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집.
학연이 눈을 감고 색색거리며 잠들어 택운에게 안겨 침실로 들어온다.
손은 택운의 옷깃을 꽉 쥔채 놓질 않고서 학연이 몸을 살짝 떤다.
택운이 학연을 조심히 침대에 내려놓으며 손을 깨지않도록 살살 떼어냈다.
학연의 머리를 부드러이 쓸어내리며 몸의 상처들을 찬찬히 흝어 보았다.
"빠득-" 자신이 낸 자국 위로 보란듯 잇자국을 무수히 남겨놨다. 아까워서-아파할까봐 조심히 내었던 흔적을.
그 버러지 같은 새끼가-
"후우-" 대충 일을 처리하는데 부하에게서 온 문자를 확인했을 때 내심 괘씸했다.
'형님 어제 그 차학연이라는 꼬맹이 지금 친군지 누구랑 같이 있는데 어떡할까요?'
'가서 보고해'
집에 가만히 있으라고 평생 하지도 않던 메모까지 남겨뒀건만.
오늘은 조금 격하게 귀여워해 줘야겠다고 생각하는데.
띵- 문자 소리에 폰을 들었다.
'어..형님 조금 심각한데요. 꼬맹이 도망치면서 형님이름 부르다가 끌려갔ㅇ요' 조금 급한지 오타를 내며 온 문자에
'어디야 당장 전ㅎ'
문자를 쓰기도 전에 그냥 내가 먼저 전화를 걸었다.
"어딘데."
"네 여기-" 말을 들으며 그 자리를 박차고 달려나와 차에 올라타 부하의 말대로 운전만 미친듯 한것 같다.
중간에 과속에 몇번 걸린것 같지만 그깟 몇 만원쯤 상관 없다.
차에서 정신없이 내려 문을 두들기는데 대답이 없다.
인사하는 부하를 무시하고 문에 귀를 대는데-
"택...흐....싫....그만..."학연의 애처로운 목소리가 들리고 잠시 이성이 사라진 것 같았다.
쾅-쾅 발길질 몇 번에 문이 뜯겨져 나가 떨어지고-
그래 속된 말로 뚜껑이 열렸다.
머릿 속에 학연의 몸이 흔들거리고 버러지의 몸이 학연에게서 떨어져 나와 걸어올 때
퍽-
주먹을 날렸다. 갈비 몇대가 부러졌음이 틀림없는데도 일어나는 버러지에 인상을 찡그렸다.
발로 걷어 차고 뒤의 부하에게 눈짓하니 알아서 끌고간다.
버러지새끼가 눈에서 사라지고. 학연의 몸이 축 쳐져 널부러져 있는 걸 보니 그제야 멍했던 머리가 돌아간다.
흘깃 봄에도 무수한 잇자국들과 상처.눈물자국에 가슴이 조금 먹먹하다.
왜-왜 이러고 있어 학연아.
으-
멍하니 회상하다 학연의 신음소리에 정신이 깨었다.
"..일어났나" 보니 일어난 건 아닌듯 식은땀을 흘리며 끙끙댄다.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에서 뜨거운 물을 담은 대야와 수건을 들고 침실로 돌아왔다.
이불을 걷고 몸을 찬찬히 살펴보니- 그 버러지 새끼를 살려선 안되겠다는 생각만 든다.
물을 적셔 천천히 몸을 닦아 내었다.
잇자국이 남은 부분을 조심히 닦아내고 하체로 내려와 보니 더욱 가관이다.
푸른 멍이 들어있는 다리와-선명한 잇자국이 남은 페니스.
한 손으로 시트를 꽉 쥐며 조심히 닦아내고 에널을 들어보는데..
"씨발."무자비하게 찢어진 듯 피와 정액이 굳어 엉겨있는 처참한 모습.
천천히 수건으로 닦아내지만 아픈지 눈물을 흘리는 학연.조금만 참아-
손가락을 집어넣어 정액을 빼내고 연고를 찾아 살살 바르고 다시 이불을 덮어준 뒤에 방을 나왔다.
"어딨어"
"그 새끼 지금 지하실에 가둬놨는데 방금 깨서 별지랄이 지랄이 아닙니다."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악악대는 소리에 저절로 인상이 써진다.
"후-어떻게 할까." 조금 숨을 고르며 어떻게 새끼를 조져야 잘 조졌다고 소문이 날까-
타악-
"...택운아?"방 문을 열고 학연이 나온다.
"있다 다시 전화할테니까 기절시켜" 전화를 끊고 학연을 보니 대충 무슨 내용인지 짐작하는 듯 얼굴이 조금 굳는다.
"...홍빈이야?"
고개를 끄덕이니 조금 창백해지는 안색
"...걱정마" 학연에게 다가가 어깨를 감싸니 약하게 기대어온다.
"....죽이진 마."조그맣게 나온 소리에 무슨 소리냔 듯 빤히 쳐다보니 고개를 숙이고 우물우물한다.
"....친한 후배였고..그런..짓 했지만 원래 그런 애-"
"바보." 머리를 콩 쥐어박자 욱하는 눈으로 나를 올려다 본다.
"씨 사람이 진지한데!"
"그게 너답다.부탁하지마" 고양이 답게 굴어라.
뒷말을 삼키고 학연을 바라보니 얼굴이 빨개져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꼬륵-
학연이 더욱 불타는 얼굴로 바락 소리친다.
"아니! 장보러 나간건데 하필 그 때! 씨-나 배고파!!"
"푸흐, 옷이나 입고 와라 시킬테니"
그제야 제가 벗고 있다는 걸 자각한건지 으악-소리치며 방 안으로 쏙 들어가는 학연.
귀엽다.
응. 이제 인정하기로 했다. 귀엽다. 그 짧은 시간에 주워온 고양이 그 이상이 되어버린 모양이다.
'죽이진 말고-알아서 해 다신 얼씬도 못하게' 문자를 보내고 근처 음식점에 전화를 걸었다.
그 중국집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