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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방에서 보고 오시는 분들 많은 것 같은데 도대체 누가 자꾸 추천해주는거죠? (까칠)
일로와요 뽀뽀해드릴거니까!!!!!! 헤헤
암호닉 언급하면 되는건가요...?8ㅅ8 처음이라서 아무 것도 몰라요
그리고 글이 점점 가벼워 지는걸 느낄텐데 이건 빙의글이니까요! 조직물 특유의 어두움을 약간 걷어낼 필요를 느꼈습니다ㅠㅠ 그래도 작전 수행 때의 장면만큼은 글을 더 진지하게 적어야겠죠?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 대한 더 자세하고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 때로는 작가 시점으로 글을 썼어요.

=====


[방탄소년단] 82060 -1- (부제: 남장여자의 여장) | 인스티즈

(제가 생각하는 82060 속 김석진 분위기)



82060
-1-



 다음 날 아침 김석진은 나를 데리고 그들의 전용 훈련장으로 데려갔다. 아버지뻘까지는 아니더라도 나와 김석진은 나이 차이가 꽤 났기 때문에 나는 그에게 투정을 자주 부리곤 했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다.

"저 정도면 전용 훈련장 있어도 되는거 아니에요?"

"..."

"지하 3층이 있는지도 몰랐네."

"보고 마음에 들면 걔네랑 같이 써."

 정말이냐고 재차 확인을 받은 후에 나는 김석진을 향해 웃어 보였다. 분명 그런 뛰어난 인재들이 쓰는 훈련장이면 장비도 특화되어 있고 시설 또한 깔끔할거라고 굳게 믿은 나는 엘리베이터에서 흥얼거리기까지 했다. 지하 2층에 도달하자 문이 열렸다.

"네가 지하 3층이 있는지 몰랐던 이유는,"

"우와..."

"여기서부터 비밀 통로를 통해 가야 하기 때문이야."

 지하 2층은 버려진 층이었다. 예전에는 창고로 쓰였었는지 곳곳에 낡은 식탁과 의자들이 있었다. 천장에 불안하게 달린 전구들은 한정된 곳에만 빛을 비췄는데 김석진은 망설임 없이 끝이 어딘지도 모를 어둠 속으로 걸어 갔다. 벽을 짚고 몇 걸음 가더니 한 지점에서 멈춘 후에 천막을 걷어냈다. 더러운 천막에 가려져 있던 것은 낡아서 작동이 되는지조차 의심스러운 구식 엘리베이터였다. 나와 김석진은 서둘러 탑승했다. 태엽처럼 생긴 것을 감자 엘리베이터는 삐꺽대며 하강했다.

"임무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이름이 필요하지 않을까."

"네?"

 '이 곳'에서 생활한지 10년이 지나도 나는 이름을 가진 적이 없었다. 아주 먼 기억 속에 존재하는 나의 옛 이름을 가끔 혼자서 불러보긴 했지만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를 더 슬프게하곤 했다. 김석진은 부를 이름 정도는 있어야 한다며 나에게 멋대로 코드네임을 붙여 줬다.

"060. 코드네임이야."

"무슨 의미에요?"

"별 의미 없어. 네가 '이 곳'에 온 60번째 아이라서 그런거야."

"부르긴 쉽네요. 공육공..."

 내 이름에 익숙해지기 위해 나는 훈련장에 도착할 때까지 세 숫자를 중얼거렸다. 훈련장은 거대한 철문이 지키고 있었는데 김석진은 간단한 지문과 홍채 인식 과정을 마친 후에 나와 함께 입장했다. 김석진이 등장하자 흩어져 있던 장차 나의 동료가 될 여섯 남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모였다. 고개만 까딱거리면서 인사하는 모습이 일반 조직원과 김석진의 관계는 아닌 것 같았다. 이어서 우리는 훈련장의 구석에 있는 라운지로 가서 각자 자리에 앉았다.
 김석진은 나를 만나기 전에 이들에게 이미 한번 임무를 설명해줬었는지 키가 가장 큰 남자에게 계획을 설명해 보라고 명령했다. 하루 전, 김석진한테 받은 자료에서 본 기억에 의하면 그 남자는 분명 김남준이었다. 남준은 자신의 노트북을 가져와서 우리가 임무를 수행해야 할 장소인 '베네시안 리조트 & 호텔'의 건물 구조 이미지를 화면에 띄웠다.

"건물은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카지노는 왼쪽 건물의 지상 1,2 층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섯 시까지 호텔에 미리 도착해서 마스터 키를 확보해 방을 잡은 뒤 관리실 시스템을 해킹해서 녹화물을 저장합니다. 이후에 CCTV를 조작하는데 필요하기 때문이죠."

 남준은 막힘 없이 작전을 술술 설명해 나갔고 김석진은 진지한 표정으로 들으면서 간간히 질문 또는 지적을 했다. 각자 맡은 역할을 듣고 있다가 내 차례가 됐다. 남준이 나를 뭐라고 부를지 몰라서 잠시 뜸을 들이자 옆에 앉아 있던 김석진이 내 코드네임을 알려주었다.

"060은 나머지 멤버들을 도와 건물 곳곳에 있는 조직원들을 처리합니다. 때가 되면 비상구 계단에 숨어 있다가 김태형이 전해주는 위장복으로 갈아 입은 후 복도로 나옵니다. 그럼 그때 전정국이 제조한 독극물을 받고 리요우메이의 방에 침입해 리요우메이의 향수에 독극물을 섞어 놓습니다. 리요우메이는 마약만큼이나 향수를 달고 산다고 하니, 카지노에서 활동하느라 희미해진 냄새를 다시 입히기 위해 방에 도착하자마자 향수를 뿌릴 겁니다."

"변수가 생긴다면?"

"리요우메이가 도착했을 때 쯤엔 이미 양쪽 옆 방에 각각 민윤기와 박지민이 숨어 있을 겁니다. 직접 공격하는 수 밖에 없죠."

 당장 일주일 밖에 남지 않은 일이기에 나는 더 자세한 설명이 듣고 싶었으나 남준의 자신감 있는 눈빛과 어조에 수 많은 질문들을 다시 목구멍 속으로 쑤셔 넣었다. 그런데 찝찝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어제 김석진은 분명히 내가 행동대장 격이라고 했었다. 그런데 나는 왜 멍하니 듣고만 있는가.

"잠시만, 여기서 행동대장은 내가 아닌 저 분 같은데요?"

 나는 김석진을 추궁하는 눈빛으로 째려보면서 남준을 가리켰다. 아직 말도 섞어 본 적 없는 사이라서 이름을 부르기 어색했다. 김석진은 난처해하는 표정 없이 오히려 당당하게 내게 그건 그저 띄워주기 위한 말이었다고 했다. 황당했지만 상황을 보니 경험이 있어 보이는 남준이 리드하는게 낫겠다고 판단한 나는 다음 질문을 던졌다.

"제가 착용해야 할 위장복이라는 것은 어떤건가요?"

 당연히 바로 대답을 들을 줄 알았던 나는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남준은 애꿎은 컴퓨터 키보드만 타닥타닥 쳤고 나머지 멤버들은 시선을 회피했다. 원인 모를 정적 끝에 입을 연 사람은 태형이었다. 아마 본인이 전달해야 할 옷이니 대답해준 것 같았다.

"환경미화원 복장."

"호텔에 왠 환경미화원 복장...?"

 김석진은 이 상황이 웃긴지 내 옆에서 피식 웃기만 했다. 나를 제외한 모두가 알아들은 것 같아서 기분이 상할 뻔 했을 때, 나는 태형의 설명을 듣자 정말로 짜증이 났다.

"그, ...메이드복."

"지금 저보고 여장을 하라는 말입니까?"

 나의 떨리는 목소리에 멤버들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남자인 척 생활한지 10년이 된 나는 여성복을 입었던 적이 없었고 무엇보다도 처음 맡게된 임무에서 내가 이런 역할을 하게 된 사실이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작전은 정말 완벽했다. 그런데 내가 여장을 함으로써 상황이 우스워지는 것 같아서 똥을 밟은 듯한 기분이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남준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CCTV를 조작하면 어차피 찍히지도 않을텐데 굳이 위장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요?"

"탕허와 리요우메이가 머무는 층에 다른 조직원들도 머물텐데 메이드가 아닌 사람이 침입하는걸 보면 소란스러워질거야."

 회의 내내 입을 닫고 있던 작은 체구의 남자가 나에게 결정타를 날렸다. 이제 나는 빼도 박도 못하고 여장-따지고 보면 나는 원래 여자니 여장도 아니었지만-을 하게 됐다. 한숨을 내쉰 후 나는 소파에 등을 기댔다. 작전을 다 듣고 나서야 나와 멤버들은 정식으로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그들은 나에게 훈련장을 구경시켜 줬다.
 예상대로 시설은 훌륭했다. 특이한 점은 원 형의 실험실이 정중앙에 있다는 것이다. 무기, 마약, 독극물 제조를 담당하고 있는 호석과 정국을 위해 조직이 차려준 것이다. 호석은 내게 두꺼운 유리로 둘러 쌓인 부실험실에는 호석과 정국만 출입할 수 있으니 주의 해달라고 당부했다.
 나는 걸음을 옮겨서 구석에 있는 사격장에 도착했다. 다른 훈련장들과는 달리 가만히 서서 총을 쏘는 식의 사격장이 아니었다. 코팅 작업을 거치지 않은 날 것의 아스팔트 위에서 끊임 없이 움직이며 사격을 훈련하는 방식이었다. 천장은 쇠공, 거미 모형의 철제물 등 매달려 있는 위협적인 장애물들을 자동으로 조종하는 장치로 덮여 있었다. 지민은 긴 말로 설명하는 대신 훈련장 밖에서 장치의 전원을 켜 장애물들이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윤기는 잠시 나를 보고선 아스팔트 위로 걸어 갔다. 시범까지 원하던게 아니라서 괜찮다고 말 해주려던 찰나, 나는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걱정 마세요. 윤기 형은 총 다루는 법을 가나다 외우기도 전에 배웠어요."

 지민의 말처럼 윤기의 총질은 완벽했고 경력이 묻어 나왔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장애물들을 가뿐히 피하면서 벽면에 붙어 있는 과녁들을 정확히 맞췄다. 잠시 후 지민은 장치의 전원을 껐다. 윤기는 권총을 자켓의 속주머니 안에 넣으면서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걸어 왔다. 가까이 다가 서서 들리는 숨소리는 전과 같이 차분했다.
 이어서 다른 훈련장도 구경했다. 입구 근처에 있는 잡상점 같은 곳에서 나의 발걸음은 정지했다. 훈련장을 구경하는 내내 말이 없던 태형이 갑자기 물 만난 고기처럼 몇 가지 물건을 집어 들더니 나에게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이건 음성 변조기인데 본체와 무선으로 연결을 해서... 저건 가면 제조 프로그램인데 3차원 입체 영상 기술로 얼굴 모형을 만들어서..."

 처음 보는 물건에 흥미를 느낀 내가 이야기를 들어주자 태형은 평소 아무도 자기 얘기를 들어주지 않았던 것처럼 눈을 반짝이면서 신나게 설명했다. 설명이 길어지자 김석진은 밀린 일이 많다며 이제 그만 떠나야 한다고 했다. 태형은 잠시 아쉬운 표정을 짓더니 나에게 피어싱을 선물로 줬다. 당연히 일반 피어싱은 아니었다. 커다란 검은 보석 안에는 초소형 녹음기가 들어 있다고 했다. 멤버들과 인사를 한 뒤 나와 김석진은 왔던 길을 통해 다시 28층으로 돌아갔다.
 유일하게 나의 비밀을 알고 있는 김석진은 얼마 만에 여성복을 입는거냐며 놀리는 어투로 축하해줬다. 정말 이럴 때 보면 한 조직의 간부인지 그냥 능글거리는 아저씨인지 헷갈리지만 속으로는 나를 걱정해주고 있다는걸 잘 알기에 넘어가 줬다.


*


 시간은 금새 흘러 어느새 마카오로 떠날 날이 다가 왔다. 나는 구체적인 작전 구상을 위해 전용 훈련장에 자주 방문하면서 멤버들과 어느 정도 친해졌다. 내가 막내였기 때문에 그들은 나에게 말을 놓았다. 때로는 같이 훈련 했는데 그들은 왜소한 체격 대비 실력이 출중한 나를 신기해 했다. 과연 김석진이 싸고 돌 인물이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그들의 놀림감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우리는 공항을 떠나 베네시안 호텔의 옆 블록에 위치한 누추한 모텔에 급하게 짐을 풀었다. 몇 시간 후에 이륙할 새벽 비행기를 타고 떠날 예정이어서 잠을 잘 계획은 없었다. 태형이 제작한 목걸이 모양의 무전기를 나눠 차고 우리는 각자 준비를 했다. 여섯 시가 되자 남준은 각종 장비를 챙겨서 방을 나섰다.


*

(작가 시점)

 남준은 나오기 전 갈아 입은 수트를 손으로 대충 정리한 후 정문을 통해 호텔에 들어갔다. 눈 감고도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호텔의 단면도를 떠올리며 첫번째 데스크를 찾았다. 기다란 로비에는 호텔의 건물 수에 맞게 딱 세 군데 데스크가 있었다. 남준은 관광객들이 붐비는 적당한 위치에 서서 호텔리어가 일어서길 기다렸다.
 호텔리어가 자리에서 일어나 향하는 곳을 눈치 챈 남준은 미소를 지으면서 화장실에 따라 들어갔다. 호텔리어가 볼 일을 다 볼 때가지 기다린 남준은 자신의 배려심에 감탄하면서 손을 씻는 그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 봤다. 차분한 걸음으로 호텔리어의 뒤에 다가선 남준은 차가운 총구를 늑골에 대고 꾹 눌렀다. 급소를 공격 당한 호텔리어는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졌다.

「뭐하는 짓이야!」

「조용히 해.」

 남준의 위압감 있는 목소리에 호텔리어는 겁에 질려 입을 다물었다.

「마스터 키, 어디 있어.」

「그,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일개 호텔리어가 마스터 키의 위치를 모를 수도 있다고 판단한 남준은 정보를 더 캐내기 위해 방아쇠를 당기는 시늉을 했다.

「데스크! 오른쪽 서랍에... 정확히 어디 있는지는 나도 몰라.」

 받아낸 정보에 만족한 남준은 입꼬리를 올려 미소 지었다. 미안하지만 너를 살려둘 수는 없어. 남준은 소음기를 장착한 권총을 호텔리어에게 쐈다. 다음 이용자가 놀라지 않도록 시신을 창고 칸에 은폐해두고 무전기를 통해 멤버들에게 알렸다.

"1층 왼쪽 화장실. 창고 칸. 시신 처리."

 엘리베이터에 탑승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남준은 10층에서 내렸다. 청각에 집중하면서 복도를 걸었다. 자신의 감각에만 의지해서 사람이 없을 것 같은 객실의 문을 마스터 키로 재빠르게 열고 들어갔다.

"감이 좋아."

 남준은 중얼거리면서 노트북을 꺼내 호텔의 시스템을 해킹했다. 마카오에서 제일 가는 카지노가 있는만큼 방어벽이 겹겹이 쳐 있었지만 남준은 5분도 지나지 않아서 CCTV실의 프로그램 화면이 볼 수 있었다. 이어서 객실 정보를 알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탕허와 리요우메이가 머물 객실이 16층에 있다는 사실을 안 남준은 16층, 비상구, 엘리베이터 등 멤버들의 발길이 닿을 모든 곳의 CCTV 녹취물을 저장하기 시작했다.

"리요우메이의 방은 16층에 있어. 16층에 객실은 총 30개. 중심 건물에만 18개 그리고 좌우로 6개씩 있어."

-리요우메이가 머물 방의 호수는?

 무전기 건너편에서 묻는 지민의 목소리를 듣고 남준은 다시 객실 정보를 확인했다. 문제가 생긴 듯 남준은 미간을 찡그렸다.

"리요우메이는 방을 잡지 않았어. 대신, 탕허의 이름으로 객실이 두 개 잡혀 있어.다행인건, 방들이 서로 마주보는 위치에 있어. 1614호와 1615호."

-그럼 060이 두 곳 다 가봐야 한다는 얘기네.



*



 지민이 나를 잠시 바라봤다. 나도 무전기를 통해 남준의 말을 들었기 때문에 머릿속으로 작전을 다시 떠올려 봤다. 나는 시간을 많이 지체하면 안되는 역할이었다. 리요우메이가 당연히 탕허와 하나의 객실을 나눠 쓸 것이라고 생각한게 실수였다.
 30분 가량이 지나자 무전기를 통해 남준이 모든 녹취물 저장이 끝났으니 호텔에 와도 좋다고 말해 줬다. 각자 다른 복장을 한 우리는 방을 나섰다. 복도에서 짧게 눈인사를 나눈 우리는 서로 모르는 사람인 척을 하며 흩어졌다.



*

(작가 시점)

 스냅백을 눌러 쓴 태형은 껌을 씹으며 슬롯머신 앞을 지켰다. 태형의 모습은 누가 봐도 후줄근한 차림을 한 관광객의 모습이었다. 슬롯머신에 코인을 넣는건지 먹이는건지 슬슬 지루해질 쯤에 리요우메이가 입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리요우메이가 경호원들의 보호 아래 2층으로 이동한 후에 탕허가 급한 걸음으로 그녀를 따라 올라 갔다. 태형은 껌을 씹으면서 작게 말했다.

"탕허, 검은 정장에 남색 넥타이. 리요우메이, 하얀 미니 원피스와 빨간 하이힐. 2층."

 호석은 태형의 말을 끝으로 무전기의 전원을 껐다. 곧 있으면 그 둘이 올거다. 남준이 알려준 예약실에 약 십분 전에 도착한 호석은 칩 정리를 하고 있던 딜러를 협박해 옷을 바꿔 입었다. 보우타이가 잘 착용됐는지 확인을 마친 호석은 무릎 꿇고 있는 딜러한테서 오늘 탕허와 리요우메이가 할 게임을 알아낸 후 죽였다.

"여기까지 와서 한다는 게임이 고작 블랙잭이라니."

 머지 않아 탕허와 리요우메이가 룸에 입장했다. 셔츠 단추를 고쳐 잠구는 척하면서 호석은 목걸이형 무전기의 전원을 잠시 켰다. 호석은 중국어로 인사를 건내며 그들을 자리에 앉혔고 평소보다 큰 목소리로 게임의 시작을 알렸다.

"1601호부터 1606호까지 처리 완료."

 호석의 무전기를 통해서 나는 잡음이 끊기자 지민이 말했다. 지민과 윤기는 객실이 있는 8층부터의 비상구 계단에 민간인 행세를 하고 있던 조직원들을 찬찬히 죽여나갔다. 아홉 층을 오르면서 총 처리한 한신파 조직원의 수는 약 스무 명이었다. 호텔이 옆으로 긴만큼 그들의 이동거리도 길어졌다.

"생수 좀 줘."

 둘은 16층에 도착하고 단숨에 객실 여섯 개를 모두 처리했다. 조금 전의 몸싸움 때문에 갈증이 난 윤기는 지민에게 생수를 건내 받자마자 벌컥벌컥 마셨다. 바닥에 널브러진 조직원들을 무시한채 침대에 뻗어 있던 둘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벌떡 일어나 또 다시 나갈 채비를 했다. 시체들의 뒷주머니에서 꺼낸 한신파의 이어폰형 무전기를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중심 건물 객실은 잠시 후에 처리.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향하고 있는 곳을 보고한 윤기는 무전기를 눌러 껐다. 지민의 무전기를 타고 남준이 바쁘게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왔다. 오케이, 녹취물 재생 시작. 남준의 말을 듣자 지민은 객실의 문을 열고 기척을 살핀 뒤 복도로 나섰다. 복도에서 조직원을 마주칠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지민과 윤기는 비상구 계단을 통해 아래층으로 이동하고 다시 16층으로 올라올 계획이었다.

"060, 어디 있어."



*



 어디 있긴, 니들이 두고 간 시신 처리 중이지. 무전기를 타고 들려오는 지민의 목소리에 10층 비상구 계단이라고 짧게 대답해준 나는 내 앞에서 벌벌 떨고 있는 남자를 잠시 쳐다봤다.

"그런데 한 놈이 아직 살아 있어요."

-그럴리가. 분명히 총으로 쐈는데.

"그렇죠. 원래 죽었어야 될 놈인데 정신력으로 버티는 것 같아요. 필요한 정보 있어요?"

 권총을 남자의 머리에 대고 가만히 서 있기도 지쳐서 나는 쭈그려 앉았다. 남자의 꼴을 위아래로 훑으면서 답을 기다렸다.

-060, 듣고 있어?

 잠시 후 들린 남준의 목소리에 듣고 있다고 했다. 남준은 내게 탕허의 방의 정확한 호수를 물어보라고 했다. 그런데 모두가 잊고 있던 사실이 있었다.

"...저 중국어 할 줄 몰라요."

-뭐라고?

"중국어 할 줄 몰라서 못 물어본다고요."

 내 얼굴은 순식간에 빨게 졌다. 중국어도 못하면서 무슨 베짱으로 정보를 캐내겠다고 했을까. 18년 인생 한국에서만 커서 그렇다고 자기 합리화를 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능력으로는 멤버들한테 밀리는 것 같았다.
 조직원들을 처리하는 일이라고 하길래 나는 호텔 복도에서의 총격전을 예상하고 솔직히 기대까지 품고 온 마카오다. 드디어 내가 갈고 닦아온 실력을 써 먹을 수 있겠구나. 그런데 지금, 냄새나고 밀폐된 공간에서 죽은 몸들만 다루고 있자니 짜증이 치밀어 오르다 못해 서럽기까지하다.

-060. 10층 어느 비상구 계단이야?

"맨 오른쪽이요."

-기다려. 정국이가 방금 나갔어.

 정국이가 와서 물어봐주겠지. 그러나 내가 생각에 잠긴 틈을 타서 붙잡혀 있던 남자가 나의 권총을 빼앗은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다행히 옷 안에 숨겨둔 총이 있었기에 내가 불리한 상황은 아니었다. 남자는 총알이 박혀 피가 철철 흐르는 팔의 지혈을 포기하고 나를 향해 총구를 올렸다. 상대는 부상자였다. 제압하는건 일도 아니었기에 나는 남자의 손목을 세게 잡았다. 힘으로 남성을 이길 수 없음을 아는 나는 그가 힘을 쓰기 전에 숨겨뒀던 총을 재빠르게 꺼내어 남자의 이마에 댔다.

"잘 잡아 놓고 있었네."

 정국은 비상구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나는 자세를 유지하면서 남자를 똑바로 쳐다봤다. 내 옆에 다가선 정국은 남자의 벨트 옆에 채워져 있던 한신파의 무전기를 뺏고 남자에게 탕허의 객실이 어디 있냐고 물었다. 남자는 우리에게 정보를 순순히 알려줬다. 1614호.

「1615호는.」

 남자의 말이 못 미더웠는지 정국은 나머지 객실에 대해 물었다.

「몰라서 물어? 니들 같은 놈들 때문에 잡아둔거지.」

 "게임 곧 끝난다. 30분정도 소요 예상."

 내 무전기에서 호석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30분이라면 충분하긴 했지만 나는 마음이 급해졌다. 정국도 더 이상 시간을 끌 생각이 없었는지 나에게 턱짓해 보였다. 남자를 처리하라는 뜻이다.
 남자는 정국이 들어오고 나서도 나만을 주시했었다. 나와 있을 때의 간절한 눈빛은 사라지고 지금은 아주 흥미롭다는 듯이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불안한 예감이 나를 엄습해 왔다.

「남자새끼가 예쁘게 생겼네. 아니, 남자가 맞긴 맞아? 아까 붙잡을 때도 약해빠져서...」

 정확히 무슨 말인지는 몰라도 나는 방아쇠를 당길 수 밖에 없었다. 우리 조직은 중국에 뿌리가 있어서 훈련생 중에는 중국 아이들도 간혹 있었다. 그들은 나를 볼 때마다 아니꼽다는 식으로 중국어로 얘기를 나누곤 했는데, 나는 남자답지 못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발음을 알고 있었다. 중국어를 알아 듣는 정국이 혹시나 남자의 말 때문에 나를 의심하게 될까봐 두려웠다.

"어서 가자."

 나는 불안해진 숨소리를 감추지 못한 채 가만히 서 있었다. 남자는 이미 쓰러져 바닥에 피 웅덩이를 만들고 있었다. 정국은 그런 나에게 왜 그러냐고 다그치지 않는 대신 나를 데리고 남준이 있는 방까지 함께 갔다.
 객실에 들어서자 두 대의 컴퓨터를 동시에 사용 중인 남준의 바쁜 뒷모습이 보였다. 정국은 나를 소파에 앉히고 탁자 앞으로 갔다. 계획대로라면 정국과 나는 16층 복도에서 만나야 하는건데 정국은 이렇게 된거 독을 지금 주겠다고 했다.

"메이드복 입은 모습 못 보게 된건 아쉽다. 그지?"

 정국은 플라스크 안에 있는 액체를 티스푼으로 저으면서 나를 향해 돌아봤다. 그나마 나와 가장 나이 차이가 적게 나는 멤버여서 친구가 농담 치는 것 같았다. 나는 힘없이 웃어 보였다. 정국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액체와 액체를 섞는데에 집중했다.

"블랙마켓에서 독극물을 살 수 있지 않아요?"

"이게 다 사온거야."

"그런데 왜 굳이 섞어요? 아깝게..."

 내가 너무 당연한 질문을 해버렸는지 정국은 플라스크를 흔들다 말고 나를 쳐다 봤다. 갑자기 마주친 눈에 당황했지만 티 내지 않으려고 눈을 피하지 않았다.

"표시를 남겨야지."

"네?"

"독극물을 이렇게 제작해서 쓰는 조직은 우리 밖에 없어. 리요우메이의 암살에 성공하면 며칠내로 원인이 합성 독극물이라고 밝혀질거야. 한성파한테 귀뜸해주는거지. 우리 조직이 다녀 갔다고."

 김석진의 말이 생각났다. 우리는 그저 한성파를 자극시키러 온 것이다. 처음에는 보라빛을 띠던 액체가 다시 보니 투명해져 있었다. 정국은 손가락만한 길이의 작은 유리병에 독을 옮겨 담았다.

"단기간에 공기에서 확산되는 독이야. 향수를 약간 비워내고 이걸 채워 넣어."

 나는 독이 담긴 유리병을 자켓의 주머니에 깊숙히 넣고 무전기로 태형을 불렀다. 태형은 벨보이로 분장한 채로 층을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자신에게 위장복이 있으니 16층 비상구에 가달라고 했다. 나는 남준과 정국에게 대충 인사를 하고 방에서 나왔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은 계단에 있어야 할 시체들이 모두 깔끔하게 사라졌다는 점이다. 다른 멤버가 치웠을까 생각하던 때에 16층에 도달했다. 쓰레기통의 뚜껑 위에 새 것으로 보이는 메이드복이 곱게 놓여 있었다. 그 옆에는 단발머리의 가발이 있었다. 나는 어둠 속에서 잽싸게 환복했다. 메이드복과 함께 놓여 있는 환경 미화용 카트를 끌고 비상구 문을 열었다.

"우와."

"깜짝아."

 문을 열자마자 나를 반기는 것은 태형이었다. 모자까지 완벽한 벨보이 차림을 한 태형은 커다란 천으로 내용물이 덮인 캐리어용 카트를 밀면서 나와 함께 걸었다.

"무슨 캐리어가 그렇게 많아요?"

"아, 060이 놓고 간 짐들."

"설마."

 내가 놀란 표정을 짓자 태형은 천을 살짝 들춰 내용물을 확인시켜 줬다. 다시 천으로 덮고선 뿌듯한 미소를 짓는다. 태형의 일처리 속도에 감탄했더니 그는 아직 감탄하기 이르다고 했다.

"지금 060이 입고 있는 그 옷, 내가 중간에 환경 미화 담당자로 위장해 창고실까지 들어가서 구해온 메이드복이다?"

 웃으면서 해오는 말에 언제 그럴 시간이 있었냐며 맞장구를 쳐주자 태형은 어깨를 으쓱했다. 탕허의 방이 눈 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태형은 먼저 가겠다며 시체 더미가 있는 무거운 카트를 힘껏 밀면서 내 앞으로 갔다.

-1607호부터 1610호까지, 1618호부터 1630호까지 처리 완료.

 마침 무전기에서 일곱 객실을 남겨두고 모두 다 처리했다는 지민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10층을 떠나기 전에 남준에게서 받은 마스터 키를 꾹 쥐었다 놓았다. 1614호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 나는 잠시 숨을 죽여 주변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먼 곳에서 간간히 들려오는 둔탁한 소리가 지민과 윤기가 근처에 있다고 알려주는 것 같아서 나를 안심 시켜 줬다. 나는 숨을 한번 내쉬고 마스터 키로 1614호의 문을 열었다.
 혹시나 조직원들이 방을 지키고 있을까 화장실부터 옷장까지 검사한 결과 방 안에는 나만 있는 것 같았다. 리요우메이가 카지노에 입장하기 전 방에 잠시 들렀었는지 온갖 짐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무질서함 속에서도 나는 선반 위에 놓인 리본 모양의 병에 담긴 향수를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유리병의 뚜껑을 열어서 향수의 일부를 세면대에 흘려 보냈다. 빈 공간은 정국이 제조한 독극물로 채워 넣고 뚜껑을 꽉 닫았다. 향수와 독극물이 조화롭게 섞이길 바라는 마음에 몇 번 흔들기까지 했다. 일이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 나는 무전기를 통해 소식을 전했다.

"섞었어요."

-아직 12분 남았어. 장롱 속에 있는 금고를 찾아.

 작전 구상 단계에서 시간이 남을 경우에 해야 할 일을 들은 적이 있었다. 소문에 의하면 한성파는 신종 마약 사업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미국에서 개발된 합성 마약을 아시아에서 한성파가 단독적으로 유통시키는 일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할 이윤은 어마어마하다고 들었다. 이 합성 마약은 탕허가 리요우메이에게 공급해주는 마약 중 하나이기도 하다.
 남준은 마카오로 오기 전에 나에게 예상되는 비밀번호 몇 가지를 알려줬었다. 간부들의 신상 정보를 이용해서 여러 가지 숫자를 조합해본 것이라고 했다. 물론 틀릴 확률이 훨씬 컸지만 일단 시간이 허락할 때까지만이라도 시도해보기로 했다.

"0497, 6237, 9046, ..."

 외운 네 자리 숫자들을 마구 눌렀다. 특수 제작된 전자금고인지 아홉 번 연속으로 틀리자 한번의 기회 밖에 남지 않았다고 경고문이 떴다. 나는 기억을 더듬어서 마지막 숫자 조합을 입력했다. 거짓말처럼 잠금이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금고 안에 있는 봉지를 급하게 챙겨서 방을 빠져 나왔다.

-060! 리요우메이가 올라가고 있어. 듣고 있어?

 비상구를 향해 뛰다가 놓고 온 환경 미화용 카트가 떠올라 반대편으로 다시 뛰었다. 그러나 몇 미터 전방에 리요우메이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해 나는 허둥지둥 카트를 밀었다. 목걸이에서 쩌렁쩌렁하게 들리는 호석의 목소리가 리요우메이에게도 들릴까 초조해졌다. 걸음을 재촉하면서 걷는데 갑자기 어느 객실의 문이 열리더니 누군가가 나를 안으로 잡아 당겼다.

"누구야!"

"조용히 해."

 차분한 목소리와 어둠 속에서도 눈에 띄는 하얀 피부가 민윤기라는 것을 알려줬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방 안의 풍경을 잠시 훑었다. 지민이 없다는 깨닫고 이유를 묻자 윤기는 지민이 다른 객실에 있다고 알려줬다.

"이제 이걸로 리요우메이의 방을 관찰하는거야."

 윤기는 자신이 미리 설치한 긴 끈이 달린 초소형 카메라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 끈은 천장에 있는 환풍구를 통해서 리요우메이의 방에 있는 환풍구까지 갔을 것이다. 케이블로 텔레비전에 연결해서 옆 방의 상황이 생중계되고 있었다. 이제 모든 것은 리요우메이에게 달려 있다.
 텔레비전의 오디오가 음소거 됐는지 다시 한번 확인한 후 윤기는 침대에 기대 앉았다. 서 있던 내가 불편해보였는지 윤기는 자신의 옆 자리를 손으로 툭툭치면서 잠시라도 앉아 있으라고 했다. 나는 그의 옆에 가 앉았다.
 리요우메이는 방에 도착하자마자 하이힐을 벗고 실내용 슬리퍼로 갈아 신었다. 그리고 신속한 속도로 원피스를 벗었다. 우리가 지켜보고 있는지 모르니 당연히 그럴 수 있지만 나는 괜히 윤기를 힐끔 쳐다봤다. 리요우메이는 중국의 국민 여배우인만큼 몸매가 훌륭했고 나는 윤기의 반응이 궁금했다.

"뭘 자꾸 봐."

 질문인지 짜증이 구분이 안 갔다. 고개를 돌려 얼굴을 보니 표정이 알려줬다. 윤기는 표정을 찡그리고 나를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멋쩍어진 나는 다시 고개를 돌려 화면을 바라봤다. 그런데도 뒷통수에서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에 다시 뒤돌아 봤더니 윤기와 정통으로 눈이 마주쳤다. 윤기는 내 눈을 피하지 않고 나의 꼬라지를 스캔했다. 그제서야 생각났다. 나, 메이드복 입고 있었지.

"뭘 자꾸 보세요?"

 내 질문에도 윤기는 뻔뻔한 표정으로 눈썹을 치켜 올리더니 구경을 마저 했다. 실컷 보고 나서야 다시 화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봤으면 코멘트라도 달던가. 아니, 차라리 무반응이 좋은거일지도 몰라. 리요우메이는 속옷만 입은 채로 잠시 다니더니 가운을 걸쳐 입었다. 그러고 나서는 선반으로 다서서 향수를 집어 들었다. 괜히 긴장되서 나는 침을 삼키면서 화면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예상대로 그녀는 향수를 뿌렸다. 그것도 족히 세번은 뿌렸기 때문에 몇 분만 있으면 사망할거다. 윤기는 더 볼 필요도 없다며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나도 윤기를 도와 한성파의 무전기 여러 대와 마약이 담긴 봉지를 품에 숨겼다. 그러고나서 본 화면에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리요우메이의 모습이었다. 미동도 없는 모습이 틀림없이 죽은 것이다. 문득 그녀의 모습을 보고 아름다운 꽃은 시들어서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공."

-앞으로 약 10분동안은 저장된 녹취물이 관리실에 내보내질거야. 그동안 장비 다 챙겨서 각자 호텔을 떠나야 되.

 윤기는 나에게 준비가 됐냐고 물었다. 나는 됐다는 표시로 고개를 끄덕이고 먼저 문을 열었다. 우리는 방을 나서고 서로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길 택했다. 엘리베이터는 중간에 8층에서 멈추고 태형까지 태웠다. 태형은 엘리베이터의 거울 면에 비춰진 나에게 말했다.

"나는 시체 처리까지 다 하고 갈거야. 비행기에서 보자고."

"옷은 그냥 버리면 되는거죠?"

"아니. 그대로 챙겨서 가져와."

 물음표를 띈 내 표정을 태형은 힐끔거리더니 반드시 챙겨야 한다고 당부까지 하고 엘리베이터에서 먼저 나갔다. 1층에 도착하자  회전문을 통과하는 지민과 윤기가 보였다. 첩보 영화의 한 장면 같았던 조금 전의 일을 떠올리며 나도 서둘러 호텔에서 떠났다.
 우리는 복장을 또 한번 바꾼 뒤에 공항으로 향했다. 나는 두리번거리는 척 멤버들이 모두 도착했는지 확인했다. 새벽 비행기에 탑승하고나서도 나는 긴장이 풀리지 않아서 멀뚱멀뚱 가만히 앉아 있었다. 끝까지 서로 모르는 척을 해야 하는 탓에 멤버들은 전부 흩어져 앉았는데 내 옆자리에 앉아 있던 아저씨가 호석과 자리를 바꿨다. 호석은 내 옆에 와서도 무표정으로 앞을 바라 봤다. 나 역시도 아는 척을 하지 않았다.

"자두는게 좋을 걸."

 주변에 있는 탑승객들이 잠에 들자 호석은 속삭이듯이 내게 말했다. 나는 잠이 안 온다고 답해주고 작은 유리창을 통해 시커먼 밤하늘을 바라 봤다.

"한국에 도착하고 나서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어떻게 되긴, 계속 한 팀으로 일하겠지."

 나는 내심 이 여섯 남자들과 함께 훈련받고 싶었다. 반가운 소리에 돌아보자 호석은 입꼬리를 슬며시 올렸다. 김석진이 괜히 소개 시켜줬을 리가 없지. 기간이 얼마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말에 나도 덩달아 웃었다.


=====

넘나 고마운 독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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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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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블락소년단이에요 ! 역시 조직물 ... 제 스타일 입니다 ㅎㅎ 석진이가 여주를 아끼는게 눈에 다 보이네요 ! 윤기랑 지민이가 총을 쏘는 모습 상상하니까 너무 세쿠시 .... 여자가 여장을 하다니 좀 이상하지만 ㅋㅋㅋㅋㅋㅋ 오늘도 재밌게 읽었어요 !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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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당근이에여!! 하 조직물 진짜.. 넘나 사랑스러운것..♥ 오늘 얘들이 미션?이라고 하나여? 어쨌든 맡은 일을 처리하는데 왜 발리죠 하 진짜 박지민 그냥 막 처리했습니더 이렇게 하는거 핵발려...하 오늘도 잘 보다 갑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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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수능대박입니당ㅋㅋㅋ 넘나좋네여ㅠㅠㅠㅠㅠㅠ석지니ㅠㅠㅠㅠㅠ너무설레고요ㅠㅠ오늘잘읽었어용!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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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조직...ㅈㅁ..물...이라니..(취향저격)(탕탕)..1화부터 사건처리까지 완벽하게 올려주시면 다음화 기대되서 잠도 못잡니다..엉엉 남장여자라뇨..게다가 석진이는 알고있어..왜 멤버들한테는 밝히지 않는걸까요..아무래도 프롤로그를 보고와야겠슴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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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보고왔는데..여주 대단한..것..☆ 엄마와 동생이 죽어가는데..그와중에..어휴..사람의 본능이란..무섭네오..그런데 작가님 암호닉 여기서도 받으시나오?..그러면 [샐리]로 신청하구 싶어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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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헐 조직물..혹시 암호닉신청가능하면[찌몬]으로신청할게요..대박..독방추천받고와쓰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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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54.4
오오 재밌어요ㅠㅠ 암호닉신청해도 될까여 [계란두뷰]에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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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오, 새롭다 [ㅈㄱ] 신청 가능한가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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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10.242
[남준이보조개에빠지고싶다]로 신청합니다 계속 두근두근하면서 보고있었어요 몰입 겁나 잘돼요 기대할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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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34.36
[쿠마몬]으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넘나 재밌는것... 다음편도 기대하고 있을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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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호시기호식이해 입니다! 혹시나 임무 실패할까봐 조마조마 하면서 봤습니다 흐으유ㅠ 다들 이 맛에 조직물 보나봐요ㅠㅠ 오늘도 잘보고갑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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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암호닉 신청가능하면 [씽씽]으로 신청할게요...!조직물이라니 완전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질읽ㄱ고갑니당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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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후드집업이에요ㅠㅠ아까 댓 썼는데 데이터 연결 안되어있어서 다 날라갔다는...(우럭) 작가님 글 넘나 좋은것..!!저 읽으면서 두근두근거리면서 읽었어요ㅜㅠㅠ몰입 완전 잘되고 애들 완전 잘 어울리고 잘 정리되어있고 좋아요!!태태 060한테 장비 설명할때 넘나 쉬엽고 지민이랑 윤기 총잡은거 상상하며 읽었더니 여기가 제가 누울 자리인가봐여..저 관짜러갑니다(심쿵사)작가님 너무 재밌고 좋아요!!이게 조직물의 묘미구나ㅠㅠㅠ분량도 엄청나고ㅠㅠ작가님 손 괜찮아여??너무 재밌잖아여ㅠㅠㅠ그러니까 작가님 워더ㅠㅠ다음편도 기다릴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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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와진짜ㅠㅠㅠㅠ들킬까봐 조마조마했는데 거기서 윤기가 딱!!!멋있네여ㅠㅠㅠㅠㅠㅠㅠ[호비호비]로 암호닉 신청할께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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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4
앞으로 꾸준히 나올 때 기다렸다가 구독할 것 같아요 진짜 최저 암호닉[찬란한]으로 신청할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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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5
제대로된 조직물 오랜만이네요ㅠㅠㅠㅠㅠㅠ진짜ㅠㅠㅠㅠㅠ제가 원하는ㅠㅠㅠㅠㅠㅠㅠㅠ여주 메이드복 너무 예쁘겠다ㅠㅠㅠㅠ아이고ㅠㅠㅠㅠㅠㅠ꼭 애들한테 보여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조직물은 사랑이구요. 작가님소 사랑이예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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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6
헐 완전 잼써여ㅠㅠㅠ [핑콩이]로 암호닉 신청할게요ㅠㅠㅠ담편도 기대할게염ㅜ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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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47.115
헐 저 이런글 너무 좋아요ㅠㅠ
암호닉 [도손]으로 신청해도 될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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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7
헐 대박..[민트]로 암호닉 신청 할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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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8
으악 대단흡니다 기대 많이 하고있어요ㅜㅠ 오랜먼에 보는 조직물이여소 그런지 설레네요 참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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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95.178
억 완전 취향저격 탕탕ㅜㅜ막 애들 상상하는데 겁나 섹시○<-<..
암호닉 신청해도될까요? 된다면 [치밍니]로 할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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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9
치민아에요! 아 역시 조직물ㅠ 제가 원래 조직물 좋아하지만 진짜 몰입 엄청 잘되서 긴장하면서봤어요!! 재밌게 잘읽고가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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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0
오갓.... 옷은 왜 가지고 오라는걸까ㅏ여.... 애들 너무 멋지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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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1
[미니미니]로 암호닉신청할게요!! 와 진짜 조직물 짱 좋아요ㅠㅠㅜㅜㅠㅠ총쏘는 윤기랑 짐니 넘 섹시해오ㅠㅠㅠㅠㅠㅠ몰입 넘 잘돼요!! 잘읽고갑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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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2
와 진짜 이건초록글로가야해ㅜㅜㅜㅜㅜㅠ완전정말너무재밌어요 [빠밤 ]으로암호닉신청합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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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3
독방에서추천받고왔어요ㅠㅠㅠㅠㅠ대작하나알고갑니다ㅠㅠㅠㅠㅠㅠ 조직물사랑하는 저에게 작가님 진짜 사랑이신것..ㅠㅠㅠ[27cm]로암호닉신청해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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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5
헐 작가님 ㅠㅠ 글 너무 좋아요 조직물 좋아하는 저한테는 짱인 글이네요 독방에서 추천받고 오길 잘했어요 ㅠㅠ 암호닉 신청 가능한가요? 그럼 [오렌지]로 신청하겠습니다 감사해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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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6
[청춘]으로 암호닉 신청해요! 이렇게 재밌고 흥미진진한 조직물이라니.. 작가님.. 사랑합니다! 보는 내내 저까지 긴장돼서 손에 땀을 쥐며 봤어요.. 이후로 같은 팀으로 활동한다니 벌써 설렙니다! 다음 편이 기대돼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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