 어느새 우현과 성규는 방으로 들어가 구석진 자리에 앉곤 몇십분을 대화를, 아니 우현만 떠들었던 그 시간이 지나자 저희의 앞에 나와있는 쭈꾸미 볶음에 젓가락을 가져다댔다. 그 와중에도 바깥은 시끌시끌했다. 아악! 형님아 이거 좀 놔봐라! 닥쳐 문디새끼야. 곱상하게 생긴 남자가 전혀 닮지않은 무섭게 생긴 남자에게 머리를 잡혀 끌려가는 걸 보곤 성규가 버릇처럼 혀를 끌끌 찼다. 으이구 불쌍. 성규의 시선을 따라 우현이 그들을 바라보자 우현은 감탄했다. 남자가 여자를 저렇게 다루냐. 병신아 남자야. 아. 한참을 물만 마시던 성규가 몇입 먹지않고 젓가락을 내려놨다. 입맛없어. 그래요? 그럼 나 먹어도 돼? 성규가 고갤 끄덕였다. 너 다 먹어. 우현이 하얀 쌀밥에 쭈꾸미를 비벼 먹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다. 따봉. 어느새 성규의 밥까지 다 먹은 우현이 물을 마시며 부른 배를 문질렀다.
"다 드셨어요? 으항항."
"예… 감사합니다."
우현이 싹 비운 그릇들을 바라보며 만족스럽게 웃던 동우가 자신의 파트타임이 끝났는지 앞치마를 벗곤 사이다를 건넸다. 드세요. 우현이 사이다를 받아들곤 뚜껑을 따 유리컵에 따라 성규에게 다시 건네자 성규가 받아들곤 몇모금을 입 안에 담았다. 시원하고 달달한 맛이 삼킨 그 후에도 입 안에 남아있었다. 시원하네. 성규가 웃었다. 동우도 웃고 성규도 웃고 우현도 웃었지만 그 후 우현이 한 말에 모두가 표정을 굳혔다. 근데 돈은? 화기애애한 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우현이었다. 눈치도 드럽게 없어. 성규가 중얼거리자 동우가 이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곤 자신의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내들었다. 헐 부자다. 우현이 입 밖으로 내뱉을 뻔 한 그 말을 삼키곤 동우를 가만 바라보았다. 그 후로 일어난 일은 모두가 알겠지만 인터넷 뱅킹이란 좋은 방법을 이용해 동우는 돈을 아주 아주 손 쉽게 갚았다.
"일, 많이 하셨나봐요?"
"아니. 돈을 안 썼어요."
동우의 말에 성규가 고개를 들었다. 어째서냐는 눈빛을 강하게 쏘자 동우가 웃으며 말했다. 애인이 생겼는데, 지금 내 얼굴이 좋대요. 성형하려고 했는데, 안 하려고. 동우가 동우의 그녀를 생각만 해도 좋은지 실실 웃어대며 말 하는데 우현이 고갤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역시 사랑의 힘이야. 그 순간 동우의 핸드폰이 울렸다. 올, 인피니트 노래. 우현이 휘파람을 불자 성규가 닥치라고 눈치를 보냈다.
[내꺼♥]
"어 자기야."
동우가 입이 찢어져라 웃었다. 저와 다르게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착한 제 여자친구의 전화라니. 웃음이 섞인 목소리로 대화를 이어나가던 동우의 표정과 목소리가 서서히 굳어갔다. 갑자기 왜 그래. 목소리가 떨려왔다. 그에 우현과 성규도 귀를 쫑긋 세우며 휴대폰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집중했다. 갸녀리고 얇은 그 목소리에 동우의 여자친구의 모습이 그려졌다.
- 생각해보니까 너 존나 못생겼어 내가 너무 아깝,
동우가 전화를 끊고 고갤 푹 숙였다. 그녀의 목소리도 함께 사라졌다. 역시 난 못생겼구나… 동우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이제 열일곱번째로 차였네. 눈물이 곧 뺨을 타고 방울져 흘러내릴 것 같자 성규가 동우의 옆에 앉아 어깨를 토닥였다. 괜찮아요, 다 괜찮아. 동우씨 충분히 매력있어요, 동우가 성규의 나긋나긋한 목소리에 성규의 품에 안겨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내가 흐윽 못생기고 흡 싶어서, 그런가. 그런 동우에게 우현이 질투를 느꼈다는건 비밀로 해두자.
"아니죠, 그런거 아니야."
"에이 씨바알… 내가 흡 내일 하아 월급받으면 커플링 사주려고 흑 했는데."
우현이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질투는 나도 불쌍해 저 사람. 그 와중에 성규는 티나지않게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말했다. 동우씨, 꼴뚜기 집말고 우리랑 일해요. 월급은 두둑히 줄게. 동우의 고개가 울음으로 인해 자연스레 끄덕여졌다. 흐으엉, 흑. 장동주 졸라 나쁜년. 성규가 다시 한번 물었다. 진짜 우리랑 일할거죠? 동우의 고개도 또 한번 끄덕여졌다. 내가 알바를, 왜 했는데. 흐윽. 그런 성규를 보며 우현은 생각했다. 저 사람 나쁘다!라고. 정신없는 틈을 타 또 한 사람을 스카웃하다니!
오늘도 폭연달림다 우리집이 아니라서 브금은 읍슴 브금은 여러분의 웃음소리다는 무슨 첨부했던거중에 랜덤으로 햇음 안 어울릴수도 잇어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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