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짧아도 천천히 읽어주세요.
댓글을 달아주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워요.
그러니 빨리 댓글을 달아놓으려고 노력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아, 맞다. 커플염색 주제를 던져둔 그 분... 그 독자님. 감사합니다.
Livin Out Loud-I Can't Stop
예전에 염색을 해놓고 한동안 방치를 해둬서 꽤나 길어진 머리를 쓸어올리며
윤기는 마지막으로 미용실을 간 날짜를 어렴풋이 그제야 확인했으면.
그리고
저 못지 않게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있는 남준이도 한 번 보고 미용실을 가기로 결정했으면.
잠시동안 고민하던 윤기가 지민이에게 전화를 걸어
염색을 해도 괜찮냐고 물어봤으면 좋겠다.
가끔 남준이의 목에서 자리하고 있는 목걸이와
제 목에 걸린 같은 모양의 목걸이를 볼 때면 알게모르게 밀려오는 따듯함을 알게 된 윤기가
목걸이 말고 다른 것도 같은 것으로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같은 색으로 염색이라도 하자, 결정했으면.
커플룩은 낯간지럽고
커플 반지나 다른 악세사리는 남준이가 불편해하고 자신도 잘 하고 다닐지 의문이라
그나마 이번에 미용실에 가면서 커플 염색을 하자는 것에 스스로 타협을 뒀으면.
남준이와 외출 준비를 하면서 넌지시 물어봤으면.
염색 알지.
응. 알아.
할래?
주인과 같은 색으로 하는거면 할래.
현관에 쭈그려 앉아 신발을 손 끝으로 톡톡 치던 남준이가 그렇게 말하면
윤기는 고개를 끄덕였으면 좋겠다.
그러던지.
마음 속으로 몇 번이나 굴린, 나랑 같은 색으로 염색할래? 라는 말은 그렇게 조용히 삼켰으면 좋겠다.
혹여 추운 날씨에 감기에 걸릴까 단단히 챙겨입힌 남준이를 데리고 미용실로 갔으면.
자신은 언제나 비슷하게 항상 자르던 대로 자르기로 했으면서 정작 남준이의 머리는 직원과 같이 이리저리 재며 한참을 이야기했으면.
남준이는 그저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로 거울에 비친 윤기만 빤히 바라봤으면.
한참의 시간이 겨우 지나고 밝게 탈색이 된 머리 위로 염색약을 바른 뒤 늦게 시작한 남준이보다 일찍 끝난 윤기가
뒤에 배치된 소파에 앉아 턱을 괴고 한 손에는 의미없는 잡지를 팔락이는 채 가만히 눈을 감고 있는 남준이를 바라봤으면.
저러니까
진짜 사람 같네.
윤기의 시선을 느낀건지 뭔지 한 쪽 눈을 살며시 뜬 남준이가 윤기와 바로 시선을 거울을 통해 마주치고는
장난스럽게 찡긋 윙크를 보냈으면.
그리고 다시 눈을 감았으면 좋겠다.
윤기는 그 모습을 보다가 테이블에 팔을 겹치고 엎드렸으면.
저 강아지가
이제 사람을 가지고 노네.
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에 그제야 자리를 나선 남준이를 보고 미용실을 나선 윤기가
살짝 걸음을 늦춰 그 사이 보이는 남준이의 머리를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가게의 유리창에 비치는 제 머리를 바라본 뒤
슬쩍 웃으며 어느새 멈춰서서 윤기를 기다리고 있는 남준이의 옆으로 걸음을 옮겼으면 좋겠다.
잘 어울린다, 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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