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0, 교실 안 가냐. "
" 쌤 얼굴 조금만 더 보구요~ "
" 허... 종 쳤어, 너 승철쌤 수업 아니냐? "
" 헐 맞다! 쌤 저 갈게요, 쌤 오늘도 좋아해요! "
원우쌤 아니었음 아마도 난 오늘 방과후에 집은 커녕 화장실에서 내내 청소만 하고 있었을거다...
쌤이 이름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좋은 나는 흔한 여고생이다.
새학년 첫 날 담임으로 발령받은 원우쌤을 보자마자 반했고 그 결과 여전히 졸졸 따라다니는 그저 반 학생.
처음 며칠은 속상했다, 아 쌤은 날 여자로 안 봐주구나 하고.
그런데 날이 갈수록 그런건 상관 없어졌다, 내가 쌤을 좋아하는 거 그거 하나는 확실했으니까.
하루는 원우쌤이 상담실로 불렀다.
그리고 진지하게 내게 물었다.
" 00아, 너 고3인 거 알지? "
" ... 알죠 쌤. "
" 000 너는 지금 잠깐 착각한거야, 니가 여고 다니고 하니까 그냥 남자라는 거 자체에 설렌 거라고. "
" 그런 거 아니에요... "
" 그런 게 아니면 뭔데? 너 나랑 몇 살이나 차이 나는 줄 알아? 자그마치 8살이야. "
" 쌤 사랑에 나이가 필요해요? 숫자에 불과할 뿐인데 나이는... "
"내가 꼭 이 말까지 해야 되겠냐 00아. "
" ... "
" 니가 날 남자로 본다고 내가 널 여자로 볼 줄 알아? 00아 니가 태어났을 때 난 초등학교 입학했고 니가 초등학교 들어갈 때 난 고등학교 선행학습 하고 있었어. "
" 쌤... "
" 이제 알겠지 확실히. 너랑 내가 어떤 사이여야 하는지. 이제 가봐, 고3인데 공부 해야지. "
그 날은 쌤이 왜 그렇게나 밉던지 인사만 꾸벅하곤 부리나케 나왔었다.
비가 오는 줄도 모르고 맞았다.
그리고 며칠을 아팠다, 죽을 것 처럼.
원체 잘 안 아프던 내가 학교를 빠지니까 친구들의 반응도 남달랐다.
" 반장, 오늘 안 온 사람 있어? "
" 아 쌤... 그게... 00이가 아파서... "
" ... 000? "
술렁이는 반 아이들이 보였다, 그리고 들리는 말에 의하면 고등학교 내내 심지어 중학교 때도 결석할 정도로 아픈 적이 없었다고 한다.
... 미치겠네.
오랜만에 학교에 등교를 했다, 여전히 온 몸에 힘이 없었지만 그래도 원우쌤 말처럼 난 고3이었기에. 이 사회에서 죽은 것처럼 공부만 해야하는.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로 천천히 계단을 올랐다. 몸이 천근만근이고 울어서 퉁퉁 부은 눈은 뜨일 기미가 없었다.
" 못난이. "
...? 내가 환청이 들리나... 무시하고 다시 계단을 오르려는 순간 손목이 잡히며 몸이 돌아갔다.
그리고 나를 잡아 돌려세운 사람은
"... 원우쌤? "
" 응, 전원우. 니가 제일 좋아하는. "
" 아... 이거 꿈 아니죠, 그쵸? "
볼을 한 번 때려보려 손을 드는데 원우쌤이 막았다.
그리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쳐다보면 쑥쓰러운지 머뭇대는 쌤이 보였다.
" 아직 아프잖아, 그리고 예쁜... 얼굴 자꾸 건들지 마라. 안 그래도 지금 많이 상했어. 밥은 잘 먹은 거 맞냐? "
그 날 후로 지금까지 썸 아닌 썸을 타며 나름 즐거운 고3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날 쫒아다니는 옆 학교 남학생이 생겼다.
첫 눈에 반했다며 귀찮게 구는데 도저히 어떻게 떼어 낼 방법이 없어 스트레스만 쌓여갔다.
그걸 눈치 챈 원우쌤은 내 하굣길을 같이 가주기로 했다.
" 쌤, 저 진짜 괜찮아요. 혼자 가도 되는데... "
" 요새 세상 무섭다. 그냥 빨리 좀 가자. "
그리고 그 장면을 그 남자아이가 찍었다, 그리고 그 사진으로 날 협박하기 시작했다.
차마 쌤에겐 말씀 드리지 못해 몇 번 만나 밥을 먹고 영화를 봤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그 남자애의 손이 슬슬 내게로 왔다.
너무 당황한 나머지 뻣뻣하게 굳어 눈물을 글썽였다.
그러던 순간 누군가 나를 급하게 일으키곤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데려나갔다, 당황한 남자아이도 뒤따라 나왔다.
나를 붙잡고 나온 사람은 다름 아닌 원우쌤이었다.
" 000 왜 가만히 있어, 너 교육할 때 뭐 들었어? 싫어요, 안 돼요. 하지 마세요. 왜 말을 안 해. "
" 쌤 저 그게... "
" 저기요, 선생님. 00이 뭐 되세요? 아 막 진도 좀 나가보려고 하는데. "
화난 원우쌤이 나를 뒤로 보내고 남자아이 앞에 서더니 피식 한 번 웃곤 입을 열었다.
" 뭐 되세요? 진도? "
" 네, 뭐 되시냐구요. 쌤 얘 가지고 노는 거 아니였어요? 타이밍도 진짜 X같네... "
" 예의가 없는게 아니고 넌 태어날 때 부터 예의란 걸 안 달고 태어났나보다 학생아. "
" 뭐라구요? "
" 발끈 할 줄은 아네? 근데 왜 말 가려서 하는 법은 몰라 새끼야. "
" 선생님이야 말로 학생 데리고 뭐하시는 건데요? 제가 저번에 찍은 사진 그거 퍼뜨리면 어떻게 되는 줄 아세요? "
" 어떻게 되긴. 그 전에 니가 먼저 성추행 죄로 은팔찌 차겠지. "
"..."
" 그리고 얠 데리고 내가 뭘 해? 갖고 놀아? 장난해? 나 얘 데리고 장난 하는 거 아니다. 너처럼 유치한 사랑놀음 하는 거 아니고 연애라는 거 한다고. 이제 알아들어? "
" ... "
" 그사이 입이 붙었나 왜 대답이 없어, 재미 없다. 너 다음에 만나면 각오하자. 내가 건들이는 것도 조심스러워 죽겠는데 지가 뭐라고 건들여. "
내 어깨를 감싸고 그렇게 원우쌤은 자신의 차로 향했다.
아무 말없이 나를 태우곤 내 집 앞에 도착해서야 맘췄다.
" 저기 쌤...? "
" 만나지마. "
" 네? "
" 나 말고 저딴 남자애들 만나지마.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나한테 말해. 니 얘기 다른 사람 입에서 듣기 싫어. "
" ... "
" 알았어? "
" 네... "
" 들어가, 푹 쉬어. 010-1717-XXXX 여기로 연락해. "
" 어 잠시만요. 쌤 이거 설마 번호에요? "
" 그럼 그냥 숫자겠냐. "
감격한 나를 보고 슬쩍 웃더니 쌤은 유유히 차를 몰아 빠져나가셨다.
어느새 수능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나도 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한 후 공부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가끔씩 내 책상 위에 초콜릿 같은 간식거리를 놓고가는 원우쌤 덕에 나름 힘내며 공부를 했다.
오늘은 수능 일주일 전.
역시나 놓여있는 간식거리에 오늘은 무슨 일인지 분홍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
' 일주일만 화이팅. 00아 포키에다가 고추장을 바르면 뭔 줄 알아? 떡포키 ㅋㅋㅋㅋ. '
... 이거 웃으라고 적어준 거겠지, 하 원우쌤이니까 그래 원우쌤이잖아! 억지로라도 웃어!
뿌듯해하며 적었을 쌤을 떠올리자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드디어 대망의 수능날.
안 와도 된다니까 굳이 앞까지 찾아온 원우쌤에게 한 번 폭 안긴 후 나름 당찬 발걸음으로 수험장으로 들어섰다.
다행인건지 꽤 괜찮은 시험을 치고 밝은 표정으로 나왔더니 차에 기대 초조히 날 기다리는 쌤이 보였다.
" 쌤! "
" 어, 왔냐. 배고프지. 가자. "
" 네, 저 완전 얼어서 도시락도 못 가져갔는데... 쌤 완전 짱! "
" 그럴 줄 알았다... "
설레는 마음으로 조수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메고 분위기 좋은 식당으로 가 행복한 식사를 마쳤다.
" 쌤, 근데 왜 저 수능 잘 봤냐고 안 물어봐요? "
" 그걸 꼭 물어야 돼? "
" 응? 아, 그건 아닌데 그냥 보통은 그렇잖아요. 그것두 담임 선생님인데! "
" 나 지금 선생님으로 너 보고 있는 거 아니니까. "
"네? "
" 선생님 말고 남자로서 너 대하고 있어서. "
" 쌤... "
" 수능 끝나고 이제 졸업 하잖아. 난 그 때 까지 너 못 기다려줘. 내가 1년을 어떻게 기다렸는데. "
" ... "
" 그 때 상담하면서 한 말 다 진심 아닌 거 알거라 믿는다 00아. "
" 알아요 쌤... "
" 이제 쌤 말고 남자친구. "
" ... "
" 대학교 가서 다른 놈한테 반하면 죽어 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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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선생님 전원우와 고3 봉이들!
하 봉봉이 바란 주제였는데 제가 망쳐버린 것 같은... 아 맞아 봉봉들 ㅠㅠㅠ 저 아파요ㅠㅠㅠㅠ 힝 봉봉들은 아프지마요!
질문은 전 전글에서 계속 받고 있으니 질문이 있으시다면 꼭 들려주세요!
아 참 울 애기들... 앙콘... 전 단콘도 못 간 지방봉인데... 증믈 가고 싶습니다ㅠㅠ 봉봉들도 꼭 갈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암호닉, 주제 신청, 오타지적, 신알신 언제나 받고 있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우리 봉봉이들 명단♥
♥[뿌존뿌존/순제로/비둘기/원우야/유현/흰둥이/슈오/세하/고양이의 보은/무기/명호엔젤/수녕하트/들국화/뒷구름봉/코코팜/지유/뿌씅꽌/규애/이과민규/천상소]♥
혹시라도 빠진 봉봉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봉봉들 오늘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