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전원우] 애가탄 늘보는 늑대가 되었다.
03
이름 이는 성격이 좋고 밝아서 남녀 가릴 것 없이 친구가 많다. 여자친구들이 많은 만큼 남자사람친구도 많아서, 원우 눈에 종종 남자와 얘기하며 걸어가는 이름 이의 모습이 들어온다. 여태까지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오늘 깨달은 사실 하나 때문에 남자와 대화하는 이름 이의 모습이 더이상 달갑지 않다. 평소처럼 이름 이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급식을 먹고 나온 원우는 운동장 옆에서 이름 이와 안녕~하고 인사를 한 남학생의 표정을 봤다. 그 표정은 민규와 순영이 자신이 이름 이를 볼 때 나오는 표정이라며 따라하는 모습과 똑같았다.
"..쟤가 이름 좋아하나.."
"뭐? 아 쟤? 아는 애들은 다 알잖아."
"누구. 아, 맞어. 성이름 빼고 다 아는 듯ㅋㅋㅋㅋㅋ"
민규와 순영이의 말은 원우를 멍하게 만들었다. 뭐든지 느린 우리 늘보는 자신 말고도 이름 을 좋아하는 남자애들이 있을 거라고 왜 생각을 못했을까. 문득 깨달아버린 사실에 원우는 낯선 기분이 몽글몽글 피어났다. 미간에 힘이 들어가는 느낌에 느릿느릿 손을 올려 눈썹 사이를 더듬거리고 나서야 자신이 인상을 쓰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원우는 기분이 이상해서 순영이를 툭툭 치고 말한다.
"..나 짜증나."
"뭐? 뭐가 나?"
"짜증나."
"짜증난다고? 니가?"
고등학생들이라면 흔히 하는 짜증난다는 말. 원우는 원체 감정변화가 별로 없기에 수줍어하는 모습도 신기했는데, 이젠 짜증까지 난단다. 옆에서 듣고있던 민규도 놀라 눈을 크게 뜨며 되묻는다. 원우는 여전히 인상을 쓴 채로 얼굴을 붉히며 지나간 남학생을 쳐다보고 있었다. 민규와 순영은 그런 원우를 쳐다보다가, 웃음을 터트렸다. 옆에서 갑자기 폭소하는 둘을 원우는 이상하게 쳐다봤다.
"야ㅋㅋㅋㅋㅋㅋㅋ너 질투하냐?"
"ㅋㅋㅋㅋ와 전원우 질투까지 하고 사랑꾼 다 됐네-"
원우는 이렇게 짜증나는게 질투하는 건가..하고 진지하게 고민을 한다. 처음 느껴보는 질투라는 감정이 어색하기만 한데, 좀처럼 진정되지도 않는다. 졸리다, 성이름 예쁘다. 와 같은 단순한 생각만 하고 살던 늘보가, 저 남자애랑 무슨 관계지? 쟤랑 말 안하면 좋겠는데. 이름 이랑 어떻게 친해지지? 하는 복잡한 생각들로 가득차자 적응이 되지 않는다. 안그래도 머리가 복잡한데 민규와 순영이 옆에서 난리다.
"야야, 좀 남자답게 해봐라."
"진짜. 너 재한테 성이름 뺏기면 어떡할래?"
민규의 말에 다른남자와 이름 이가 함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상상을 한 원우가 잠시 펴졌던 인상을 다시 쓴다. 그건 싫은데. 옆에서 툭툭 치며 남자 다 됐다고 열심히 해보라는 순영과 민규를 신경도 쓰지 않고서 어떻게 해야하지 한참을 생각한 원우였다.
*
학교 내부공사 때문에 야자가 취소됐다. 역시나 남들보다 느릿느릿하게 가방을 메고 교실을 나선 원우는, 학생이 몇몇 남지 않은 운동장을 가로질러 이름 이 걷고있는 모습을 봤다. 잠시 우뚝 멈춰섰다, 민규와 순영에게도 보여준 적 없던 빠른 걸음으로 걸어 이름 이의 어깨를 잡았다.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본 이름 이는 원우르르 보고 한번 더 놀라 눈이 땡그래졌다.
"..질투.."
"..어?"
"..질투나."
이름 이는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말도 몇 번 안해본 짝사랑하는 사람이 대뜸 와서 질투가 난다니. 일단 원우에게 어깨를 잡혔을 때 부터 머리가 멍해서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다만 심장이 쿵쿵거리는 소리가 원우에게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였다. 원우는 막상 뱉은 말이 질투나.인 자신이 한심했다.
"뭐..뭐가?"
"..얘기하는거."
"...."
차마 다른 남자애랑 다정하게 얘기하는 게 질투난다고 못 말하겠는 원우는 대충 얼버무리고 만다. 사실 질투난다고 말한 것도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말인데 툭 튀어나오고 만 것이다. 그 덕에 굉장히 당황해버린 이름 이다. 원우는 속으로 자기가 한 행동을 자책하고 있지만 이름 이는 떨려서 원우의 얼굴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한다. 한참을 둘이서 아무 말 없이 땅만 보고 있다가, 어.. 갈게. 하고 원우가 먼저 발을 뗀다. 손가락만 꼼지락대고 있던 이름 이 작게 원우를 부른다. 원우는 그 작은 소리에도 반응하고 바로 뒤돌아본다.
"저기.."
"...."
"인사..하고 지내자."
"..어."
무뚝뚝하게 대답하고서 원우는 바로 등을 돌려버렸다. 자기가 부끄러운 걸 들킬까봐. 만만치 않게 부끄러워하는 이름 이가 빨개진 얼굴로 자신의 뒷모습을 쳐다보고 있는 것도 모르고. 원우는 붉어진 귀를 괜히 한번 만지작거리며 늘보답지 않게 빠른 걸음으로 교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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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구뭉구님 저 나름 빨리 왔죠..? ㅎ..
원우야님 두번째 암호닉을 가진 독자님이 되주셔서 감사해요!
세븐판다님 처음은 놓쳤지만 꼭 기억할게요!
"잴리"님 깜빡해서 죄송해요ㅜㅜ 항상 고맙습니다❤️
암호닉 항상 받습니다 많이 신청해주세요~
오늘도 제 글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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