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다리다가 하도 안와서 혹시 무슨일있나 나와봤는데 여기서 뭐해 나한테 이뻐보이고 싶어서 화장한거야? " 라며 사랑스럽다는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며 손을 뻗어 내 머리카락을 흐트려놓는 민규다. 민규의 말에 쪽팔려서 뭐라 말을 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는데 , 그런 내마음을 모르는지 " 아까도 이뻤는데 화장하니까 더더더 이쁘다. 근데 안해도 이뻐. " 라며 웃는다. 문자를 본 뒤로 괜히 어색해져 눈도 못 마주치고 바닥만 보고 있자, 눈치를 챘는지 화제를 돌려 말을 거는 민규다. " 집 안들어가는데 엄마가 뭐라 안하셔? " " 아.. 응 엄마가 차 끊겼다고 찜질방에서 자고 오랬어. " " 진짜? 그럼 같이 가면 되겠네! " 내가 아무말이 없자 " 아.. 너가 불편한가..? "라며 금세 또 시무룩해진다. " 아 아니야! 나도 혼자는 무서워서.. " " 그래? 아까 피씨방 가기전에 찜질방 하나 봤어. 가자! " 라며 내 손을 잡으려다 멈칫 하고는 내 가방 끈을 잡았다. 그 모습이 귀여워 몰래 웃자 " 뭐해 빨리 안오고 " 라며 내 가방끈을 끌어 자기 쪽으로 당겼다. " 놔! 내가 갈거야 " " 키도 작은게. 빨리와 그럼 나먼저 간다! " " 아 같이가! " 어느새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서 저 멀리가고 있는 민규를 따라 뛰어 민규 옆에 서자 " 아 진짜 왜이렇게 귀여워 " 라며 혼잣말을 하더니 " 너 다리 왜이렇게 짧아? " 라며 비웃었다. 혼잣말 다 들리는데.. 괜히 어색한 분위기 풀려고 일부로 장난스럽게 말하는 민규의 노력이 눈에 보였다. " 뭐? 내 다리가 뭐가 짧아! 160은 넘거든?! " " 그게 작은거지. 내 어깨도 안 닿으면서. " " 됐어 너랑 말안해. 저기지? 그럼 안녕 잘있어. " 라고 말하고 XX 사우나 라고 적혀있는 간판을 보곤 그 건물을 향해 뛰어갔다. 솔직히 화나거나 삐진건 아니였다. 좋아하는 남자가 키가 작아 귀엽다는데 싫어할 여자가 어디있을까? 그냥.. 민규의 반응을 확인해보고 싶었달까? 이런게 여자의 심리인것 같다. 괜히 장난쳐서 반응을 보고 싶은..? 내가 건물에 들어오고 나서 민규가 들어왔다. 머리카락이 흩어진걸 보면 뛰어온것 같긴 한데.. " 샤워랑 찜질방이요. " " 만천원. 수건은 두개면 되지? " 다행히 할머니분이셔서 미성년자를 안잡으셨다. 아니면 성인인줄 아신건가? 내 얼굴이 그렇게 삭았나.. " 근데 혼자만 계산 할거여? 뒤에 남자친구 아니여? " " 네? " 뒤를 돌아보자 민규가 날 쳐다보고 있었다. " 아.. 너 계산해." " 저도 얘랑 똑같이 해주세요. " 수건과 찜질방복을 받고 신발라커에 신발을 집어 넣은 후 열쇠를 들고 계단으로 올라갔다. ' 내가 생각한건 이게 아닌데.. ' 아까 이후로 민규가 말을 걸지 않았다. 그냥 묵묵히 내 뒤를 따라올 뿐이었다. 내 예상은 .. ' 삐졌어? 키작아서 귀엽다고.. 놀린거 진짜아닌데.. 미안해 내가 어떻게 하면 화풀거야? 응? ' 이러면서 귀엽게 빌줄 알았는데 괜히 삐진척했나.. 아 진짜.. 남자 사우나는 2F, 여자 사우나는 3F, 찜질방은 4F라서 계단을 오르다보니 어색한 분위기로 남자 사우나에 도착했다. 내가 남자 사우나에 멈춰 서있자 민규는 날 한번 쳐다보고는 그대로 사우나 안으로 들어갔다. ' 뭐야 지금? 아까 삐진척 한번 했다고 아예 쌩까자는건가..? 허.. 어이없어.. ' 쿵쾅쿵쾅 3층으로 올라가 여자 사우나 안으로 들어갔다. 옷을 벗고 샤워를 한 후에 뜨거운 탕에 들어가서 얼굴을 담가 아까 일을 생각했다. ' 대체 내가 뭘 잘못 한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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