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좋은 아침
여주의 메모장 속 팬싸인회 후기 훔쳐보기 |
|
-
세븐틴과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02
너봉 괴롭히는 맛으로 사는 세븐틴 X 전교1등 음악 천재 완전체 너봉
너는 지금 거의 울상이야.
1교시를 어찌저찌 끝내고, 음악 교실로 가고 있는데, 왜 네 주변에 세븐틴의 절반이 있는거지...? (이해할 수 없음)
때는 1교시가 끝난 직후,
선생님께 몇번 지적받고는 제대로 녹다운 된 석민과 승관을 챙겨서 교실 밖으로 나가려는데 교실 밖에서부터 들려오는 정한과 민규의 목소리...
"뭐어어라고~? 김여주 여기 다닌다고? 걔가 왜?"
"여주ㅋㅋㅋㅋ? 미치겠닼ㅋㅋㅋㅋ 걔 지난주에 학교 폭파한댔는데 아직 안했대?"
너는 급격히 복도로 나가기 싫어졌다고 한다.
음악실 안가면 안되나.....? (봉공지진)
그때 어깨를 톡톡 하고 두드리는 손가락에 얜 또 누구야, 하며 신경질적으로 고개를 돌린 너는, 금새 사르르 녹아버리고 말아.
"여주 안녕? 진짜 있었네? 보고 싶었는데 잘됐다."
너 어딨냐며 복도를 헤메는 정한을 몰래 따돌리고 온듯, 살짝 숨이 차보이는 지수였어.
그래, 오늘의 최애는 홍지수다...!
세븐틴 덕질은 하루에 한명씩 돌아가면서 앓는 맛 아닌가요? (긁적)
그리하여 너의 주변에는 아까 쉬는시간에 오리라 예고한 1반 승철,
너희반인 주접의 아이콘 승관과 석민,
그리고 4반 정한과 지수,
정한의 목소리에 저 멀리 5반에서 한달음에 달려온 민규와 한솔까지 총 7명이 있었지.
"여주 노래 듣고싶다..."
"어, 나도 오랜만에..."
"헿 나는 듣지롱~ 뿌뿌뿌뿌뿌~"
"나도 듣지~"
잔뜩 시무룩한 한솔과 승철과 대조되게 2교시 음악 수업 생각에 신이 난 승관과 석민이었어.
"승철이형! 아까 저랑 여주랑 뮤직즈 얘기했어요!"
"뮤직즈..? 아! 와 진짜 오랜만이다. 1년만인가?"
"아까부터 그러는데 뮤직즈가 도대체 뭐야..?"
"어? 그거 저번에 지훈이형이 얘기했던 것 같은데. 뭐였지? 음악모임이랬나..?"
"...스포호시가 아니라 스포우지였네 승관아.."
"그러게..."
"그래서 도대체 뭔데요 쿱스형?"
"비밀이야. 우리 리더들만의 추억이라고."
"승관이랑 디노도!"
승철이와 승관이, 그리고 너만 아는 이야기가 이루어지는 통에 나머지 석민, 정한, 지수, 민규, 한솔이는 쭈굴쭈굴이야.
특히, 석민, 한솔이는 너와 관련된 이야기를 모른다는 것이 꽤나 자존심이 상하는 일인지, 입을 댓발 내밀고 투덜거렸지.
왜 이찬은 또 거기 껴 있냐며 쫑알쫑알..
"어? 왜 너희들 죄다 음악실로 와?"
음악실 앞에서 익숙한 얼굴을 마주한 너와 세븐틴이야.
아까 교실에 얼굴을 잠시 비추셨던 담당 피디언니였지.
아마도, 2교시 음악시간은 촬영분인 것 같아.
"야 니들 무조건 김여주 노래시켜라!"
"당연한거 아님? 열여덟 목 풀어놔 미리."
"하, 제발 조용히 좀 해..."
"뭐야, 왜 이렇게 차분해? 너답지 않게?"
"에이, 나 있어서 그렇잖아~ 여주가 내가 최애니까~ 이미지 관리 하려고~"
"정한아 미안한데 여주가 나 제일 좋아하거든?"
"?? 뭐야 저번에 내가 최애랬는데"
"나랬거든? 뮤직즈 유대감 무시 못하지 암."
"사이비 단체는 퇴장하시고, 여주 1호팬 김민규가 여주 최애지."
"내가 1호거든?"
"너네 다 시끄러워. 나야. 내 말이 법이지."
"쿱스형 리더라고 위세부린ㄷ...!"
"쉿!!!!!!! 나 올수니니까 다 조용히 해."
".....아 뭐여! 줏대없게."
"돼지 그거 심히 위험한 발언이다. 올수니들한테 돌맞을래?"
"....괜찮아 너만 한정한 말이니까. 세상에... 전부 다한테 최애라고 말하고 다니다니..."
"아, 괜히 설렜네.."
"우리 민규 설레써~?"
"정한이형은 또 왜저래..."
너는 피디 언니에게 "소란스럽게 해서 죄송합니다."하고 꾸벅 인사하고는 왁자지껄한 그들을 두고 먼저 음악실 문을 열고 들어갔어.
"에?"
"어?!?!"
여자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음악실 피아노에 앉아 있던 지훈과 눈이 딱 마주쳐버린 너.
"누나...?"
"찬이? 옆엔 순영오빠?"
환호 속에서 춤을 추고 있던 찬이와 순영이도 곧 춤을 멈추고 너를 가리켰지.
"3반이랑 합반이었지, 참..."
너는 방학동안 까맣게 잊고 있던 사실에 헛웃음을 지으며 너의 자리에 앉으려고 발을 옮겼어.
음악실의 가장 구석 자리였지.
음악 시간에는 일부러 눈에 띄지 않으려고 노력한 너였어.
한솔이가 공식 트위터에 리메이크곡 음원 링크를 올리면서 잼잼이 화제가 되어 너의 노래 부르는 목소리는 이미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다 알려져 있었으니까.
음악시간에 음악의 좋은 리메이크 예시로 너의 잼잼을 틀어줬을 때는 아찔했어. 그렇지?
수업종이 울리고, 아마도 음악실 앞에 몰려있는 세븐틴들과 이야기 나누느라 늦었을 너희반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들어오고,
지훈이와 순영, 찬의 간이 무대를 보고 있던 3반 음악반 아이들도 제각기 흩어져 자리에 앉았어.
"어? 나머지 세명 다 여기있네? 뮤직즈 합체다!!"
"....뮤직즈? 형 방금 뮤직즈라고 했어요? 대박.... 형들 뮤직즈 다 까먹은거 아니었어요!?"
"찬아, 어떻게 까먹어 그걸.."
"아니, 그니까! 그게! 정확히! 뭐냐고!"
이때, 카메라맨과 음악 선생님, 피디언니가 음악실로 들어와 촬영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를 나누고, 세팅된 카메라 앞에 스탭들이 각자 자리를 잡아 촬영을 시작했지.
선생님이 교탁 앞에 서자, 간이로 마련된 맨 앞자리의 순영과 지훈. 찬, 승관, 석민은 활짝 웃으며 선생님을 반겼어.
"선생님 아름다우쎄요!"
아마도 부승관일 누군가의 발랄한 외침에 선생님은 부끄러운 듯 웃더니, 음악부장에게 인사를 시켰지.
얼핏 세븐틴들 사이에서 "김여주가 음악부장이 아니네?" 하는 목소리가 들린 것 같지만 너는 애써 무시.
적당히 피디언니가 지워주실거라고 믿어요....(우럭)
"자, 오늘부터 기악 합창 연습인거 알지? 잘 하는 팀은 여름방학식 특별 무대로 세우니까 열심히 준비하도록! 팀을 구성해서 진행할거니까 아이디어를 내볼까?"
"선생님!! 전학생들 한명씩 조장으로 해서 팀 만들어요! 7명씩 5조 하면 35명 딱 맞아요!"
"한 조에 인원이 너무 많은데... 6명이면 되거든."
"그럼 김여주도 조장으로 하면 되지 않을까요? 6조로 하면 6명씩하고 한 조만 5명으로..."
지훈이 가볍게 던진 말에 세븐틴을 제외한 모든 인원들의 얼굴에 물음표가 그려졌어.
너도 마찬가지야. 저 오빠가 왜 저러지?
"여주 음악 못하지 않아?"
"뭣보다 여주를 왜?"
"여주 노래 절대 안하는데... 못 부른다고..."
"아 맞다 아까 분명..."
너는 깊은 당혹감을 누르고, 너를 돌아보는 3반 애들을 향해 어색하게 웃었어.
너의 애매한 반응에 자습시간에 승관이 조잘대는 말을 들었던 너희반 아이들은 뒤늦게 아~ 하며 지금껏 재능을 숨겨온 너의 연기에 혀를 내둘렀지.
지훈은 오히려 이러한 반응에 더 당황한 것 같았어. 덤으로 세븐틴 전원도 말이야.
"김여주가 노래를 못해요?"
"얘가 부른 잼잼 안들어보셨어요? 나름.. 핫했는데..."
"어? 잼잼?"
결국 잼잼 얘기가 나오고야 말았어.
세븐틴의 쓸데 없이 친절한 설명에 선생님께서 곡의 주인이 너란 걸 알고는 화들짝 놀라며 잠시 나와보라고 불렀지.
그 전에 카메라가 하나, 둘, 셋....
너는 포기하고 앞으로 나갔어.
될대로 되라.
네 일코 안녕!
신비주의도 안녕!
"선생님도 진짜 넌지 몰랐다. 왜 숨겼어?"
"별로 숨긴건 아니었는데..."
"라이브로 듣고 싶어요!! 언니!!"
부승관 저 부리를 확.
너는 승관에게 몰래 주먹을 들어보였지만, 선생님께서 더 빨랐지. "해줘!"
너는 악기창고에서 음악부장이 낑낑거리며 들고 오는 기타를 건네받았어.
설마 이 노래를 라이브로 하게 될 줄이야 하는 마음이지.
의자에 털썩 앉아서 기타를 들자, 지훈이 갑자기 일어나서는 자신의 후드집업을 벗어서 너에게 툭 건네줬어.
곧이어 여학생들의 꺅꺅대는 소리에 지훈이 빨개진 볼을 두 손으로 감싸곤 총총거리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앉았지.
푸흐, 새어나오는 웃음을 숨기고 후드집업을 무릎위로 덮은 뒤, 가볍게 줄을 튕기자, 오올~하는 소리가 음악실을 채워.
그 경쾌한 소리에 옆 학생에게 너에게 건네려고 담요를 빌린 승관은 금방 시무룩해져선 석민과 반반 사이좋게 나누어 덮었어.
그들의 귀여운 모습에 함께 웃던 너는 군중이 모두 고요에 잠긴 순간, 눈을 감고 기타를 치기 시작했어.
잔잔한 기타 반주가 흐르다가, 순간 강하게 스트로크.
"하기 힘든건 내일해 괜히 애써서 안해도 돼 baby~"
"내가 호우시~"
승관과 순영이 곁들인 추임새에 소소한 웃음이 터졌어. 달콤한 너의 목소리에 웃음도 금새 잦아들고, 다들 노래에 빠져들기 시작했지.
한솔이의 빠른 랩파트를 탁월한 박자감각으로 리드미컬한 멜로디로 바꾼 부분에서는, 여기저기서 "소오름" 하는 소리가 들렸어.
"솔까 나같이 노래하는 애 한번도 못봤지~"
네 노래를 듣고 싶다고 여러번 꿍얼거리던 한솔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었어.
승관이 부논에 빙의해 꺄앍거리며 좋아하는 모습이 참 귀엽게만 느껴지는 너야.
계속 노래가 이어지는데, 지훈과 찬이가 속닥거리는 소리가 네 귀를 간지럽혔지.
"항상 느끼는 거지만, 김여주랑 같이 노래해보고 싶지 않아?"
"여주누나요? 솔직히 무서운데... 보면 사람같지가 않아요..."
"그치. 가끔 존경스러워. 사실은 뮤직즈 최고 인재잖아. 회사는 모르는 보물."
"맞아요. 앞으로도 딴데 안가고 계속 우리랑 있었으면 좋겠다."
"아무데도 못가? 흐흫"
"....순영이형 그냥 노래나 들어요...."
달콤한 노래, 달콤한 목소리.
달콤한 수업시간.
"dirty, dirty, jam jam!"
"와!!!!!!"
"대박.. 라이브가 더 좋은 것 같아...."
"형! 나 영상 찍었어!"
"짜래써요 우리 석미니!"
"와~ 진짜 너무 좋다!! 여주 너 음악 천재니?"
"네? 그 정도는 아닌것 같은...."
"그러면 다른 조장들 노래를 안 들어 볼 수가 없지 얘들아?"
"오!!!!!"
"그렇죠!!!"
"저기 선생님 우리 조 짜고 해야 되지 않..."
"조장들의 실력을 알아야 조를 정하지 않겠어? 돌아가면서 한명씩 듣고 마지막에 조를 선택하는 걸로 할까?"
"네!!!!!"
엄청난 마이웨이인 음악선생님에 의해 기타를 정리하는 네 옆에 세븐틴이 얼떨결에 주르륵 섰지.
음악선생님께서 피디언니를 향해 눈을 찡긋하는 것을 보니, 미리 모종의 계약이 있었던 모양이야.
쭈뼛쭈뼛 건네지는 너의 기타를 받은 지훈이 돌연 너를 향해 빙긋 웃었어.
"저희가 준비 한게 딱히 없어서.."
카메라를 힐끔.
"저는 여주랑 듀엣으로 하고 싶어요."
???? 김들짝
너는 저랑? 오빠요? 하며 너와 지훈에게 번갈아 삿대질을 하는데, 지훈이 씁, 하며 너의 손을 살포시 잡고 손가락을 접었지.
너는 머쓱해져서 지훈의 손을 떼내고는, 승관이 쪼르르 가져온 의자에 어색하게 지훈과 마주보고 앉았어.
"우리 뭐 불러요..?"
"음... 예전에 그...."
"예전에요?"
"....아니다. 그대네요 알아?"
"어... 알긴 알죠."
"아 형 그거 내껀데!!!"
"조용히 해라 도겸아. 그럼 그거 하자. 키는.."
"네"
"이거, 원키로 맞출게. 너 먼저 시작해 여주야."
가볍게 첫 코드를 쳐준 지훈은 고개를 끄덕하고는 하나 둘, 하고 박자를 세줘.
너는 큼큼 하고 목을 가다듬고, 잘 기억나지는 않는 가사를 되짚으며 노래를 시작했어.
맑은 너의 목소리와 고운 미성의 지훈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져 나무랄 데 없는 풍성한 노래가 되었어.
쭉쭉 뻗는 너의 고음과 안정되게 받쳐주는 지훈의 화음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정말 어울리는 하모니라고 느끼게 했지.
정말, 오랫동안 가깝게 지내온 사람들만이 낼 수 있는.
사실, 너와 지훈이 사이의 분위기를 봐도 알겠지만 너는 지훈과 친한 편이 아니었거든.
승철이랑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긴 시간이 가져온 편안함,
승관과 넌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세븐틴 공식 돼지남매,
석민이와는 호칭가지고 다투는 것이 예사였고,
순영과 중국라인과는 일본어파, 중국어파로 갈려서 싸우곤 하는 등등,
세븐틴과 쌓아온 추억이 대변하듯 친구같은 팬으로서 지내온 너였지만 이상하게 지훈에게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없는 너였어.
석민이가 미친듯이 궁금해 하는 뮤직즈 이야기를 좀 자세히 풀어볼까?
승철의 주선으로 너와 지훈, 순영이 개인적으로 친해지고 난 뒤,
승관이 이들을 한 이름으로 묶고, 자신과 찬이도 꼽사리를 껴 만든 일종의 일시적 음악 모임이 뮤직즈였는데,
허물없는 다른 이들과는 달리 프로듀서 라인이었던 너와 지훈은 약간의 벽이 있었어
과거부터 지켜봐온 네가 보기에 지훈에게는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있었거든.
정한이 지훈에게 반말을 못했다는 그 일화, 너는 백번 공감했어.
첫 인상에 반말을 못했던 것은 당연했고, 날카로운 디렉팅을 직접 경험한 직후에는 멘탈이 너덜너덜해져서 한동안 지훈과 말하기 힘든 때도 있었지.
데뷔 직후 아낀다 리메이크 피드백때 그게 정점을 찍으면서 너는 데뷔 직전까지도 간간히 이어오던 뮤직즈에 대한 언급을 완전히 끊게 되었지.
홍일점이던 너를 주축으로 가진 모임이었는데, 네가 지훈에게 거리를 둬 버리니까 바로 흔들리는건 당연했어.
네가 언급을 꺼리는 것을 알게 되자 자연스레 뮤직즈는 잊혀졌고 말이야.
그 이후에도 지훈의 곡을 리메이크하면서 걱정한 게 혹시 지훈이가 마음에 들지 않아하면 어쩌나 하는 거였어.
아낀다 피드백 이후로는 직접적으로 뭐라고 하지 않고, 오히려 음원을 올릴 때마다 어떠한 평가 없이 그대로를 정말 좋아해주지만
한번 혼나고 나니까 괜히 무서운거 있잖아?
심지어 지훈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여기가 어때~ 그리고 이 부분은~ 하면서 가볍게 짚어줬던 정도로만 느낄텐데
너는 원곡자한테 대놓고 피드백을 받으니 충격이기도 충격이었을거야.
뮤직즈때 디렉팅 받은 생각도 나고 말이야.
피드백 해달라고 했던거, 사실 꽤 후회했었지?
시간이 꽤 지나고, 아낀다와 잼잼 사이의 여러 곡들은 피드백 없이 스쳐간 뒤 잼잼의 피드백을 받은 날.
겉으로는 그저 마냥 좋아하는 척만 했지만, 사실 속으로 얼마나 울었니.
승철이와 친구가 되었을 때부터일까,
뮤직즈가 만들어졌을 때부터일까,
세븐틴의 팬이 되었을 때부터일까,
아니면, 범위을 지정할 수 없는 흐릿한 어느 경계에서부터일까.
함께 음악적으로 성장하고자 제대로 파고들었던 음악이 어느 새 너의 삶의 일부가 되었어.
세븐틴도 마찬가지고.
계속해 지훈과 눈을 맞추며 노래하는데, 너를 바라보는 지훈의 눈빛이 너무 따스해서 너는 잠시 울컥해서 음을 살짝 놓치고 말아.
이를 포착한 승관과 도겸이가 너답지 않은 모습에 깜짝놀라서 시선을 주는데, 너는 그 걱정의 눈빛보다도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지훈의 몸짓이 먼저 가슴에 닿았어.
함께 무대에 선 이의 응원만큼, 힘 나는게 없구나.
그렇다면 세븐틴은 언제나 행복하겠다, 너는 생각해.
마지막 화음을 맞추며, 지훈 너머의 세븐틴을 보자 다들 입가에 미소를 그리며 너와 지훈을 바라보고 있어.
음악실 안의 모두 다. 무거운 카메라를 든 감독님들도.
"잘 했어. 여주야."
"...응 오빠도."
너의 대답에 지훈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곧 휘어지게 웃으며 너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었어. - 반말하니까, 응? 얼마나 좋아.
그러자 여자아이들의 설레는 비명이 터져나왔지.
지훈은 아차, 하더니 조심스레 올린 손을 내리고, 네가 좋아하는 아기웃음을 지으며 친구들에게 고개를 꾸벅하지.
그리고 순서를 정하고 있는 나머지 세븐틴들의 반주를 맞춰주기 위해 다시 기타를 고쳐 잡아.
"요우. 씅관이가 다음 차례에요!"
씅관이는, 아 나 뭐라닠ㅋㅋㅋㅋㅋ
승관은 네가 바라던 대로 준수의 나비를 부른다고 해.
너는 티는 내지 못해도, 속으로 참 기뻐하지.
승관이도 네가 자신이 부르는 나비를 정말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거든. 그래선지 너를 힐끔 보더니 눈을 찡긋해.
그 때, 기타보다는 피아노 반주가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지훈은 들고 있던 기타를 잠시 옆에 내려두고, 너에게 피아노 반주를 해줄 수 있냐고 물어.
너는 물론 고개를 끄덕이지.
처음 승관의 나비를 들은 날에 제대로 그 노래에 꽂힌 너는 피아노 반주 정도야 그 날에 다이렉트로 완성해 뒀으니까.
네가 자신있게 피아노에 자리를 잡고, 기억을 되살리며 하이라이트 부분의 선율을 가볍게 훑자, 남심 넘어가는 소리가 막 들리는 듯해.
카메라 감독님도 너와 승관이 함께 잡히는 자리를 잡아서 렌즈 속으로 너와 승관을 지켜보고 있지.
너의 연주가 시작되었어. 함께 승관의 노래도 시작되었지.
노래를 듣다가 울컥하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한번 쯤은 있었을거야.
그건 너도 마찬가지지.
이렇게 한 사람의 영혼을 울리는 노래란 참 아름다운 것 같아.
너에게 그러한 노래는 바로 이 나비였어.
고민이 한참 많을 시기, 지금의 너를 있게한 이 노래.
그러고보니 너의 핸드폰에 재생 수 1위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승관의 나비가 너의 반주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는걸 느끼니 기분이 참 묘한 너야.
노래가 끝나고, 쑥쓰러운 듯 웃으며 승관이 학생들과 선생님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했어.
그리곤 뒤의 너를 향해 고개를 돌렸지.
'예쁘다.'
네가 잘못 본게 아니라면 분명 승관은 너에게 이렇게 말했어.
입모양 뿐이었지만 너는 확신할 수 있었지.
아까처럼 장난이 아니라, 진심이 담긴 듯 승관의 눈은 빛났어.
'너도 멋있어.'
그건 너도 마찬가지였지.
너의 입모양을 읽은 승관이 헤실 웃으며 남몰래 돼지코를 해보였어.
너도 살짝 웃고는, 그 귀여운 몸짓을 따라했지.
할일을 마친 네가 구석의 네 자리로 돌아가자, 주변에 앉은 학생들이 이것저것 질문 공세를 하기 시작했어.
김여주 어쩌다가 이렇게 됐냐...
네가 한참 신세한탄을 하고 있을 때쯤, 석민이 우지의 "아우!" 하는 추임새로 시작해 기타버전의 밀당의 고수를 부르기 시작했어.
오늘따라 더 신이 났는지, 평소보다 더더욱 안정적인 노래에 너도 절로 몸을 흔들고 있었지.
석민이 노래를 마치고, 시간상 순영과 찬이 합동 무대를 상의하고 있을 때 석민이 살짝 빠져나와 네가 있는 곳으로 왔어.
너는 주변의 눈치를 살짝 보고는 석민의 팔을 탁 치며 말했지.
"야 김..."
"오빠 노래 진짜 잘하더라."
"...어? 와 웬 일이야.... 오빠래.. 다시 한 번 말해주라. 나 방금 설렘 오브 더 설렘..."
"...내가 너 노래부를 때만 오빠랬지ㅋㅋ 땡 재방송은 없어."
"그럼 제가 불러드릴게요 오빠 너무 멋있어요 ㅠㅠ"
"오빠! 노래 너무 잘 부르세요 ㅠㅠ"
"형! 잘생겼어요!"
"아 이것 참.. 다들 쌩유!!!"
갑자기 쏟아지는 응원에 석민은 어리둥절하다가도 도른자답게 느끼한 웃음으로 답하고는 다시 세븐틴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지.
....그래서, 너한텐 왜 온거라니?
"저랑 찬이는 같이 부를게요~ 슈퍼주니어선배님의 요리왕!"
"헐 미친."
너는 정말 무의식적으로 욕을 뱉었지.
누가 못들었겠지..? (두리번)
네가 밤마다 돌려보는 그 영상! 순영이와 찬이가 씹덕터지게 귀여운 그 영상! 물론 원우도!
언젠가 팬싸인회에서 찬이 손을 두 손으로 꼭 붙잡고 요리왕을 앓았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르며 너는 급 민망함을 느끼지.
팬싸 전 날 밤에 영상을 복습한 여파로, 대뜸 찬에게 30초동안 쉬지 않고 "너희 그거 언제 또 하니 ㅠㅠ 또 보고 싶어 ㅠㅠ" 라 반복해 말했던 아주 예전의 기억...
아니나다를까, 찬이가 의미심장한 눈으로 널 보고 있었어.
'어때요 누나, 소원 성취?' 라 말하듯이.
반주가 애매해서 스피커에 순영의 핸드폰을 연결해 mr을 틀자, 너는 민망함 따위 훨훨 날려버리고 미친듯이 호응했어.
그렇게 너의 ☆수니파워☆가 만천하에 공개되었다...!
너를 비롯한 학생들의 호응에 신난 둘은 물 만난 고기처럼 춤추고 노래했지.
여학생들의 떼창의 힘은 여기서도 위대했어.
되나여!!!! 건가여!!!!! 워후!!!!!! (도름)
쨘! 하며 무대가 끝났지. 세븐틴은 일렬로 서서 인사했어.
"와 정말 잘봤어 얘들아!! 그럼 지금부터 다들 앞으로 나와서 자기가 같은 조 되고 싶은 사람한테 가면 되는거야!"
선생님의 말씀에 제일 당황한건 너였지..
아니, 연예인하고 일반인을 같이 두고 투표하면 격차가 너무 벌어지잖아요....
......
..?
"김여주 인기 많은데...?"
하지만 너는 조장중 홍일점이라는 사실. (코쓱)
연예인이다...! 하고 홀린듯 세븐틴을 선택한 남학생들을 제외하고 많은 남학생들이 네 앞에 줄을 서고 있었지.
물론 여학생은 거의 없... 1명.... (우럭)
"어휴... 남학생들 빨리 골고루 다른 조로 흩어지고! 여주네 조를 여자 2명,남자 3명으로 하면 될까?"
"네!"
"그럼 이렇게! 음악 부장이 적어놔! 그럼 다음 시간부터 조별로 협동무대를 만드는 걸로 하자!"
"네!"
대답과 동시에 아슬아슬하게 끝종이 쳤어.
폭풍같던 음악시간이 끝나고, 너는 쪼르르 달려온 찬의 손에 이끌려 음악실을 나섰지.
"누나 저 귀여웠죠?"
응 미치도록 귀여웠어, 이 말은 찬을 향한 엄마미소로 대신했지.
아, 영상을 찍었어야 했는데.
오늘따라 너의 방 깊숙한 곳에 숨겨진 대포 카메라가 더욱 아쉬워지는 너야.
-
뿌라스 사담 |
안녕하세요. 뿌라스입니당 이번 노잼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사실 개그를 못칩니다.. 일상이 다큐에요 ㅇ엉엉엉.. 그러니 제 글에서는 빵터지는 개그를 기대하지 말아주세여 힝..
개인적으로 이번 회차가 제가 제일 공들인 회차인데요 (뿌라스가 공들였다 = 진지하다 = 노잼이다) 뮤직즈의 정체성에 대해서 1차로 밝혀지는 회차이자, 여주와 세븐틴이 음악으로 소통하는 걸 보여주고 싶은 회차였어요. 뮤직즈가 도대체 왜 필요한 요소인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실 수도 있는데... 그건 바ㄹ.. (입틀막) 스포하지 않겠습니닿ㅎㅎㅎㅎ 예상만 해주세요! 뾰롱!
암호닉 누락 확인 및 신청, 맞춤법 지적, 치환 안된 것 신고, 짤 추천은 언제든 받습니다!
+) 다음편은 제가 진지함을 포기한 회차입니다. 아마도? 다음편에서 만나요!
|
뿌라스 에너지 |
계지계맞 * 피치 * 뷔태넘치게 만쉐를 부르자 * 당칠장발이 * 차닝꾸 * 숭늉 성대깡패워누 * 쿱파쿱스 * 규애 * 뿌링클 * 뿌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