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 Out Loud - I Can't Stop
윤기는 아메리카노를 마셔야만 작업이 잘 된다는 일종의 고집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한참 일을 해야할 타이밍에 원두가 똑 떨어졌으면.
지난번에 마트에 나갔을 때 사와야지, 했는데
짐이 많을 것 같아 남준이를 데려갔다가 마트에서 남준이가 치는 사고들을 수습하다가
깜박했다는 걸 그제야 상기시켰으면 좋겠다.
짧게 한숨을 쉰 윤기가 애써 오늘은 그냥 작업을 해야할까 고민하다가
1분도 안 되서 옷을 챙겨입었으면 좋겠다.
준아, 나갈까?
이미 윤기가 옷을 챙겨입었을 때부터 읽고 있던 책에서 시선을 떼어
윤기만을 바라보던 남준이가 그 말에 기다렸다는 듯 벌떡 일어나서 제 옷도 분주하게 챙겼으면 좋겠다.
비니까지 꾹 눌러쓰고 윤기를 보며 이제 준비가 다 되었다고 신나했으면.
그 모습에 윤기도 결국 웃으며 삐죽 튀어나온 남준이의 비니를 손으로 꾹 눌렀으면.
아무리 신나도 귀는 집어넣어야지, 인마.
둘은 윤기의 집에서 가장 가까운 개인 까페에 갔으면 좋겠다.
널찍하면서도 갈색 나무의 따듯함을 잔뜩 머금고 있는 곳이였으면.
오늘도 윤기가 주문하고,
남준이는 먼저 자리에 앉아있다가
둘이 창가 옆에 자리를 새로 잡아 앉았으면 좋겠다.
윤기는 주섬주섬 제 노트북과 간단한 참고자료들을 테이블에 늘어놓고
남준이는 따라서 가져온 책을 꺼냈으면 좋겠다.
한동안은 둘 사이에서 윤기가 노트북의 타자를 치는 소리, 종이를 넘기는 소리만이 울렸으면.
그러다 얼음이 담긴 윤기의 잔이 먼저 달그락 소리를 내며 둘의 집중을 잠시 흐트려놓았으면 좋겠다.
마시고 싶어?
커피를 한 잔 마시는데 계속 따라붙는 시선에 윤기가 의아하다는 듯이 남준이를 바라보면 남준이는 고개를 천천히 내저으며 웃었으면 좋겠다.
시간이 흐르고 계속 서로의 일에 집중하다가
남준이가 테이블 위에 덩그러니 놓여진 윤기의 왼손을 조심히 톡 건드렸으면.
살짝 손 끝을 움츠린 윤기가 그 움직임에 반응하듯이 남준이의 손을 똑같이 톡.
손 끝이 톡톡 맞닿았다가
손 마디를 간지럽혔으면.
시선은 각자 아래로 노트북 화면에, 책의 한 켠에 닿아있으면서
손 끝과 사실은 온 감각이 맞닿은 살결에 집중되었으면.
손톱이 부딫치고, 손 끝의 말랑한 살이 닿고, 손 마디가 얽히고, 그렇게 깍지를 끼고.
손 끝에 힘을 줘 상대의 손등을 천천히 문지르고
그러다 동시에 장난끼가 들어 서로의 손등을 덮으려 손을 살짝 뺐다가, 덮었다가,
서로의 손바닥을 밀어냈다가
시선이 마주닿았으면 좋겠다.
동시에 웃음이 서로의 귓가에 닿았으면 좋겠다.
뭐해, 너.
주인은 뭐해.
잠시 그렇게 웃음이 둘 사이를 채우다가 흩어지면
다시금 창가를 통해 기분 좋은 따듯함을 느끼고
적당히 잔잔한 음악을 들으면서
달깍이는 얼음이 담긴 잔을 옆에 둔 채로
시선을 내려 각자 할 일을 이어나갔으면 좋겠다.
서로의 손끝이 여전히 닿아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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