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전원우] 애가탄 늘보는 늑대가 되었다. 08 삐-익. 호루라기를 든 민규가 체육선생님이라도 된 듯이 축구하는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스탠드에 앉아 멍때리던 원우도 순영과 함께 운동장으로 나갔다. 쏟아지는 햇빛에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진다. 다들 슬슬 움직이며 몸을 풀길래 원우도 살짝살짝 움직이며 스트레칭을 한다. 동작이 느려서 다른 애들보다는 덜하지만. 경기 직전에, 스탠드를 이리저리 쳐다보던 원우가 이름 이와 눈이 마주치자 살짝 웃는다. 이름 이보다 옆사람들이 더 난리남과 동시에, 연습경기가 시작됐다. 원우가 활발히 움직이는걸 처음 보는 이름 이는 원우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느릿느릿한 행동과 다르게 꽤 잘 달리는 모습에 괜히 더 설렌다. 확실히 원우는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였다. 상대팀의 패스 미스를 최전방 선수인 민규에게 정확하게 패스해주기도 하고, 순영의 골 어시스트까지 해줬다. 원우에게 별 감정 없던 남학생들도 원우에게 달려와 한번씩 툭툭 치고 웃으며 지나간다. 그렇게 연습경기가 끝나고, 원우는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으며 수돗가로 향했다. 민규와 순영이를 비롯한 원우네 반 아이들은 얼굴이 땀으로 흥건한데, 원우 상태를 보니 제대로 뛴건 아닌게 확실하다. 대충 세수를 하고 고개를 드는데, 수돗가 근처 스탠드에서 친구 두 명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이름 이가 보인다. 물이 묻은 앞머리를 손으로 대충 털어낸 원우가 느릿느릿 이름 이에게 향한다. 이제 주위 눈치도 안보고 마음가는 대로 행동하는게 남자 다 됐다. "성이름." "어,어! 원우야" "그거 내꺼?" "아,아 응! 이거 마셔." 음료수를 건네받은 원우가 고맙다며 이름 이의 머리위에 손을 얹고 톡톡 두드린다. 어느정도 적응된 이름 이가 원우를 올려다보고 환하게 웃는다. 오히려 역습당한 원우가 쑥스러운듯 한 미소를 지으며 친구들에게로 돌아간다. 원우는 자신도 한모금만 달라며 달려드는 민규와 순영이에게 정색을 하며 음료수를 꽉 쥐고 놓지 않는다. 그 모습을 이름 이는 흐뭇하게 쳐다본다. * "원우야." "응." "있잖아, 체육대회 할때 반장들이 대표로 게임하는거 있거든?" "아,어." 체육대회 연습 9일 째. 늘어지게 잠을 자다 허기져서 매점에 왔더니 이름 이를 만난 원우다. 타이밍 좋게 허기진 자신의 배를 뿌듯해하는데, 이름 이가 조용하게 말을 걸어온다. 옆에서 조곤조곤 말하는데, 얼굴을 빤히 쳐다보느라 내용을 잘 못 들은 원우가 뭐라고?하고 다시 물었다. 순간적으로 원우와 간격이 가까워진 이름 이가 당황하더니 다시 말해준다. "나 미션하는거..혹시 너 데리고가야되면 나와달라고.." "응." "진짜?" "진짜." 너무나 흔쾌히 나온 대답에 이름 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진짜?하고 되물어온다. 그 모습이 귀여워보여 피식 웃음이 새어나온 원우가 진짜.하고 다시 대답한다. 금세 싱글벙글해진 이름 이에게 잠깐만,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원우다. 이름 이는 부탁했다는 뿌듯함에 그저 신났었는데, 갑자기 머리위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무게에 움찔한다. 그러자 위에서 푸스스 웃는 소리가 들린다. "그렇게 잘 놀라서 어떡해." "..." "먹어." "고마워.." "너도 나 음료수 사줬잖아." 그렇게 잘 놀라서 어떡하냐며 놀리는 투로 말하는 원우에 민망해진 이름 이가 입을 꾹 다물고 눈만 깜빡거린다. 다시 앞으로 바나나우유를 내미는 원우의 손길에 조용히 받아들고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교실 가자. 원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이름 이가 원우의 뒤를 졸졸 따라간다. "키 몇이야?" "나? 나 백오십ㄱ,아니 백육십!" "알았어 백오십구" "나 백육십이야!" "알았다니까" 꽤나 진지한 얼굴로 자신이 160이라고 외치는 이름 이에게 웃으며 알겠다고 하는 원우다. 눈에서 꿀이 떨어지기 직전이다. 안 믿기냐고 물어오는 이름 이의 이마를 아프지 않게 톡 때리며 알겠으니까 들어가, 하고 등을 살살 민다. 이름 이는 뭔가 분하지만 순순히 교실에 들어간다. 원우가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민규와 순영이 옆에 딱 붙어 벌써 데이트하는 사이냐며 원우를 꾹꾹 찌른다. 원우는 귀찮다는 듯이 손을 휘휘 저어보이고 책상에 엎드린다. * 드디어 체육대회 일주일 전. 학교가 운동장에 뭘 설치해야된다고 학생들을 집에 보낸다. 학생 관리하기 귀찮은가보다. 어쨋든 원우는 오늘도 제일 늦게 교실에서 나와 교문으로 향한다. 안하던 축구를 해서 그런지 피곤한 기분에 목을 이리저리 주무르며 걷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바쁘게 달려오는 소리가 들린다. 반응 느린 원우는 그 소리에도 앞만 보다가 혹시 이름 인가 싶어 걸음을 잠깐 멈춘다. 돌아서려 하는데 누군가가 원우의 가방에 퍽,부딪힌다. "아!! 아..아파..으.." "..성이름?" "어..으, 안녕 원우야.." "야 괜찮아? 봐봐." 잔뜩 걱정담긴 얼굴로 이름 이의 얼굴을 감싸고 이리저리 둘러보는 원우에 이름 이의 얼굴은 곧 폭발할 것 같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손가락으로 볼을 살살 만져보기도 하고 이마에 자국이 난걸 보고 자신이 다친 듯 인상을 찌푸리기도 한다. 이러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것 같아서 이름 이가 괜찮다고 원우의 손을 거두어낸다. 그런 이름 이를 빤히 쳐다보던 원우가 아, 하더니 핸드폰을 꺼내든다. "번호 알려줘." "아.."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가까워진지 한달이 넘었는데 아직 번호도 몰랐다. 야무지게 핸드폰을 받아들고 번호를 저장한 이름 이가 원우에게 핸드폰을 다시 건넨다. 이따가 연락할게. 이 한마디가 왜이렇게 설레는지. 인사를 건넨 원우는 교문을 벗어난지 오래인데 이름 이는 설렘에 천천히, 아주 천천히 집으로 향했다. ------------ 늘보 원우는 10화를 전후로 완결 낼 예정입니다. 너무 갑작스러우시죠ㅠㅠ 제가 이 아이들로 20편 가까이 독자님들을 만족시킬 수 없을 것 같아서 다른 더 좋은 작품으로 만나려고 노력중입니다!! ₩"그래서 말인데 다음 작품으로 만나고 싶은 멤버 한명만 댓글로 달아주시면 정말 많이 참고할게요! 다음 작품도 역시 학원물이구요, 독자님들이 생각하는 츤데레같은 캐릭터가 잘 어울릴 것 같은 사람으로!"₩ 오늘도 감사합니다ㅠ 권호시 봉구 일공공사 잴리 뿌야 누누 돌하르방 세븐판다 밍구리밍굴밍굴 원우야 뭉구뭉구 옥수수 달마시안 (빠진분들 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