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였다.
작년에는 학교에서 있었던 크고 작은 일들 덕분에 휴학의 길을 선택하였고,
이렇게 다시 돌아온 학교는 별로 달갑지 않았다.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편하긴 하지만...
이번 학기에는 재작년과 다르게 꼭, 조용히, 눈에 안 띄게 다닐 것을 다짐하며 걸음을 옮겼다.
" 선배! "
와, 다짐을 하자마자 아는 사람을 만나다니.
얘는 우리과 신입생... 이었지만 지금은 2학년인 전정국이다.
작년에는 신입생이었지.
" 뭐예요, 왜 이렇게 오랜만이에요.
잘 지냈어요? "
"응, 정국아. 오랜만이다."
" 아니, 와... "
나를 보곤 한참 얼떨떨한 표정을 짓는 전정국.
그렇겠지, 그렇겠지...!
재작년에 그렇게 구설수에 올랐다가 사라졌던 아싸 누나가,
이렇게 갑자기 튀어나오니까.
...
그렇게 생각하니까 기분이 조금 울적해졌다.
얼른 인사 마무리하고 가야지 싶었는데,
" 선배! "
와, 다짐을 하자마자 아는 사람을 만나다니.
얘는 우리과 신입생... 이었지만 지금은 2학년인 전정국이다.
작년에는 신입생이었지.
" 뭐예요, 왜 이렇게 오랜만이에요.
잘 지냈어요? "
"응, 정국아. 오랜만이다."
" 아니, 와... "
나를 보곤 한참 얼떨떨한 표정을 짓는 전정국.
그렇겠지, 그렇겠지...!
재작년에 그렇게 구설수에 올랐다가 사라졌던 아싸 누나가,
이렇게 갑자기 튀어나오니까.
...
그렇게 생각하니까 기분이 조금 울적해졌다.
얼른 인사 마무리하고 가야지 싶었는데,
" 선배! "
와, 다짐을 하자마자 아는 사람을 만나다니.
얘는 우리과 신입생... 이었지만 지금은 2학년인 전정국이다.
작년에는 신입생이었지.
" 뭐예요, 왜 이렇게 오랜만이에요.
잘 지냈어요? "
"응, 정국아. 오랜만이다."
" 아니, 와... "
나를 보곤 한참 얼떨떨한 표정을 짓는 전정국.
그렇겠지, 그렇겠지...!
재작년에 그렇게 구설수에 올랐다가 사라졌던 아싸 누나가,
이렇게 갑자기 튀어나오니까.
...
그렇게 생각하니까 기분이 조금 울적해졌다.
얼른 인사 마무리하고 가야지 싶었는데,
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 같이 가요.
오랜만에 봤는데 이대론 못 보내지. "
...
아무래도 글렀지 싶다.
민 교수님이 왜 이래? 01
written by 슨상
" 아니~ 그러니까. "
" 누나 없는 동안 별 일이 다 있었다니까. "
지금 이 후배는 그러니까,
내가 없는 작년에 있었던 일을 다 읊어줄 기세로 조잘대는 중이었다.
사실은 있었던 일을 알려주기 보다는
왜 말도 없이 휴학을 했냐는 질문을 하기 위한 초석인 모양이지만,
내 구설수를 모르는 건지 신경 쓰지 않는 건지 모르는 이 후배는...
일단 적당히 선을 둬야겠다...
" …… 아, 그리고 민 조교님 알죠. "
" 누구? "
" 작년까지 조교였던 형 있잖아요. "
민 조교?
대충 누구를 말하는 건진 알겠다.
말도 없고 약간은 무섭기도 하던 조교님. 몇몇 친한 애들은 형이라고도 부르던데.
아무튼 갑자기 조교 얘기를 꺼내는 것에
역시나 관심 없던 학교 일 중에 하나겠거니 싶어 영 관심 없는 표정만 한 채 대답하는 중이었다.
" 민 조교님 올해부터는 교수님이에요.
왜, 실기 수업 강사 뽑는다고 예전부터 말 있었잖어요... 어? "
조교님이 교수가 됐구나...
하긴, 우리과는 워낙 좁아서 그런 경우가 종종 있다고 들었다.
그래도 우리랑 학번 차이도 크게 안 나는데, 대단하긴 하네.
" 교수님, 안녕하세요. "
" ...? "
" ... "
말없이 우리를 쳐다보다
조용히 고개만 까닥이고 지나치는 민 조교... 아니 민 교수.
묘하게,
길게 눈이 마주쳤던 것 같다.
이전에도 종종 이런 기분이 들었던 것 같은데...
저 사람도 별로 변한 게 없어 보이네...
...
아무튼 조용히 학교 다닐 생각에 휩싸인 나는
더 이런저런 생각을 할 겨를은 없었다.
겨우겨우 전정국과 인사를 해 보내고 ( 물론 다음에 술 한잔 하자는 무리한 약속을 받아낸 채... )
조용히 모자를 눌러쓰고 강의실을 찾아 들어섰다.
전공 수업이어도 후배들과 같이 듣게 된 수업이라
딱히 크게 아는 척하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안심하며 자리에 앉았다.
" 야, 그래서 걔랑 사귀어? "
" 아니라니까... 그냥 친구라고. "
" 잘 생각했어, 걔 여우래. 걔가 저번에 …… "
수업 시작하기 전 들리는 후배들의 이야기에
나는 더욱 더 고개를 숙이게 되었다.
듣기만 해도 벌써 휴학이 마려워지는... 지겨운 말, 구설수.
다들 그렇게 남들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
" 안녕하세요! "
" 출석 먼저 부른다. "
아까 마주쳤던 민 교수가 들어온 것도,
출석을 부르기 시작한 것도,
아까 후배들의 말들이 불러온 여러 생각과 감정들에
모두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 … 여주. "
남들 일에 다들 관심 좆도 없으면서,
연애, 그놈의 여자, 남자, 연애에만...
" 여주. "
다시는 연애 안 해야지.
특히 학교 내에서는, 절대로.
절, 대로.
" 학생. "
절대로 구설수에 오르지 않을 거야.
" 누나 없는 동안 별 일이 다 있었다니까. "
지금 이 후배는 그러니까,
내가 없는 작년에 있었던 일을 다 읊어줄 기세로 조잘대는 중이었다.
사실은 있었던 일을 알려주기 보다는
왜 말도 없이 휴학을 했냐는 질문을 하기 위한 초석인 모양이지만,
내 구설수를 모르는 건지 신경 쓰지 않는 건지 모르는 이 후배는...
일단 적당히 선을 둬야겠다...
" …… 아, 그리고 민 조교님 알죠. "
" 누구? "
" 작년까지 조교였던 형 있잖아요. "
민 조교?
대충 누구를 말하는 건진 알겠다.
말도 없고 약간은 무섭기도 하던 조교님. 몇몇 친한 애들은 형이라고도 부르던데.
아무튼 갑자기 조교 얘기를 꺼내는 것에
역시나 관심 없던 학교 일 중에 하나겠거니 싶어 영 관심 없는 표정만 한 채 대답하는 중이었다.
" 민 조교님 올해부터는 교수님이에요.
왜, 실기 수업 강사 뽑는다고 예전부터 말 있었잖어요... 어? "
조교님이 교수가 됐구나...
하긴, 우리과는 워낙 좁아서 그런 경우가 종종 있다고 들었다.
그래도 우리랑 학번 차이도 크게 안 나는데, 대단하긴 하네.
" 교수님, 안녕하세요. "
" ...? "
" ... "
말없이 우리를 쳐다보다
조용히 고개만 까닥이고 지나치는 민 조교... 아니 민 교수.
묘하게,
길게 눈이 마주쳤던 것 같다.
이전에도 종종 이런 기분이 들었던 것 같은데...
저 사람도 별로 변한 게 없어 보이네...
...
아무튼 조용히 학교 다닐 생각에 휩싸인 나는
더 이런저런 생각을 할 겨를은 없었다.
겨우겨우 전정국과 인사를 해 보내고 ( 물론 다음에 술 한잔 하자는 무리한 약속을 받아낸 채... )
조용히 모자를 눌러쓰고 강의실을 찾아 들어섰다.
전공 수업이어도 후배들과 같이 듣게 된 수업이라
딱히 크게 아는 척하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안심하며 자리에 앉았다.
" 야, 그래서 걔랑 사귀어? "
" 아니라니까... 그냥 친구라고. "
" 잘 생각했어, 걔 여우래. 걔가 저번에 …… "
수업 시작하기 전 들리는 후배들의 이야기에
나는 더욱 더 고개를 숙이게 되었다.
듣기만 해도 벌써 휴학이 마려워지는... 지겨운 말, 구설수.
다들 그렇게 남들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
" 안녕하세요! "
" 출석 먼저 부른다. "
아까 마주쳤던 민 교수가 들어온 것도,
출석을 부르기 시작한 것도,
아까 후배들의 말들이 불러온 여러 생각과 감정들에
모두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 … 여주. "
남들 일에 다들 관심 좆도 없으면서,
연애, 그놈의 여자, 남자, 연애에만...
" 여주. "
다시는 연애 안 해야지.
특히 학교 내에서는, 절대로.
절, 대로.
" 학생. "
절대로 구설수에 오르지 않을 거야.
" 누나 없는 동안 별 일이 다 있었다니까. "
지금 이 후배는 그러니까,
내가 없는 작년에 있었던 일을 다 읊어줄 기세로 조잘대는 중이었다.
사실은 있었던 일을 알려주기 보다는
왜 말도 없이 휴학을 했냐는 질문을 하기 위한 초석인 모양이지만,
내 구설수를 모르는 건지 신경 쓰지 않는 건지 모르는 이 후배는...
일단 적당히 선을 둬야겠다...
" …… 아, 그리고 민 조교님 알죠. "
" 누구? "
" 작년까지 조교였던 형 있잖아요. "
민 조교?
대충 누구를 말하는 건진 알겠다.
말도 없고 약간은 무섭기도 하던 조교님. 몇몇 친한 애들은 형이라고도 부르던데.
아무튼 갑자기 조교 얘기를 꺼내는 것에
역시나 관심 없던 학교 일 중에 하나겠거니 싶어 영 관심 없는 표정만 한 채 대답하는 중이었다.
" 민 조교님 올해부터는 교수님이에요.
왜, 실기 수업 강사 뽑는다고 예전부터 말 있었잖어요... 어? "
조교님이 교수가 됐구나...
하긴, 우리과는 워낙 좁아서 그런 경우가 종종 있다고 들었다.
그래도 우리랑 학번 차이도 크게 안 나는데, 대단하긴 하네.
" 교수님, 안녕하세요. "
" ...? "
" ... "
말없이 우리를 쳐다보다
조용히 고개만 까닥이고 지나치는 민 조교... 아니 민 교수.
묘하게,
길게 눈이 마주쳤던 것 같다.
이전에도 종종 이런 기분이 들었던 것 같은데...
저 사람도 별로 변한 게 없어 보이네...
...
아무튼 조용히 학교 다닐 생각에 휩싸인 나는
더 이런저런 생각을 할 겨를은 없었다.
겨우겨우 전정국과 인사를 해 보내고 ( 물론 다음에 술 한잔 하자는 무리한 약속을 받아낸 채... )
조용히 모자를 눌러쓰고 강의실을 찾아 들어섰다.
전공 수업이어도 후배들과 같이 듣게 된 수업이라
딱히 크게 아는 척하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안심하며 자리에 앉았다.
" 야, 그래서 걔랑 사귀어? "
" 아니라니까... 그냥 친구라고. "
" 잘 생각했어, 걔 여우래. 걔가 저번에 …… "
수업 시작하기 전 들리는 후배들의 이야기에
나는 더욱 더 고개를 숙이게 되었다.
듣기만 해도 벌써 휴학이 마려워지는... 지겨운 말, 구설수.
다들 그렇게 남들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
" 안녕하세요! "
" 출석 먼저 부른다. "
아까 마주쳤던 민 교수가 들어온 것도,
출석을 부르기 시작한 것도,
아까 후배들의 말들이 불러온 여러 생각과 감정들에
모두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 … 여주. "
남들 일에 다들 관심 좆도 없으면서,
연애, 그놈의 여자, 남자, 연애에만...
" 여주. "
다시는 연애 안 해야지.
특히 학교 내에서는, 절대로.
절, 대로.
" 학생. "
절대로 구설수에 오르지 않을 거야.
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 오랜만에 왔다고 너무 해이해진 거 아니야? "
어느새 코앞에 와 서있는 민 교수와,
나를 돌아보고 있는 학생들.
" 아, 아... 죄송합니다. "
얼굴이 시뻘개져서 다시 고개 숙이길 잠시,
출석인데, 아무리 소수과라고 해도...
저 사람이 어떻게 나를 알고 있지?
" 이번 실기 수업은 개인 프로젝트 위주로,
첫주차부터 개인 면담으로 진행합니다. "
한 번도 얘기 나눠본 적 없는 것 같은데.
나를 알고 있었나...? 왜?
아니, 한 번 얘기 나눈 적이 있던 것 같기도 하고...
그게 언제였더라.
아.
그날이구나.
" 첫 번째 순서는 여주 학생부터 수업 끝나고 내 연구실로 와요. "
내가, 술에 취해 실수했던 그날.
/
첫작이라...
낯설고 서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