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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없이 탕에 몸을 맡기고 있었을까,
손을 보니 손지문이 쭈글쭈글해졌다. 이 느낌이 싫어 탕에서 나와 샤워를 다시하고 나왔다.

새벽이라 그런지 사람이 정말 없었다. 시간을 보니 어느새 두시간이나 지나있었다.
찜질방복을 입으려 락커를 열자 생각났다. 아 맞다.. 나 속옷없는데.. 어쩔수 없이 찝찝하지만 입던 속옷을 입고 옷을 입었다.

그리곤 화장대로 가서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렸다.
아 짜증나.. 내가 뭘 잘못했다고 그래?
안그래도 아까 일때문에 기분이 안좋았는데 샤워를 했어도 속옷때문에 찝찝한 기분이 들어 아무 이유없이 짜증이 솟구쳤다.

거울을 보니 화장이 다 지워진 모습에 괜히 또 아까 생각이 났다.
이럴줄 알았으면 아까 화장 왜한거야? 진짜 짜증나..

어차피 김민규도 없으니 잘보일 사람도 없어서 민낯으로 사우나를 나왔다.


 

나왔는데 민규가 계단에 앉아서 졸고 있었다.
' 뭐야.. 아까 무시하고 갈땐 언제고.. ' 괘씸한 마음에 안깨우고 계단을 올랐다.
민규가 앉아있는 계단을 밟자 갑자기 내 발목이 잡혔다.
 
 

" 아 깜짝아.. "
" 어디가 "
" 보면 몰라? "
" 그니까 왜 혼자가냐고 "
" 너도 아까 말도 안하고 혼자 갔잖아 "
" 아.. 그건 너가 화난거 같아서 "
" 그렇다고 왜 말을 안거는데? "
" 괜히 말했다가 더 화낼수도 있잖아. 난 진짜로 작아서 귀여워서 그렇게 말한건데 화낼줄 몰랐어.. "


아까도 화난 게 아니라 장난칠려고 화난 척 한거라 사실 화난 게 아니였다.
근데 이렇게 말해주는 민규를 보니 귀엽기도 하지만 한편 더 놀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연기 실력좀 보여줘?
 
 

" 난 진짜 키로 놀림 받는거 싫단 말이야. 옛날에 꿈이 모델이였는데 키때문에 오디션 탈락하고.. 내가 작고 싶어서 작은것도 아닌데.. " 라며 눈물을 힘껏 짜내며 울먹였다.
" 아.. 어.. 아 진짜 .. 미안해 그런줄도 모르고.. "
" 너가 계속 놀렸잖아 하지말라는데.. 흐어엉 " 하곤 두손을 얼굴에 갖다 대어 우는 척을 했다.

" 어.. 아.. 미안해.. 진짜 내가 잘못했어 울지마.. 응? 난 진짜 귀여워서 그런거야 앞으로 키작다는말 안할게.. "
내가 대답을 안하고 울기만 하자 " 아 진짜.. " 라며 일어서 계단을 한칸 내려간 뒤 내 몸을 돌려 자기 쪽을 보게 했다.
 

 

[세븐틴/김민규] 별이 될수 있을까? 09 | 인스티즈


" 고개 들어봐.. 진짜 미안해 "
" 끅.. 싫어!"
" 아 진짜.. " 하곤 팔을 뻗어 자기 품에 들어오게 안아주었다.
" 하지 끅.. 마 " 내 말에도 꿋꿋하게 안아주는 민규였다.

사실 이제 눈물을 짜내려해도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웃음이 나오려고 했다.
입술을 깨물고 혀를 깨물고 별별 방법을 다 써서 웃음을 참았다.
 


" 이제 괜찮아 졌어..? " 거의 5분을 서서 안고 있었던 것 같다. 이젠 그만 놀려야겠다고 생각하고,
" 뭐가? "
" 내가 놀려서 운거 "
" 너가 뭐라고 놀렸는데? "
" 키.. 작다고 "
" 그게 뭐 어때서? "
" 키 작다고 놀리는거 싫다며.. 모델 오디션도 키때문에 떨어졌다고.. "
" 뭔 소리야 내 꿈은 가순데? "
" 응? "
" 지금까지 김민규의 몰래카메라였습니당~ " 하곤 뛰어서 찜질방에 올라왔다.


그러자 민규가 뒤따라 뛰어 올라오더니, 내 어깨를 잡고선
" 야 나 상황이해가 안돼 "
" 너 속았다고 내 연기 어때? " 라며 웃자,

" 너 맞을래? 내가 너 울어서 얼마나 불안했는데 내가 울린거라서 와.. 진짜 "
그리곤 자기 가슴에 손을 올리고 와.. 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 그래쪄용? 민규 그래쪄여? " 라며 나도모르게 엉덩이를 손으로 치자 민규의 귀가 확 빨개졌다.
" 미쳤냐? 하지마 "
" 미쳤냐? 하지마 " 괜히 분위기 풀려고 민규의 말을 따라하며 장난을 쳤다.
" 왜 따라하냐? "
" 왜 따라하냐? "
" 하지마라 진짜 "
" 햬지마롸 징짱 " 하곤 불가마방으로 달려 들어왔다.

" 너 뒤질래 진ㅉ.. 아 뜨거! " 민규가 불가마방인지 몰랐는지 날 따라 들어와 내 쪽으로 걸어올려다 바닥을 밟고선 소리를 질렀다.
 

" 야 빨리 나와 진짜 나 뜨거운거 못참아. "
" 얏 빨리 나왕 징쫘 나 뜨거운거 못촤망~ "
" 나 먼저 나간다 " 민규가 화난 말투로 말하곤 진짜로 나갔다.
엥.. 화났나.. 어떡하지.. 하곤 나가자 문옆에서 대기타고 있던 민규가 헤드락을 걸었다.

" 너 진짜 계속 그럴래? "
" 아 알겠어 안할게! 안할게! " 하곤 같이 아이스방에 들어갔다.
 

" 근데 아까 나 많이 기다렸어? "
" 언제? "
" 계단에서.. "
" 뭔 여자애가 그렇게 오래 씻냐? 한시간은 넘게 기다렸어 "
" 헐 진짜? 어떡해 왜 기다렸어 그냥 먼저 가있지 "
" 괜찮아 어처피 졸렸는데 뭐 거기서 잤지 "
" 아 진짜 미안해.. "
" 됬어. 근데 너 안졸리냐? "
" 졸려.. 오늘 아침에도 서울간다고 4시에 일어났는데 "
내 말이 끝나자 민규는 내 손목을 잡고 찜질방을 한바퀴 돌고나서 살짝 덥지만 미지근한 방으로 들어왔다.

" 여기가 제일 온도 적당해. 내가 베개 가져올게. " 하곤 민규는 밖으로 나갔다.

헐.. 같이 자는거야?..
아 나 뭔생각하는거야 뭐 아무일도 없겠지! 생각하고 있으니 민규가 베개 두개를 가지고 들어왔다.

한개를 구석에다가 놓고 또 한개는 문 앞에 놓았다.
그리곤 구석에 있는 베개를 가르키며 " 저기 가서 자. " 하곤 자기는 문 앞에 있는 베개 쪽으로 가서 누웠다.

" 너 왜 거기서 자? "
" 그냥. 더워서. "

난 알았다.
민규는 내가 불편해 알걸 알고 멀리 떨어뜨린것이고, 나쁜 사람이 올까봐 문앞을 지키고 있는것을.

나도 누워 천장을 보았다.
" 자? "
" 아니. "
" 오늘 고마웠어. "
" 뭘? "
" 음..나 구해준거? 너 아니였으면 가방도 못찾고, 그럼 돈도 없고, 폰도 없고.. "
" 내가 뭘.. 한것도 없는데.."

그리곤 정적이 흘렀다.
 
 

" 문자.. 봤어? "
민규의 한 마디가 정적을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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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뿌라스입니당
댓글이 늦었네요 ㅠㅠ 이렇게 제 궁예는 틀리고..* 뭐야 민규 화난거 아니였네욬ㅋㅋㅋㅋㅋㅋ
화난 여친 풀어주는거에 능숙하지 않아서 그냥 가만히 있었다는 민규 정말 민규다워서 정말...ㅎ 여주 우니까 꼭 안아주는 모습이 눈에 그려졌어요 힣
찜질방에서 자는거 위험하니까 (안쪽으로 걸..) 문 앞 지키는거 넘나 설레는것... 여주야 너도 민규 외로우니까 옆으로 가서 같이 지키는게 어땡 (ㅇㅅㅁ)
문자 얘기!!! 민규가 먼저 꺼낼줄이에요!!! 궁금하다!!! 여주의 반응...
어짜피 틀릴 궁예지만 여주는 일단 못본척은 안하겠죠..? 본인이 답장 보내면서 이러면 읽은게 티나잖아! 라고 했으니.. 민규가 싫지 않으니까 읽었다고 하고.. 서로 얘기하다가 오늘부터 1일! 뙇! 할것 가튼뎅 헤헿
12시 넘어가면서 아니지, 2일이야 라고 하는게 왜 갑자기 떠오르지 아이디어박스인가
잡설이 길었지만ㅋㅋㅋㅋ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8년 전
렌체
역시나 첫댓이세용 ㅠㅠㅠ 제가 생각치 못한 스토리도 생각하시구 정말 작품 읽는거 대단하신거 같아요 ㅎㅎ.. 아직 10화를 안써서 저도 결말은 모르겠지만.. 음.. 댓글대로 하려곻..했는뎅..음... 재밌게 써봐야죠.. ㅠㅠㅠ 곧 또 찾아뵐게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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