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백도] 백도이야기4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e/b/e/ebe30ff5a66951b513019680d06d12e7.jpg)
좋아해
도경수가 붉고 귀여운 입술을 오물거리며 말한다
좋아해 백현아
아, 꿈같아. 나도 좋아해, 도경수. 말로 표현하지 못할만큼.
그리고 눈을 번쩍 뜬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사실이 냉정한 현실로 내 눈에 선연히 들어온다.
또… 꿈이다. 깨고 나면 공허함에 울어버리고 싶은, 고통스럽고 애석한 꿈.
백현아
왜
오늘 너 기분이 안좋아 보여. 어디 아픈 거야.
아픈 건 아닌데. 기분은 안좋으니까 귀찮게 하지마.
나는 괜히 평소보다 훨씬 냉정히 도경수에게 말한다. 도경수의 표정이 시무룩해진다. 그러면서도 내 옆자리에 꼭 붙어앉아있다. 내가 걱정되는 것이다.
도경수
응
내가 꿈을 꿨어
응
근데 되게 재수 없는 꿈을 꿨다
아… 괜찮… 아?
아니, 안괜찮아 끝까지 들어봐
…응
내꿈은,
응 네 꿈은?
닿을 수 없는 것 한테서 사랑고백을 받는 꿈이었어
응?
넌 멍청이니까 좀 더 설명해줄게
곱상하게 차려입은 비현실적인 토끼 하나가 나한테 와서 고백을 하는 거야. 좋아한다고.
응
그런데 난 그 토끼를 좋아하고 있었거든. 물론 꿈속에서 말야. 그래서 기뻤어.
응
그리고 꿈에서 깼지. 나는 그 토끼와 푸른 잔디밭에 앉아 얘기나 나눌 생각이었는데 잠에서 깨버렸어.
……응
내가 왜 이게 재수 없는 꿈이라 그러는지 궁금하지 않아?
응?
나는 꿈을 꾸는 내내, 그게 꿈이 꿈이란 걸 알고 있었어.
백현아…
그래서 꿈속에 있는 내내, 이대로 꿈과 함께 사라졌으면, 하고 생각했지.
……,
이게 끝.
……도경수, 넌 꿈같은 거 꾸지마
나는 도경수를 향해 진심으로 웃어보였다. 도경수에게서는 굉장히 씁쓸한 웃음이었겠지만 내가 지을 수 있는 최선의 미소였다. 그리고 내 간절한 바람이 담긴.
도경수 넌 절대 희망없는 것을 꾸지마 제발
도경수
응?
좀 웃어줘 봐
응?
오늘은 좀 필요하다
그래?
도경수가 활짝 웃어보였다. 도경수의 티없는 웃음. 나는 요즘 나를 좀먹는 것들이 뭔지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이젠 한계가 온 것이었다.
백현아 아직도 기분 안좋아?
응. 점점 더 안좋아져.
하아, 왜 그럴까.
도경수는 걱정을 그득 담은 얼굴을 내게로 들이민다. 나는 숨을 흡 들이마시고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도경수는 또 어벙한 표정을 짓고있겠지만 지금 그런 건 내가 신경쓸 따위가 아니다.
나는,
정말로 이제 한계가 온 것 같다.
경수야
응?
웃어줘응.
필요해
응?
니가 웃는게, 아니 전부다.
나는 필요해. 나는 마지막 말을 속으로 뇌까리고 도경수에게서 몸을 돌렸다.
이제, 정리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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