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풀어놓는 알만한 숨겨진 이야기. 두 번째인 첫만남.
Livin' Out Loud - I Can't Stop
남준이가 사실 원래 살던 곳은 윤기가 살고 있는 동네보다 버스로 세 정거장 정도는 더 가야하는 곳이였으면 좋겠다.
전 주인의 집을 나와서 평소 산책을 다녔던 길을 지나서
낯선 길이 보이자 그때부터 알게모르게 긴장을 하며 걸음을 디뎠으면.
도시 내에서는 보기 드문 끈도 달리지 않는 대형견의 모양새에
몇몇은 놀라며 물러서고
몇몇은 버려진 개인가 대놓고 중얼거리며 시선만을 던지고
가끔은 아이들이 큰 개라며 다가와 남준이를 만지려다
부모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함부로 만지면 안된다는 말로 떨어졌으면.
왜 나는 만지면 안 되는 강아지일까.
내가 당신들도 해롭게 만드나요?
그런 의문을 담아 빤히 보고 있으면 먼저 그들이 자리를 떠버렸으면 좋겠다.
그렇게 남준이는 어딘가에 몸을 기대고 싶어도
어딘가에서는 대형견이라는 이유로,
어딘가에서는 다른 떠도는 개들의 자리 싸움에 밀려서
그렇게 떠돌고 떠돌다 윤기가 사는 동네까지 흘러들어갔으면 좋겠다.
복잡한 골목은 나름의 영역이 모두 존재했지만
견제가 심하지 않아 그나마 남준이가 자리를 잡았었으면.
햇빛이 진하게 내리비추던 어느 날,
더위에 지친 남준이가 그늘에 기대어 쉬는 사이 멀리서 들려오는 걸음걸이 소리에 눈을 뜨고
반팔을 입은 채 옷깃을 펄럭이며 집으로 걸어들어가는 윤기를 처음으로 봤으면.
하얀 사람. 빛이 나. 신기해.
처음 남준이는 윤기를 보고 그렇게 생각했으면.
그러면서도 이미 윤기는 눈 앞에서 사라졌어도 그 하얀 잔상이 눈 앞을 반짝였으면 좋겠다.
그렇게 다시 또 시간이 흘러
평소에는 공원에 있어도 금방 눈에 띄어 먹을 것을 얻어먹기 수월했던 날들이 지나고
날씨가 추워져서 사람들이 잘 나오지 않아서
남준이가 조금씩 배를 굶주리기 시작했으면.
혹시 오늘은,
혹시 오늘은.
오늘은.
그렇게 공원 여기저기를 다녀도 사람들이 모두 최대한 몸을 움츠린 채 쌀쌀해지기 시작한 날씨에 대해 불평을 하며
금방 자리를 떴으면.
기어코 주린 배의 허기를 이기지 못한 남준이가 골목 구석에서 엎드린 채 한숨을 푹 내쉬었으면 좋겠다.
와중에도 다시 머릿속으로 그 하얀 사람을 생각했으면.
어떡하지. 못 본지 너무 오래되서 얼굴이 흐릿해진다.
고개를 애써 저으면서도 어느새 어두워진 날에 오늘도 글렀구나 눈을 감다가
어딘가 익숙한 발걸음 소리에 눈을 떴으면.
윤기와 처음으로 눈이 마주쳤으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입가에 닿은 소세지를 씹고 있었으면.
아, 머릿속의 얼굴이 또렷해졌다.
그 후에 윤기가 보이면 봐달라는 듯 일부러 기척을 내어 나오고, 빤히 시선을 보냈으면.
내가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은
당신의 상냥함 때문인지 나는 모르겠습니다.
그 뒤로 꽤 적지 않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남준이는 윤기의 첫인상을 제 마음속에 제대로 정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첫 눈에 반했다.
윤기에게는 첫만남이었던 그날을
남준이는 혼자만의 두 번째 첫만남으로 기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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