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뭐하냐? 더러운새끼"
"............"
"니가 게이인게 느껴질때마다 내가 기분이 얼마나 더러운지 알아? 진짜 더러워서. 씨발 진짜"
내동생 변백현이 매일 나에게 하는 말이다.
**
"으이구 우리아들~ 또 전교 1등해왔네"
"...."
"백현아, 너도 경수 반만 좀 닮아봐라. 언제 철들래?"
"닮아봤자 좋은거 없을것 같은데"라며 코 웃음을 치곤 방으로 들어갔다.
"휴...경수야, 니가 좀 타일러 봐. 하나 밖에 없는 동생인데.."
"네..."
나는 더이상 잔소리가 듣기싫어 대충 대답하고는 방에 들어왔다.
지겹다. 이 패턴도.
사실 나랑 백현이는 아빠가 다른 형제다.
내가 태어나고 아빠는 바로 돌아가셨고, 엄마는 바로 새 아빠를 들이셨고 백현이가 태어났다.
백현이가 어렸을땐 매일 '형아' 하며 잘 따르곤 했는데 사춘기가 됬을때 내가 방에서 야동을 보는걸 백현이에게 들키고 난 후 저렇게 변해버렸다.
보통 남자애들이 보지않는 게이야동을 보다가 걸렸다. 당시에 나는 16살이였고 한참 성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러웠고 같은반 남자아이에게 이성의 감정을 느낀 후로 부터 정체성이 확실해졌다.
백현이는 많이 충격이였는지 그날 이후로 나에게 욕설을 하기 시작했으며 심지어 폭력도 사용했고 질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곤했다.
덕분에 엄마 아빠는 백현이 때문에 학교에 불려간게 한두번이 아니다.
중학교땐 백현이와 내가 형제라는것에 대해 백현이는 자랑 스러워 했지만 고등학교 입학하고 나서는 아는 척도 안한다.
심지어 지나갈때 마다 심하게 째려보곤 했고 내 친구들은 백현이랑 싸웠냐며 빨리 화해하라는 식이다.
내가 짝사랑 하는 남자아이는 첫사랑인 중학교때부터 고2인 지금까지 같은반인 박찬열이라는 아이이다.
성격도 좋고 키도 훤칠하고 얼굴도 꽤나 잘생겨서 남녀 안가리고 아이들이 좋아한다.
우리학교가 남고임에도 불구하고 공부도 잘하고 인기도 많아 지금 전교 회장의 명분을 다하고 있다.
내가 공부하는 이유도 찬열이와 함께 학교에서 운영하는 심화반에 들기 위해였고 덕분에 전교1등을 놓치지않고있다.
내 성격이 워낙 내성적이다 보니 찬열이와는 사적인 이야기를 한번도 나눠보지 못했다.
그냥 공적인 이야기 정도만..
한참 손에 펜을 들고 수학문제를 풀고있었는데 방문이 열렸고 나는 고개를 돌렸다.
"도경수"
"...왜"
"너 박찬열 좋아하냐?"
"뭐..뭐?"
"니 폰에 박찬열 사진 존나 많은데.." 라며 자기 손에 있는 내 휴대폰을 흔들었다.
"..돌려줘"
"너 눈 많이 높다. 좋아할 사람이 없어서 박찬열을 좋아하냐? 박찬열도 불쌍하다. 너같은 애가 좋아해줘서"
백현이는 내 휴대폰을 내 방바닥에 던졌고 덕분에 산산조각 났다.
"더럽다. 진짜"
**
"차렷, 경례"
"안녕하세요!!"
"2학기 심화반 합격자는 경수랑 찬열이다. 이따가 조회 끝나고 교무실로 오도록 해"
이번에도 심화반 합격이다.
조회가 끝나고 나는 찬열이와 같이 교무실로 향했다.
"경수야, 너 또 이번에 전교 1등이라며"
"응.."
"축하해"
"..고마워"
심화반에선 야자 시간에 화요일,목요일은 수학,영어 심화수업을 하고 월요일,수요일,금요일은 심화반자습실에서 자습을 한다.
토요일,일요일은 자율적으로 자습실에 와서 자습해도 되는데 찬열이는 매일 자습하러 와서 나도 같이 자습실에 와서 자습을 한다.
그리고 가장 좋은점은 성적순으로 자리를 배치하는데 전교1등인 나와 전교2등인 찬열이와 항상 옆자리에서 공부할 수 있어서 그게 참 좋았다.
**
"경수야, 밥먹으러 가자~"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민석이와 함께 급식실로 향했다.
"너 이번에도 심화반이더라"
"응.."
"짱이다 짱. 역시 내친구"
민석이는 자랑스럽다며 내 머리를 쓰담아 줬다.
민석이랑 장난치며 급식판에 음식을 받아 자리에 앉았다. 한참 맛있게 먹는데 머리에서 무언가 따스한게 쏟아지는게 느껴졌다.
민석이는 눈이 똥그래 지더니 벌떡 일어났다.
변백현이였다. 내 머리에 급식판을 쏟은게. 분명 의도적이였다. 분명.
교복이 김치찌개로 물들여 졌고 김치찌개에 들어있는 콩나물이 머리에 달려 대롱대롱 눈앞에서 흔들렸다.
"너 뭐하는 짓이야!!!!!"
민석이가 백현이에게 소리를 쳤다.
백현이는 웃으면서 "죄송합니다" 하더니 내 어깨를 툭 치곤 친구들과 급식실을 나섰다.
**
"너 진짜..변백현이랑 무슨일이 있었던거야..? 이제 말해주면 안되? 분명 너희 중학교때까지만해도 엄청 친했잖아.."
"........"
"휴...아니야..말하기싫으면 말안해도되.."
민석이는 내게 체육복을 건넸다.
"민석아.."
"응"
"나 남자 좋아해"
"......"
"나 게이야. 너도 나 싫어..? 더러워?"
나는 울음을 꾹 참으며 민석이를 쳐다봤다.
민석이는 멍하니 생각하더니 웃으면서 내게 말했다.
"너 안더러워.깨끗해."
".......다행이다.."
"빨리 옷 갈아입고와~"
민석이는 물에 젖은 내 머리칼을 정리해주며 화장실 칸 안으로 날 밀어넣었다.
다행이다. 민석이가 있어서..
**
야자가 끝나고 심화반은 다른 아이들보다 한시간 더 자율학습을 하기때문에 지금 교문에는 심화반인 아이들 밖에 없었다.
나는 사교적이지 못한 성격탓에 1학년때부터 심화반이였지만 아이들과 친해지지 못했고 사교적인 성격의 찬열이는 아이들에게 둘러 싸여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다.
어느 정도 학교에서 멀어졌을때 무심코 뒤를 돌아봤더니 찬열이 혼자 내 뒤에 있었다.
"..."
"경수야, 너 이쪽으로 가?"
"..응"
"나도 이쪽으로 가는데. 엊그제 이사왔거든"
"아..."
"이제 같이 다니면 되겠다!"
찬열이는 웃으며 내게 다가왔고 내어깨에 손을 두르고는 걸음을 옮겼다.
알고보니 우리집 앞집에 엊그제 이사왔었는데 그 집이 찬열이 집이였다.
찬열이와 인사를 나누고 집안에 들어왔다.
현관문에 기대어 멍하니 서서 내 가슴에 손을 올렸다.
심장이 빨리 뛰고 있었다.
분명 쌀쌀한 가을 날씨 임에도 불구하고 더웠다.
방에 들어가 교복을 갈아입고 씻고 의자에 앉았다.
아직도 생생하다. 찬열이가 내 어깨에 올린 손의 무게. 내 귀에 대고 속삭이던 목소리. 잘가라고 말하던 부드러운 목소리. 싱글생글하게 웃어주던 찬열이 웃음.
방문이 벌컥 열렸고 오늘 엄마아빠는 부부동반 모임에 가셨다는것이 생각났다.
술에 잔뜩 취한 백현이가 나에게 다가왔고 내 손목을 잡고 침대위에 날 던졌다.
"진짜...야..도경수..."
"왜그래...백현아.."
백현이는 내 뺨을 거칠게 내리 쳤다.
"너...진짜..."라고 작게 속삭이더니 그대로 내 입에 입술을 대었고 그대로 혀를 무자비하게 집어넣었다.
무섭다. 이젠 니가..
**
새벽 내내 백현이를 받아들였고 중간에 기절해버렸다.
일어나 보니 침대위에 그대로 널부러져 있었고 백현이는 옆에서 자고 있었다.
죽고싶다. 정말. 내가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되지..
그때 핸드폰에서 문자가왔다.
나는 떨리는 손을 뻗어 잠금화면을 풀고 문자를 읽었다.
-경수야!! 이제부터 학교 같이가자
찬열이였다.
내가 살아야 되는 이유가
나는 씻으려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런데 뒤에서 백현이가 내 손목을 붙잡았다.
"......가지마"
"......"
"가지말라고"
"......"
나는 눈물로 가득찬 눈으로 백현이를 쳐다보고 손을 뿌리치곤 화장실로 뛰쳐왔다.
그렇게 한참을 울었다.
**
"너 눈 왜그래?? 울었어???"
"아..아니야.."
"무슨일 있었구나.."
찬열이는 학교에 도착해 매점에 들리더니 차가운 음료캔을 내게 건넸다.
"눈에 대고 있어. 붓지않게"
차가웠다. 어제 백현이가 내 허리에 올리던 손처럼.
"고마워..찬열아"
"에이 이거가지고 뭐가 고마워 당연한거지. 근데 그거알아?"
"...뭐?"
"너 처음으로 내 이름 불러줬다?"
".........."
"그냥...그렇다고"
혼자 쑥스럽게 웃더니 교실로 쏙 들어가버렸다.
**
"경수야..이거 먹어"
한참 수학문제를 푸는데 옆자리에서 찬열이가 건네준 사탕을 받았다.
"고마워"
"아냐. 열심히공부해"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공부에 집중했다.
행복하다.
이런기분은 정말 오랜만인것 같다.
이게 영원했으면 좋겠다.
**
"잘가~경수야"
"응, 너도"
찬열이와 인사를 주고 받곤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왔다.
"야"
"......"
백현이였다.
"박찬열이랑 많이 친해졌다?"
"........"
"저새끼도 게이새끼야?"
"........"
"끼리끼리 논다. 더러워서"
"........야"
"뭐"
"너...나한테 욕하고 나쁜짓하는거 괜찮은데...찬열이 욕은 하지마.."
"지금 니 남친이라고 감싸냐?"
"......너..."
"뭐"
나는 더이상 말을 섞기 싫어 방으로 들어왔는데 백현이가 바로 따라 들어왔다.
"뭐"
"........"
"뭔데"
"......"
"할말이 뭐냐고"
"........."
"야"
백현이는 내게 다가와 멱살을 잡고 벽에 밀쳤다.
숨이 차올랐다. 눈앞이 노래졌다.
백현이는 멱살을 풀어주곤 방문을 쾅 닫고 나갔다.
**
"경수야, 너 요즘 무슨일 있어?"
"아니...그냥..조금 피곤해서"
"너무 열심히 하는거 아니야? 쉬면서 공부해"
"..응.."
자습실에서 자습을 하다가 코피가 터져 화장실에 갔더니 찬열이가 뒤 따라 나왔다.
"집에 갈래?"
"아..아니야.."
"아니야. 오늘은 일찍 가서 자. 선생님께 얘기하면 허락하실꺼야."
찬열이는 조그만 기다리라며 자습실에 가서 선생님께 허락을 구하고 내 가방이랑 자기 가방을 싸왔다.
"너는..?"
"같이가자. 가다가 픽 쓰러지면 어떡해"
"괜..찮은데"
"나도 오늘 좀 피곤해서 그래. 가자"
괜찮은데...라고 계속 말하자 찬열이는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날 끌고 갔다.
덕분에 집에 빨리 올수있었고 보기 싫은 변백현도 빨리 볼수있게 되었다.
"뭐냐"
"....."
"왜이렇게 일찍와. 이제 공부 안하냐?"
"....."
"아~ 박찬열이랑 어디가서 떡치고 왔냐? 야자빼고"
"..너 말이 좀 심하다"
"뭐가 심한데"
"됬어. 그만해"
"왜 또 박아줄까?"
"그만하라고!!!!"
"아 왜 소리지르고 그러냐. 그땐 잘 받아주더니. 왜 이제 남친 생겼으니까 싫다 이거야?"
"그만하라고!!!!!!"
변백현은 시끄럽다며 나에게 주먹을 날릴려는 그순간 누군가 백현이의 손목을 잡았다.
찬열이였다.
"뭐야..."
"너 경수 동생..맞지? 형한테 말이 너무 심한거 아니야?"
"손놔"
"경수한테 그만해"
"손 놓으라고!!"
"...경수한테 그만 집착해"
"니가 뭘알아"
백현이는 찬열이를 보며 눈을 부릅뜨고 대들었다.
찬열이는 그 모습을 말없이 쳐다보더니 날 들고 자기 집으로 들어갔다.
**
나는 찬열이 방 침대에 앉아 한참을 펑펑 울었다.
찬열이는 내가 울음을 그칠때까지 머리를 쓰담아 주었다.
"너 요즘 힘없는것도 네동생 때문이지"
"......."
"...힘들면 나한테 기대도되 경수야."
"....."
나는 찬열이 품에 안겨서 미친듯이 울었다.
찬열이는 자신에게 안겨서 우는 나를 몸에서 떼더니 내 볼을 잡고 내 입술에 입술을 맞대었다.
달콤했다. 백현이의 일방적인 키스에 비해서.
"경수야.."
"...응"
"나...너 좋아해"
"....."
"내가 잘해줄께. 네동생이 때리고 욕하는거 다 막아줄께."
"......."
"그러니까 이제...힘들어 하지마"
**
그 날 이후로 백현이는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부부 동반 모임에 가셨다가 3일만에 돌아오신 엄마는 백현이가 친구집에서 지낸다고 했다고 하셨다.
그리고 일주일이 됬을때 백현이가 집에 들어왔다.
"경수형"
"......."
"...형"
"......"
"박찬열이랑...안사귀면 안되?"
그리고 나에게 집착하기 시작했다.
**
백현이는 내가 학교에서 돌아오기 전까지 절대 안자고 기다렸다.
찬열이는 그런 백현이를 보고 의아해했다.
나도 놀랬다. 사람이 한순간에 확 바뀔수 있구나 하고.
민석이는 백현이가 많이 철든것같다고 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학교에서 술도 안마시고 같이 몰려다니던 친구들이랑도 안어울리고 공부만한다고 했다.
어느날이였다.
야자가 끝나고 찬열이가 집에 대려다 주면서 현관 앞에서 내게 키스를 했었다.
그리고 집에 들어갔더니 거실에서 손목에 피가 철철 흐르는 백현이를 보았다.
나는 얼른 백현이 손목을 수건으로 감싸고 119에 신고했다.
"형...제발 박찬열이랑 사귀지마...키스도 하지마..제발.."
나는 변백현을 이해할수없었다.
**
그 날 이후로 백현이의 집착은 점점더 심해졌다.
야자 끝나고 심화반 자습이 끝날때까지 교문에서 날 기다렸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같이 등교 했다.
심지어 급식도 같이 먹었다.
하루하루가 힘들었다.
도대체 날 얼마나 괴롭혀야 직성이 풀릴까. 내가 확 혀 깨물고 죽어버려야하나.
미칠 지경이였다.
찬열이는 힘내라고 내게 말했다.
이젠 찬열이의 위로도 내게 위로가 되지 않았다.
**
주말에 내가 찬열이랑 심화반자습실에서 자습하고 오는 날이였다.
내가 집에 들어 온 순간부터 변백현은 나에게 미친듯이 몸을 요구했다.
미친것같았다.
내가 박찬열이랑 자다가 늦게왔다며 소리를 지르고 욕을 했다.
또 강제적으로 당했고 그날은 예전과 달랐다.
날 사랑한다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계속 사랑한다고 말했다.
무서웠다.
더이상 변백현이 아니였다.
난 그날 처음으로 백현이에게 손찌검을 날렸다.
"정신좀차려!!! 너 지금 미친것같애. 그거알아? 나 너땜에 죽고싶어!!!"
"...나땜에 죽고싶어..?"
"그래!!!! 니 생각만하면 지긋지긋해!!!!"
"형...나땜에 힘들어...?"
"어 진짜 힘들어. 정말. 죽고싶을정도로"
"그럼...내가 죽어버리면...?"
"....."
나는 아무말도 할수없었다.
**
경수형에게..
형 나 백현이야.
사실 나 형 예전부터 많이 좋아했어. 형이 박찬열 좋아하기 전부터.
형이 박찬열 좋아하는것도 예전부터 알고있었어.
근데 형은 내게 관심도 안주더라.
근데..형 그거 알아?
나 형 사랑해. 죽을만큼..
내가 죽어야 형 기억에 남겠지?
나 없으니까 형 이제 안힘들겠다...
형 나 죽었으니까 행복해야되
백현이가
**
백현아..우린 처음부터 잘못됬어.
너의 그 사랑 방식도 잘못됬고
우리가 태어난것도 잘못됬고
니가 날 사랑한것도 잘못된거야.
ㅠㅠ 오타수정! 오타있으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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